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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시 서쪽에 병풍을 두른 듯 솟은 금오산(金烏山·976.6m)은 경부선 철길로 수도권이나 부산지역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적합한 산이다. 구미역에서도 등산로 시발점인 공영주차장까지 약 3km 거리에 불과해 건각이라면 역에서 바로 산으로 걸어가도 큰 무리는 없다.
이 산은 백두대간 상의 삼도봉(1,177m) 남쪽 대덕산(1,291m)에서 남동으로 가지를 친 ‘수도지맥’을 모산으로 한다. 수도지맥은 수도산(1,317m)에서 계속 가야산(1,430m)으로 이어진다. 수도산에서 북동으로 또 가지를 치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이 삼방산(864m)~염속산(870m)~백마산(715.7m)을 지난 다음, 마지막으로 들어올린 산이 금오산이다. 금오산을 지난 잔릉들은 감천과 낙동강에 이르러 모두 가라앉는다.
▲ 정상 북봉인 백운봉 북동릉 암벽지대에서 조망되는 금오산 입구 공영주차장과 금오저수지.
산세는 평지 돌출형이어서 가파르지만, 기암절벽과 수림이 잘 어우러져 그림 같이 아름답다. 이 산을 중심으로 낙동강 방면으로는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 철길이 지나고, 산 서쪽인 칠곡군 방면으로는 산자락을 꿰뚫고 고속철도가 통과한다.
산중에는 보물 제490호인 마애불상을 비롯해 대혜폭포, 도선굴, 고려말 충신 길재 선생을 기리는 채미정이 들목에 자리하고 있으며, 정수리에 자리한 금오산성 등 볼거리가 많다.
이 산은 1970년 6월 국내 최초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우리나라 자연보호운동 발상지로도 유명하다. 금오산은 충절이 스며든 호국의 산이다. 수많은 인재가 이 산 자락에서 배출됐다. 조국 근대화를 이룬 박정희 대통령 또한 이 산자락에서 태어났다.
코스는 금오산 저수지를 지난 공영주차장이 시발점이다. 구미역에서 운행되는 버스종점이기도 한 공영주차장에서 대혜골 안으로 6~7분 들어가면 매표소에 닿고, 2~3분 더 가면 케이블카 탑승장에 이른다. 케이블카는 대개 관광객들이 이용한다.
▲ 정상 동쪽 아래 약사암 범종각. 남쪽으로 칠곡군 북삼읍이 보인다.
케이블카 탑승장을 뒤로하고 20분 거리에 이르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 초서체로 ‘금오동학(金烏洞壑)’이라 음각된 글씨바위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조선조 중종 때 선산에서 태어난 명필가인 황기로(黃嗜老)가 이곳 풍광에 반해 ‘금오산은 깊고 그윽한 절경’임을 뜻하는 내용으로 쓴 것이라 전해진다.
글씨바위를 뒤로하고 5~6분 거리인 대혜문을 통과해 7~8분 오르면 영흥정(靈興井) 약수가 반긴다. 지하 158m에서 용출되는 약수다. 약수 오른쪽 50m에 케이블카 종점이 있다. 약수를 지나면 곧이어 해운사(海雲寺) 대웅전으로 들어선다. 대웅전에서 수직절벽 위로 올려다보이는 동굴이 유명한 도선굴이다.
▲ 도선선사가 득도했다는 설이 전해지는 도선굴.
도선굴에서 다시 내려와 2분 거리에 이르면 대혜폭포 아래에 닿는다. 이 대혜폭포 아래가 바로 자연보호운동 발상지다. 1977년 9월5일 박정희 대통령이 이 폭포에 도착했을 때 폭포 아래에 깨진 병 유리조각과 휴지들을 보고 “자, 우리 청소작업부터 하지”라고 말하면서 직접 유리병 조각과 쓰레기를 말끔히 주워 담은 곳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로 자연보호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대혜폭포에서 오른쪽(남쪽) 급경사로 5분 올라가면 삼거리에 닿는다. 오른쪽은 대혜폭포 상단부~대혜골~성안으로 가는 길이다. 이 계곡길은 하산길로 잡는 것이 좋다.
삼거리에서 왼쪽 급경사로 4~5분 오르면 할딱고개에 닿는다. 할딱고개부터는 백운봉 북릉을 타고 오른다. 대체로 가파른 능선으로 50분 가량 오르면 오른쪽 성안으로 넘어가는 삼거리에 닿는다. 직진하는 사면길로 15분 오르면 백운봉 동릉 안부를 넘는다.
안부를 넘어 1분 거리에 이르면 마애불(보물 제490호)이 나타난다. 마애불을 뒤로하고 15분 가면 법성사 갈림길에 닿는다. 오른쪽 급경사로 13분 가량 더 오르면 약사암(藥師庵)에 닿는다. 북동쪽으로 구미시와 경부선, 경부고속도로가 막힘없이 조망된다.
약사암 범종각을 지나 오른쪽 절벽 아래 약사전을 지나면 폭 2m 가량 되는 바위틈으로 올라간다. 바위틈을 다 오르면 약사암 일주문인 동국제일문을 통과한다. 문을 나가면 왼쪽으로 석간수가 있다.
샘터를 10m 가량 지나면 삼거리다. 오른쪽은 성안 길이다. 왼쪽 오르막으로 6~7분 오르면 삼각점(선산 11)과 정상비석이 있는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는 송신탑 때문에 조망이 안 된다. 남릉으로 2분 가면 널찍한 헬기장에 닿는다. 남동으로 칠곡군 북삼읍 분지와 경부고속철길이 실낱처럼 조망된다.
▲ 금오산성터 성안 분지에 있는 늪지. 이런 늪지가 3~4개있다.
남으로는 누진산(742.4m)과 영암산(782m)이 마주 보인다. 남동으로는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백마산 줄기가 넘실거린다. 서쪽으로는 금오산성 성안 분지 뒤로 김천 황악산이 보인다.
하산은 서쪽 성안의 굵은 버드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늪지로 내려서서 북쪽 계곡으로 10분 내려가면 금오정(金烏井)에 닿는다. 샘터에서 서쪽 40m 거리에는 사각정자 두 채로 지어진 성안대피소가 있다. 대피소에서 서쪽 장승 옆 길은 칼다봉 능선을 경유해 자연환경연수원(3.4km)으로 이어진다.
다시 금오정으로 나와 북쪽 대혜골 계곡으로 1시간 가량 내려오면 할딱고개 아래 삼거리다. 삼거리에서 4분 내려서면 대혜폭포 아래 휴식장소에 닿는다.
시내버스종점인 공영주차장을 출발해 도선굴~대혜폭포~할딱고개~마애불~약사암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성안~금오정~대혜골~대혜폭포를 경유해 다시 공영주차장 종점으로 원점회귀하는 산행거리는 약 9 km로, 5시간30분~6시간이 소요된다.
# 교통
서울역→구미역 1일 35회(05:50~23:00) 운행하는 경부선 하행 열차 이용. 요금 새마을호 23,000원(특실 26,500원), 무궁화호 15,500원.
새마을호는 안양역, 전의역, 부강역, 신탄진역, 옥천역에 정차하지 않는다. 무궁화호는 전의역만 정차하지 않고, 모든 역에 정차한다.
역별 구미역까지 요금 : 영등포역 새마을호 22,300원·무궁화호 15,000원, 안양역 무 14,200원, 수원역 새 19,600원·무 13,200원, 평택역 새 16,800원·무11,300원, 천안역 새 15,000원·무 10,100원, 조치원역 새 12,300원·무 8,300원, 부강역 무 7,700원, 신탄진역 새 10,400원·무 7,000원, 대전역 새 9,200원·6,200원, 옥천역 새 7,800원·무 5,300원, 영동 새 6,700원·무 3,700원, 김천역 새 6,700원·무 2,800원.
부산역→구미역 1일 32회(04:45~23:00) 운행하는 경부선 상행선 이용. 새마을호는 사상역, 물금역, 원동역, 삼랑진역, 상동역, 경산역은 정차하지 않는다.
역별 구미역까지 요금 부산역 새 13,700원·무 9,300원, 구포역 12,400원·8,300원, 물금역 무 7,600원, 원동역 무 7,100원, 삼랑진역 무 6,600원, 밀양역 새 8,700원·무 5,900원, 상동역 무 5,400원, 청도역 새 7,100원·무 4,800원, 경산역 무 3,500원, 동대구역·대구역 새 6,700원·무 2,800원.
포항역→구미역 1일 1회(17:25) 운행. 새 12,700원, 무 8,500원.
울산역→구미역 1일 1회(07:25) 운행. 새 13,900원, 무 9,300원.
해운대역→구미역 1일 2회(11:00, 16:35) 운행. 무 12,400원.
부전역→구미역 1일 1회(20:20) 운행. 무 13,200원.
마산역→구미역 1일 2회(07:20, 16:30) 운행. 새 12,500원, 무 8,400원.
진주역→구미역 1일 3회(09:15, 11:48, 18:25) 운행. 무 12,200원.
구미역→공영주차장 시내버스가 1일 9회(07:30, 08:50, 10:10, 11:30, 13:40, 15:00, 16:20, 17:40, 19:50) 운행. 요금 900원. 15분 소요.
택시 구미역~공영주차장까지 3,500원. 10분 소요.
금오산→구미역 버스 1일 9회(07:50, 09:10, 10:30, 11:50, 14:00, 15:20, 16:40, 18:00, 20:00) 운행.
대기 중인 택시가 없는 경우 전화로 택시를 부른다. 구미택시 054-443-9292, 오성콜 465-5000, 구미개인 457-7575, 구미개인호출 444-9999, 운불련 444-3333.
주차장 주차료 1일 1,500원, 경차·장애인 500원.
금오산 입장료 어른 600원(단체 500원), 청소년·군경 400원(300원), 어린이 200원(100원).
케이블카 요금 어른 편도 3,000원(단체 2,600원), 어린이 2,300원(1,800원).
# 숙식(지역번호 054)
금오산 공영주차장 옆 식당가에 로뎀식당(452-7047), 하회마을(456-0591), 정일품(452-3268), 충청도식당(폭포식당과 같은 집·452-1135), 물레방아(457-6310), 고향촌(455-3010, 감나무백숙(452-6228), 그곳에가면(457-4272) 등이 있고, 버스종점 왼쪽 골목으로 산책로식당(455-0335), 청기와한정식(456-5161), 주왕산백숙삼계탕(455-2399)이 있다. 버스종점 앞에 천하태평식당(455-6838) 등 이용.
닭백숙(25,000원), 닭도리탕(20,000원), 닭불고기(대 20,000원·소 13,000원), 낙지전골(대 20,000원·소 15,000원), 아구찜·낚지복음사리·버섯전골·부대찌개·두부전골·동태찌대(15,000원), 묵사발(4,000원) 등을 판다.
# 명소
금오산성
▲ 산성을 마지막으로 수축한 고종 5년 (1868년)에 세워진 중수송공비
이 무렵 성내에는 3개 연못과 4개 우물이 있었다. 군창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천혜의 요새로서 상당한 규모로 정비됐음을 알 수 있다. 3개 연못 흔적은 지금도 남아 있다. 연못 마다 하단부에는 농사 지은 흔적인 천수답과 밭터가 남아 있다.
성안에는 선산군 구미면이었던 시절인 왜정 때에는 3,000여 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국방상의 요충으로 부각되어 선조 28년(1595년) 성벽을 수축해 승병대장 사명(四溟)도 이에 참여했다. 인조 17년(1639년) 대대적인 확장공사를 실시해 내성과 외성을 다시 쌓았다.
영조 11년(1735년)에 선산도호부사가 산성별장(山城別將)을 겸하는 거진(巨鎭)이 되어 상주군병 3,500여 명이 배속됐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고종 5년(1868년) 마지막으로 수축해 당시의 중수송공비(重修頌功碑)가 성안 금오정(金烏井) 옆에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