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간 욘디
(아프리카 민담)
옛날,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아킴이라는 곳에 욘디가 살았다. 그는 집을 떠나 멀리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마을의 다른 사람들처럼 농사짓고 사냥을 하며 살았다. 그는 가끔 바닷가에 있는 큰 도시인 아크라와 거기 가면 볼 수 있는 신기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으나, 실제로 가본적은 없었다.
어느 날 욘디는 아크라에 갈 일이 생겼다. 제일 좋은 옷을 차려입고, 칼을 꺼내 허리에 찬다음 그는 보자기에 싼 음식을 머리에 이고 아크라로 떠났다. 며칠을 무더위 속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걸은 후 욘디는 자신의 나라를 벗어났고, 만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아킴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아크라에 점점 가까이 갔다. 길 위엔 나귀와 사람들이 많았다. 모두가 도시를 오가는 사람들이었고, 그가 전에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보다 수가 훨씬 많았다.
그는 길가에서 풀을 뜯어먹고 있는 엄청난 수의 소떼를 보았다. 평생 그렇게 많은 소를 본적이 없었다. 그는 멈춰 놀라운 눈으로 소떼를 바라보다 소를 돌보는 어린 소년에게 물었다, ‘이 소는 다 누구 거니?’
그러나 소년은 가(Ga)어를 사용하는 아크라에 살았기 때문에 아킴어를 사용하는 욘디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미누’라고 대답했다. 이것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라는 뜻이었다.
‘미누! 저렇게 많은 소가 있으니 그는 큰 부자겠구나,’ 욘디는 말했다.
그는 도시에 도착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놀라웠다.
욘디는 규모가 매우 큰 석조 건물 앞에 서서 위를 올려다보았다. 절로 고개가 저어졌다. 그가 사는 시골 언덕배기엔 이런 게 없었다. 그때 시장으로 가는 여인이 다가왔고, 욘디는 물었다.
‘어마어마하군요. 저런 건물을 갖고 있는 부자는 누굽니까?’
그러나 가어만을 할 줄 아는 여자는 욘디가 하는 아킴 말을 알아듣지 못해, ‘미누’ 라고 대답했다.
‘미누! 또 그 사람이야!’
욘디는 놀라웠다. 아킴엔 미누같은 부자가 없었다. 시내에 가까워질수록, 그는 더욱 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그는 시장에 닿았다. 시장은 욘디가 사는 지역의 모든 주택을 합친 것보다 더 넓었다. 그는 시장 가운데로 가, 놋쇠 솟과 놋쇠 수저처럼, 자기가 사는 마을에선 볼 수 없는 아주 귀한 물건들을 팔고 있는 여자들을 보았다.
‘이것들은 다 어디서 오니?’ 욘디는 어린 아이한테 물었다.
여자 아이는 그를 보고 웃으며 대답했다.
‘미누.’
욘디는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모든 게 미누였다. 사방에 미누 뿐이었다.
시장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서로 밀치고 지나다녀야 했다, 왜냐하면 큰 장날이었고 걸어서 거기에 올 수 있는 거리에 살던 사람들은 모두 물건을 팔거나 사러 왔기 때문이다. 욘디는 한 곳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걸 본적이 없었다. 그가 아크라에 대해 들은 이야기는 다 맞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는 겨드랑에이 북을 끼고 지나는 노인을 세우고 말했다, ‘어쩜 이렇게 사람이 많습니까. 그것도 한 날 한시에. 사람들이 아크라에 이렇게 많이 온 이유가 뭡니까?’
‘미누,’ 노인은 대답했다.
욘디는 믿을 수가 없었다. 미누는 어떻게 이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건지! 단지 그 사람 때문에 사람들이 아크라에 이렇게 많이 모이다니. 내가 사는 시골 촌구석에선 이 사람을 모르니 이는 얼마나 무지한 일이야!
그는 도시를 벗어나 바닷가로 갔다. 물위엔 돛을 단 고깃배들이 많이 떠있었고, 이 또한 욘디는 한 번도 본적이 없던 풍경이었다.
‘와, 이 배는 다 누구겁니까?’ 그는 어부한테 물었다.
‘미누,’ 어부는 대답했다.
그는 사람들이 대형 철 화물선에 야자유와 과일을 실어나르는 걸 보았다. 배의 굴뚝에서 거대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수백 명의 남자들이 갑판 위에서 일하고 있었다.
‘하!’ 그는 놀라 바나나 다발을 머리에 이고 가는 남자에게 말했다, ‘이 배는 세상에서 가장 큰 배가 틀림없어요!’
‘미누,’ 남자가 말했다.
‘예, 알아요. 그 정도는 나도 압니다. 그런데 이 많은 과일은 다 어디로 갑니까?’ 욘디는 물었다.
‘미누,’ 남자는 말하고, 갑판으로 올라갔다.
그는 너무 놀랐다. 미누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모든 것을 가졌고, 모든 것을 먹는 사람이었다. 무슨 질문이든 답은 ’미누‘였다. 여기, 저기, 어디든, 미누 뿐이었다.
‘만일 내가 이걸 두 눈으로 보지 못했다면 도저히 믿을 수 없었을 거야,’ 욘디는 말했다.
‘아크라는 ‘미누의 도시’로 불러야해. 미누만큼 엄청난 부를 갖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일까!’
욘디는 아크라에서 볼일을 마치고, 보자기에 음식을 싼 다음 머리에 이고 집을 향해 출발했다.
도시 외곽에 도달했을 때, 그는 북을 치며 지나는 긴 행렬과 마주쳤다. 장례식이었다. 남자들은 관을 들고 여자들은 슬픔에 겨워 울고 있었다. 이제까지 그가 보아온 가장 놀라운 장례식이었다. 그는 사람들을 헤치고 들어가 슬퍼하는 사람에게 물었다, ‘누가 죽었어요?’
슬픔에 겨워 울던 사람이 말했다, ‘미누.’
‘뭐라고요? 그 대단한 인물 미누가?’ 욘디는 말했다. 그 많은 소와 큰 건물, 돛을 단 고깃배와 쇠로 만든 화물선을 가진 사람이? 그의 이름만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을 시장에 모이게 만든 미누가? 오 불쌍한 미누! 그 많은 재산을 남기고 죽다니. 그런 사람이 그냥 보통 사람처럼 죽어버리다니!’
욘디는 길을 걸었다. 걷는 내내 그는 마음 속에서 미누의 비극을 지울 수가 없었다.
‘불쌍한 미누!’ 그는 자꾸 자꾸 이 말을 중얼거렸다. ‘불쌍한 미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