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과 군산 그리고 새만금!
오전에 대전에서 강의를 마쳤다.
제 때 시간 맞춰서 온 아내를 만났다.
점심을 부안의 '김인경 원조 바지락 죽' 식당에서 했다.
대전에서 부안까지 134km! 점심 한끼 먹기에는 좀 먼 곳이었지만 맛으로 보답을 받았다.
중부지방은 장마 전선이 걸쳐 있지만 부안은 뜨거웠다. 시원한 곳을 찾아 내소사에 들렸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는데 아내가 절 들어가는데 돈 내는 것이 이상하다고 한다.
하긴 국립공원이 더 이상 입장료를 받지 않는데 여전히 절은 돈을 받는 다. 왜 그럴까?
부처님이 시킨 일은 아닐 것이다.
매표소에서 내소사 입구까지 곧게 뻗은 전나무 숲 길이 마치 이승과 저승을 연결 해 주는 것 같다.
짧은 길이지만 걷는 동안 속세의 혼란스러움이 잠시 멈췄다.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꽤 많은 방문객이 대웅전에서 기원을 한다.
아내도 합장을 한다.
참고로 우리 부부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
무엇을 기원 했을까?
여전히 엄마에게 1순위 대상은 두 아들이다. ㅋ...,
내소사 전나무 숲 길 벤치에서 30분 정도 낮 잠을 잤다. 오랫만에 맛 본 달콤한 단잠이었다.
내소사를 나와 모항 해수욕장을 갔다. 백사장 길이가 200m나 될까? 작아서 더 아름답고 작아서 더 정이 가는 그런 곳이다.
그래도 해수욕장 수질 전국 1위라 하고 최근 몇 년간 안전사고 한 건 없었다하니 가족 단위 피서지로 강추!
모항의 작은 포구와 마을은 한 폭의 그림 같다.
모항의 그런 매력 때문에 화가와 문인들 몇 분은 아예 모항에 터를 잡아 살고 계신다.
나도 노후의 후보지 중 하나로 일단 점을 찍었다. 모항의 모든 정보는 호랑가시나무 카페의 주인을 통해서 얻었다. 모항이 한 눈에 들어오는 창을 가진 카페는 지금 주인을 사로잡았고 걍~~ 서울 생활 청산하고 기꺼이 카페 구입 값을 지불했다고 한다. 멋지다!
수국은 6월에 활짝 피는데 지금이 끝 물이다. 카페 주인의 특별한 정보와 권유로 수국을 가로수처럼 심어 놓은 길에서 사진을 찍었다. 찍고 보니 남자인 나와도 제법 어울리는 것 같다. ^&^
부안의 채석강에 묻혀 유명세를 덜 타는 곳이 적벽강이다. 채석강의 미니어처 같은 곳이다. 이 곳도 작아서 아름답고 사람 손을 덜 타서 아직은 여유있게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변산 반도는 어느 새 펜션 반도가 됐다. 동화 속 집들은 변산 반도로 모두 이사한 것 같다.
더불어 펜션만 보는 것도 하나의 관광 코스가 될 것 같다.
새만금을 건너 군산으로 갔다.
새만금 방조제를 하염없이 달리며 이런 생각을 했다. 새만금 개발에 대한 찬반을 떠나서 인간은 어디까지 자연과 맞장 뜰 수 있는가? 인간의 힘으로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대단한 규모다. 2007년 익산에서 SSP코치를 할 때부터 새만금의 변신을 목격했던 나는 새만금을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저녁 식사는 군산 사람이면 다 아는 '계곡 가든 꽃게장' 식당에서 했다.
꽃게장이 얼마나 잘 팔리는지 식당 옆에 꽃게장 공장이 있다. 아내와 함께 오신 장모님도 이 집 맛있다며 한 표 찍어 주신다.
군산에서 집까지 189km다. 논스톱으로 시원하게 달려오니 밤 10시가 조금 지났다.
정오부터 10시간 동안 짧지만 인상적인 둘러봄 이었다.
월요일에 집 나가서 이제야 집 소파에 몸을 묻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집이 최고다.
단지, 그것을 확인하려고 밖을 돌아다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