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5년
이 시대는 기존의 기사와 모양이 많이 달라지기 시작한 시대로, 기존의 체인메일 코트와 바지로 이루어진 호버크에 더욱더 많은 철판이 덧붙여지기 시작한 시기이오. 왼쪽의 그림은 에드워드2세의 통치 기사인데, 이때도 물론 기존부터 사용되던 꼭대기가 뾰족한 그레이트-헬름은 여전히 사용되었소. 그러나 오른쪽의 기사를 보면 좀 희한한 투구를 쓰고 있는데, 이것은 물방울형의 투구로 당시 새롭게 등장한 베서닛(bascinet)이라는 투구이오.
팔부분도 여러 종류의 철판으로 보호되었소. 라운들(Roundle)이라고 불리는 원형의 작은 철판이 겨드랑이와 팔꿈치 관절부를 보호하게 되었고, 손목은 새로이 나타난 방어도구인 뱀브레이스(손목보호대,vambraces)로 보호받도록 되었소. 또한 팔꿈치 위의 팔 부분도 리브레이스(ree-braces)라는 이름의 철판으로 보호받았소.
또한 이 시대에는 도보전투의 중요성에 눈뜬 기사들에 의해, 기존의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천으로 만든 코트인 서코트(Surcoat)가 개량되어, 옷은 앞이 트이고 갈라졌으며 무릎 위까지 올라갔고, 갈라진 부분은 레이스로 아름답게 장식되기도 하였소. 또한 보병들에게 공격받기 쉬웠던 발과 발목 부분, 그리고 도보 전투에서 표적이 되기 쉬웠던 허벅지 부분이 각각 니(Knee,무릎-허벅지 보호), 그레이브(Grave:발목 보호). 사바통(Sabaton:철구두)로 보완되어, 여러 면에서 방어력의 혁신을 이루는 중요한 시기가 되었소.

(위가 뾰족한 헬름)

(이것이 바로 베서닛 투구.)

1345년
이 갑옷은 백년전쟁 초기, 크레시 전투 당시에 입었던 형식의 갑옷이오. 우선 체인 메일 두건(코이프:Coif)을 쓰고 그 위에 베서닛을 따로 쓰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베서닛투구 가장가리에 체인메일을 꿰어 맞추는 방식으로 변화하여 경량화를 꾀했으며 체인메일 두건도 코이프(Coif)에서 어밴테일(Avantail)로 이름이 바뀌었소.
또한 베서닛 투구에도 얼굴을 가리는 안면(바이저:Visor)가 추가되어 방어력이 향상되었소. 또한 기존의 코트는 더욱 짧아지고 간소화되어 이름도 주폰(Gipon)으로 바뀌었으며 몸통은 이 시대에 들어 코트 오브 플레이트(Coat of plate)라는 가죽이나 캔버스지에 철판을 리벳으로 박은 갑옷으로 방어하게 되오.





1350년

이 시대에는 플레이트의 범위가 넓어지고 방어력이 강화됨에 따라 방패는 차츰 사라져가기 시작했소. 또한 강철로 열처리된 가슴받이(Brestplate)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오.



(기병창 "랜스"를 고정하는 부분)





1425년
15세기에 들어, 갑옷의 방어력은 일대 전환점을 맞이했소. 14세기 초두부터 시작된 갑옷의 플레이트화는 이 시대에 이르러 정점을 맞는데, 보시는 바와 같이 기존에는 체인으로 방어되던 부분이 전면적으로 플레이트로 교체되었고, 이에 따라 이 형식의 갑옷은 역대 서양 플레이트 아머 중에서 가장 완벽한 방어범위를 자랑하오.
이미 14세기 후반의 조합으로도 베기공격과 투사공격에서만큼은 왠만큼 대항할수 있었지만 굳이 이런 형식으로 개조를 감수한 것은, 바로 체인메일의 천적인 터크(Turk)라는 무서운 무기가 있었기 때문이었소. 아래 사진으로 설명되겠지만, 이 터크라는 무기는 양손으로 쓰는 길이 120센티에 달하다는 가늘면서도 튼튼한 찌르는 날을 지닌 무기였소. 이미 기존의 장검으로는 체인 메일로 방어되는 부분을 공격하기가 여의치 않아, 당연히 체인메일의 약점인 고리가 풀리는 점을 공략하는 가는 검이 등장하게 되었소. 위의 1450년대 갑옷의 사진을 보아도 아시겠지만 급소인 목이나 Egg Fire, 그외 전투에 지장을 초래할수 있는 팔 안쪽등은 그대로 노출되어, 이 부분이 공격당해 전투불능이 되거나 일격에 절명하는 경우가 있었소. 또한 당시 사용 빈도를 높여가던 활-석궁류의 투사무기에 대항하자면 체인 메일은 너무나도 믿을수 없는 동반자였고, 그리하여 모든 부분을 강철로 열처리하여 만든 궁극의 갑옷이 탄생하게 된 것이었소.
단점은 의외로 심각해서, 이 갑옷의 특징은 불편한 움직임이었소. 우선 목부터, 기존의 베서닛은 안면이 피코켓이라는 구멍만 숭숭뚫린 강화형으로 바뀌고 체인으로 방어되던 목은 플레이트로 방어되어 "그레이트-베서닛(Great-Bascinet)으로 탄생하였소. 겉보기에도 드러나지만 목이 거의 돌아가지가 않았소....!
또한 팔을 보호한느 뱀브레이스와 리브레이서도 면적이 더욱 넓어진데다 내부에 체인 메일까지 있어 팔은 90도 이상으로는 구부리기 힘들게 되었소. 또한 겨드랑이를 방어하는 런들도 움직임을 방해하는 한 요소가 되었고, 사타구니 부분도 움직임이 어렵게 되었소. 걷기도 힘들어졌고 허리는 아예 구부릴 수조차 없었으며 팔도 90도이상 구부릴수 없고 시야도 나쁜데다 목도 안돌아가는 지옥의 갑옷이 탄생한 것이었소.
더군다나 몸을 완전히 가려버림에 따라 통기성이 극히 나빠졌소. 갑옷에서 은근히 중시되는 점이 바로 통기성, 많은 햏들이 경험한 것처럼 방독면쓰고 구보하면 몇바퀴돌고 거품무는 것처럼, 플레이트 아머에서도 이러한 점은 결코 빼놓을수 없는 중요한 요소였소. 기존까지는 통기성이 어느정도 되는 체인 메일이 갑옷의 한 부분을 구성하고 있었기에 그나마 견딜 만했지만, 이 갑옷에 와서는 도저히 견딜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소. 기존에도 이미 답답하다고 투구의 안면을 열고 싸우던 기사들에게 있어서 방어력 아니면 여러 면에서 마이너스였던 이 갑옷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결국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독일 남부를 중심으로 기동성을 추구하는 설계가 주를 이루어 15세기를 지배하는 설계가 되오. 이러고도 장미 전쟁에서 영국의 요크 공은 싸우다가 통기성문제로 졸도해버렸는데, 더 심한 이 갑옷들의 불편함은 충분히 알고도 남을 정도라 할수 있겠소.


체인메일의 천적 "터크"(에스턱)
1450년

이때쯤에는 전 세대에서 지적받던 문제가 한결 해결된 실용적인 갑옷으로 변모하였소. 이 갑옷은 당시 갑옷의 명지였던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들어진 갑옷을 재현한 물건이오. 영국 장미전쟁에서 요오크 공이 입고 싸우다 졸도한 것도 이 갑옷이오.
우선 목 부분을 일체형의 그레이트 베서닛이 아닌 목과 턱을 가리는 비버(Bevor)와 투구로 양분하여 움직임이 약간씩 편해졌고 착용도 한결 수월해졌소.



당시는 갑옷의 발달로 기사들은 시야를 가려대는 방패는 거의 쓰지 않게 되었고, 그대신 왼팔이 방패의 역할을 대신하였소. 잘 쓰이지 않는 왼팔을 내밀어 적과의 간격을 가늠하는 동시에 능동적인 방어 도구로써 활용하였고, 또 그렇기 때문에 왼팔은 더더욱 두껍고 큰 철판으로 엄중히 방어되었소. 물론 기본적으로는 오른쪽과 동일하며 저 큰 철판은 자유롭게 탈착이 가능한 옵션이오.



1450년(2)

이탈리아와 더불어 동시대 독일 남부는 갑옷의 메카로써 이름을 떨쳤소. 고딕 스타일이라 불리는 이 갑옷들의 시초는 사실 이탈리아지만, 독일인들은 이태리와는 다른 자신들만의 전술 사상과 독특한 장인정신을 적용한 독특한 스타일의 갑옷을 양산하였고, 이것들은 이탈리아식보다도 더 날렵한 움직임을 추구하였소.




(돈없으면 이거나 쓰시고... 병사들의 사랑을 받는 캐틀 햇이라 하오)
1525년
16세기에 들어서면서, 문화적으로 진보를 꽃피운 "르네상스 시대"가 시작되었소. 군사사에서도 이 시기에 수많은 무기체계의 변화와 전술의 변화를 말하고 있지만 주목할 것은 갑옷의 변화이오.
1500년대는 기존의 갑옷들이 더욱 발전한 시기이오. 르네상스 시대는 화승총이 등장하긴 했지만 백병전 무기의 황금기라고도 말해지는 시대로, 이탈리아에서 나타난 레이피어 계열의 무기가 전 유럽으로 확산되었고 기존의 롱소드-바스타드 소드 검술도 이 시기에 정점을 이루었으며 갑옷을 격파하기 위한 무기로 "투 핸드 소드"가 등장하였고 빌(Bill)과 할버드(Harlbard)같은 보병용 무기로 인해 기사들이 위협당하게 되자 갑옷도 그에 대항하여 더욱 방어범위가 넓어졌으며 르네상스 문화의 영향을 받아 장식적인 요소가 상당히 늘어나게 되오.
우선 이 시대의 갑옷의 특징적인 변화로는 15세기까지의 갑옷이 가슴부위(Brestplate)가 배갑과 흉갑이 따로 분리되어 가슴을 먼저 가리고 그 위에 배와 허리를 가리는 부분을 겹쳐입는 식으로 2개로 분리되어 있었던데 비해 다시 흉갑이 일체형으로 바뀌었고, 과거에는 철구두(사바통:Sabaton)이나 쇠장갑(건틀릿:gauntlet)를 비롯하여 모든 부분에서 뾰족한 부분이 중시되었던 형식에서 탈피하여 대부분의 모습이 둥글둥글한 형식으로 바뀌게 되었소.
또한 헬멧도 과거에 목과 턱을 가리는 비버(Bevor)와 머리와 눈을 가리는 샐릿(Sallet)이 따로 분리되어 있었던데 비해 15세기서부터 나타난 아멧(Armet)형의 투구를 시작으로 기존의 샐릿과 비버를 합체시킨 일체형의 클로즈 헬멧(Close helmet), 똑같이 샐릿이 개량된 버거넷(Burgonet) 등의 목과 얼굴 전체, 머리를 보호하는 부분이 일체형으로 바뀌어 방어력의 향상을 꾀했으며, 디자인도 세련되어지고 또한 가동 범위조차 환상적인 모양을 자랑하오. 특히 기존의 헬멧이 비해 혁신적인 것이 안면(바이저:Visor)의 세밀한 가동을 통해 시야를 넓게 확보할수도 있는 기능을 갖춘 것이 나왔다는 점이었소.

어깨와 겨드랑이를 가리던 파울드론(Pauldron)은 과거의 것이 겨드랑이를 완전히 가리지 않거나 필요할 경우 라운들(Roundle)이라는 접시모양의 철판을 주렁주렁 달아 방어력 향상을 꾀했지만, 15세기 중반 이후부터 철판 자체가 넓어져서 어느정도 노출되는 면이 보였던 겨드랑이를 16세기 들어서는 완전히 가리도록 되었소. (물론 16세기에도 필요하면 라운들을 다오)
이처럼 16세기들어서의 갑옷의 대세는 다시 방어력을 중심으로 하는 체제로 바뀌었으며, 특히 과거의 것에 비해 시야를 중시하도록 변한 헬멧은 시대의 중심이 소수의 기사에서 다수의 보병전력으로 옯겨가 다수의 적과 싸우기 위해 시야를 넓혀야 했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다고도 할수 있겠소.



(독특한 가동을 자랑하는 클로즈 헬멧)



16세기 풀 플레이트 "Greenwich"





17세기는 다음에...
(디펜스코리아의 지홍진님께서 올려주신 자료입니다.)
첫댓글 몹시 놀랍군요.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잉... 몰라 싸갈탱이님이 조아지는거 가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