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취학을 준비하는 유치원생 어머니들과 초등학생 어머니들이 모여 발달장애 아동들의 초등학교 취학에 대한 실제적이며 구체적인 의견을 나누었는데 그 날 모아진 의견을 정리, 보완해 보았다.
1. 원칙적으로 일반학교로 진학을 해보자.
모든 아동들은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음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일단 일반학교에 다녀 봐야 아이의 적응 상태를 잘 알 수 있다. 경험적으로 보면, 상태가 좋다고 일반학교에 잘 적응하고, 나쁘다고 적응하지 못하는 게 아닌데, 이는 아이의 적응에 미치는 여러 요인(학교 분위기, 담임선생님의 교육태도, 학급 분위기에 따를 친구들의 태도, 변화에 따른 당사자 아동의 심리적인 불안 등) 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고학년이 되어 아이가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미움이나 피해를 당할까봐 문제의 경중에 상관없이 모두 특수학교에 진학한다면 장애 아이들과 함께 이 세상을 공유해야 할 일반 아이들이나 교사들은 점점 '장애'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할 기회를 잃고 말아 우리의 아이가 지금의 부적절한 대우를 계속, 더 많이 받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그러다 보면 나라 전체가 '일반 사회', '장애 사회'로 양분되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장애아동들에게 숨어 있을 수도 있는 '특별한 재능'을 키워줄 기회가 일반 학교가 좀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교사의 생각을 증명하도록 여러 사례가 소개되었는데, 여러 부당한 대우로 인한 아이의 심리적 좌절감으로 특수학교에 진학한 대부분의 경우 아이의 평정은 찾았지만 괄목할만한 성장(인지, 언어, 사회성의 측면)은 보이지 않았고, 여러 어려움을 계속 극복하며 일반학교를 끝까지 졸업한 아이(많지는 않아 아주 정확하진 않아도)는 일반 중학교에서의 적응이 비교적 양호하게 판단되었다는 내용이다.
2. 대안적인 일반학교로의 취학에 대하여
학생들의 수가 적고 학급 수가 적음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여러 이차적인 이득으로 외곽지역의 일반학교를 선택하는 어머니들을 위한 조언도 있었는데, 이럴 경우 반드시 이사를 가서 생활의 근거지가 그 곳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었다. 학교 인근 주민들과 친구들의 배타적인 태도로 인한 여러 문제가 발생되어 다시 U턴하는 사례도 제시되었다. 세심한 주의와 사전 준비가 선행되어야 성공률이 높을 것이다.
3. 형제와 함께 같은 학교에 다니는 문제에 대하여
큰 아이에게 문제가 있을 경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 동생이 받는 타격은 거의 치명적이더라는 어머니들의 경험담이 있었다. 그래서 둘 중 하나는 전학을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동생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각기 다른 양태가 나오지만 큰 아이의 심리적 부담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서 형제에 대한 어머니들의 바람직한 양육태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내가 죽으면 네가 대신 저 불쌍한 형(동생)을 잘 돌봐주어야 한다' 면서 성장하는 동안 계속 부담을 주면 아이 개인의 '장애'는 '문제'로 그치는 게 아니고 '가족병'으로 확대되어 건강한 다른 형제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제가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 차라리 '동생(형)은 걱정하지 말고 너는 맘껏 네 꿈을 펼쳐라'하면 그 형제가 훌륭하게 잘 성장하여 나중에 문제의 형제를 돌보아 줄 수도 있는 여러 여력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는가?
4. 각기 다른 진학 상태에 따른 사례발표
1) 일반학교에 진학, 재학 중인 경우 -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 특수학교로의 전학을 강요하는 학교와의 대응 방법 등에 대하여 좋은 경험담과 의견들이 나왔다.
일반학교 취학통지서를 받은 직후, 교무주임 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을 찾아가 이러이러한 아동이 취학하게 되었으니 반 배정(교사)시 참고해달라는 완곡하나 적극적인 어머니의 태도가 필요하다. 취학 후에 자주 교사를 방문해서 우리 아이를 잘 봐달라고 하는 식의 어머니의 태도는 지양되어야 한다는 결론도 이끌어 내었는데, 학년 진급할 때에도 유효하다고 한다.
2) 일반학교 진학, 특수학교로 전학한 경우 - 위에서 서술한 내용이나 전학 후 교사나 친구들의 관계를 재정립 할 때 심리적인 지지나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3)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학교에 진학한 경우 - 이상적으로 보여 일반학교로의 진학을 선택한 어머니들의 추후 차선책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방법인데, 원반 교사와 특수학급 교사간의 교육 방법 차이에 따른 갈등이나 책임회피로 인한 부작용이 적지 않게 지적되었다. 이에 본인이 한 방법을 제시하여 보았는데 현재 '이상적인 구상'으로만 남아 있는 다음의 내용이다.
원반 교사와 특수학급 교사, 담당 사회복지사, 어머니가 팀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가져 효과적인 교육 방법에 대해 의논하고 협의하는 문제 예방과 문제해결 차원의 방법이 그것인데 한 문제를 여러 시각에서 볼 수 있고 부모나 교사가 일관되고 통일된 태도를 보여주어 아이의 모든 측면의 성장이 더 촉진될 것 같다.
4) 특수학교에 입학, 재학 중인 경우 - 학교생활에서 특별한 갈등이 드러나진 않으나 '일반학교에 한 번 진학해 볼걸' 하는 안타까움이 미루어 짐작되며, 학교 생활보다는 졸업 후의 진로와 자립 등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
5) 이민이나 주재원 부모를 따라가는 이국에서의 진학 경우- 사회성 강화 프로그램을 10개월 간 받고 많이 좋아지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에 간 6세 남아의 경우, 이중언어 등의 문제가 걱정이 되었으나 일반학급에 잘 적응하고 있는데 이는 학급에 그 아이 만을 위한 도우미가 한 명 있고 , 의사나 교사, 사회복지사로 이루어진 진단, 평가 팀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여러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좋은 조건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현재 어머니로부터 그 곳의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고 필요한 경우 어머니들께 전달하고 있다.
토론이 진행되는 가운데 특수학교로의 진학을 심각히 고려하던 어머니들이 일반학교의 높은 담을 뛰어 넘을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과 다짐을 자연스레 갖게 되었고 간담회 이후 필요한 경우 개별적인 상담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