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리얼리즘.hwp
네오리얼리즘(Neo-Realism)이란 1942년 이탈리아 영화 비평가인 안토니오 피에드란겔리(Antonio Pietrangeli)와 움베르토 바르바로(Umberto Barbaro)가 처음 쓰기 시작한 용어라고 합니다. [자전거 도둑 The Bicycle Thief](47) 등 네오리얼리즘 성향의 작품을 다수 집필했던 시나리오 작가 세자르 자바티니는 '이전 영화들은 사물을 멋있고 품위 있게 보이도록 꾸밈에 비중을 두었는데 이제 이같은 허구보다는 사실을, 고상한 영웅보다는 평범한 사람을, 예외적인 것보다는 일상에서 쉽게 대할 수 있는 현실을 그리고 타락하고 희망 없는 사회 구조가 인간의 가치를 어떻게 파괴하고 위협하는가를 다루고 있는 것이 바로 네오리얼리즘의 특징이다'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특성은 극심한 가난으로 인한 서민들의 주름진 풍경(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강박관념 Ossessione](42)),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는 로마의 정경과 함께 척박한 환경에서 유희를 즐기고 있는 이태리 소년들의 정경([무방비 도시 Open City](45)), 전후 밀어닥친 만성적인 기근과 실업 사태(비토리오 데시카 감독의 [자전거 도둑 The Bicycle Thief](47)) 등을 있는 그대로 화면에 담아내기 위해 1)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비전문 배우 기용, 2) 전쟁와중에 무너진 로마 시내의 전경을 그대로 영화 촬영지로 활용, 3) 스튜디오 등 안정된 촬영지를 벗어나 길거리 등 꾸미지 않는 장소에서 촬영 등 몇 가지 특성을 고수해 관객들에게 사실적인 공감을 얻어냈다는 것입니다.
비토리오 데시카 감독의 <자전거 도둑 The Bicycle Thief>(47)은 네오리얼리즘의 걸작으로 손꼽힌 명작으로, 극중 주인공은 자전거를 이용해 영화 포스터를 붙이면서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는데 그만 이 자전거를 분실하면서 겪게 되는 고충을 통해 경제적 궁핍이 가져다주는 한 개인과 가족의 고통을 담아주고 있는 영화이지요.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기본적인 표현양식인 로케이션 촬영, 비직업 배우의 사용, 현실의 사전들을 나열하는 듯한 화면 구성과 카메라 이동이 돋보이며 이후 이태리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전형적인 양식으로 인식되었다.
데시카는 미국의 한 제작자가 유명 배우 캐리 그란트를 안토니오역에 기용하면 돈을 대겠다고 한 제안을 거부했다. 그는 돈과 스타 둘 다를 거부하고 좌절한 아버지 역에 비직업 배우인 한 금속 노동자를 기용했다. 그의 아들역 역시 로마의 신문배달 소년이었다. <자전거 도둑>은 로마의 거리, 아파트, 사무실 등 거의 촬영소 밖의 실제 장소에서 촬영되었다.
<자전거 도둑>은 이렇게 전쟁후 이탈리아의 참담한 굶주림이라는 현실 속에서 가장 평범하게 살아가려는 보통 사람의 안토니오가 도둑이 되어가는 모습을 추적하는 과정 속에서 그 어느 것도 선악이라 규정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즉, 선과 악은 그 사회 속에서 규정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자전거 도둑>은 사회 속에서 절망한 가정과 그를 자전거 도둑으로 만든 전후 이탈리아 상황을 잘 그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의 무력감은 네오리얼리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