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양념 맛에 따라 음식맛이 달라진다고 하나, 홍어 요리의 대부분이 그렇지만 홍어찜 역시 양념맛에 크게 좌우되지는 않는다. 홍어의 맛을 아는 사람들은 오히려 홍어의 독특한 맛에 양념이 베어있는 것을 싫어한다. 홍어찜이야 말로 숙성도를 극대화 시킨 요리이다. 암모니아산이 입안에 베어오면 입천정이 벗겨지면서 먹는 요리가 홍어찜이다.
국내산과 외국산(칠레산)의 맛을 가장쉽게 알아 낼 수 있는 요리이기도 하다. 홍어회처럼 씹는 맛은 없지만 그 맛이 강하여 눈물이 핑 돌정도 이며 삼키고 난 다음에도 숨 쉴 때 마다 목구멍에서 느끼는 자극과 함께 맛의 특유함이 콧바람에 베어나온다.
독특한 홍어향이 강하게 베어있는 홍어찜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확실한 미식가의 대열에 올라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국내산은 질기면서도 부드럽지만 외국산(칠레산)은 씹으면 고기의 질이 부서지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