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蓮說(애련설) 朱敦頤(주돈이)
水陸草木之花 (수륙초목지화)
可愛者甚蕃 (가애자심번)
晉陶淵明獨愛菊 (진도연명독애국)
自李唐來 (자이당래)
世人甚愛牧丹 (세인심애목단)
물과 육지에서 자라나는 초목의 꽃 가운데
가히 사랑할 만한 것이 매우 많지만
진나라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좋아하였고,
이당(이씨가 창업한 당나라) 이래로
세상사람들은 심히 목단을 사랑하였다.
余獨愛蓮之出淤泥而不染 (여독애련지출어니이불염)
濯淸漣而不妖 (탁청련이불요)
中通外直 (중통외직)
不蔓不枝 (불만부지)
香遠益淸 (향원익청)
亭亭淨植 (정정정식)
可遠觀而不可褻翫焉 (가원관이불가설완언)
나는 유독 연꽃이 진흙에서 나오지만 오염되지 않고,
맑은 물에 씻기지만 요염하지 않으며,
줄기 안은 비어 있지만 밖은 곧으며,
줄기가 넝쿨지지도 않고 가지도 뻗어나지 않으며,
향기는 멀리 퍼져 나가면 나갈수록 더욱 맑고
당당하고 고결하게 서 있으며,
가히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지만 가까이서 가지고 놀거나 희롱할 수 없는 면을 좋아한다.
余謂 (여위)
菊花之隱逸者也 (국화지은일자야)
牧丹花之富貴者也 (목단화지부귀자야)
蓮花之君子者也 (연화지군자자야)
噫 (희)
菊之愛 陶後鮮有聞 (국지애 도후선유문)
蓮之愛 同余者何人 (연지애 동여자하인)
牧丹之愛 宜乎衆矣 (목단지애 의호중의)
나는 생각한다:
국화는 꽃 중의 은자와 같고,
목단은 꽃 중의 부귀한 자와 같으며,
연꽃은 꽃 중의 군자라고 하겠다.
아!
국화에 대한 사랑은 도연명 이후에 그러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드물고,
연꽃에 대한 사랑은 나와 뜻을 함께하는 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목단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땅히 많을 것이다.
주돈이(周敦頤: 1017-1073) 또는 주염계(周濂溪)는 중국 북송(960-1127)의 유교 사상가이다. 성리학의 기초를 닦았다.
존칭하여 주자(周子)라고도 한다.
송나라 시대 유학의 형이상(形而上)적 사유는 주돈이에 의하여 시작되었다고 말해지곤 한다.
자는 무숙(茂叔), 호는 염계(濂溪), 시(諡)는 원공(元公)이다.
도주 영도(道州 營道: 현재의 허난 성 다오 현) 출신이다.
본명은 돈실(敦實)이라고 하였으나 그 때의 황제 북송 영종과 동명이었으므로 고쳐서 돈이(敦頤)라고 하였다.
부친인 보성(輔成)은 하주(賀州) 계령현(桂嶺縣)(현재의 黃西省에 속함)의 지사(知事)를 하고 있었다..
모친은 정씨(鄭氏)이다.
주돈이는 소년 시절에 아버지를 잃었으므로, 모친의 일가인 용도각(龍圖閣) 대학사(大學士) 정향(鄭向)의 집에서 양육되었다.
북송 인종(재위 1022-1063) 경우(景祐) 3년(1036년)에 그는 젊은 나이(20세)로 홍주(洪州) 분녕현(分寧縣)의 주부(主簿)가 되었으며,
이어서 남안(南安)에 사법관(司法官)으로 부임하였다.
그 후 주로 각 현(顯)의 지사를 역임하여 지남강군(知南康軍)을 최후로 57세에 타계했다.
그가 남안(南安)에 있을 때에 정향(程珦)이라는 사람이 같은 관리로서 부임했다.
정향은 주돈이의 인품과 학문에 경의를 품고 친하게 교제함과 동시에 자기의 두 아들을 주돈이에게 나아가 배우게 하였다.
이들이 정호(程顥: 1032-1085) · 정이(程頤: 1033-1107) 두 형제였다.
송나라 시대 유학의 형이상(形而上)적 사유는 주돈이에 의하여 시작되었다고 말해지곤 한다..
비록 주돈이 이전에도 이러한 형이상적 사유의 싹이 보인다는 주장이 있지만, 동시대의 유학자 장재(張載: 1020-1077)의 사상과 더불어 주돈이의 저술인 《태극도설(太極圖說)》이나 《통서(通書)》에 보이는 깊은 사색은 주돈이의 제자인 정호(程顥: 1032-1085) · 정이(程頤: 1033-1107)의 2정자(二程子)를 통해 계속 이어져 나간 송나라 시대 도학(道學)의 방향을 설정하는 단초가 되었다.,
<주자전서(周子全書)>7권은 모두 주돈이의 저술을 모은 것이다. (《주자전서(朱子全書)》 27권과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주돈이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태극도설(太極圖說)》과 《통서(通書)》가 있다.
주자의 설에 의하면 《통서(通書)》는 본래 《역통(易通)》이라고 호칭되어 《태극도설》과 병행하여 쓰여졌다고 한다..
주돈이는 《태극도설》에서 우주론을 논술하고 있으며 《통서》에서는 도덕론을 설명하고 있다.
《태극도설(太極圖說)》은 태극도와 도면의 설명으로 되어 있다.
《태극도설》은 송대의 도학에 있어서 형이상적 사유와 도덕론의 기본적 방향을 제시하였다.
그 후의 학자는 거의 이 책을 읽고 여러 가지의 해석이나 사색을 하고 있다.
주자와 육상산(陸象山)의 논쟁도 《태극도설(太極圖說)》의 맨 처음에 나오는 문장인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 무극이면서 태극)"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하는 것에 기반하여 자신들의 사상을 집약하여 이루어졌다.
도덕론으로서의 《통서》 전체를 일관하고 있는 것은 성(誠)이다.
주돈이는 성(誠)을 현상(現象) 세계의 모든 변화 교체에 잠재하는 참된 기능이라고 하는 동시에 그것을 인간에 있어서의 도덕의 근본 규범으로 간주하였다.
《통서》는 주자에 의해 주해되면서 송대 이학(理學)의 준거해야 할 고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