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욱 교수(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두통을 호소하면서 "전 편두통이에요"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실제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편두통은 머리 속 내·외 동맥혈관이 가끔씩 불안정하게 수축 또는 확장해 발생하는 혈관성 두통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관련이 많아 생리 전후에 심해지기도 하고, 임신 중에는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가 출산과 더불어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도 한다. 심한 스트레스 후 긴장이 풀릴 때나 식사를 거른 경우, 잠을 너무 많이 자거나 너무 적게 잔 경우도 심해진다. 주말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면서 두통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휴일 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붉은색 포도주나 초콜릿, 치즈, 땅콩, 바나나, 계란 등 특정 음식에 의해서 편두통이 심해질 수 있으며 커피를 자주 마시는 경우 금단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어 음주 후 다음날 편두통이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일이 종종 있다. 따라서 편두통을 가진 사람은 가급적 식사를 거르지 말고 커피 마시는 일을 줄이고 규칙적 수면과 운동을 하며 음주를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치료는 편두통이 나타난 직후 급성기에 사용하는 약제와 매일 일정 간격으로 복용하면서 전반적 편두통 횟수를 줄이는 예방약제 두가지가 있다.
편두통이 한달에 두세번 이상 발생하는 경우는 급성기 치료 외에 예방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편두통에 대한 정확한 지식없이 막연한 불안감으로 진통제를 임의로 복용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진통제에 내성이 생겨 점점 더 많은 양이 필요하게 되고 이후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만성적 두통으로 이행될 수 있어 의사 지시에 따라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에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것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형태를 동반하면 편두통 자체보다 위험한 뇌질환들을 의심해야 하기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두통이 갑자기 생기거나 두통이 수일 이상 지속되면서 점점 심해지는 경우, 기침이나 용변 또는 성행위 중에 갑작스럽게 극심한 두통이 나타나거나 행동이 이상해지며 한쪽 팔다리가 둔하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심하게 열이 나며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 등이다.
피임약을 복용하는 45세 이하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편두통 후 합병증으로 이어져 뇌경색 발생률이 10배 이상 높아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