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한 여행 컬럼 (한카페 투어 대표)
일정표 : 1일 : 호치민 - 다낭(항공편) -오전 6시 출발편 / 다낭 - 호이안 (차편) 호이안 - 다낭(리조트 숙박) 2일 : 다낭 - 후에(차편),(호텔숙박) 3일 : 후에 - 호치민(항공편)-오후8시50 분 출발편
전쟁영화의 황량한 이미지를 지우며
아마도 베트남에 실제로 와 보지 못한 한국사람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베트남의 이미지는 헐리우드에서 제작된 베트남전 영화들속의 피폐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필자도 베트남에 첫 발을 딛는 그 순간까지 베트남을 상상하면 독사와 부비트랩이 가득한 정글의 이미지를 깊게 가졌었다. 특히 베트남 중부 다낭, 호이안, 후에 지역은 전쟁중 DMZ가 있었던 곳이고 많은 크고 작은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라 가보지 않은 교민들에게는 살벌한 전쟁터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반전영화인 <풀 메탈 자켓>후반부에서는 1968년 구정공세 때의 후에전투를 배경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영화상의 후에는 성한 건물 하나 없이 철저하게 파괴된 ‘지옥도’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은 어그러지고 파괴된 건물 사이로 신출귀몰하게 철갑탄을 날리던 영화속 베트남 소녀 저격병은 없지만 필자의 가슴 속 깊이 베트남 중부에 대한 어두운 이미지를 새겨 놓기에는 충분한 장면이었다. 몇 달전 실제로 다녀온 다낭, 호이안, 후에는 케산 미군 기지터를 비롯한 몇몇 전적지를 제외하고는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 이였고 시간과 공간이 정지된 듯한 호이안과 고즈넉한 고도 후에의 강가에서 비로소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잘못된 이미지들, 황량한 이미지들을 모두 내려 놓을 수 있었다.
SPEED TOUR로 즐기는 삼시삼색 ( 三市三色 ) 지난 컬럼에는 Slow Tour의 장점에 대해 소개했지만 다낭, 호이안, 후에는 지역적으로 가깝게 위치해 있으며 우리 교민들이 가질 수 있는 시간은 짧기 때문에 총 2박 3일이라는 Speed Tour를 추천한다. 호치민시 출발기준으로 이른 아침에 다낭으로 떠나는 항공편을 이용하여 최대한 여행시간을 확보하고 마지막에서는 후에 공항에서 호치민시로 저녁 늦게 떠나는 항공편을 이용한다면 꽉 찬 3일간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 지역을 여행할 때 주의할 점은 7월~11월 중에 특히 강력한 태풍피해가 많으니 여행 전 일기예보 정보를 접하여야 한다. 2006년도에만 10개가 넘는 태풍이 다낭에 상륙했으며, 이 중 3개는 메가톤급으로 만약 이 시기에 귀중한 3일여행을 잡았다면 낭패를 보았을 것이다. 다낭, 호이안, 후에_3개의 도시는 저마다의 다른 개성과 색깔을 가지고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이태리 중부 해안지역의 나폴리, 폼페이, 쏘렌토와도 같이 항구와 해안도시, 해변, 유적지, 고도, 멋진 해안도로 등의 풍성한 볼거리를 여행객들에게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Bun Bo Hue (후에국수)를 비롯한 My Quang (다낭국수) 등 특색있는 먹거리 또한 풍부한 곳이 이 곳이며 예술작품에 가까운 베트남 궁정요리를 맛볼 수 있는 있는데 저렴한 거리음식부터 황족 기분의 고급 음식까지 골고루 맛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섯 가지가 없는 곳-다낭 (Da Nang)
베트남사람들에게는 다낭은 5무 (五無)의 도시로 통한다. 5무 (五無)는 도둑, 문맹자, 극빈자, 거지, 마약 소지자 란다. 이 같은 명성이 사실인 듯 다낭에 가보면 흔한 복권 팔이 조차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거의 대부분의 시민들이 친절하며 치안상태가 지극히 양호함을 느낄 수 있다. 시원한 강바람이 정겨운 Song Han_한 강을 중심으로 강서와 강동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는 다낭에는 참 조각 박물관을 제외하고는 그리 큰 관광명소가 없다. 다낭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송차반도에서부터 호이안까지 길게 뻗어있고 ‘차이나비치’라고도 불리우는 Non Nuoc (논 느억) 해변일 것이다. 베트남 최초의 5성급 리조트로 유명한 푸라마 리조트를 비롯한 크고 작은 리조트들이 있으며 폭이 넓고 입자가 고운 백사장을 자랑하는 곳이다. 한국인 여행객들에게는 마치 동해안의 해수욕장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 곳이다. 밀려오는 파도들을 벗삼아 망중한을 즐기는 서양 휴양객들을 보고 있노라면 삶의 여유와 휴식을 제대로 즐기고 있는 듯 보인다. 논 느억 해변 북쪽으로는 맑은 해변에 고기잡이 배들이 그림처럼 떠 있는 아름다운 베트남 어촌이 있어서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한 곳이다 송차반도는 스쿠버 다이빙 매니아들이 자주 찾는 곳 이기도 하다. 논 느억 해변 남쪽으로는 마블 마운틴(대리석산)이라 불리우는 오행산이 있는데 산 전체가 대리석으로 되어 있고 산 속 동굴과 산 정상의 전망대의 절경은 다낭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명소일 것이다. 다낭시내에서의 교통은 대부분 친절하고 거짓이 없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My Quang을 비롯하여 게찜과 생선찜 등 각종 해산물을 싱싱하고 싼 값에 즐길 수 있는 곳이 다낭이다. 논 느억 해변 근처에는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가 즐비하므로 해변을 바라보며 커피를 즐기는 것도 꼭 권하고 싶다.
시간과 공간이 정지한 곳-호이안 (Hoi An) 호치민 시내에서 타는 씨클로는 많은 오토바이와차량, 매연 등으로 타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지만 택시와 오토바이가 드물고 길이 좁은 호이안에서는 씨클로야말로 최고의 이동 수단일 것이다. 물론 시간이 많으면 도보여행으로 찬찬히 호이안의 명소를 둘러보는 것이 최고겠지만 전체 2박 3일이라는 Speed Tour를 선택한 만큼 호이안에서의 일정은 한나절 정도로 잡고 여행하는 것이 좋다. 참파 왕국에서부터 17세기까지 호이안은 일본, 인도, 중국, 이슬람세계까지 연결되는 당대 최고 무역항구 도시의 하나였다. 당시 최고의 무역 아이템은 도자기였고 아직도 호이안, 후에 지역을 여행 하다보면 깨진 도자기로 만든 성문등에 그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6세기경에 1,000명이 넘는 일본인 무역상들이 거주했다는 일본인 마을이 있던 곳이라 그런지 일본 관광객들의 호이안 사랑은 각별해 보인다. 일본교라고 불리우는 내원교와 쩐가 사당, 픙흥고가, 광조회관등을 보니 왠지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든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에서의 배경인 시간과 공간이 정지된 신비한 마을이 이 곳 호이안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이안의 크고 작은 오래된 건물들은 베트남, 중국, 일본의 건축양식의 절묘한 혼합된 것이 많다. 오래전 이 거리들에서 유럽인, 중국인, 베트남인, 일본인, 인도인 등이 뒤섞여 서로 다른 문화와 상품 을 교환했을 것이다. 사람이란 예나 지금이나 가보지 못한 낯선 곳과 타문화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많은 존재다. 호이안의 오래된 거리들을 다니며 몇 백년전 외국인의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호이안을 관광해 본다면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흐엉강 야경 크루즈, 일부러 길을 잃는 궁전 _ 후에 (Hue) 다낭에서 후에까지는 오픈버스로 2시간 15분 정도 걸린다. 중간에 해변이 아름다운 랑꼬 비치를 지나고 긴 터널을 통과한 후 후에에 도착하게 된다. 2박 3일 일정이라면 후에에 도착하는 시간은 2일차 오후 늦은 시간이 될 것이다. 호텔에 체크인 한 후 저녁 식사를 하게 되는데 호텔은 미니호텔부터 얼마전 문을 연 5성급 임페리얼 호텔까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어서 편리하다. 저녁식사는 화려한 베트남 궁정요리를 맛보는 코스나 신시가지내 인도, 양식 레스토랑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요리가 있다. 식사 후 Huong_흐엉강 선착장으로 가면 여러 대의 용선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중 가장 화려한 용선에 탑승하면 잠시 후 꽤 많은 손님을 태우고 흐엉강 중앙으로 출발한다. 호치민시 사이공 크루즈가 현대적인 밴드의 음악을 연주한다면 후에의 흐엉강 크루즈는 베트남 전통음악을 연주하며 강에 연등을 띄워보는 정감 있는 크루즈다. 멀리 은은히 비취는 응엔왕조의 왕궁의 실루엣을 보며 우아하고 애절한 베트남 포크송을 들으면 베트남 사람들도 참 멋과 문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래는 합창과 독창이 이어지는데 특이한 점은 손님이 맘에 드는 가수에게 꽃다발 안에 약간의 돈을 넣어 노래 중 전달하는 것이다. 처음 용선에 탑승할 때는 서먹서먹하던 승객들도 같이 박수 치며 흥겨워하다 흐엉강의 검은 강에 연등을 띄울때면 잔잔한 연대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마지막날인 3일째 아침, 먼저 응엔왕조의 왕궁을 보게 되는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왕궁은 정 사각형의 잘 설계된 구조를 가지고 있고 정문인 응오몬을 시작으로 투어는 시작된다. 이 왕궁에서는 지도 없이 일부러 길을 잃어볼 것을 권한다. 왕궁 구석 구석에 숨겨진 연못과 누각, 사원들이 많기 때문이며 길을 잃어도 각 문이 잘 연결되어 결국은 정문인 응오몬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잘 보존된 비원은 옛적 왕과 왕후가 거닐었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점심식사 후 후에 근교의 사원과 황릉을 들려보는 것이 좋은데 용선을 이용한 보트여행이 좋다. 전날 밤 야경크루즈를 탔던 흐엉강 선착장에 시클로를 타고 가 선장들과 가격 흥정을 해야 한다. 보통 티엔무 사원, 혼쩬전, 뜨득 황제릉 정도만 보고 오는 2시간~3시간 코스가 무난할 것이다. 후에로 돌아와 이른 저녁식사를 한 후 후에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하여 늦은 저녁 항공편으로 호치민시로 귀환함으로 Perfect 3 days in 다낭, 호이안, 후에 여행을 마칠 수 있다.
참 베트남을 찾아가는 여행
다낭, 호이안, 후에를 다녀온 여행 경험을 베트남 친구들과 얘기하면 베트남에 대해 진정으로 호감을 느끼는 친구로 다시 봐 주는것을 느꼈다.
아마도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결주나 안동 하회마을 다녀온 경험을 얘기하면 가시 보는것과 같지 않을까?
참 베트남을 느끼고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고자 하는 교민이라면 최소한 3일 이라는 시간을 투자하여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생각하며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