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녹지삽의 계절입니다
6월중순에서 7월초순경 장마기엔 금년에 자란 푸른가지중 딱딱하게 굳은 가지(녹지라고 함)를 잘라다가 삽목하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공중습도가 높고 비가 자주 오는 조건이 유지되는 동안 온몸이 잘린 상태의 가지들이 뿌리내림을 위한 使命을 다하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이므로, 이 시기를 놓치지 말고 녹지삽이나 녹지접목을 해야 한답니다.
물론 이 경우도 삽목상은 계속 반차광을 유지해야 하고, 비가 아주 많이 내릴 때는 반드시 비닐을
씌워 과습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삽목상은 거름기가 없는 마사를 사용함은 기본입니다.
이번 여름엔 이것 저것 삽목을 많이 해봤습니다.
그중 원래 삽목으로 번식할 수 있는 것들로는 눈향, 모과, 조팝, 산철쭉, 홍황철쭉, 기타 철쭉류, 진달래, 회양목, 노각나무, 미선나무, 왕보리수, 다래, 생열귀, 키위, 포도대목(5C,188-08,5BB)들을 했고, 삽목이 원래의 번식방법은 아닌 것이지만 시험삼아 해본 것으로는 쥐똥나무, 산딸나무, 목련, 개복숭아 등입니다.
이들중 조팝, 회양목, 노각, 생열귀, 쥐똥나무, 산딸, 목련, 개복숭아 등은 씨를 발아시켜 주로 번식하는 것들입니다. 모과는 씨로도 하지만 가을에 뿌리를 캐서 토막낸 다음 땅속에 저장했다 봄에 심으면 싹이 잘 납니다.
조제하기전 여러 삽수들의 모습입니다.
추가로 삽목한 것들입니다.
모과의 삽수 - 조제 전
모과의 삽수 - 흙에 꽂을 부분을 조제한 모습 (예리한 칼로 매끄럽게)
모과의 삽수 - 윗부분 잎은 다 따내고 한 개중 1/5 정도만 남기고 잘라냅니다.
물론 조건이 좋은 경우 이 잎을 모두 따내도 결과가 좋긴 합니다. 따라서 삽수를 먼 곳에서 채취해 올 경우 잎을 모두 따내어 가지의 수분증발을 막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답니다.
이 때 가지는 시워한 아이스박스에 넣던가, 아래부분을 젖은 냅킨타월로 감싸서 비닐봉지에 넣어가지고 오면 됩니다.
다래 - 조제전 모습
다래 - 조제후 모습
삽수 조제후 발근촉진제를 탄 물에 30분정도 담금
삽목상에 비스듬히 꽂고, 물을 흠뻑 준 다음 활대를 설치하고 차광막을 씌워 반 차광을 해줍니다.
그리고 하루에 두번 정도씩 조리로 물을 뿌려주면 됩니다. 상태에 따라 조절해 가며...
삽목상에 사용하는 마사토입니다.
주로 산속 도로변 절개지에 흘러내린 마사를 퍼다가 사용하면 좋습니다.
스티로폼 상자를 삽목상으로 사용할 때는 반드시 밑에 배수가 될수 있도록 구멍을 내야합니다.
다래를 녹지접을 한 모습입니다.
다른 녹지접목도 이 장마기가 시작될 때 하면 잘 되는데, 이 때도 완전히 활착이 될 때까지는 반차광상태를 유지해줘야 한답니다.
봄에 숙지접이 잘 안되는 식물도 이 녹지접은 오히려 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토종다래 삽목하기
토종다래는 늦가을이나 2월경에 삽수를 채취하여 냉장보관하거나 물이 차지 않는 땅에 다발지어 묻어두었다가 삽목을 하면 발근이 잘된다.
물론 다래에서 씨를 분리하여 파종하여도 많은 실생묘를 얻을 수 있지만 열매를 다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젖은 신문지로 싸고 비닐봉지에 담아 냉장보관했다 이용해도 되지만 제 경험으로는 땅속에 2주정도 묻었다가 싹이 조금 나올려고 할 때 삽목하는 것이 발근율이 좋은 것 같다.
다래의 가지를 보면 분화구처럼 움푹 파인 곳이 작년 잎이 달렸다 떨어진 자리이고 그 위에서 새순이 나오게 된다. 그러므로 삽목시 움푹 파인 쪽이 아래쪽이라는 걸 명심해서 위아래가 바뀌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거꾸로 삽목하면 당근 발근 실패다.
전정가위로 10~15센티정도로 눈이 두 개 정도씩 포함되도록 삽수를 조제한다.
땅에 묻힐 부분은 예리한 칼로 이렇게 다듬어 준다.
상부 절단면 쪽은 도포제(톱신페스트/농약상에서 구입)를 발라 수분증발을 막는다.
하지만 안발라도 발근은 한다. 확률이 좀 떨어질 뿐이다.
물에 발근촉진제인 루톤(가루)을 조금 타서 잘 저은 다음(위) 그곳에 삽수의 아래부분을 30분 이상 담근다.(아래) . 물론 맹물에 담갔다가 삽목해도 발근은 된다.
이 사진은 머루사진이나 다래도 같은 방식으로 한다.
스티로폼이나 나무상자등에 거름기 없는 마사토를 넣고 윗눈이 나오도록 삽수를 비스듬히 꽂는다. 이것은 머루이나 다래도 방식은 같다.
다래를 물에 담갔다 꺼낸 모습
삽목을 한 다음 활대(농사용 강선)로 작은 터널을 만들고 그 위에 차광망을 씌워 싹이 나고 뿌리가 내릴 때까지 반차광하여 매일 물을 주어 수분관리를 잘 해준다. 물론 비가 많이 올 때나 아주 추울 때는 비닐도 씌워주어야 한다.
늦봄~초여름에 발근이 완전히 되었으면 밭에 넓혀 심어서 정식 묘목으로 키운다.
3. 주목 삽목하기
작년에 자란 주목의 가지를 전정한다.
딱딱한 가지만을 10센티 정도로 자른다.
윗쪽 1/5부분의 잎만 남기고 아래 잎은 모두 흝어버린다.
그리고 꽂을 부분은 비스듬히 칼로 다듬어준다.
윗쪽은 도포제를 발라준다. 물론 없으면 안발라도 된다.
맹물이나 발근촉진제를 탄 물에 30분 이상 담갔다가 꺼낸다.
마사토상자에 비스듬히 꽂고 반차광하여 마르지 않고록 수분관리를 해준다.
늦봄~초여름에 새뿌리가 많이 난 것이 확인이 되면 조심스럽게 캐내 밭에 옮겨심는다.
이렇게 만들어 지는 것이 눈(둥근)주목이 되어 동긍동글하게 깍아 키우는 주목이 되는 것이다.
물론 돌틈사이에 심는 매지목 용도로도 이용한다.
4. 접목하는 날
오늘은 땅도 축축하고 해서 밭일을 잠시 접어두고 벌목으로 민둥산이 된 곳에 가서 무참히 잘려나간 으름덩굴과 근삽용 뿌리를 가져와 으름과 머루 삽목도 하고, 그동안 벼르던 여러가지 접목을 하기로 했습니다.
매실, 복숭아, 개살구, 왕벚, 능수벚 변이종, 자두 조생 중생 만생종 등 접수를 준비했습니다.
전지가위로 작년에 심어두었던 대목을 싹둑 잘라냅니다.
이 대목에 접목도로 칼집을 내서 짜갭니다. 이 때는 장갑을 끼고 손을 다치지 않도록 ...
접목할 접수를 눈 한두개가 포함되도록 자른 다음 아래부분을 대목의 짜갠 부분에 잘 들어가도록 접목도로 매끄럽게 쐐기모양으로 다듬습니다.
이제 대목에 접수를 꽉 끼웁니다. 이 때 부름켜가 일치하도록 합니다.
만약 나무 굵기가 달라 양쪽을 일치시킬 수 없으면 한쪽만이라도 일치시켜야 합니다.
접목용 비닐테잎으로 동여 매줍니다.
수분증발을 막고 병균의 침투를 막기위해 도포제인 톱신페스트로 접수의 절단부분을 발라줍니다. 도포제는 시간이 지나면 굳어 막을 형성합니다.
5. 삽목묘 옮겨심기
장마가 시작되는 시점이면 지난 3월말~4월초순경 삽목했던 것들의 발근상태를 확인해서 밭에 옮겨 심기를 해야합니다. 그래야 뿌리도 더 튼튼하게 발달하고 성장이 제대로 됩니다.
옮겨 심을 때는 물을 주어 심어야 되지만, 장마기에 비가 2~3일 내리기 시작할 때는 그냥 심어도 활착하는데 별 문제가 없게 됩니다. 그만큼 일거리가 줄어들고 묘목은 잘사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같습니다. 그래서 요 며칠사이 이식작업들을 바삐 했습니다.
금년 봄에 삽목했던 산머루,머루포도(스튜벤),다래 등의 삽목상 모습입니다.
다래의 발근상태입니다.
산머루의 발근상태입니다.
스튜벤(머루포도)의 발근상태입니다.
보리수나무의 발근상태입니다.
밭에 넓혀 1차 가식해놓은 상탭니다. 내년봄부터 아주 심을 곳에 정식을 하면 되는데, 이 1차 가식 없이 바로 아주 심을 곳에 정식을 해도 된답니다.
다래를 비닐피복하지 않고 노지에다 가식해놓았습니다.
가물 때 이렇게 심으면 초기엔 계속 수분을 공급해줘야 합니다.
6. 멀칭과 비멀칭 비교
금년 봄에 머루를 삽목번식하면서 일부는 비닐멀칭을 하고 삽목하였고, 일부는 그냥 노지에 삽목하였었는데 그 결과 발근과 활착에서 많은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둘 다 삽목후 활대를 꽂고 차광막을 설치하여 반차광을 하였습니다.
비닐피복(멀칭)후 그 위에다 머루삽수를 꽂은 경우입니다. 성공율이 98%정도로 좋고 생장도 훌륭합니다.
일반 노지(무멀칭)에다 머루 삽수를 꽂은 후 반차광했던 곳입니다.
거의 30%정도의 성공율을 보이며, 생장 또한 불량합니다. 물론 이것은 조금 늦게 실시한 것이긴
하지만 활착이 매우 불량한 편입니다.
따라서 밭에 바로 삽수를 꽂는 경우엔 비닐을 씌운 상태에서 하는 것이 제초와 지온 및 수분관리상
훨씬 유리합니다.
7. 과수 직접 번식해 보세요.
묘목상에서 봄이면 파는 과수는 접목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접목한 것은 열매가 빨리 달릴 뿐만 아니라 우수한 형질의 품종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접목한 부분이 동해 등으로 죽어버리면 뿌리에서 대목으로 사용한 나무의 순이 여러 갈래로 올라오게 되지요.
감나무 같은 경우 대목으로 고욤이나 옛날 산감나무를 번식하여 사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고욤을 대목으로 쓴 것 보다는 산감나무를 대목으로 사용한 접목묘를 사는게 더 유리합니다. 생장도 더 좋고 혹시 원줄기가 죽더라도 이쁜 옛날 산감이라도 볼 수 있어 좋지요.
혹 고욤이 올라오거든 죽이거나 뽑아버리지 말고 돌아다니다 맘에 든 감나무가 보이면 늦가을이나 이른 봄에 그 가지를 꺾어다 고욤나무에 다시 접을 하면 그 이듬해부터 감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접목이나 삽목 같은 것 하나도 어렵지 않답니다.
위 사진은 금년 봄 개복숭아 1년생 대목에 자두, 매실, 꽃복숭아를 접목하여 지금까지 자란 것이랍니다. 땅만 좋으면 한 해에 엄청 자랍니다. 이것도 제 키를 넘었지요.
묘목상들이 이렇게 키운 묘목을 금년 가을이나 내년 봄에 캐서 보통 3,000원~5,000원에 파는 것이랍니다.
이런 작업에 구미가 땡기시는 분들은 한 번씩 해보세요. 넘 쉽고 넘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