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올 들어 FSI엔진을 라인업에 추가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A4와 A8을 중심으로 직접분사 엔진과 여기에 터보차저 시스템을 채용한 TFSI엔진까지 보강해 2005년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경량에 고성능, 높은 연비 등을 표방하는 아우디의 터보 FSI 엔진은 다루기 쉽다는 것을 특징으로 내 세우고 있다. 터보차저 시스템을 채용한 아우디 A4 2.0 TFSI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최근 들어 전 세계 시장에서 아우디의 상승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2005년 한해 아우디의 전세계 시장에서의 판매대수는 82만 9,100대. 1995년 아우디의 판매대수 44만 7,855대였던 것이 2000년에는 65만 3,404대, 그리고 2004년 77만 9,441대에 다시 2005년에도 6.4%의 신장률을 보이며 10년 연속 판매 증가 기록을 세웠다. 대중차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이 정도의 성장은 파죽지세라고 할만하다. 아우디는 그중 70% 가까이를 수출하고 있으며 최대 수출국은 물론 미국으로 8만 3,066대. 다음으로 영국이 8만 1,374대, 중국 5만 8,878대 순. 이런 판매증가의 배경은 물론 효과적인 모델 전략. 항상하는 이야기이지만 자동차회사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 오늘날 세계 자동차업계의 상황을 살펴 보면 소비자들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좋은 제품의 여부에 따라 명암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어렵다는 경제상황 속에서도 공급이 부족한 메이커가 있는 반면 끊임없는 구조조정에 시달리는 업체도 있다. 이는 간단하게 표현하면 매력적인 제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른 것이다. 다시 말해 아우디는 네바퀴 굴림방식의 선구자라는 점과 하이테크를 브랜드 이미지로 내 세우며, 90년대 중반의 차명 변경과 21세기 들어서 선보인 싱글 프레임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의 변화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그 결과가 판매대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시장에서 아우디의 활약도 눈부시다. 2004년 10월 한국법인을 설립한 아우디코리아는 2005년 들어 다양한 신모델 발표, 판매 및 A/S망 확대, 다양한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2,698대를 판매해 2004년(807대) 대비 234%라는 폭발적인 판매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우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 들어서는 1월 한 달 동안 541대를 판매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간 판매 500대를 돌파하며 수입차 판매 순위 2위로 올라섰다. 이처럼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우디가 내 세우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는 다이나믹한 프레스티지 스포츠 세단. 같은 독일의 BMW와 메르세데스에 비해 네바퀴 굴림방식 부문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는 점을 내 세워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주행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이나믹한 주행성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 시승하는 A4 시리즈. 아우디 라인업의 판매대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A4는 아우디의 주력 모델이다. BMW가 3시리즈의 판매가 절반이 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미지 리더로서의 모델과 실제 판매의 핵이 되는 모델의 차이가 드러난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대수를 보더라도 2004년 전체 판매대수 7만 7,917대 중 A4는 4만 7,168대가 판매되어 61%를 차지하고 있다. 경쟁 상대는 물론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그리고 볼보 S40, 재규어 X 타입 등 강호들이 즐비하다.
Exterior
아우디와 BMW, 메르세데스 벤츠의 D세그먼트 모델인 A4와 3시리즈, C클래스는 각 브랜드 톱 세그먼트의 축소판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해 왔었다. 그래서 ‘리틀 S클래스’, ’베이비 7시리즈’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BMW는 최근 뉴 3시리즈의 등장과 함께 각 세그먼트의 캐릭터 차별화를 추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아우디는 뉴 A4에서 상급 모델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에 공통으로 흐르는 DNA의 통일 작업을 완성하는 단계에 있다. A8에서부터 A6, A4, A3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아이덴티티가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 작업으로 대표되는 거이 싱글 프레임 프론트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한 ‘박력’있는 스타일링이다. 이 그릴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와 약간 옆쪽에서 보았을 때 이미지가 완전히 다르다. 앞쪽에서 보았을 때는 우선 남성적 이미지, 그러니까 아우디가 표현한대로 박력있는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측면에서 보면 아우디의 브랜드 이미지 중 하나인 우아함이 묻어난다. 그러니까 아우디의 싱글 프레임은 존재감과 박력, 우아함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는 것. 얼굴에만 집중하지 말고 전체를 바라보면 역시 아우디답다는 반응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프론트의 싱글 프레임만으로 보자면 획기적인 변신이라고도 할만하지만 그 외의 부분을 자세히 뜯어 보면 약간 보수적인 독일차의 고집스러움이 살아있다. 그에 대해 아우디측은 “아우디는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고 설명한다. 좀 다른 말로 표현하면 메르세데스와 BMW는 “요소를 더 늘려 보이도록 하자”고 하는 방향성을 취하고 있다. 또 최근의 BMW는 자동차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하고 있는데 대해 아우디 A6는 무언가를 끄집어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는 디자인이라고 한다. 함축적인 이미지를 표방한다는 것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586×1,772×1,427mm, 휠 베이스 2,648mm. BMW 뉴 3시리즈가 4,520×1,817×1,421mm 휠 베이스 2,760mm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Interior
익스테리어의 변화와는 달리 인테리어에서는 풀 모델체인지 수준으로 달라진 것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는 점 때문에 지금도 현행 A4가 7세대인가, 아닌가에 대해 가끔씩 헷갈리고 있는 것을 본다. 필자의 관점에서는 뉴 A4는 빅 마이너 체인지라고 보지만 아우디측은 분명한 풀 체인지라고 주장한다. 오늘 시승하는 2.0TFSI A4의 인테리어는 작년 데뷔 당시와 크게 다른 점은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스티어링이 4스포크 타입에서 3스포크로 바뀌어 있고 스포크 좌우에 리모콘 버튼이 설계된 점이 다르다. 또한 스포크 뒤쪽에 팁트로닉을 위한 버튼이 설계된 것도 새롭다. 센터 페시아 위쪽에 서랍식으로 나오는 두 개의 사물함 중 하나가 컵홀더였었던 것이 이번에는 둘 다 사물함으로 바뀌어 있다. 물론 실렉트 레버 패널이 우드 트림 대신 메탈 트림으로 처리된 것도 차이라면 차이다. 하지만 그 외 대부분은 같다. MMI는 여전히 A4의 장비로 여겨지지는 않는 모양이다. 처음에는 MMI가 없어 심플하다고 느꼈었는데 지금은 어딘지 허전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이로 인해 변화의 폭이 더 적게 느껴지는가 보다. 스티어링 휠 안의 계기판은 플래그십인 A8과 같은 맥락. 두 미터류가 원형이 아닌 좌우로 각각 뻗어 내린 형태로 된 클러스터 분리 타입의 뉴 A6와는 다르다. 그것은 직선 기조의 대시보드와 센터 페시아의 디자인과 어울려 간결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독일식 기능주의가 스며 있다. 정리정돈이 잘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버튼을 문자로 처리한 점과 블랙 바탕에 그레이 컬러로 하고 있어 식별성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여전하다. 또한 맨 아래쪽의 버튼류들은 운전자와 좀 멀게 느껴지는 것도 그대로다. 한가지 더 지적하자면 파워 윈도우 스위치의 터치감도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었는데 여전하다. 시트는 여전히 좋은 감촉. 버키트 타입으로 착좌감이 일품이다. 엉치뼈 부분까지 시트와 밀착되는 느낌을 주는 홀드성이 뛰어나다. 운전석 시트는 6웨이 전동 조절식. 물론 럼버 서포트도 전동 조절식이다. 리어 시트는 60:40 분할 폴딩식. 헤드레스트는 상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방식으로 후방시야 확보에 도움을 준다. 지난 번 시승에서 프론트 시트백 뒤쪽에 맵 포켓이 없다고 지적했었는데 이번에는 추가되었다. 하지만 바느질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이는 시트의 감성품질은 역시 빈틈없는 독일 메이커임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트렁크의 처리는 그야말로 말끔하다. 휠 하우스가 침범하거나 하는 것 없이 좌우에 수납공간을 마련하는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까지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Powertrain & Impression
아우디 코리아는 올 초 가솔린 직접분사 방식의 FSI 엔진이 장착된 모델을 A4와 A8에 추가했다. A4에는 2.0 TFSI, A4 2.0 TFSI 콰트로, A4 3.2 FSI 콰트로, A8에는 3.2 FSI 콰트로와 A8L 3.2 FSI 등이 그것이다. 이중 오늘 시승하는 모델은 2.0TFSI 콰트로. 1,984cc 직렬 4기통 DOHC 16밸브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200ps/5100~6000rpm、최대토크 28.6kgm/1800~5000rpm을 발휘한다. 이번 시승의 핵심은 바로 이 TFSI엔진에 관한 것이다. . TFSI엔진은 직접분사 터보 FSI엔진의 약자로 자연흡기인 FSI를 베이스로 개발된 것이다. 직렬 4기통 직접분사방식의 FSI엔진은 이미 아우디와 골프 모델들에 탑재되어 소개된 적이 있다. 글로벌오토뉴스 최근 시승기 중에는 폭스바겐 뉴 파사트에 탑재되어 소개됐었다. 말 그대로 TFSI 는 FSI에 터보차저 시스템을 채용한 것이다. 엔진 룸에도 그래서 2.0FSI라는 표기와 별도로 Turbo라는 표기가 되어 있다. 그러니까 높은 효율과 연비가 좋은 FSI에 파워는 높여주지만 연비성능에서는 떨어진다는 터보차저를 조합시키고 있는 것이다. 상반되는 성능의 양립을 추구하고 있다. 엔지니어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직접분사 엔진과 터보차저는 상성이 좋다고 한다. FSI는 정확한 양과 타이밍으로 연료분사가 제어되는 시스템이다. 거기에 통상의 엔진보다 터보 과급이 정확하고 효율 좋게 이루어진다고 아우디 엔지니어는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많은 부품을 개량해 성능을 향상시켰으며 터보 특유의 열 부하에도 대응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린더 내에서 종회전의 기류를 더 높게 발생시키기 위해 자연흡기의 FSI보다 인테이크 매니폴드의 지오메트리를 저항이 낮은 형상으로 변경했다. 그 결과 내 노킹성과 열 효율이 더욱 향상되어 있다. 실린더헤드 흡기 측에 설계된 인젝터는 커먼레일 시스템. 연료분사압은 최대 100바로 고압펌프가 분사시간을 1/1000초 단위로 정밀하게 제어한다. 직접분사 엔진은 가솔린을 실린더 내에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연료에 따른 냉각효과가 포트 분사타입보다 크고 충진효율이 높아 고압축화해도 노킹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아우디 2.0TFSI의 압축비는 일반적인 자연흡기 엔진과 비슷한 10.5:1 로 과급엔진으로서는 아주 높은 수치다. 이는 저회전역에서부터 토크를 추출하는 것이 가능하고 운전이 쉽다는 특성을 보여준다. 앞서 표기한 수치보다 파워를 좀 더 올릴 수 있었지만 다루기 쉬운 엔진의 컨셉을 살리기 위해 토크 중시의 특성을 부여했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엔진과 달리 1,800에서 5,000rpm까지의 아주 넓은 영역에서 최대토크를 발생한다. 그로 인해 2리터 FSI보다 TFSI쪽이 최고출력에서 50ps, 최대토크에서 80Nm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이 TFSI엔진은 모터스포츠의 장에서는 이미 최신 기술로서 사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아우디는 모터스포츠의 장을 통해 연구개발을 실시해왔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재패한 아우디 R8에 V형 8기통의 터보FSI가 탑재되어 있다. 아우디는 24시간이라고 하는 가혹한 레이스에서 직접분사 TFSI의 개발을 해온 것이다. 이는 아우디의 철저함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트랜스미션은 CVT 시스템인 멀티트로닉과 6단 MT가 설정되었었는데 2.0TFSI에는 6단 AT 팁트로닉이 조합되었다. 2페달 수동기어인 DSG는 여전히 채용되지 않아 아쉽다. A4의 엔진이 세로배치방식이기 때문이다. 가로배치 엔진의 A3에는 DSG가 채용되어 있다. DSG는 가로배치 엔진용만 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 에서의 엔진회전은 2,000rpm. 레드존은 6,7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5km/h에서 2단, 95km/h에서 3단, 150km/h 에서 4단, 다시 205km/h에서 5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생각할 겨를이 없이 그냥 같은 톤으로 올라간다. 터보차저 엔진이면서도 토크의 변동이 거의 없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터보차저가 작동한다는 느낌이 없이 자연흡기와 같은 부드러운 감각으로 회전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3,000rpm 전후에서 이 차의 배기량이 2,000cc라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잊을 정도로 두터운 파워감을 보여준다. 2,000rpm아래서부터 밀어 붙이는 감각이 운전자를 부추긴다. 제원표상의 0-100km/h 가속성능이 7초라고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치고 나가는 맛이 압권이다. 물론 앞쪽 엔진룸에서의 자극적인 사운드는 오른발을 자꾸 자극한다. 이 정도라면 최고속도는 236km/h보다 더 속도를 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 . 그런데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파워감보다는 이 차가 터보차저라는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경쾌하게 회전을 올려주어 컨트롤이 쉽다는 점이 더 좋아 보인다. 90년대에 자주 거론됐던 터보 래그도 전혀 느낄 수 없다. 느낌상으로는 터보차저를 채용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강력한 파워의 자연흡기 엔진이 아닌가 하고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고회전에서도 거의 비슷한 감각으로 속도계의 바늘을 밀어 올린다. 여기에서는 스포츠 세단의 감각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듯하다. 물론 엑셀러레이터 응답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런 내용은 무의미하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는 순간 타코미터의 바늘은 직선으로 솟아오른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4링크, 리어는 트레퍼조이달식 멀티링크 타입 그대로. 현행 A4데뷔와 함께 새로 설계한 다이나믹 서스펜션으로 인해 진동 경감이 이루어졌다. 댐핑 스트로크는 약간 짧은 쪽이다. 그래서 노면의 요철을 비교적 직접적으로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타입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접지력을 잃지 않는 콰트로의 안정감은 발군이다. 스티어 특성은 뉴트럴 지향으로 응답성은 직선적이다. 작년 봄 데뷔 당시의 시승에서도 언급했던 것이지만 현행 A4는 A8의 프리미엄성을 강조하면서 하체의 특성은 스포츠 라인인 S4의 성격을 노골적으로 강화한 모델이다. 이는 아우디가 브랜드 이미지로 내 세우는 내용이기도 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달리는 즐거움을 표방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주요제원 아우디 A4 2.0T 콰트로
크기 : 전장×전폭×전고 4586×1772×1427mm, 휠 베이스 2648mm 트레드 앞/뒤 1,522mm 차량 중량 1,535kg
엔진 : 1,984cc 직렬4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82.5 X 92.8mm 압축비 10.5 최고출력 200ps/5,100~6,000rpm 최대토크 28.6kgm/1,800~5,000r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