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우(9회 졸, 동아일보 편집위원)

[토종닭]

작성자

애드넷

작성일

[ 2003-10-06 16:29:49 ]

제 목

이홍우(9회 졸, 동아일보 편집위원)

1. 생각나는 선생님
저는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녔어요.
만화를 워낙 좋아해서인지 당시 지방에서는 예술 학교로 알려진 서라벌에 입학하게 되었지요.
이번에 퇴임하시는 임창섭 교장 선생님이 그 당시 담임 선생님이셨는데 제가 만화를 그리고 발표하는데 많은 격려를 해 주셨지요.
또 지방에서 올라온 저를 기거하게 해준 안병태 선생님, 김영혁 선생님, 나종학 선생님도 무척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
그 당시 학생잡지로는 거의 유일했던 '학원'지에 학생이면서도 직업세계에 진출해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10대의 프론티어'라는 코너가 있었어요.
거기에 안성기 씨나 조훈현 씨와 더불어 저에 관한 기사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이후 전국에서 편지가 쏟아졌고 여학생들이 몰려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친구들로부터 '시골서 온 놈이 이름난다'하며 시기 아닌 시기를 받았던 적도 있었지요.


3. 그림의 길로 들어서게 된 동기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워낙 좋아했어요.
게다가 당시 이강석 사건을 의미있게 풍자한 김성환 화백의 고바우 영감에서 감명을 받아 시사 만화로 진출하기로 결심하였죠.
집안의 반대가 심했지만 결국 서라벌에 입학하게 된 동기가 되었습니다.


4. '나대로' 선생의 성격은-
'나대로' 는 불경 중에 있는 '대경대로'에서 따온 말입니다.
말 그대로 정도, 혹은 자의식의 의미로 보면 옳겠지요.
제가 연재를 시작한 80년은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그때 한 소시민의 입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풍자가 가능했던 만화를 통해 비판적 여론을 수렴하도록 노력했지요.
오늘날에도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으면 독자 또한 공감한다.'는 생각으로 노력하는 것이 저의 주관입니다.


5. 후배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제가 67년도에 지방신문을 시작으로 80년 동아일보를 거쳐 지금까지 수십 년간을 이 한 길로만 달려왔습니다.
지금 그래도 만족할만한 자리를 잡은 것도 바로 이 끈기있는 생활의 결과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물론 후배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구요.
최선을 다해 한 길로만 노력했을 때, 아니 70% 이상만이라도 노력한다면 그 이상의 결과는 모두가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소명 의식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모두 윗자리에 서려고만 한다면 이 사회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조그만 일이라도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것을 위해 다양한 교양을 쌓고 문화를 접하는 적극적 자세, 이것이야말로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하고 있는 이 때에 필요한 인물이 아닐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