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자치 단체장들이여! 큰 머슴이 되라.
공자의 말 가운데 “극기복례”(克己復禮)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자기를 이긴다는 뜻인데 즉 사사로운 욕망을 정신력으로 눌러 충격 욕망 감정 따위의 과도한 발동을 억제한다는 뜻이다. “예”란 자기가 서있는 자리를 지키자는 것이다. 또한 “예”란 사회의식을 말하는데 어떻게 하면 온 천하가 잘살 수 있느냐의 물음에 서슴지 않고 대답한 것이 극기복례였다.
공자의 대표적 사상은 '인(仁)'이었다.
논어(論語)에는 "인(仁)은 무엇인가?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 누가 인(仁)한가? 모든 사람이 인(仁) 때문에 살면서 인(仁)을 모르고 인(仁)을 외면 한다"고 하시며 "인(仁) 좋아하기를 색(色) 좋아하듯 한다면 세상은 바뀔 것이다" 라고도 했다.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안연(顔淵)이 인(仁)을 묻자 공자(孔子)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이기고 예(禮)로 돌아감이 인(仁)이 된다. 하루 동안 나를 이기고 예(禮)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仁)으로 돌아간다. 인(仁)을 행함은 자기를 말미암은 것이니 다른 사람에게 말미암겠는가?"
공자의 제자 안연이 그렇다면 인을 행하는 조목이 무엇입니까.?
공자의 대답은 이랬다.
『禮가 아니면 보지도 말며, 예가 아니면 듣지도 말며,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도 말라』
이런 가르침을 받고 안연은 공자에게 말했다.
『제가 비록 불민하오나 반드시 이 말씀을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공자의 중심사상은 仁이고 인과 禮의 관계를 가르친 대목인데 논어 가운데서도 白眉(백미)의 하나로 꼽힌다. 克己는 도덕생활의 기본이다. 私慾(사욕) 私心(사심)에서 벗어나 이를 이기는 게 극기다. 禮는 사욕과 사심을 억제하는 규율이며 극기가 있어야 예의 실천이 가능하다는 공자의 가르침은 새롭게 시작하는 지방자치 단체장들이 들어야하는 충언이다.
민선 지방 자치단체장들이 취임과 더불어 임기가 시작 되었다. 저마다 각오가 남다르다. 지역을 섬기고 지역의 경제를 살리겠다는 각오가 힘이 있어 보인다.
새롭게 시작하는 지방자치 단체장들은 어느 때 보다도 초심을 잃지 않도록 자기 정진에 심혈을 기우려야 한다.
기초 단체장이 주무르는 권한은 막강하다. 지방의 황제라고 불릴 수도 있다. 공무원인사권, 예산 편성권, 각종인허가권, 지도 단속권, 여러 가지 조례발의권을 가지고 있어 재산세나 세금을 내리거나 올리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아파트 건축 공사권이나 공원조성, 각종 체육시설, 음식점 위생검사등 민생 현장에 손을 안 되는 부분이 없다. 이러한 막강한 이유 때문에 뇌물의 유혹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있다. 그러므로 공자의 극기복례의 말을 새삼 귀담아들어야한다.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은 생물이다. 민심은 무섭다. 민심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금방 돌아설 수 있다. 이제 지역주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을 하나하나 실천하면서 좀더 가까이 주민 곁으로 다가가야 한다. 지역주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진정한 봉사자로서의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주민들이 뽑아준 은혜를 갚기 위해 발로 뛰어다녀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리고 사분오열 갈라져 있는 지역의 민심을 하나로 아우르는 작업도 해야 한다.
자치단체장들은 주민의 큰 머슴이다. 머슴은 주인이 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큰 머슴은 우선 말수가 적어야한다. 언행이 일치할뿐더러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야 한다.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항상 경청해야 한다.
또한 자치단체장들은 지역을 섬기는 거룩한 성직이다. 성직자의 마음과 정신으로 첫째도 봉사요 둘째도 봉사요 마지막까지 봉사의 정신을 잃어서는 안 된다. 봉사와 섬김의 자리를 하늘이 주었다고 생각하면서 지역주민들을 돌보고 섬겨야한다. 머슴은 섬기는 사람이다.
경청하는 사람이다. 결코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옛날 우리선조들은 머슴이라는 말 뒤에는 “쇠” 자를 많이 붙였다. 마당을 쓰는 하인은 `마당쇠`가 되고 떡메를 잘 치는 머슴은 `떡쇠`가, 힘이 좋은 남자는 `변강쇠` 이런 식으로 남성의 상징으로 “쇠” 를 붙여 썼다. 강한 남성성이 가장 강하다고 할 수 있는 이름으로 `돌쇠` 가 있다. 이것은 돌(石)이나 쇠(金)같은 단단하고 강한 것을 상징한다. 그리고 철(鐵)은 우리말로 `쇠`라는 말이다. 과거 철기문화의 힘은 신라가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지방자치 단체장들이 돌처럼 쇠처럼 중심을 잘 잡아서 큰 머슴으로 우뚝 설수 있기를 바란다. <김기포, 포항기계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