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에 '함사모' 봉사활동에 참가 했었습니다.
그날은 용산에 있는 '영락 아데아의 집'과 '사랑의 집' 두 군데로 나눠서 활동을 했는데요. 저도 그날 오전에 연락을 받아서 사전 공지 띄우지 못 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할머니 가스 보일러 놔 드릴게요 >
그날 역삼동에 있는 '함사모' 사무실 현판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막바로 출발했던 제가 가장 먼저 도착을 했습니다. 제가 갔던 곳은 용산에 있는 '사랑의 집' 이었는데요. 무의탁 노인 여섯분, 정신장애가 있으신 찬규씨, 그리고 이 분들을 돌봐드리는 원장님과 아주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길 찾기가 무지 힘들더군요. 재개발 지역 안에 있는 조그맣고 허름간 가정집인데요. 원장님께 전화를 몇 번이나 하고서야 겨우 찾았습니다. 근데 웬 쬐끄만 아이가 혼자서 달랑 오니까 거기 계신 분들이 무지 실망하신 눈치셨습니다.^^ 특히, 마중까지 나왔던 찬규씨는 " 왜 혼자만 오셨어요?" 라고 힘들게 말하시더군요.
한 시간 후쯤에 '함사모' 멤버들이 들이닥쳤습니다. 장교수님, 현정화 총무, 서향순-박경호 부부, 한의원 원장님과 간호사 선희씨, 한식집 '한국관' 사장님, 유동균 총무님 등이 오시자 금새 방이 꽉 차더군요.
남자분들은 석유를 사다가 날랐구요. 여자들은 할머니 목욕을 시켜드렸습니다. 한의원 원장님께선 침을 놔드렸구요. 근데 사랑의 집이 워낙 난코스라거 힘 좋은 운동 선수 아찌들도 석유 두 통 양손에 들고 한 번 나르더니 입에서 단내를 풀풀 풍기더군요. 이 일을 항상 두 아주머니께서 하신다는 말을 듣고 장교수님께서 즉석에서 약속을 하셨습니다. " 꼭 가스 보일러로 바꿔드릴게요."
그리고 나오면서는 사랑의 집 앞에 있는 경찰들한테도 도움이 필요할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근데 이 분들의 말이 압권. "저희도 박봉이라...^^)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
접속이 자꾸 끊겨서요.
< 슬픈 현실 >
그리고나서 1급 장애아들이 있는 영락 아데아의 집으로 갔습니다. 이미 그 곳에선 많은 사람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함사모' 멤버로는 이경석 감독님, 전이경 선수, 자원봉사자 효신씨가 있었구요. 학생들도 몇 명 있더군요. 저희가 갔을땐 아이들 저녁 먹이고 침대에다 재우고 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조그마해서 그렇지 사실은 14~15살 먹은 아이들 이라고 하더군요.
근데 이 곳은 영락교회에서 운영을 하고 있어서 사랑의 집보단 훨씬 낫더군요. 실내외 환경도 아늑하고 쾌적했고, 아이들을 고정적으로 돌봐주는 언니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한 번 왔다가면 그만이라서 아이들이 좀처럼 자원봉사자들에겐 정을 안준다고 하네요. 그리고 사랑의 집 같은 영세한 시설은 봉사에 참여해도 세금혜택이 적기 때문에 그나마 생색 내려고 오는 사람들도 뜸 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별로 반갑지 않고, 이젠 딱 보면 다시 올 사람인지 아닌지가 분별이 간다고 하더군요.
< 대한민국에서 38개 뿐인 돕바 >
아이들 다 재우고 나선 다음 코스인 '한국관'으로 갔습니다. 홍대에 위치해 있는 한식집 인데요. '함사모' 멤버이신, 마음씨 좋으신 사장님께서 봉사가 끝난 날은 항상 인심을 후하게 써주신답니다.^^ 그 날 음식 다 먹고나서 다들 이쑤시게가 필요했답니다.^^
술잔이 오고가면서 서서히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는데요. 빠빠바 빠빠바~~~ 황영조 선수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분위기가 갑자기 살벌(?)해 졌습니다. 애주가이신 선희씨와 황영조 선수의 '공포의 대작'이 시작 됐거든요. 드디어 공이 울리고 1라운드 시작... 접근전을 마친 양 선수... 초반엔 난타전이었습니다만 결국 황영조 선수 3회도 못 가 KO패 하고 말았습니다. 매취순 몇 잔에 금새 흑기사로 변한 황선수는 다른 테이블로 이동했다가 바람처럼, 구름처럼 어디론가로 사려졌습니다.^^
자꾸 끊기네요.
또 다시 써야 겠네요.
좀 있다간 장교수님 사모님과 둘째 민국이도 왔습니다. 지방 갔다가 밥먹으러 오신 것 같더라구요. 근데 장교수님은 정말 술을 한 잔도 안드시더군요.^^ 전이경 선수는 매취순 한 글라스 원 샷 하고나서 모자며, 곱찬 밴드며 허물 벗듯 다 놔두고 몸만 일으켜서 일찍 집에 갔구요. 이경석 감독님은 예상했던 대로 술을 잘 마시더군요.^^(얼굴만 빨개진건가?)
그리고 '함사모' 사무실의 유실장님께서 저에게 돕바를 한 벌 주셨습니다. 주인없는(?) 옷이었는데 담엔 꼭 미리 연락 주겠다고 하시면서 덥썩
안겨주시더군요. " 이거 대한민국에서 38벌 뿐이야." 이 말을 듣는데 기분이 무지 흐뭇했습니다. 집에 올 때 그 옷을 걸치고 왔는데 정말 따뜻했습니다
장교수님께서도 아예 '함사모 서포터스'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하시더군요. 사실, 저와 같이 순수한 자원봉사자는 많지 않거든요. 와도 꾸준히 오는 사람은 드문 것 같구요. 앞으로 이 모임이 활성화 됐으면 하고 바라시던데요. 울 사람들이 나서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봄이 되면 '함사모' 활동도 많아지고, 아이들과 밖에서 운동도 하고
그럴거랍니다. 아이들과 놀아줄 젊은 친구들이 많이 동참하면 좋겠죠. 그리고 꼭 '함사모' 가 아니라도 우리끼리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거구요.
그날 다시 한번 느낀 거지만 스포츠인들은 정말 순수하고 마음이 아름답더군요. 같이 있으니까 가슴이 따뜻해지더군요. 그리고 이제 하이텔 배구동 하면 '함사모'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답니다. 비록 전 날라리 회원이지만 장교수님께서 저를 소개할 땐 항상 하이텔 배구동 이라는 말을 붙이시거든요.^^ 고려증권의 열렬한 팬이라니까 무척 좋아하시구요.
담엔 꼭 미리 연락 드리구요. 같이 가도록 하지요.
그럼. 재미 없는 후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