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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상황봉
"완도의 돛대, 그 정상에 올라 다도해를 품는다"
대야리~상황봉~서북릉~백운봉~대야리 5시간 소요
“정상에서 다도해를 바라보면 10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갑니다.”
상황봉(644m)은 완도 최고봉이다. 완도 땅을 이루는 모든 산줄기는 바로 상황봉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상황봉은 완도라는 섬을 지탱해주는 지주요, 돛대인 셈이다.
현재 상황봉을 오르는 산길은 모두 5개 코스가 있다. 서쪽의 완도수목원에서 임도 따라 오르는 길도 있으나 수목원 입장료(2,000원)와 주차료(3,000원) 때문인지 이용객이 드물다. 축제에 참가했다면 차량 문제도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원점회귀산행을 해야할 것이다. 주민들은 물론 외지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상황봉 원점회귀코스로는 동쪽의 대야리 코스가 으뜸이다. 대야리는 청해진 유적지인 장도에서 1km도 떨어지지 않았다.
▲ 상황봉 정상에서 조망을 즐기는 등산인들. 완도 주변의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감탄사 절로 나오는 짙은 난대림
대야리 에덴농원 바로 위쪽의 주차장엔 오른쪽으로 백운봉으로 가는 진입로가 있다. 여기서 20~30m 정도 올라 임도가 급하게 꺾이는 곳에 상황봉 가는 진입로가 보인다. ‘상황봉 3.4km' 이정표가 있다. 산길은 동백숲으로 호젓하게 뚫려있다.
“와, 완전히 동백 밀림이네요.”
사람들은 모두 감탄한다. 정말 동백숲은 밀림 같다. 4월 중순인데도 빨갛게 피어 있는 동백꽃은 등산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드문드문 연분홍의 철쭉꽃도 보였다. 숲 바깥은 바닷바람이 요란하다. 그러나 숲속에 들어서 있으니 숲을 거칠게 더듬는 바람 소리만 들려올 뿐 미풍도 느낄 수 없다. 누구라 할 것 없이 끝없이 이어지는 울창한 상록수림을 산책하듯 오른다. 또 감탄사가 터진다.
“와, 숲이 너무 좋다!”
철탑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북쪽 아래로 대야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건드렁바위가 자리하고 있다. 나라에 재앙이 생기면 건들건들댄다는 흔들바위다. 건드렁바위를 지나면 산길은 다시 나무가 짙은 상록수림으로 접어든다. 20분 정도 걸으니 왼쪽에 집채만한 상여바위가 나온다. 경사는 조금 급하다.
철탑을 통과할 땐 잠시 시야가 확 트였지만, 이어 나타난 완만한 능선길도 완벽한 밀림이다. 장보고 축제가 열리는 5월5~7일이라면 아무래도 봄햇살이 제법 따가울 텐데, 피부가 민감한 여성 등산인이라 해도 상황봉에서라면 봄햇살에 살갗이 탈지 모른다는 걱정을 붙들어 매도 좋을 듯했다.
▲ 대야리 주차장 20~30m 위쪽에 있는 상황봉 진입로. 상황봉은 산길 요지마다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다.
상황봉 일대의 수림은 가시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난대 수종이 주종을 이룬다. 더군다나 숲은 빽빽하다. 만약 산행 중 길을 잃는다면 숲을 헤매는 게 아니라, 반드시 처음의 길로 되돌아 나와서 찾아야 한다. 산길을 벗어나면 숲이 너무 짙어 한 발짝도 내디디기 어려울 것이다.
500년간 무인도로 있으면서 울창해진 숲
완도의 울창한 숲은 바로 장보고에서 연유되었다. 신라 왕실과 대립하던 장보고가 암살을 당하자 청해진을 제압한 신라 왕실은 851년 완도 사람들을 모두 지금의 전라북도 김제로 강제 이주시켰다. 이후 빈 섬으로 남아있던 완도에 사람들이 다시 들어와 산 것은 고려 공민왕 때인 1351년. 한두 해도 아니고 무려 500년 동안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았으니 완도의 숲이 원시림처럼 울창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사연에 감탄하며 걷다보면 ‘상황봉 1.7km, 대야리 3.5km, 관음사터 20m’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왼쪽 길로 잠시 내려서면 양지바른 암벽 아래 널찍한 절터가 보인다. 동남쪽이 탁 트여 앞은 거칠 것이 없고, 뒤로는 병풍 같은 바위가 둘러쳐져 있다. 마음이 편해지는 명당이다. 또한 상황봉 산행 중 유일하게 식수를 구할 수 있는 장소다. 바위 아래서 샘솟는 물맛은 아주 좋다. 비가 올 때는 커다란 바위굴에서 비를 피할 수도 있겠다. 동백나무가 많고, 노각나무와 버드나무도 눈에 띄었다.
관음사터를 지나면 5분만에 원래 산길과 다시 만난다. 깊은 홈이 파인 너럭바위는 황장사바위. 움푹 파인 바위 웅덩이에 고인 물엔 개구리알이 가득하다. 황장사바위에서 10분쯤 더 가면 넓은 임도를 만난다. 갈등할 필요 없이 임도를 통과해 곧장 오른다. 각종 바위의 전시장인 듯 온갖 형상의 바윗덩이들이 눈길을 붙든다.
온갖 봄꽃이 지천이다. 보랏빛 얼레지, 작고 앙증맞은 새하얀 별꽃, 다양한 색깔의 제비꽃을 감상하는 재미에 발길이 더디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나무는 키가 작아지고 숲도 옅어졌다. 그래도 얼레지는 여기저기 군락을 이루고 있다.
다도해 조망이 매우 빼어난 정상
드디어 상황봉 정상에 도착했다.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만이다. 바윗덩이로 이루어진 정상엔 잡석으로 봉화대를 쌓아놓았다. 정상은 북쪽을 제외한 동쪽과 남쪽, 서쪽의 조망이 아주 빼어나다. 일행의 찬사 대상은 어느덧 숲이 아니라 상황봉 조망으로 바뀌었다. 먼발치로는 상황봉에서 내려다본 신지대교, 청해진 유적지인 장도가 빤히 내려다보인다. 날씨가 좋을 때엔 제주의 한라산 봉우리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상황봉 정상에서 다시 대야리로 원점 회귀하려면 일단 서북으로 뻗은 주능선을 타고 백운봉(600m)까지 가야 한다. 상황봉에서 백운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은 산길도 부드럽고, 중간 중간 드러나는 조망도 빼어나다. 다만 능선의 나무들은 키가 작아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진 못했다.
▲ 관음사터의 샘물. 상황봉 산행 중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식수답게 물맛이 좋아졌다.
상황봉을 출발한 지 30분만에 만난 하느재 임도를 통과해 3분쯤 오르니 3층으로 된 튼튼한 목조전망대가 반긴다. 바윗덩이가 사방에서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1층은 20~30명이 비바람을 피하기 좋고, 2층은 바람까진 아니래도 비를 피할 수 있겠고, 3층은 주변을 조망하기에 아주 적당했다. 이곳에서 식사를 했다. 이 3층 목조전망대는 이래저래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겠다.
전망대에서 오르막길에 땀을 빼면 40분만에 백운봉 정상이다. 진달래가 봄을 밝히고 있는 정상은 전망 좋은 너럭바위가 펼쳐져 있다. 남해의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백운봉 정상에서의 조망 또한 장관. 상황봉에 결코 뒤지지 않는 조망이다. 아니, 수백 명이 동시에 서있을 정도로 제법 널찍하고 평평한 너럭바위가 있어서인지 상황봉보다 오히려 정감이 더 갔다.
백운봉 정상에서 숙승봉 방향의 북쪽 능선으로 200m 정도 내려서면 ‘숙승봉 1.8km, 대야리 3.6km’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다. 여기서 조심해야 한다. 곧장 가는 길은 숙승봉(435m)으로 해서 북쪽 불목리로 이어진다. 동쪽의 대야저수지로 가려면 상대적으로 호젓한 오른쪽 길로 내려서야 한다.
조금 호젓하고 거친 대야리 하산길
대야리로 내려가는 산길은 지금까지에 비해 거칠다. 경사가 심한 곳엔 철계단도 놓여 있다. 역시 얼레지가 많다. 10분쯤 내려서면 산길은 다시 평탄해진다. 5분만에 임도를 만나고 부드러운 경사를 얼마쯤 오르면 477m봉.
▲ 샘이 있는 암벽에서 바라본 관음사터. 땀을 식히며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29번 철탑에선 오른쪽으로 대야저수지가 보인다. 산길은 철탑 아래를 통과한다. 다시 길은 잠깐 거칠어지고 송곳바위를 만난다. 여기서 10분 정도 내려서면 갈림길. ‘에덴농원 400m’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산길로 20분쯤 내려서니 에덴공원 위쪽 계곡이 나왔다. 백운봉 정상에서 출발한 지 1시간30분쯤 걸렸다. 전체 산행시간은 총 5시간 정도면 가능할 것이다.
상황봉의 난대림에서 진한 산소를 맘껏 마셨고, 다도해의 조망도 실컷 즐기는 호사를 한꺼번에 누린 충만한 산행이었다. 아마 산행 후 심신이 날아갈 듯 가뿐해진 것은 그 덕일 것이다. 그러나 산행은 끝났다 해도 다른 선물이 상황봉을 찾은 등산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5월 초순이라면 무덥진 않았더라도 산행 중 제법 땀을 흘렸을 것이다. 산행 끝지점인 대야리 계곡은 수량이 많진 않아도 다슬기가 지천일 정도로 맑고 깨끗한 물이 적당히 흐르고 있으니 산행 후 시원한 계곡물로 땀을 식힐 수 있을 것이다.
보너스 또 하나. 산 아래 길가엔 새하얀 산딸기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아쉽게도 장보고 축제가 열리는 5월 초엔 조금 이르지만, 중순 이후엔 씨알 굵은 산딸기가 익어간다는 게 주민들의 귀띔이다.
#산행길잡이
현재 완도 상황봉 산행기점은 동쪽의 대야리와 죽청리, 남쪽의 화흥리, 북쪽의 불목리 이렇게 4곳이다. 모든 산길은 정점인 상황봉과 백운봉으로 이어진다. 정상으로 오르는 데는 모두 1시간30분~2시간 정도 소요. 이 중에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한 대야리 코스. 대야저수지 주자창~건드렁바위~관음사터~상황봉~서북릉~백운봉~477m봉~송곳바위~대야저수지 주차장 코스가 총 5시간 걸린다. 산길은 가끔 거친 구간도 있으나 초등학교 저학년 이상이면 큰 무리는 없을 정도다.
#숙식
산행 진입로인 대야리의 에덴농원(010-4722-4415)에서 식사가 가능하다. 흑염소 전골(4인 기준) 30,000원, 오리백숙(4인 기준 1마리) 30,000원, 산채비빔밥 5,000원. 13번 국도변의 대야2구에 대야랜드(061-554-9539)라는 숙박시설이 있다. 작은방 30,000원, 큰방 50,000원.
#교통
완도→대야리 입구 시내버스터미널에서 매일 30여 분 간격 24회(06:00~19:30) 운행. 10분 소요, 850원. 완도교통 전화 061-554-4978.
#드라이브 코스 완도교→삼거리(완도항 방면)→13번 국도→11km→대야1구 입구(우회전)→1.5km→대야저수지 아래 주차장 / 완도읍→13번 국도(원동 방면)→6km→대야1구 입구(좌회전)→1.5km→주차장.
[축제 따라 가는 산행] 완도 장보고 축제
완도는 해신(海神) 장보고의 섬이다. 통일신라시대 장보고가 중국·일본과 서남아시아를 잇는 동아시아 해상권을 장악한 본거지였던 청해진이 바로 완도에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완도는 장보고의 고향이기도 하다. 1,200여 년의 역사에 묻혀 영원히 잊혀질 뻔했던 장보고의 위대한 유산을 21세기에 완도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행복하다.
한편, 완도의 최고봉인 상황봉은 섬 완도의 중심을 잡아주는 돛대다. 우리나라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상황봉 난대림 산길을 거닐면서 녹색 산소의 향연과 다도해의 조망도 실컷 즐겨보자. 게다가 장보고축제가 열리는 5월 5~7일은 어린이날까지 낀 3일간의 황금연휴다.
완도 장보고 축제
해신 장보고의 호령소리 들릴 듯한 해안
5월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완도 일대서 펼쳐져
통일신라시대 동아시아 바다를 주름잡던 해상왕 장보고(張保皐·?-846)의 일대기를 다룬 KBS 드라마 ‘해신(海神)’의 인기가 아주 높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남해에 떠있는 섬 완도에 조성한 해신 야외세트장을 찾는 방문객이 부쩍 늘어났다. 드라마가 한창일 때 완도를 찾은 관광객은 하루 23,000여 명. 예전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인파다. 물론 드라마가 종영된 지금도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지속되고 있다.
장보고가 청해진을 경영했던 완도
되짚어보면, 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해신'에서 장보고(최수종)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는 대부분 허구다. 완도 출신 장보고는 통일신라시대 한 세상을 풍미했던 영웅이지만, 그의 청년기 기록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장보고의 숙적이 되는 자미부인(채시라), 장보고의 마음속 여인인 정화(수애) 등도 모두 가상의 인물이다. 염장(송일국)은 역사에 장보고를 살해한 인물로 기록되어 있지만, 어릴 적부터 정화를 사이에 두고 장보고와 미묘한 삼각관계를 이룬다는 내용도 허구다.
▲ 아담한 포구와 어울려 제법 그럴 듯한 소세포 해신 촬영장
완도 소세포에 마련된 촬영장(16,000여 평)엔 부두와 중·대형 선박 12척을 비롯해 객관·저잣거리·군영 막사·망루 등 건물 42동이 완공되어 있다. 소세포 해신 촬영장은 아담한 포구 풍광과 어울려 제법 그럴 듯하다. 앞바다에 떠있는 삼국시대 배들 뒤로는 해남의 땅끝과 노화도·보길도 같은 다도해 섬들이 가깝다.
또 군외면 불목리에 건립한 신라방(新羅坊)엔 본영·객사·민가·중국거리와 설평상단 및 이도형 상단(무역품 거래 및 상인숙소) 등 40여 동의 기와집을 짓고 당나라 시대의 각종 풍물을 재현했다. 신라방 뒤쪽의 우뚝한 숙승봉과 어울려 제법 풍치도 좋다.
완도 동쪽의 장좌리에서 180m쯤 떨어진 바닷가에 떠있는 섬 장도(일명 장군섬)는 장보고가 본부로 삼았던 청해진(淸海鎭) 유적지(사적 제308호)다. 장보고는 이곳에 진을 설치하고 해적을 소탕해 해상권을 장악한 다음, 신라·일본·당나라 3국의 해상 교역에서 신라가 주도권을 장악하게 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부근에서는 여러 채의 큰 건물이 있었던 흔적인 법화사터와 기와·토기 등 당시의 번영을 엿볼 수 있는 유적과 유물이 발견되고 있다.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 장도까지 걸어갈 수 있는데, 이때 당시 청해진을 방비하기 위해 굵은 통나무를 섬 둘레에 박아놓았던 목책의 흔적이 드러난다. 현재 장도의 남쪽과 북서쪽 해안에는 직경 40~80cm의 목책이 1,000개쯤 남아있다. 현재 유적지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엔 축제기간 중 70여만 명이 찾아
장보고 축제는 올해로 11번째를 맞는다. 그러나 이전엔 외지인들이 몰려올 정도로 인기 있는 축제는 아니었다. 드라마 ‘해신’은 장보고 축제의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10번째 축제 때 완도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무려 70만 명. 완도군의 축제 관계자는 “아마도 장보고 시대 이후 가장 많은 인구가 한꺼번에 완도에 들렀을 것”이라 했다. 이에 고무된 완도군은 이 기회를 살려 올해를 완도 장보고 축제의 글로벌 원년을 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위대한 유산, 바다의 미래 장보고!’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올해 축제는 5월5일(금)부터 7일(일)까지 3일간 열린다. 주 행사장인 완도읍의 제1물양장 외에 소세포 해신 세트장, 그리고 신지대교로 연결된 신지면의 명사십리 일원에서 공연과 체험행사 등 모두 43종의 프로그램으로 펼쳐진다. 지난해보다 10여 종이 늘거나 강화됐다.
첫날(5일)의 행사 테마는 ‘장보고의 바다’. 아침 6시에 청해진이 있던 장도에서 장보고대사 고유제(告由祭)가 열리는 것으로 사흘간의 축제가 시작한다. 첫날 이른 시간이라 직접 보기 어려운 게 아쉽다. 신지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오전 11시부터 3시간 동안 펼쳐지는 청해진 모래조각경연은 올해 처음 선을 뵌다.
한편, 오후 4시에 열리는 ‘장보고 김밥만들기’는 지난 해 큰 인기를 끌었던 이벤트. 자원봉사자와 축제 참가자들이 참여한 206m 장보고 김밥만들기 행사는 작년에 이어 관광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예상된다. 지난해엔 쌀 5가마, 김 2,005장에 완도산 미역 등 해초, 단무지, 햄 등이 대량으로 들어갔다. 저녁 8시엔 ‘신라 명신 장보고’ 공연이 열린다.
▲ 관광객들의 눈길을 끄는 이벤트 중 하나인 전통 노젓기대회
둘째 날(6일)의 테마는 ‘문화의 바다’. 오전엔 ‘고금 겟제’ 공연과 전통 노젓기대회 예선전이 열린다. 노화 닻줄꼬기 공연도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관광객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오후엔 모래사장 달리기, 사이클, 물속달리기로 이루어진 ‘장보고 철인 3종경기’가 명사십리 해수욕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회를 좋아한다면 오후 3시의 완도 넙치회 썰기경연을 기웃거리는 것도 괜찮을 듯. 저녁 무렵엔 마당극 ‘남도천지밥’ 공연이 있고, 8시부터는 장보고 축제 기념 ‘MBC 도전! 가요열창’이 신명나게 펼쳐진다. 첫날과 둘째 날 밤엔 9시부터 1시간 동안 불꽃놀이가 준비되어 있다.
마지막 날(7일)의 테마는 ‘미래의 바다’다. 전통 노젓기대회 결선을 시작으로 완도 풍류 한마당, 장보고 씨름대회, 전남도립국악단 공연 ‘남도소리’ 등 다채로운 행사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주 행사장인 제1물량장 주변서 열리는 상설행사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완도 크루즈 환상여행(해경함정), 해군함정 승선 체험(항만터미널), 완도 재래김 만들기 체험, 장보고 주제관 등이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곳은 ‘해신’ 촬영장이 있는 소세포인데, 여기서도 청해진 수군교대식, 해신 의상 체험, 장보고 토우 만들기, 해신 캐릭터 탈 만들기, 자미부인 장신구 만들기 체험 등 추억에 남을 만한 상설행사가 열린다.
▲ 관광객들의 해신 세트장 체험은 완도에서의 색다른 추억을 안겨준다.
명소 들르다보면 자연스레 섬 일주
축제 행사를 구경하며 ‘해신’ 촬영장인 소세포와 장보고의 청해진 유적지를 보려면 자연스레 완도를 한 바퀴 돌게 된다. 한국의 유일한 난대수목원인 완도수목원(061-552-1544)은 완도 여행의 필수 코스라 할 수 있다. 상황봉 서쪽 사면 전체가 수목원 지역이라 모두 둘러보려면 최소 3시간 이상 필요하다. 요금은 어른 2,000원, 주차비 3,000원.
소세포와 완도항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어촌민속전시관(061-550-5558)은 완도 사람들의 노력으로 2002년 개관한 어촌의 민속 관련 박물관이다. 여기에선 어촌의 생활사, 시대별 물고기 잡는 방법, 수산양식의 실태, 선박의 발달사, 어촌의 풍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대형 식인조개를 비롯한 각종 조개류와 희귀 산호, 어류 박제 등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요금은 어른 1,000원.
민속박물관에서 승용차로 10분쯤 거리에 있는 정도리의 구계등도 가볼 만하다. 해안의 몽돌이 파도 때문에 바다에서부터 아홉 계단을 이룬다는 곳이다. 길이 800m, 폭 200m의 해변을 뒤덮은 까만 몽돌은 모두 모난 곳이 전혀 없이 동글동글한데, 밤톨만한 것부터 수박만한 것까지 있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차르륵거리는 몽돌 구르는 소리를 듣는 재미가 제법이다. 해안 안쪽엔 40여 종의 상록수와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넓은 숲을 이룬다. 다도해해상 국립공원 구계등 입장료 1,600원.
완도에서 드라이브 방법은 두 가지다. 유일한 통로인 완도대교를 건너자마자 만나는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완도 해안도로를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신라방~청해진 유적지~완도항(주행사장)~구계등 몽돌해안~어촌민속박물관~소세포 해신 촬영장~완도수목원 순서로 들르게 된다. 소세포의 해신 촬영장이나 수목원을 먼저 보고 싶으면 완도교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해안도로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 된다.
완도 주변의 섬들은 영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완도항에서 뱃길로 45분이면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의 촬영지인 청산도, 1시간 정도면 ‘어부사시사’의 고산 윤선도가 머물렀던 보길도로 갈 수 있다.
축제 때 완도는 인파로 북적거린다. 요즘도 평일 1만여 명, 주말 4~5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그래서 축제 때 하루 최고 수십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한다. 지난 해 축제가 절정일 때는 관광차량 행렬이 해남, 강진서부터 30km 이상 늘어서기도 했다. 축제에 참가할 때 염두에 둬야할 사항이다. [사진제공= 완도군청]
숙박
완도는 숙박시설이 넉넉하지 않아 축제 때는 40여 곳의 숙박업소 예약이 2~3일 전쯤 끝난다. 구계등을 비롯한 30여 곳의 민박집도 사정은 비슷하다. 완도항 주변에 모텔, 여관 등 숙박시설이 몰려 있다. 구계등 입구에도 산호모텔(061-552-4004), 솔밭민박(061-552-1900) 등 숙박시설이 여럿 있다. 방을 잡지 못했다면 이웃의 해남 땅끝마을이나 강진 등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게 낫다.
별미
완도의 별미는 생선이 많이 올라오는 한정식. 특산물인 전복을 비롯해 각종 해물이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올라온다. 보통 1인당 20,000원 이상으로 4인 기준으로 상을 차리는 게 아쉽다. 해물 한정식은 광주식당(061-553-0441)이, 전복 요리는 대도한정식(061-553-5029)이 잘 한다.
교통
서울→완도 강남고속터미널에서 매일 4회(07:45~17:30) 운행. 6시간 소요, 요금 29,000원.
부산→완도 서부터미널에서 매일 7회(07:10~16:20) 운행. 6시간40분 소요, 요금 22,500원.
광주→완도 종합터미널에서 매일 수시(05:00~20:00) 운행. 2시간40분~3시간10분 소요. 요금 11,900원.
목포→완도 공용버스정류장에서 매일 7회(07:55~17:45) 운행. 2시간 소요, 요금 8,700원.
드라이브 코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나들목→2번 국도→강진→55번 지방도(18번 국도 공용)→도암→북평→13번 국도→완도 / 호남고속도로 광산 나들목→13번 국도→나주→영암→성전→2번 국도→강진→18번 국도→계라 삼거리→55번 지방도→북평→13번 국도→완도 / 남해고속도로 광양 나들목→2번 국도→순천→보성→장흥→강진→18번 국도→계라 삼거리→55번 지방도→북평→13번 국도→완도.
*완도군 홈페이지 www.wando.jeonnam.kr
*문화관광과 061-550-5224
*관광안내소 061-550-5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