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들 사주가 나쁘다느니, 팔자가 좋다느니 하는 말들을 한다. 그렇다면 사주는 무엇인가? 사주가 무엇이길래 사람을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
누구나 세상을 살다 보면 알 수 없는 힘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기운이다. 때로는 생각지도 않았던 행운이 나타나 횡재수가 생기는가 하면, 어떤 때는 마치 그물에 걸린 듯 옴짝달싹 못하고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타나는 그런 현상을 우리는 운(運)이라고도 하고, 팔자(八字)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팔자 운운하다 보면 인간의 운명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정해져 있어서 어쩔 수 없다는 체념론으로 흐르게 되고, 그것은 다른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운명론에 너무 얽매이다 보면 체념을 하거나 소극적이 되는 등 나약해지기 쉬운 법이다. 아무리 악운이 닥치더라도 빠져나갈 구멍은 반드시 있다. 우리가 역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피흉취길(避凶就吉)
좋은 운이 다가올 때는 그 운을 마음껏 활용하고, 나쁜 운이 다가올 때는 흉한 운을 피하면 된다. 역학은 잘만 사용하면 우리의 생활을 더욱 보람차게 만들고, 생활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역학은 그 뛰어난 학문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고 있다. 때로는 사주를 불신하는 사람들에 의해 사주학 자체가 미신화되고, 동양 고래의 뛰어난 과학적 학문인 역학이 저급한 학문으로 백안시 당하는 경향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역학은 우리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신년이 되면 토정비결은 매스컴의 주요 화두로 등장하고, 입시철이나 선거철이 되면 철학관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러한 사회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역학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함에도 많은 사람들이 역학에 매료되어 점집이나 철학관을 드나드는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한마디로 쉽게 표현할 수는 없으나, 많은 사람들이 철학관에서의 상담을 통해 스스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고, 민족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또한 역학에 관심을 가진 인구는 점차로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그렇다면 사주팔자란 과연 무엇인가? 사주가 무엇이길래 인간의 미래를 미리 내다보거나 길흉화복을 점칠 수 있단 말인가?
사주는 통계학이 아니라 과학이다.
명리학, 즉 사주학은 사람이 태어난 생년,월,일,시를 음양오행으로 나타낸 것으로,네개의 기둥을 이루고 있어서 사주라고 부르며, 또 전체의 글자가 여덟 자로 이루어져 있어 팔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에 왜 하필 생년월일일까?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그 장구한 세월 동안, 태어난 날과 시간의 힘에 의해 운명이 결정된다는 사실에 너무나 억울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특히 좋은 사주를 타고났다면 모르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도무지 믿고 싶지 않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것은 자신이 원해서 받은 날짜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불교에서는 이런 경우를 업보라고 표현한다. 전생에 자신이 지은업이 오늘의 자신을 만든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지금부터 왜 태어난 날과 시간이 중요한지 그 원인을 더듬어 보자. 동양에서는 일찍부터 인간의 모든 생활과 학문에 음양오행의 원리를 적용하였다. 뒤에 음양오행에 대하여 자세히 논하겠지만, 우주는 음양오행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동양철학의 밑바탕에 깔린 논리이다.
우주는 음양오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음양을 크게 구분하면 기와 질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기는 양을 가르키고 질은 음을 가르킨다. 하늘은 양이고 땅은 음이며, 해는 양이고 달은 음이다. 또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이다. 이렇게 온 세상의 모든 것은 음과 양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것이 바로 우주를 이루는 기본 요소들이다. 따라서 기는 질을 만나야 생명이 변하고, 질은 기를 만나야만 호흡할 수 있으니, 기와 질은 하나이고, 음양은 서로가 떨어질 수 없는 하나의 결합체다.
오해이란 태양,소양, 태음,소음의 사상과 지구,즉 토로 구성되어 있는 원리를 일컫는데, 쉽게 얘기해서 우리가 달력에서 늘상 보는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가 오행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달력에서 일(日)과 월(月)은 태양과 달을 상징한다.
우주는 이렇게 음양과 오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구는 대우주의 일부분이며 인간 역시 소우주이다. 인체의 구성은 희한하게도 지구와 흡사하게 닮아 있으며, 모든 사람들은 음양과 오행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사람의 얼굴에서 코, 이마, 양쪽 광대뼈, 턱, 이렇게 다섯 군데 솟아 나온 것을 오악이라 하여 산에 비유한다. 눈, 코, 귀, 입 네 곳을 사독이라 하여 강이나 호수 또는 바다에 비유하며, 이 모두를 포용하고 있는 얼굴을 대지라고 한다.
땅속에 지하수가 흐르듯 눈, 코, 귀, 입은 몸속으로 통해 있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물길이요 지하수다. 항상 물기가 있어야 대지에 심은 농작물이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듯 인체는 70%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지구는 69%가 바다로 이루어져 있다. 또 산과 들 그리고 물길이 있어도 태양이 없으면 어찌 농사를 지을 수 있겠는가? 바로 두 눈이 태양이요 달이다.
하늘에 사계절(四季節)이 있듯이 인간에겐 사지(四肢)가 있고, 하늘에 목,화,토,금,수 오행의 기운이 있듯이 인간에겐 폐, 심장, 간장, 비장, 신장의 오장이 있으며, 하늘에 12시(十二時)가 있듯이 인간에겐 십이 경맥이 있고, 하늘에 삼백육십오도가 있듯이 인간에겐 삼백육십다섯 골절이 있다. 인간을 소우주로 칭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치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생김새는 하나같이 제각각이며, 성격도 모두 제각각이다. 전 세계의 모든 인류를 통틀어도 지문이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역학으로 설명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각각 소유하고 있는 음양과 오행의 분포나 구성 비율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의 차이세서 오는 현상도 있겠지만, 한 날 한시에 몇분의 시차로 태어나는 쌍둥이도 약간의 차이가 나는 외모에 성격이 판이하고, 각각 다른 운명을 살아가는 것을 보면 음양오행의 구성 비율에 따른 원인이라는 대답은 더욱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인간은 태어난 날짜와 시간도 중요하지만 장소와 환경의 영향도 받는다. 요즘엔 임산부들이 아이를 위한 태교에도 많은 배려를 하고 신경을 쓰지만, 아이가 태어난 날과 시간은 특히 중요하다. 이 세상에 태어나 아기가 고고의 탄성을 터트리며 어머니의 탯줄이 아니라 산소 호흡을 처음 하는 순간, 우주의 기운(氣運)이 아기에 체질을 만든다는 것이 역학(易學)의 시각이다. 그 순간 태양은 어디에 있으며, 달은 어디에 있는가? 참으로 의미 심장하고 중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달의 힘에 의해 지구에는 밀물과 썰물이 생긴다. 매년 음력 4월 5일이면 진도 앞바다에는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현대 과학으로도 쉽사리 해낼 수 없는 엄청난 일을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달이 일으키는 것이다.
어찌 달뿐이겠는가? 지구가 속한 태양계만 하더라도 태앙을 비롯하여 숱하게 많은 별들이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엄청난 바닷물을 갈라지게 만드는 달의 힘에 70%의 수분으로 구성된 인체가 어찌 영향을 받지 않겠는가. 공룡이 지구상에서 멸망한 원인이 지구에 떨어진 혜성으로 인해 지구 환경이 파괴된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