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운동 마라톤-
내가 마라톤에 빠지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마라톤이라는 운동의 정직성 때문이다. 이번 바다하프대회는 나에게 또 한번 마라톤이라는 운동의 정직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 준 대회였다. 지난 7월 김해대회 이후 이런저런 이유로 훈련을 제대로 못하고 이번 대회를 참가하면서 갈등을 많이 했다. 무릎이 안 좋은 상태라 포기를 하고 다음 대회 준비를 할까 아니면 한번 뛰어 볼까 갈피를 못 잡다가 현재의 컨디션 상태를 점검해 보자는 마음으로 참가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 동안 훈련을 못했기 때문에 5km 이후의 Race가 염려스러워 초반Pace를 늦추기로 하고 출발선에서 후미에 Position을 잡고 천천히 출발을 했다.
0-1km(04:42)
초반 1km 구간은 많은 인파로 인해 스피드를 낼 수가 없어 나의 생각대로 자연스럽게 편안한 Pace로 갈 수 밖에 없다. 일단 초반 Over Pace는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2km(04:13)
조금씩 주로가 확보되고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뒤에서 한 외국인 선수가 치고 나가는 것을 보고 뒤를 바짝 추격하기 위해 스피드를 올리면서 몸 상태에 주의를 기울인다.
2-3km(04:08)
외국인 선수와 인파를 피하면서 Race를 하다보니 서로 헤어지게 되어 나로서는 목표물을 잃어버려 Race가 피곤해지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잘 뛰는 선수 뒤에서 뛰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3-4km(03:58)
Race에 힘을 붙이면서 스피드를 올려 본다. 확 뚫린 시야로 멀리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피로도 푸는 여유도 가지도 계속 앞 사람들을 뒤로하면서 힘차게 차고 나가니 어느새 광안대교의 끝 지점이다.
4-5km(03:31)
광안대교의 끝 지점의 내리막을 내려오면서 스피드가 붙어 발걸음이 빨라진다는 느낌이 들면서 무릎이 걱정이 되었지만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5-6km(04:49)
반환점을 돌아 오르막을 오르기 전에 물을 한 모금 마시고 광안대교 하판 오르막을 힘차게 오르지만 다리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더운 날씨 탓도 있지만 모두 힘들어하는 표정이다.
6-7km(04:29)
이제 큰 어려운 지점은 없다. 단지 세차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있지만 Race에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마음은 계속 힘차게 달리고 싶지만 다리는 움직이지 않으니 마음과 몸이 완전히 따로 놀고 있다. 아무래도 훈련부족 영향이 이제 서서히 나타나는 것 같다.
7-8km(04:02)
10km코스에서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앞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목표로 추격하면서 한 사람씩 제치며 앞으로 치고 나가보지만 오히려 뒤 선수에게 추격을 당하고 만다. 정말 힘 빠지는 일이다.
8-9km(04:10)
이제 다 왔다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최선을 다해 보지만 다리는 생각처럼 움직여 주지 않는다. 아무래도 6km 이후의 후반Race가 처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자책을 하면서 처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9-10km(04:07)
마지막 1km라는 생각으로 3분대 진입을 위해 스피드를 올려 보지만 이미 너무 지쳐 제대로 스피드가 나오지 않는다. 요금소 앞에서 도로공사 직원들이 응원을 해 주니 좀 힘이 나는 것 같다. 골인 지점을 통과 하면서 시계를 보니 42:12다. 많이 처지는 기록이지만 그 동안의 훈련량에 비한다면 썩 나쁜 기록은 아니다. 그리고 나중에 받은 문자메세지의 기록과 1초도 틀리지 않는다. 시계가 좋은 건지 내가 시계 작동을 잘한 건지 모르겠지만 어째든 오래간만에 스피드 훈련을 잘했다는 느낌에 기분은 좋았다.
*오늘 대회에 참가하신 회원님들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가 되었기를 바라고 특히 하프코스에 참가하여 더운 날씨에 힘들게 완주한 강성철님, 공현욱님, 김성만님, 박성대님 고생하셨고 OverPace로 무척 고생한 임총무님의 빠른 회복을 바랍니다.
보라미마라톤팀의 재도약을 바라며 힘을 실어 봅니다. 보라미 힘!!!
첫댓글 성대야 미안하다. 내가 회식에 참석을 하지 않고 그냥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섭섭했다. 오늘 힘들고 고 생을 많이 했을 텐데 식사도 못하고 그냥 가도록 해서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다음에는 꼭 같이 참석을 하도록 하자.
캔두님 실감나는 후기를 읽으니 마치 내가 지금 달리고 있는듯한 착각이 듭니다. 항상 클럽을 위해 힘쓰는 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더운 날씨에 수고 많이 하셨고 빠른 회복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