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2001년 12월8일,9일 광주,강릉 여행후기 제3부
처음 타 보는 충북선 구간인데 밤이라 풍경을 못보고 지나가는 것이 좀 아쉽군요.
태백선 구간이야 내일 192새마을호로 넘어올 때 보면 된다지만...
[오근장22:07, 청주공항22:11]
증평-청주공항 구간에서는 794무궁화(강릉16:25->대전23:00)와 교행...
어라?..증평에 정차?..770무궁화도 의외로 정차하는 역이 많네요..특히 충북선에서는 말이죠..
설마 태백선에 들어가서 529무궁화처럼 쌍룡이나 연당 이런데서 정차하는건 아닐까..
그나저나 이번이 5번째 정동진행인데 제가 처음 갔었던 1999년 2월보다 어느새 참 많이 변했습니다
그때는 한참 우리나라 최고의 해돋이 관광지로 급부상하던 발전기라 그래도 조금은 간이역이 주는
그런 풍경이 있었는데 지금은 새마을(191,192)빼고는 광주(770.769무궁화),대전(793,794),대구
(541.542), 부산(785.786)방면에서 올라오는 열차들이 모두 정차하는 준지역관리역(?)-이용객 수준
에서 보면-이 되어버렸죠..지금까지 1999년 2월에 529무궁화(청량리22:00->정동진04:40), 2000년
8월15일에 783무궁화(청량리23:00->정동진05:29) 2001년 3월22일에 521무궁화(청량리08:00->정동진
14:38),5월5일에 또 521무궁화로 정동진에 다녀왔군요..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여행은 역시
혼자갔던 3월 22일의 521무궁화 이용한 것이죠..
앗..이범에는 밤기차 카페의 몰라마녀(수경이누나)님이 안부전화를 주십니다. 몰라마녀님은 밤기차
카페에서는 가장 친한 분...가끔 문자도 보내주시고 전화도 해주시고 성격도 활달하고 사교성도
있고 정도 많으신 분 같네요.제일 고마운 것은 저의 글을 매일매일 성의있게 읽어주시고 리플도
달아주시는 저의 유일한 독자라는 사실..^^;;(수경이 누나 감사합니다~)
터널때문에 자주 통화가 끊겨서 많은 이야기는 못 나누었지만 이렇게 혼자만의 여행을 떠날 수 있
는 제가 부럽고, 여행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당부..
밤풍경을 바라보면서 피아노 소품집을 듣는 것도 무척 운치 있는 일입니다. 지금 제가 듣고 있는
것이 피아노 연주곡 컴필레이션 음반인데 제목이 [MIRACLE PIANO VOL.1]이죠..
조지 윈스턴과 야니,리차드 클레이더만, 우리나라 뮤지션인 안단테등의 주옥같은 피아노 연주곡들
이 수록되어 있습니다..(무슨 광고하는거 절대 아닙니다..^^;;)
들어볼만한 곡을 몇곡 뽑자면 조지 윈스턴[LONGING], 야니[UNTIL THE LASTMOMENT],센스[LIKE WIND]
리차드 클레이더만[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안단테[LETTER],앤드류 와일드[베토벤의 비창소나타
중 2악장 '아다지오 칸타빌레']등이죠..[주덕역 22:49분 정차]
SENSE의 [LIKE WIND]를 들으면서 지난 3년간의 허무했지만 아련했던 사랑의 추억들이 들판에 서
있는 고목의 등걸을 스치고 지나가듯 차창밖의 어둠속으로 지나갑니다..이제는 그 아픈 기억들속
에서 벗어나 내 자신을 좀더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내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겠습
니다. 과거는 내일 새벽에 맞을 정동진의 푸른 바다에 던져 버리고 세상과 맞써 당당한 싸움을
할 수 있는 그런 내가 될 수 있기를..[참고로 영화 [LOVE LETTER] OST도 강추!]
[충주역 22:58정차, 공전 23:17통과, 제천역 23:29분 정차]
제천역에서는 기관사 교대와 기관차 정비 관계로 약 5분간 정차하게 됩니다..공전에서 잠이 들었는
데 열차는 중앙선으로 들어서 봉양을 지나 벌써 제천으로 들어오는 군요..
이제부터는 제가 좋아하는 태백선 구간입니다..밤풍경이라도 놓치지 않고 봐야할텐데..
우리 열차뒤로 529무궁화가 따라오게 되겠군요..529무궁화가 제천에서 00:46분이니까..
이제부터 열차는 절대 70km이상은 달리지 않을 겁니다..특히 예미-조동-자미원-증산...
이 구간은 시속 50km대의 속력(엄청난 구배 때문에...)
그래서 제천에서 도계로 넘어 가는데 3시간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것..
LG정유 저유소가 왼쪽 창밖으로 보이는 것을 보니 장락쯤 지나가는것 같군요..지금 시각이..음..
23:51입니다..밤에도 윤곽이 뚜렷한 쌍룡양회 제천공장건물을 보니 쌍룡역쯤 지나고 있는듯...
00:05분을 넘어서 열차가 강원도 영월로 들어서자 객실안은 아까와는 다른 조금 조용한 분위기..
(듬성듬성 신문을 보는 사람,저처럼 음악을 듣는 사람 빼고는..)00:08분에 단종의 고장 영월역에
도착, 내리시는 분은 몇분 안되는 것 같군요..
00:34분 예미정차, 예미와 함백은 영화'엽기적인 그녀'에 나왔던 곳으로 유명해진 곳....
처음 저는 차태현과 전지현이 타임 캡슐을 묻었던 그 장소가 교외선 일영 아니면 장흥이라고 생각
했는데 알고 봤더니 함백이더군요..여러분들도 아시죠?..타임캡슐을 묻었던 소나무를 배경으로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가을에서 겨울로 오버랩되던 장면..나중에 꼭 한번 공부하다가 머리 식
히러, 아니면 애인이 생기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랍니다..아참..그러고보니 아마도 제천에서
전기기관차로 바꾼듯 합니다..이 구간은 디젤기관차는 마력이 딸려서 아마도 제천에서 동해까지는
전기기관차로 견인할 듯 하네요...(경적소리를 들으면 좀더 확실해질듯 합니다..8000대의 전기기관
차 소리는 디젤기관차의 요란한 경적소리에 비하면 차라리 귀엽다고 해야죠~뽀옹~]
예미-조동-자미원-증산에 이르는 구간입니다..역시 열차는 60km이하의 속력을 유지하면서 힘겹게
힘겹게 고개마루를 향해 오르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추천까지는 이런 속도가 유지되지 않을까...
앗..자미원이다..이 자미원역의 해발고도가 아마도 688m였죠?..언뜻 기차길 옆으로 쳐진 노란 울
타리를 봤는데 터널을 바로 나와서 자미원역이 있기 때문에 아마도 거의 99%맞을듯..(장담하죠..
태백선 구간을 워낙 좋아하는지라..)521무궁화를 타면 자미원에서 192새마을과 교행하죠..
아까부터 왠 아저씨가 떠드시는데 한번 와보신 분인듯..우리나라에 루프식 터널(일명 또아리굴)
이 있는 금대 2터널(금교신호장과 치악역 사이)를 아시는데 단 한곳이라니요...
그러나 아저씨! 죄송하지만 루프식 터널은 중앙선 구간에 또 한 곳이 있습니다..바로 죽령을 넘는
구간인 단성역과 죽령역 사이의 대광터널이죠..그리고 이 열차가 제천-단양-태백이라구요?..
나 원참...단양에서 태백을 갈려면 영주에서 출발하는 1246통일호(영주17:40->태백20:12->제천
22:37)처럼 영동선으로 돌아야 하는데 우리 열차는 제천-증산-태백이죠..참..선무당이 사람잡는다
더니..(어쭙지 않게 알면서 큰 소리로 떠들면서 아는체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짜증나는 일...가만
히 있으면 중간이나 갈껄..) [증산 01:00 도착 8000대 중련화물열차와 교행..]
[사북역 01:12, 고한 01:18] 고한역을 빠져나오는데 이 시각까지 불을 밝히고 있는 것은 오직 전당
포뿐..(고한 카지노가 여기서 멀지 않거든요...4.5km정도 더 들어가면 있다고 들었습니다...)
참..도박으로 인한 채무는 민법 제 103조(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에 의해 채권, 채무 관계에 있어 무효로 처리된다지만 정말 일정한
범위에서 재미로 즐기는 수준이어야지, 집이며 자동차며 저당잡히고 도박에 빠져 인생 파탄 나는
것을 보면 참 한심한 인생들입니다..(도박때문에 인생 망친 사람들 말이죠..)
01:25분 드디어 정암터널 진입..(거리 4505m)터널을 빠져나오는데 약 2분 30초의 시간이 걸리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긴 터널이죠..(제일 긴 터널은 전라선의 슬치터널로서 죽림온천과 관촌
사이에 있다죠?..)정암터널은 고한역과 추전역 사이..
일년 내내 난로를 피운다는 우리나라 最高의 역 추전역을 정점으로 내려가기 시작하는 우리열차는
왼편아래로 태백시의 야경을 끼고 달리고 있습니다..태백역에는 01:35분에 정차..푸하하..아까
그 아저씨들 삼척 밑에 묵호가 있다고 또 새빨간 거짓말을...아시다시피 묵호는 동해-묵호-망상-
망상해수욕장 임시승강장(하계 수송 열차만 정차)-옥계-정동진 이렇게 가는데 환선굴을 가려면
신기에서 내려야 합니다..(좀 멀긴 하지만..)
아까 귤을 주신 아주머니께 친절히 추전역과 태백역에 대한 설명을 드렸더니
아주머니: 학생~철도대학 다녀요?
저: 아니요^^;;그냥 취미인데요..
아무래도 전공을 법으로 하지말고 철도로 할 껄 그랬습니다..하하하..나 원참..
문곡역 부근에서 784무궁화(강릉23:40->청량리06:24)와 교행하는데 784무궁화는 사람들이 거의
있는 듯..없는듯..(무슨 유령 열차 같이..정말 한사람도 못봤습니다..)
01:52 통리에 정차중..통리에서도 한 3분 정도 정차 하는군요..내려가는 코스라 그런지 확실히
속도가 조금씩 붙습니다..통리-심포리 구간은 우리나라에서 단일 구간으로는 제일 많은 터널 수를
자랑한답니다..(12개라나?), 저기 제가 앉는 창 오른편으로 도계읍이 보이기 시작합니다..심포리는
특히 예전에 인클라인 방식으로 운행되던 유명한 곳이죠...(통리재..)
02:05분에 심포리역 통과중인데 이런 오지역에 밤에도 근무하시는 분이 있네요..(정말 고생이 많으
십니다..)
그럼 여기서 잠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클라인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해드리록 하죠..
인클라인이란 경사진 곳에 레일을 깔고 전기모터로 열차를 끌어올리는 일종의 케이블 카 방식으로
서 인클라인 방식을 위해서는 통리역과 심포리역 사이에 2개의 선로를 만들어야 하죠..통리역을
중심으로 각 선로에 있는 화차를 로프로 연결하는데 이때 심포리역에 있는 화차는 통리역의 화차
보다 무게가 가벼워야 하죠..통리역에 설치한 6백마력짜리 모터가 작동하기 시작하면 통리역에
있는 화차가 내려가고 대신 심포리역에 있던 화차가 올라오는 원리이죠..그것도 화차만 가능한일..
객차는 너무 무거워서 예전에는 강릉에서 심포리까지 열차를 타고 온 승객들은 심포리에서 통리
까지 걸어올라가 열차를 타야하는 그런 진풍경이 있었다고 하는군요..그래서 1960년대 통리역 부근
에 진입로에는 가게와 냉차집이 번성했었다는 전설이..^^;;(지금도 통리장은 제법 큰 시장..)
이제 심포리를 지나 흥전역에서 선로높낮이 조절을 위한 스위치백 구간에 진입합니다..여객전무님
의 방송...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잠시후 우리 열차는 흥전역에서 나한정역간 후진운전 구간에서 뒤로
운전하는 관계로 잠시 정지하겠습니다..손님 여러분께서는 안전한 객실 내에서 여행을 하여 주시
기 바랍니다.."
02:12분에 770무궁화는 퇴행운전에 들어갑니다..약 5분간 후진운전으로 나한정역까지 내려온 우리
열차는 이제 삼척시 도계읍을 향해 다시 전진운행..
현재 철도청에서는 통리와 도계구간을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터널로 뚫는다고 하던데 그렇게 되면
이 스위치백 구간도 철도 역사의 뒤안길로 없어지게 되겠군요...무척 섭섭한 일입니다..
관광상품화 해도 좋을성 싶은데..(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시설이니까)
02:35분 도계역도착. 슬슬 배가 고파지기 사작합니다. 정동진에 도착해서는 해장국이라도 간단히
먹어야 할텐데 새벽 4시에 문연 곳이 있을지 모르겠군요..지금 아까 그 전라도 아주머니들은 이른
아침을 잡수시고 계십니다..잡수실 거리를 내일 저녁때 769무궁화(강릉13:10->광주22:54)로 돌아
오기 전까지의 밥을 해오셨다는데 짐만 해도 박스로 5개는 될 듯..떡에..국에..김치에..보온물병
에..홍익회 아저씨도 장사는 안하고 아주머니들과 통로에 앉아 밥을 드시기 시작..(저 아저씨
한 1시간째 저러고 계시는데 이건 명백한 직무유기..)
02:59분 신기 도착..깜빡 잠든 사이 벌써 고사리-하고사리-마차리-신기-상정-미로-도경리등을
거쳐 다시 03:12분 동해역에 도착..동해역에선 기관차를 바꾸는 관계(전기->디젤)로 8분 정도
정차..(열차안은 이제 완전히 침실 분위기..)
동해역을 빠져 나오니 저쪽 어슴푸레한 수평선쪽으로 조업중인 어선이 켜놓은 작업등이 환하게
빛을 내고 있습니다..바로 밑 해변가에는 파도가 부서지고 있는데 이따가 자세히 봐야겠습니다..
[03:27묵호 정차]
드디어 9시간에 이르는 770무궁화가 드디어 정시로 03:51에 정동진에 도착합니다..
처음에는 무슨 장거리 열차라 객차가 8량정도 될줄 알았더니 발전차까지 6량을 견인했더군요..
물론 3~4량 편성의 541등도 있지만..(786이나 794무궁화는 객차가 몇량 편성일지..)
아무튼 내리자마자 구내방송으로 06:15분까지는 야간출입통제구역(정동진 역내와 역사 앞 해변..)
이니 소지한 승차권을 가지고 나갔다가 06:15분 이후로 들어오라는군요..(해돋이 시각은 07:27)
에휴~배고픈데 밥이나 먹으러 가야지..
역사를 빠져나온 저는 청량리행 522무궁화(강릉04:00->청량리11:12)가 정동진으로 입환하는 것을
바라보며 정동진역 앞 설렁탕집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이름이 정동진 맛집이던가?..)
저말고도 4명의 사람들이 더 들어왔는데 알고봤더니 다들커플..(우쒸..나는 모야..ㅡ..ㅡ)
정말 이러면 서러워 지는데...우앙~~~
갈비탕을 시켰는데 배가 고팠던 터라(어제 오후 3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니..)10분만에
설렁탕을 뚝딱..(헤헤..제가 먹성이 좀 좋죠..)식당을 나섰는데 마땅히 갈 곳도 없고 해서 편하게
앉아 커피라도 한잔마시며 여행후기나 쓰자는 생각에 정동진역 앞 CAFE 정동진에 들어가 창가에
연인석에 자리잡고 저쪽앤 애인대신 강아지인형 달린 제 가방을 놓고 난 이쪽 의자에 앉아 주문한
진토닉을 마시며 못다쓴 여행후기를 씁니다..대전 사는 누나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안자고 답문을
보내주어 전화를 했더니 술마시다가 집에 들어가는 길이라고..
잠깐 이야기를 나눈뒤 끊고 전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대고 TIME를 입에 물고 한손엔 칵테일 글라스
한손엔 볼펜을 잡고 공책에 생각나는데로 쓰고 있답니다..지금이 새벽 4시 43분인데 앞으로도 2시
간은 이러고 있어야 할듯..
오징어 배가 불을 밝힌 새벽 정동진을 3층 창가에서 바라보는, 싸한 진토닉의 알콜이 몸에 퍼지면
서 정신이 약간 몽롱해지는 듯란 이 이상야릇한 기분은 여러분은 알까요?..앞에 앉아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커플을 보니 기분이 씁쓸해지기도 하고..한편으로는 이렇게 아무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여행다니는 지금의 내가 만족스럽기도 하고..
04:46분 발전차 포함 총 7량 편성의 529무궁화가 정동진에 도착합니다..3층의 카페에서 정동진역을
내려다보는 기분도 괜찮군요..529무궁화는 그래도 생각보다 사람이 없는 듯..
05:30분에는 객차 6량 편성의 783무궁화가 도착합니다..
☆내일 여행후기의 마지막 편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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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타)
2001년 12월8일,9일 광주,강릉 여행후기 제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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