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산이 어딘가

[누리마루]

05시29분 눈을 뜨니 눈꺼풀이 한 짐이다.

어제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밤새 뒤척이다 새벽녘에야 겨우 잠이 들었는데

그것도 겨우 한두시간 잠이 들었나 보다.

어제 백두대간 남한구간 중간지점 상징물 표지석과 백두대장군 지리여장군 장승을 차갓재에다 올리면서 땀을 많이 흘렸는데 그게 좀 피곤 했는지 깊은 잠을 자지 못했다.

어제는 귀하고 반가운 분들을 만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사이버상에서 만난 파주 조리 여성 산악회 회장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을 뵙고 인사를 나누고

했었는데 시간이 없어 많은 시간을 같이 하지 못하고,문경을 찾아 주신데 대하여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해서 무척이나 아쉽고 죄송스러워 글로써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리라 마음 먹는다.

이런 저런 생각에 아침 시간을 보내고 아침은 꼬부랑면으로 때우고 배낭만 걸치고는 집을 나선다.

06시30분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촉촉히 젖은  휴일 아침 조용한 도로를 미끄러지듯이 달려 나간다.

점촌에 도착하니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나와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 리-더를 맡은 박 회원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펑크를 냈다고 리-더를 맡으란다.

오늘 산행시간이 약 4시간 정도로 짧은 충남 서대산을 향해서 운행을 시작하고 우리는 못다 잔 잠이라도 보충하고자 눈을 감고 억지 잠을 청해 본다.

비몽사몽간에 얼마를 달렸을까 눈을 뜨니 옥천 휴게소다.

커피 한잔으로 선잠을 깨우고 고속도로를 빠져 나오니 금산이란 표지판이 보이는데 옛날 금산에

호도나무 묘목을 사러 왔던 기억이 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시골 풍경에 정신을 빼앗기는 사이에 버스는 어느듯 서대산 리조트에 도착하고

모두들 산행 준비에 여념이 없다.

09시 10분 무전기 주파수를 맞추고 산행을 시작 한다.

리조트를 지나 용굴에 도착하니 여기 저기 촛불이 켜져 있는게 무속인들의 기도처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오늘 산행 계획을 얘기하고 마당바위에서 기다리라 하고는 선두를 먼저

출발 시키고 뒤따라 오른다.

용굴을 지나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안내 지도를 보고 왼쪽 능선으로 길을 잡고 얼마를 올랐을까

제비봉이란 표지팻말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데 지도에는 표시가 없다.

산행 시간이 짧아 가파른 길을 자주 쉬며 느긋하게 운행을 한다.

10시 32분 선바위란 팻말을 지나니 신선 바위라는 전망이 탁 트인 전망대가 나타나는데 가슴이

뻥 뚫리는 듯 한 느낌이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든것 같아 지도를 펴고 지형 지물을 대조하니 구름다리가 아래에 있는게

확실하게 증명을 해 준다.

리-더가 펑크내는 바람에 아무런 사전 준비나 분석도 없이 리-더를 맡았으나 어쨌던 나의 리-더

이력에 하나가 더 추가 된 것은 씁쓸하기만하다.

멀리 맞은편 능선에서 손을 흔들며 소리치는게 선두로 출발한 우리 회원임을 확인하니 그들도 길을

잘못 든 것 같다.

헬기장을 지나 능선길에 오르니 오른쪽 계곡에서 구름이 몰려 오면서 순식간에 구름 속에

가두어 버린다.

11시 30분 무전 호출이다.

정상 아래 석문인데 여기서 점심을 먹자고 한다.

그러자하고 교신을 끊고 나니 금방 석문에 다다른다.

도시락을 갖고 가지 않아 쌍젖가락만 빙빙 돌리며 탐색을 하니 이경구회원이 도시락이 두개라며

하나를 건네 준다.

젖가락 쌍절곤이 위력을 발휘 하는 순간이다.

12시 05분 서대산(904m) 정상에 오르니 서대산 레져에서 스텐으로 만든 표지판이 초라하게 서 있다.

간단한 정상식과 더불어 기념촬영을 하고 하산 계획을 알려준다.

선두는 리-더가 앞장서고 후미는 고특환 회원에게 맡기고 하산길을 잡아 나선다.

급경사 길을 미끄러지듯이 얼마를 내려 왔을까 노끈으로 길을 막아 놓은게 어지러울 지경이다.

절에서 송이버섯 때문에 길을 막아 놓은 것으로 짐작이 간다.

그런데 내려오니 개 짖는 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리며 사슴 농장이 나타나는게 아닌가.

주인이 나오더니 여기는 사유지에다 길이 아니니 돌아서 가라한다.

길을 찾으니 그 길 말고는 없는지라 은근히 심통이 나서 다시 주인을 불러 길을 막으려면 길을

가르켜 주던가 아니면 우회로를 만들어 놓고 막아야 되는거 아니냐고 따졌더니 나와서

앞에 길을 가르켜 준다.

후미에다 무전으로 길을 알려 주고 도로까지 나오니 보록원이란 표지석이 있고 그앞에 수도가 있어 땀을 씻으며 후미가 도착 하기를 기다린다.

13시 45분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큰 폐차장과 식품공장, 굿당, 몇개의 절집들이 모여 있다.

시멘트 길과 아스팔트 길이 열을 받아서  얼마나 더운지 마지막에 땀이 비오듯 흐른다.

천국이 따로 없다 버스 안이 천국이로구나.

그런데 산들 모임 산악회 공식주인 맥탁 할 데가 없어 옥천입구 사거리오니 기사 식당이

눈에 들어온다.

맥탁이 한순배 돌자 금방 자리가 그야말로 화기가 애애하다.

산행 시작하고 오늘 같이 일찍 산행 마칠때가 아마도 첨인것 같다.

차에 오르자 이내 조용 해 진다.

오늘 산행 요거 까정.                  끝~~~~~~~~~~~~~~~~~~~~!!!!!!!!!!1

이 산행기를 사흘 동안 씁니다.

글을 써 놓고 수정을 클릭하니 로그인 창이 뜨면서 글이 다 날아 가버리니

황당하고 열이 뻗어 맥주 한병 마시고 또 다시 썼는데 또 날아가 버리는데

정말이지 말로 표현이 안되는 겁니다.

다음 담당자에게 메일로 항의를 하고 내일 다시 쓰기로 하고 그냥 열을 삭이며 자고 오늘

일 마치고 이제서야 다시 올립니다.

산행기 늦어 죄송 합니다.

[하늘사랑]

asem님! 힘들게 쓴글이 날아가버리면 넘 황당 하죠 그럴때가 가끔 있더라구요.. 산행도 좋지만 항상 건강 생각하시면서 조심히 다니시길.....항상 감사합니다~~~^*^

[누리마루]

고맙습니다 항상 잊지 않으시고 읽어 주시고 격려 해 주시고 이맛에 글쓰는거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