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왕모의 자녀들
서왕모에게는 많은 자녀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여인이
운화(雲華)부인(이름이 요희:瑤姬) 그리고 태진(太眞)부인(이름이 완:婉)이다.
'집선록'(集仙綠)에 운화부인은 서왕모의 23번째 딸이며 태진부인의 동생이라고
한다. '명통일지'(明統一志)에는 서왕모의 아홉번째 아들이 현수(玄秀)이며
진인이라는 기록도 있다. 이것으로 보건대 서왕모는 적어도 23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 시대가 흐름에 따라 서왕모의 지위와 신통은 높아가고
서왕모가 주나라 목왕과 만난 후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였다.
그러나 목왕이 늙고 병들어 죽게 되자 요지(瑤池)에서 다시 만난다는 기약도
물거품이 되었다고 한다. 이로 보건대 그 당시 서왕모의 신통은 그리 대단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전국(戰國)시대가 지나고 한나라 때가 되자, 신선가의 방사(方士)들의 활약이 커지게
되면서 서왕모의 지위와 신통은 자꾸만 높아갔다. 장생불사약을 장악하는 등
신령스런 여자 신선으로 되었다. 도교가 흥기함에 따라 서왕모는 도교진영에서
모시는 주요인물이 되었다.
또 도교와 불교가 서로 세력을 다툴 때 인간의 상상력이 작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서왕모의 지위와 신통도 점점 높아 갔으며 논쟁의 여지가 없이 천상의 높은 신으로
되었다. 후에 장도릉(張道陵) 등 도교의 조사들은 모두 "서왕모가 친히 가르침을
내려 비로소 득도하여 진인이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 20cm 소인과 놀던 한 무제
한 무제 유철(劉徹)은 일심으로 신선의 도를 구했던 사람이다.
동쪽의 어느 군에서 한 무제에게 아주 작은 신체의 소왜인(小矮人)을 조공으로 보내
왔는데 키가 불과 칠촌(20센티)이었으나 의관은 정갈하였다 한다. 한 무제는 소인
에게 매우 흥미를 느끼고 소인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장난을 하면서 즐기곤 하였다.
어느 하루 동방삭(향후 연재예정)이 궁궐에 들어 왔다가 이 소인을 만났다. 소인을
부르면서 "거령(巨靈)아? 너는 어떻게 이곳까지 미끄러져 떨어져 왔느냐? 아모(阿母
즉 서왕모)는 잘 계시냐?"라고 묻는다. 소인은 아무 대답이 없없다. 동방삭은 한
무제에게 "이 아이는 품행이 좋지 않아, 일찍이 세 번이나 서왕모의 선도복숭아(蟠桃)
를 훔쳐 먹어 서왕모의 눈밖에 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곳 인간 세상으로 귀양
왔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한 무제가 크게 놀랐고, 동방삭이 세상의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
다고 한다. 그때까지 잠자코 있던 소인이 한 무제에게 "서왕모가 저를 파견하여
당신에게 도를 구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라고 하였습니다. 오직 청정하고 마땅히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다시 오년이 지나면 서왕모가 몸소 와서 당신을 만나겠다고
하였습니다."라고 말한 후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 한 무제, 서왕모를 만나다
오년이 지나자 서왕모는 과연 사자를 파견하여 한 무제에게 7월 7일 서왕모가 친히
강림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한 무제는 향을 사르고 물을 뿌려 청소를 깨끗이 하고
몸소 장막을 쳤다.
약속한 7일 날 밤 공중에서 뇌성이 은은한 가운데 온 하늘이 갑자기 자주색 구름으로
덮이면서 서왕모가 자주색 구름수레(紫雲車)를 타고 궁전으로 내려 왔다.
이때 서왕모의 신태는 방정하였고, 얼굴은 절세가인으로 30여세 여인이었다 한다.
서왕모는 한 무제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도복숭아를 내려 맛보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