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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번째다. 근데도 또 적응을 못해 한 사날 어지럼증에 시달리다 홱 벗어팽개쳤다. 글씨가 사알짝 이십도쯤 휘어져보이기도 하고 두줄이 엇섞여보이기도하고 글씨가 커졌다 작아졌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심한 난시여서 고 2때부터 안경을 썼었는데 마흔 중간쯤 됐을 때인가, 책을 읽으려면 어른어른 잘 안보이기 시작했다. 오히려 안경을 벗으니 더 잘 보이는 것 같아 오랬동안 썼던 안경을 벗어버렸다. 쬐끔 불편하긴 했지만 시원하기까지 했다. 다행히 운전도 안하고 멀리 볼 일도 별로 없어 지금까지 이러구러 잘 지냈다. 그런데 얼마 전 부터 처방전을 읽으려면 글씨가 깨알같이 꼬물거리고 환자들이 이름을 부르면 엉거주춤 일어서서 혹시? 하는 얼굴로 자기 이름을 확인하는 일이 잦아졌다. 환자 이름을 비스므리하게 부른 것이다, 버티다 버티다 누진 다촛점 안경을 맞췄는데 안경에다가 내 눈을 맞추어야 된다는 안경사 말이 도대체 못마땅했다. 결국 또 벗었다.
친구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조제할 때 돋보기 쓰다가 환자하고 말할때는 얼른 벗고 말하나? 아님 옛날 유기화학 선생님 (성함은 잊었다. 서울대에서 출강오신 분이었는데)처럼 돋보기 콧잔등에 걸치고 눈 치켜떠 환자를 바라보는지? 아님 노안 수술이라도 들 하셨는지? 비법있으면 좀 알려주지?
라는 어리발님의 간절한 질문에~~~~~
" 그냥 통과 ! " 라고 하기가 좀 그래서 " 에라, 이 기회에 임상실험을 자청해서 진짜 비법이 있던 없던간에 속 시원하게 답이라도 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누진다초점 렌즈로 바꿨다.
언제 ? 바로 어제 저녁에 ! 호야( HOYA )렌즈, 이것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크게 나눠보면, 서너가지) 그중에서 넓게 잘 보인다는 것으로 했다. 내 Lens 제원 : (R)FD16 HARD-SFT (L)FD16 HARD-SFT
누진다초점 렌즈는 먼 곳을 보는 부분에서부터 하부의 가까운 곳을 보는 부분까지 연속적으로 도수가 변화하므로 보고자 하는 사물의 방향으로 시선과 함께 얼굴을 움직여 주어야 하고 거리에 따라 상하로 시선을 움직여 초점을 맞추어 사용해야 한다. 바로 이점이 여태까지 그냥 편하게 쓰고도 그런대로 잘 보이던 일반 렌즈와 다른 아주 괴로운 Point !
허나 어쩌랴, 이미 바꾸어 버린걸 ! 빠르면 일주일, 늦어도 한달 정도면 적응이 될 수 있을거라고 하니까 이를 굳게 믿고 빨리 적응 시키는데 온힘을 기울이는 수 밖에...
다행스럽게도 어지럽지는 않다. 나는 난시가 없기 때문에 크게 어지럽지는 않을거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다. 단지 아직 잘 적응이 안되어 위로 아래로 또 보고자 하는 방향으로 시선과 함께 얼굴을 잽싸게 움직여 주질 못하여 약간 헷갈리고 있을 뿐..... 마치 운동할 때, 그립끝과 배꼽부분이 일직선으로 리듬을 타면서 같이 움직이지 못하고 따로따로 놀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굿~샷이 안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 언제쯤 그런대로 적응이 될 것인가는 아직 알 수가 없으므로 계속 follow-up하며 알려 주기로 하고...
지금 현재까지 나를 헷갈리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이다. 즉, 멀리 볼땐 윗부분을 보면 아주 잘 보이고 중간 거리를 볼땐 (ex. TV시청시) 중간 지점을 보면 아주 잘 보이고 아주 가까운 거리를 볼땐 (예를 들어, 처방전 볼때) 렌즈 아랫부분을 보면 신기(!)하게도 명확히 잘 보인다. 이것은 확실한 장점이다. 채동규 선생님처럼 쫌(?)~ 꽤 어색해 보였던 그 제스츄어는 40년이 흘러간 지금, 이 렌즈를 사용하면 잊어 버려도 좋을 듯...
그런데, 착용 후 이틀이 지난 아직까지는 단점이 장점보다 쪼금 더 많은 것같다. 언뜻언뜻 고개를 빨리 돌릴때, 슬로우 비디오 지나가는듯한 약간 흐림의 연속이 아직도 느껴지며 조제대 밑을 바라보며 조제할 때 가운데 부분이 약간 튀어 올라 있는 듯한 착각(?)이 순간적으로 가끔 느껴지는 것, 계단 내려갈 때 약간 밑부분이 흐리게 보이는 것, 아직 운전할 땐 옛날 안경을 써야겠다고 생각되는 것... 등 예전엔 느껴지지 않던 것들이 단점 으로 부각된다. 차츰 차츰 하나씩 둘씩 서서히 해결될 것으로 생각되긴 하지만 어쨌든 지금 까지는 그렇다.
시신경을 비롯한 나의 모든 감각기관이 나의 눈과 누진다초점렌즈의 위, 중간, 아래쪽을 수시로 왔다 갔다하며 새로운 신세계를 경험하게 하고 있다는 표현이 지금 나를 둘러 싸고 있는 아주 새로운 환경임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오늘은 이만 총총...
(II). 6월 18일 (월) 현재, 저번 주말 보다는 꽤 적응이 되어 가는 듯... (아직은 관찰기간 너무 짧아 결론 유보) (III) 6월 19일 (화) ........ 어제보다 단점으로 생각되는 부분이 조금 더 줄어든 것 같고 저번 주말 보다는 훨씬 더 편해짐. (IV) 6월 20일 (수) ........ 아주 가끔 약간 흐릿한 감을 느끼는 것 외엔 그런대로 잘 보이고 적응이 꽤 되었다는 생각이 듦.
(V). 6월 21일 (목) ........ 어제보다 더 적응이 잘 되고 있으나 아무래도 나름대로 제대로 된 결론을 얻자면 운전도 해보고 운동도 해본후에야 결론을 낼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실천에 옮겨 보기로 하고 1시간 정도 거리를 운전하는 동안 위로 아래로 좌로 우로 시선을 보내며 머리도 같이 움직여본 결과 거의 문제가 無. 따라서, 누진다초점렌즈 착용후 약 1주일 정도 적응훈련 후 부터는 운전을 해도 무방할 것 같음. 연이어 운동을 시작했는데 공 날아가는 곳으로 시선이 따라가서 떨어지는 곳을 확인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고, 퍼팅의 경우엔 예전보다 오히려 더 선명하게 보였다. 결론적으로 전혀 불편없이 잘 쳤고 저번보다 5타나 줄였다. (100% 누진다초점렌즈덕 이라고 믿고싶다-다음에 확인후 결정) 따라서, 비상시 바로 바꿔 착용하려고 가져갔던 일반안경은 써 보지도 못하고 그냥 가져왔음.
(VI). 6월 22일 (금) ........ 약간 이른 감이 있으나 3년 이상 큰 문제 없이 편하게 쓰고 있다는 땀땀 (강석홍)님의 경험담도 있고 하니 나의 누진다초점렌즈 적용기의 결론을 지어야 할 것 같다. 아주 잘 적응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고 (내가 이렇게 적응이 잘 되는 이유는 근시로 오랜동안 안경을쓰고 있었던 상태에서 아주 가까운 곳 글씨가 잘 안보이기 시작할 때 바로 누진다초점렌즈로 바꿔 끼었고 난시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많이 괜찮아진 상태로 이야기 하니 그렇지 처음2-3일간 많이 불편했던 언뜻언뜻 흐리게 보이는것 계단 내려갈때 발 밑이 흐리게 보이던 것등이 이젠 약간만 불편 할 뿐 그런대로 자연스럽게 통과~ 시킬 정도로 적응이 아주 잘된 것 같다.
결론적으로 "잘 안보이던 처방전의 조그만 글씨도 눈길만 조금 아래로 주면 선명하게 잘 보인다" 라는 사실 하나로도 누진다초점렌즈는 돈을 좀 들여서라도 일찍 쓰는것이 좋다 라고 말하고 싶다. (어차피 or 언젠가는 쓸것이라면...)
fin. |
댓글 14 |
난시가 심한 사람의 렌즈는 좀 더 특별하게 만들고 적응시 조금 더 어려워들 한다고 (예: 어지러움 등)
몸도 마음도 건강한데 눈만 나쁘군요,
불평하는 입 막아버리려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첫댓글 작업을 마쳤으나 복사하는 과정에서 일부분이 약간 겹쳐지는 오류가 있었네요.

보셔도 될것 같아 다시 복사하지 않고 
놔둡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그럼 난 난시때문에..
심하지는 않다는데..
호야렌즈로 맞췄는데도 어지럽고 상이 옆으로 누워보여 포기했는데..
다시 한번 시도해 볼까?
저도 다촛점 20 여일 연습하다 포기했어요 두통과 눈알이 빠질것같고 눈이뒤 통수쪽에서 누군가 당기는 느낌이라
요즘은 안경벗고 보는데 난시가 심해 많이 힘드나 종선형이 올려 주신글 차근 차근 다시 보고 생각해 봐야 겠네요
전 벌서 4번째 다촛점 렌즈 쓰고 있는데 전 첫날 쓰자마자 바로 적응 했는데요. 노안이 된지 어언 10년째 이네요. 노안이 더 심해지진 않았지만 3-4년마다 도수 조절을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