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일정을 반나절 당겨서 금산입구에 2시40분에 도착해서
등산 안내도를 보다.
그리 높지않은 산. 왕복 2시간30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친절한 버스 기사님의 말을 믿기로 했다.
금산 등반로 입구에 시인마을이란 간판이 있고,
그옆 등나무밑 벤취엔 문학 소년 시절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이해인류의
시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용혜원님의 서정성 짙은 시들이 문학소년(?)의 감성을 간지럽힌다.
아마도 혼자 왔기 때문에 더 여유를 가지고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비가 올거라는 마음에 약 1시간 코스의 산책로를 답사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15:10 등반 시작.
"1시간이면 충분히 오를겁니다."라는 버스 기사의 말에 '부지런히 오르면 40분이면 되겠지'라고 등반을 시작했는데..
땀으로 온몸을 적시는 악전고투 끝에 정상 9부 능선인 "쌍홍문"에 도달.
1시간을 Full로 써가며...
첫 사진은 정말 장군을 닮았다. '장군암'이다.
그리고 쌍홍문은 대낮에도 등골이 오싹할 만큼 어둠컴컴...
소원을 빌면 이루어 진다기에
"우리 아들 통학 가능한 학교에 갈 수 있게 해주세요"하며 기도 했는데
무서워서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지나쳤다.
홀로여서인지 아님 너무 가파라서 인지 어느 네티즌의 말처럼
'설악산보다 3배는 힘들더라'며 투덜투덜 정상에 오니
아무 것도 없이 미니성터만이 덩그러니...
그 좋다는 바다 풍경도 날이 흐려 전혀 보지도 못했는데...
순간 총국장님의 추천이 원망 스러웠다.
그나마 순간적으로 불어온 바람 덕에 정상에서 바라본 상주해수욕장 인근이 어렵풋이 잡혔다.
보이시나요? 바다가? 맘씨 나쁜 사람 눈엔 안보입니다~ㅇ
정상에서 보리암으로 하산하는 길. 대나무 오솔길이 인상적.
17:35 하산 완료
18:15 남해발 시내버스 승차 ( w 2,000 )
18:45 남해 도착
하산해서 모텔에서 샤워 후, 인근 감자탕집에서 저녁식사와 소주 한 병.
아니, 정확히 말하면 소주 2/3 병...혼자 먹으려니 한 병도 벅찼다.
잠이 안와 새벽까지 뒤척이다가 겨우 취침.
【 7월 30(수) 】
07:30 기상
08:10 패밀리마트 팔도사발면 조식 ( w 1,000 )
아침 식사는 인근 편의점에서 팔도 사발면으로 대신하고
09"10 상주행 버스 승차 ( w 2,000 )
09:45 상주 은모래 해수욕장 도착.
상주해수욕장에 있는 "밤배"의 가수 둘다섯의 노래비.
둘다섯은 이 노래를 발표하기전 상주해수욕장과 금산 보리암을 찾아 이곳의 밤바다를 떠다니는 밤배들을 보면서 이 노래를 지었다라고 쓰여져 있다.
샤워 시설( 대인 1000원, 소인 500원), 식수대등의 시설이 괜찮았다.
해변파라솔 대여 5000원, 텐트자리 6000원..
상주해수욕장 주차장에서 보니 순천가는 버스가 있기에 무작정 승차.
10;40 순천행 버스 ( w 7,100 )
그리곤 버스 안에서 핸드폰 무선 인터넷으로 '순천 관광'을 치니 낙안 읍성이 나오더군.
12:20 순천 터미널 도착. 중식 추어탕 ( \ 6,000 )
13:15 낙안읍성행 68번 버스 승차 ( \ 950 )
13:50 낙안읍성 도착. 관람 ( \ 2,000 ) 순천판 민속촌이더군요.
용인 민속촌이 인위적으로 조성한 마을이라면
낙안 읍성은 오래전 마한 때부터 존재했던 마을이었고
실제로 사람들이 직접 살고있는 민속마을이란 점이다.
한 문패를 보니 주소가 순천사 낙안면 읍성남문길 33번지로 되어 있네요.
오랜 전통을 말해주듯 성 안에는 팽나무, 푸조나무, 개서어 나무등 이름도 낯선 나무들이 100~400년의 수령을 자랑하며 버티고 서 있었다.
맨 아래 사진은 자그마치 500년 된 푸조 나무랍니다.
읍성 마을 안 동네의 민박 간판이 한적한 민속마을안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보는 듯 하다.
작은 도서관도 눈에 띄는데 가보니 모두 관광객들.
무선 인터넷에 에어컨까지 있다는 민박집 광고가 귀엽다.
근데 누가 이런 곳에서 민박을 할까?
휘이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은 성곽길을 택했다.
옹기 종기 모여있는 읍성의 초가집 지붕이 정겹다.
다음엔 어딜 가야하나?...일단 순천역으로...
14:50 순천역행 버스 승차 (\ 950 )
15:22 순천역 하차
순천역에서 수십번을 고민하다가 결국 수원행 새마을호를 매표.
새마을호를 기다리며보니 지역 인물이 김우석 선생이더군.
전주에 우석대학이 있지? 오우석이 태어난...
지금은 통합되었죠..어느 학교더라?..
16:22 수원행 새마을호 장애인 할인 ( \ 22.000 )
수원에 도착해서 2007번 타고 집으로...
집에 오니 김미영 왈
"어머! 왜 벌써 왔어요?"
식구들이 없으니 너무 재미 없었어요.
어느새인가 나는 우리 식구들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새가 되어 버렸나보다...
2000년 여름 휴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