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중고생들의 따뜻한 겨울나기 ＂춥다고 마냥 웅크릴수만 없지＂

[[진연주]]

[12월 13일]중고생들의 따뜻한 겨울나기 ＂춥다고 마냥 웅크릴수만 없지＂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 하루 중 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중고생들은 겨울 추위를 어떻게 이겨내고 있을까.

부산지역 학교들은 대부분 난방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교실은 여전히 추운 곳”이라는 반응이다. 학교 난방시설이 오히려 건강에 역효과를 낼 뿐이라고 말하는 학생도 있다. 학생들의 ‘겨울나기’를 알아본다.



배선희(부산진여고1)양은 최근 감기에 걸렸다. 교실 안의 공기가 건조해 호흡기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배양은 “난방시설로 교실의 온도는 올라가지만 공기가 탁하고 건조해 감기에 걸리기 쉽다”며 “교실에 가습기를 여러 대 설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에 설치된 난방시설은 대개 난로이다. 그러나 난로는 휘발유를 자주 보충해야 하고 난로를 켜고 끄는 과정에 위험이 따른다. 난로 주변에만 온기가 전달돼 교실 안에서도 온도차가 크다.





특히 최근 몇몇 학교에서 난로의 문제점을 감안해 새로 들여 놓은 냉난방기는 난방성은 좋지만 교실 안이 너무 건조해지는 바람에 학생들의 건강에 적신호를 주고 있다.

학교에서는 교실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고 가습기를 설치하고 있지만 별 효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온도조절이 쉽지 않아 교실 안이 너무 더운 나머지 조는 학생이 느는 등 수업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다.

교실내 난방시설이 불편하자 학생들은 나름대로 개성있는 추위 대처법을 마련하고 있다.

손발이 시려운 것을 막기 위해 손난로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남몰래 손을 따뜻하게 녹이거나 교칙에 어긋나지만 교복 외에 옷을 겹쳐 입는 학생도 있다.

남인경(동항중3)군은 “교칙에 정해진 교복만 입으면 추위를 이겨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학교에서 금지하고 있으나 목티나 코트 등을 교복에 겹쳐 입는 학생을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각 학교마다 학생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복장 단속을 완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부산 남구 감만동 동항중학교 학생들이 매서운 겨울 바람 때문에 몸을 움크린 채 등교하고 있다.(위) 학생들은교실에 설치된 난방기 주위에 모이거나 손수 목도리, 장갑(사진 안) 등을 만들어 추위를 이겨낸다.

교칙상 구두만 신을 수 있지만 학생들이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운동화를 신거나 교복 위에 옷을 덧입을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여학생들은 다양한 소품으로 겨울을 이겨 내고 있다. 여학생들이 교복 안에 입는 속바지는 얇고 달라붙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등장한 속바지는 화려한 색깔에 잘 늘어나는 소재로 바꿔 보온성과 패션을 모두 살리려는 여학생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목도리나 장갑 등 겨울용품을 자신이 직접 만드는 ‘알뜰족’도 늘고 있다.

이들 학생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목도리를 가질 수 있고 손수 만들었기에 더욱 애착이 간다”며 공통된 반응을 보인다.

이에 반해 대부분의 남학생들은 “추위와는 상관없이 운동장에서 뛰며 땀을 흘리는 것이 추위를 이기는 최고의 방법”으로 꼽고 있다.

허준(동래고1)군은 “농구공을 들고 1시간 정도 땀을 내다 보면 어느새 추위를 잊게 된다”며 “추울수록 더 많이 움직이는 게 건강을 지키며 추위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 진연주 / 동항중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