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영이 보아라,
가을이 깊어가고 있어서일까,
아침저녁은 제법 쌀쌀함이 더해가는 날이구나.
훈련 받느라 고생 많으리라 본다.
건강한 모습으로 군대생활 하기를 바란다.
아직은 이른, 적은 나이에 군대에 간다는 말에
기특하고 대견한 모습이기도 하였다마는
힘든 일도 있을 것이다.
힘이 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아빠, 엄마를 생각하라 했었는데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살면서 편하고 어려움 없이 지내온 사람보단
어렵고 힘든 일들을 해 본 사람이
더 성숙된 모습으로 삶을 헤쳐 나간단다.
군대라는 곳은 함께 생활하는 여러 지역의 사람과
성격이 다른 사람, 서로 자라온 환경이 다른 사람끼리
한내무반에서 생활하며 단합과 단결, 나눔과 교제를 통하여
성숙된 어른으로 되어가는 과정이라 본다.
의무를 다하는 가운데서 애국심과 충성심을 배우고
부모형제의 사랑을 알게 되는
잠시의 헤어짐의 시간이 아닌가 한다.
사랑은 잠시 헤어짐으로 더 크게 느끼는 것이기도 한단다.
건강한 모습으로 훈련에 충실하길 바란다.
내무반에서는 서로 눈치 보는 일이 없이 솔선해서 청소며
동료를 아끼는 마음이 먼저 앞서고
상관이 하라고 하는 지시가 없어도 스스로 앞서서 하면
좋은 상하간의 관계가 이뤄진단다.
지시가 없어도 잘 하는 사람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당당함이 생기는 것이란다.
용감하되 만용을 부리지 않으며
동료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신뢰가 쌓인단다.
젊은 날, 춥고 힘든 단체생활에서
군인의 졸병수첩을 쓰는 모습을 생각하니
힘들고 하겠지만 성숙된 병사일기를 쓰는 모습으로
군대에서의 짧은 기간동안 목표를 향한
삶의 가장 소중한 가치를 배우고 멋진 사회인이 되기를 바란다.
조봉식 신병교육대 3중대장님,
철없는 아이를 군대에 보내놓고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많으리라 믿습니다.
아직은 어리고 군대라는 조직에
익숙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으리라 봅니다.
고되고 힘든 훈련이지만 자신의 참 모습으로 성장하는
젊은 아이들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사랑한다! 찬영아.
경남 하동에서 농사를 짓는 아빠가
사랑하는 아들에게 편지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