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부리영감>이 우리나라 옛이야기가 아닌, 일본에서 내려오는 전래민담인 '고부도리지이'라는 것을 아셨나요? 우리나라에서는 <도깨비 방망이 얻기> 이야기가 있지요.
<혹부리영감> 이야기는 대부분 다 아실테고 <도깨비 방망이 얻기>이야기를 짧게 적어보면..
옛날옛날 어느 마을에 마음씨 착하고 효자로 알려진 나무꾼이 살고 있었어요. 하루는 나무를 하러 산에 갔는데, 산위에서 개암열매가 또르르 굴러왔어요. 나무꾼은 개암열매를 주우며 "이건 아버님께 갖다드려야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개암열매가 계속해서 굴러오는 거예요. "이건 어머님꺼, 이건 아이들꺼, 이건 부인꺼~" 개암열매를 주우며 산을 계속 올라갔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거예요. 쉴곳을 찾아 헤매다가, 저만치 허름한 초막을 발견했어요. 나무꾼은 벽에 기대어 쉬다가 그만 잠이 들고 말았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무슨 소리에 눈을 뜬 나무꾼은 깜짝 놀랐어요. 도깨비들이 몰려와 방망이를 두드려 술과 음식을 한상 가득 차려놓고 노래부르며 재미있게 노는거예요. 나무꾼은 숨어서 지켜보다가 배가 고파 개암열매 하나를 조심스럽게 깨물었죠.
"깨작!" 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도깨비들이 도깨비 방망이도 놔두고 정신없이 도망쳐버렸어요. 나무꾼은 도깨비방망이를 가지고와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요.
이웃에는 심술많고 불효자인 나무꾼이 살고있었어요. 이웃집 나무꾼이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사연을 듣자, 그다음날 당장 개암열매가 굴러왔다는 산을 찾아갔죠. 한데 신기하게도 개암열매들이 똑같이 굴러오는 거예요. "이것은 내꺼, 저것도 내꺼" 심술쟁이 나무꾼은 도깨비가 나온다는 초막에 들어가 도깨비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어요. 어느새 잠이 들었는데, 무슨 소리에 잠이 깼어요 도깨비들이 방망이를 두들기며 맛있는 음식과 술을 마시며 재미있게 노는거예요.
나무꾼은 얼른 개암열매를 깨작 깨물었죠. 그런데 이게 왠일이예요? 도깨비가 도망가기는 커녕, 사람이 숨어있을 거라며 여기저기 찾기 시작하는 거예요. 결국 심술맞은 이웃마을 나무꾼은 도깨비에게 실컷 두들겨맞았지 뭐예요.
<도깨비 방망이 얻기> 이야기와 <혹부리영감>이야기가 거의 비슷해보이나요? 일본이 일제시대에두 이야기의 이야기 구조가 같다며, 일본과 같은 뿌리를 갖고 있는 민족이라는 것을 심어주기 위해 <혹부리 영감>을 1915년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었다는군요. 그때부터 <도깨비 방망이얻기>보다 <혹부리영감>이야기를 더 많이 듣게된 것이니, 놀랍기만 하죠?
위 그림은 1909년 일본의 <심상소학독본> 권1에 실린 오니(위)가 1915년 <보통학교조선어급한문독본> 권2에 조선인 복장을 하고 그대로 등장하는 것(아래)을 보여준답니다.
1941년 <초등국어독본> 권2에 수록된 혹부리영감(고부도리지이)의 오니 그림입니다. ※ '오니'는 일본의 요괴로, 우리나라 도깨비와는 틀린거 아시죠? 우리나라 도깨비가 뿔이 난것처럼 그려지는건 바로 이 오니와 구분없이 그려서 그린 거랍니다. 일본의 오니는 뿔이 두개 혹은 하나가 있구요, 어금니는 앞으로 튀어나와 있고 키는 사람의 두 배가 되는 거구라 하네요. 원시인처렁 도롱이로 만든 옷을 입고, 손에 철퇴를 들고있는 모습으로 그려지죠. (^^ 자세한 도깨비 이야기는 다음에..)
<도깨비 방망이 얻기>와 <혹부리영감>은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큰 차이가 있어요.
<도깨비 방망이 얻기>는 두 가지 교훈이 있는 데요, 하나는 효로써 효자는 복을 받지만, 불효자는 벌을 받는다는거죠. 효의 강조는 우리 전래동화에서 볼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특징인데요, <혹부리영감>은 효가 빠져 있고, 권선징악만 강조되어 있어요. 이것은 일본 동화들이 갖는 일반적인 특징이라 하네요. 그리고 주인공으로 대개 노인이 등장한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