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여정에는 고통과 불확실함,두려움,혼란,죄의식,분노 등이 늘 동행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나를 향한 지극한 사랑으로 이 모든 것을 소진시켜 결국 자신의 품으로 이끌었습니다. 나를 향한 치밀한 하나님의 계획을 확인합니다.”
사지마비의 중상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재활의학 의사로 거듭난 이승복(41) 박사가 구원의 하나님을 증거했다. 지난 2일 서울 안암동 ‘ANM선교회’ 주일예배에 특별강사로 나선 그는 휠체어에 앉아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회고하면서 그 속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을 알렸다. 특히 전도유망한 체조선수였다가 훈련 도중 중상을 입고 맞이한 극심한 절망 속에서 희망의 꽃을 활짝 피우도록 인도한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를 소개해 참석자 300여명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저는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의 존스홉킨스 의과대학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이승복입니다”로 말문을 연 이 박사는 먼저 여덟 살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가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을 소개했다. 이어 체조선수로 입문해 뼈를 깎는 훈련으로 미국 최고 선수로 성장한 다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꿈을 키워가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던 때를 회고했다.
“공중으로 솟아올라 540도 회전을 하는 훈련 도중 거꾸로 처박혔습니다.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난 뒤 온몸의 신경이 끊어졌음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눈앞에 ‘G-O-D’라는 알파벳 세 글자가 또렷이 보였습니다.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왕좌에서 몰아내고 세상의 왕좌에 오르려 했던 나를 벌하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박사는 한동안 절망감과 패배감에 젖었다. 그러나 더욱 소중한 것이 그 앞에 다가섰다. 바로 하나님의 손길이었다.
“어느 날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라는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래리라는 이름의 선교사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는 창조주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 등 전체적인 복음을 내게 명료하게 전해줬습니다.”
이후 이 박사에게 대단한 변화가 일어났다. 교회에 나가긴 했지만 뜨뜻미지근했던 그의 가슴에 불이 붙은 것이다. 비로소 자신에게 일어난 일련의 일이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걸 확신했다.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도 절감했다. 로마서 3장 23절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가 가슴을 쳤다. 그리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당하신 수모와 고통을 떠올리며 새롭게 예수님을 마음으로 영접했다. 날짜도 잊지 못하는 1987년 4월27일의 일이었다.
“초자연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내 등을 짓누르고 있던 산더미 같은 벽돌이 한순간 사라졌습니다.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하늘에선 아름다운 종소리가 울렸습니다. 그리스도 안의 새로운 피조물이 된 나를 발견했습니다.”
이 박사는 뉴욕대를 거쳐 컬럼비아대학에서 공중보건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명문 다트머스대에서 본격적으로 의학공부를 시작,수석졸업한 뒤 하버드대 인턴과정도 수석으로 마쳤다. 그러자 그의 이름 앞에는 ‘슈퍼맨’이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이 박사의 이야기는 미국과 한국에서 큰 화제였다.
“제게는 금메달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내 오랜 갈망에 대한 해답을 하나님 안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기도에 응답해주실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는 요즘 네비게이토 선교회의 캠퍼스 사역 간사로 미 해군사관학교 생도들과 성경공부를 하며 제자 삼는 사역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내 삶의 주인인 하나님께 유용하게 쓰이는 제자가 되고,사도 바울이 보여준 그대로 그리스도를 전하겠다”는 그의 다짐에 모든 참석자들은 한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정수익 기자 sag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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