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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다음카페 "크메르의 세계" 운영자
2. 논리적 사고와 문장의 구조에 대하여
어떤 언어의 어순을 확고히 이해한 상태에서, 평소에 자신의 모국어를 명료하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새로운 외국어에 대한 이해와 학습속도도 빠른 경향이 있다.
실제로 모국어를 잘 구사한다는 것은, 사고를 명료하고 논리적으로 한다는 것이고, 그런 사람일수록 다른 외국어 역시 명료하게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요즘 학생들에게 논술과 같은 시험제도가 요구하는 바가 바로 그러한 소양이다. 그런데 그것이 변질되어 단순히 다양한 지식을 많이 가지려 한다든가, 아니면 글쓰기의 테크닉(수사학, rhetoric)과 같은 점에 치중하여 논술공부를 하는 경향이 발생했는데, 이는 본질을 벗어난 것이다.
가령 논술강의의 경우, 이미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원어민 한국어 사용자일 경우, 국문학과 출신 교사보다는 가능하면 철학과 출신의 논리학 전공 교사의 강의를 듣는 편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주1] 하지만 한국의 경우, 철학과 출신들 역시 장황하고 현학적인 어법과 사고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아 실효성에 의문이 가기는 한다). 이는 본질적으로 논리적 사고가 바로 언어사용능력이나 문장력의 배후에서 작용하는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다.
논리적 사고를 잘 배양하는 방법 중 하나인 동시에, 생소한 외국어 습득에 도움이 되는 훈련 중 하나는 문장의 구성성분을 분석하는 훈련이다. 즉 주어, 동사, 목적어만 잘 구분할 수 있어도, 그 사람의 모국어 구사능력은 훨씬 명료해지며, 외국어의 경우에도 빠르게 습득하여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주2] 본 강의에서 사용하는 "주어"(Subject), "동사"(Verb), "목적어"(Object)라는 용어는 일반적인 문법학에서 사용되는 용례보다 약간 넓은 의미이다. 가령 어떤 나라의 언어에서는 한 단어 형용사인 경우가 또 다른 언어에서는 술어의 부분이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예) 한국어 "빨갛다"라는 한 단어 형용사가 영어에서는 "is red"라는 두 단어가 합쳐진 하나의 술어로 표현된다.] 그러므로 본 강의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주어 (Subject) -- 명사나 대명사와 같이 한 단어인 경우도 있지만,
두 단어 이상으로 구성된 구(Phrase)를 포함.
○동사 (Verb) -- 부사("매우", "급하게" 같은 표현)를 포함하여
넓은 의미의 술어(Predicate) 혹은 술어구(Predicative Phrase)와 동의어임.
○목적어(Object) -- 한 단어인 경우도 많지만,
두 단어 이상으로 구성된 구(Phrase)를 포함.
비록 아주 초보적인 훈련으로 보이지만, 먼저 몇 가지 문장의 주어, 동사, 목적어를 확실하게 우리의 모국어인 한국어 속에서 구분해보자.
(1) 나는 학교에 갑니다.
나(는) - 학교(에) - 갑니다.
주어(S) 목적어(O) 동사(V)
(2) 어제밤에 잠을 설친 나는 어제부터 다시 열린 학교에 부지런히 가는 중입니다.
어제밤에 잠을 설친 나(는) - 어제부터 다시 열린 학교(에) - 지금 가는 중입니다.
주어(S)[=주어구] 목적어(O)[=목적어구] 동사(V)[=술어구]
위의 두 문장은 주어, 목적어, 동사의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 동일한 문장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2)번 문장은 그 각 부분이 매우 복잡하게 확장된 사례이다. 즉 위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기억할 점은 아무리 긴 문장이 나올지라도 결국 간단한 구조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그렇게 분석하는 훈련이 잘 된 사람일수록 외국어를 습득하고 사용하는 데 보다 잘 적응한다는 점이다.
이제 위의 두 한국어 문장을 잘 이해했다면,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영어로 환원시켜 생각하는 훈련을 해보자.
(1') I go to the school.
I - go (to) - the school
주어(S) 동사(V) 목적어(O)
(2') I, who didn't get any sleep last night, am now going to the school which opened
from yesterday.
I, who didn't get any sleep am now going to the school which opened
last night from yesterday.
주어(S)[=주어구] 동사(V)[=술어구] 목적어(O)[=목적어구]
물론 (2')의 문장을 영어 원어민이라면 두 개의 문장으로 나누어 표현하겠지만, 일단 우리의 훈련을 위해 문법적으로 가능한 한에서 문장을 구성해보았다.
물론 모든 문장이 S+V+O --- 혹은 한국어와 같이 S+O+V --- 구조로만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무리 복잡하고 긴 문장이 나타난다 할지라도 간단한 구조로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이 점을 명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크메르어는 구체적으로 어떤 문장구조를 가진 언어인지 다음 강의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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