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허름하게 짓는 학교 건물이라고 하지만 이만저만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아니다. 욕심 같아서는 벽돌도 맘껏 쌓아 공사 진척도를 높이고 싶지만 시멘트가 굳는 시간을 계산하여 시차를 두고 쌓아 올려야 한다.
교사를 짓는 대학생들은 4일차까지 원기왕성하게 삽질을 하고 벽돌을 쌓아 올리더니만 5일차가 되니 점점 지쳐가는 기색이 보였다. 장시간에 걸친 여행의 여독을 풀지도 않고 곧바로 공사에 투입 됐으니 젊은 대학생인들 견딜 수 있으랴. 아니나 다를까 6일차부터 여대생들부터 신음을 하며 들어 눕는다. 풍토병으로 설사를 하는 친구들, 깊은 밤에 배가 뒤틀린다며 신음하는 친구들, 몸살감기가 온 친구들..... 내 걱정이 드디어 깊어만 간다.
이곳에는 병원도 없다. 위급한 환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차량으로 3시간 이동하여야 병원에 갈 수 있다. 위급한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도가 절로 나온다.
내 육신도 드디어 이상 신호를 보내왔다. 급기야 새벽에 나도 배를 움켜잡으며 뒹굴어야 했다. 복통이 온 듯 싶다. 너무 괴로워서 가까이 병원이라도 있으면 곧바로 달려가고 싶었다. 그러나 참아야만 했다. 설사까지 겹쳐서 가지고온 정로환을 한 움큼 삼켰다. 너무 많이 삼켰는지 배가 싸하다.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화장실을 20여 번 들락거렸다. 탈진으로 녹초가 되고 말았다. 나는 하루 온종일 바닥 침대에 누워있었다. 다음날부터 연이어 환자들이 발생했다. 나와 똑같은 풍토병으로....
전염병처럼 한 명 한 명 돌아가면서 앓아가면서 우리 60여 명의 대학생들은 15일이 경과한 후에야 학교 건물 한 동과 화장실 한 동을 지을 수 있었다.
<풍물패도 보여주고...>
<몇 삽 뜨다가 학생들한테 서툴다고 제지당하고... 실은 나 순수 촌놈으로 너희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다.ㅎㅎ>
첫댓글 근로봉사 힘든일 하셨네요 . 소담님 ! 자랑스럽습니다.
순수 촌놈이라 일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지금은 몸이 말을 잘 안들어요.ㅎㅎ
저도 찡 하네요..수고 많으셨습니다.
직접 보면 정말 짠합니다.
학교건물이 아주 근사한데요. 장한 일 하고 왔군요 , 간문 우리 후배중에 이런 훌륭한 분도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군요.
부끄러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