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의 삶]
‘삶의 찬미’ 전파하는 노래 천사
연30회 이상 20년째 무료봉사
신곡 ‘신바람’ ‘논산아리랑’ 발표
가수 임나경 “봉사는 나의 숙명이며 행복”
소외된 이웃 위해 묵묵히 봉사
11월 25일 대전시 원동 바이올렛 컨벤션웨딩홀.
대전 동그라미봉사단에서 지역노인 1,500여명을 모시고 성대한 ‘노인위안잔치’가 열리고 있었다. 능란한 솜씨로 세련되고 구성진 여가수의 노래가 끝나자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대전·충남지역 장애인시설이나 노인요양원 등에서 수시로 열리는 위문공연에는 언제나 빠지지 않고 참석해 무료봉사하는 가수. 그녀가 바로 노래하는 천사 임나경씨(대전시 동구 남월동)다.
임나경씨는 대전·충남지역에서 20년 동안 묵묵히 무료봉사를 해온 가수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지역축제와 각종 행사에 초청돼 동분서주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그녀의 봉사활동은 크게 노래봉사, 병원봉사, 반찬봉사로 나뉘어진다.
올들어서만도 대전 중구 지체장애인 위문공연을 비롯 시각장애인 위문공연, 은빛요양원 목욕봉사, 독거노인 및 장애인 반찬봉사 등 30여 차례가 넘는다.
매주 충남대병원 암센터 봉사와 각 지역 노인요양병원 위문공연, 독거노인 및 장애인 반찬나누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 선도위원 등 사회봉사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삶의 의미를 되새긴 봉사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봉사하는 것이 무엇인가 느끼게 되었습니다. 외롭고 소외된 이웃과 노인들을 접할 때마다 진정으로 고마워하는 그들 모습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그녀가 봉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년 전 부산에서 가수활동을 할 때다.
전속가수로 일하던 야간업소 사장의 제의로 교도소 위문봉사에 참여하면서부터다.
그 후 시간만 나면 고아원, 양로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삶의 의미를 되새겼고, 세상을 보는 눈이 차츰 밝아졌다.
봉사활동에 빠져들다 보니 수입이 줄어들고 무엇보다도 시간에 쫓겼다.
그녀는 공연과 봉사 일정이 겹칠 때가 가장 괴롭다고 말한다. 그러나 가능하면 봉사를 우선한다.
봉사에 대한 열정으로 힘든 줄도 몰랐다. 노래를 듣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자신이 행복했다.
이 같은 열정으로 2008년 12월 충남대학교병원장으로부터 공로상을 받았고, 2009년 3월에는 대전광역시장으로부터 봉사상을 수상했다.
보컬 싱어 등 향토가수로 활동
임나경씨는 부산에서 태어났으나 아버지 고향인 충남 논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 잘하는 아이로 통했다. 4세 때부터 친지나 이웃 어른들 앞에서 노래를 잘 불러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학창시절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임나경씨는 1985년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전국 규모의 노래자랑에 나갔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부산음악인협회 회원으로 등록되면서 가수로 데뷔했다.
이어 1987년 ‘부산시민 노래자랑’에서도 최우수상을 수상,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언더그라운드 그룹사운드, 보컬그룹 등에서 싱어로 활동했다. 부산 MBC, KBS 등 방송에 출연하며 조금씩 가수로서의 자리를 굳혀나갔다. 야간업소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대전으로 이사한 그녀는 1993년 ‘대전엑스포 전국노래자랑’에서도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틈나는 대로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2008년 4월 26일 EBS 자원봉사 프로에 출연, 봉사하는 노래 천사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해 9월 24일에는 KBS ‘6시 내고향’에 소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년만에 신곡 발표
임나경씨는 20여년 긴 세월 향토가수로 활동했으나 자신의 곡을 갖지 못했다.
그러던 중 제의가 들어와 2009년 8월 신곡 ‘신바람’과 ‘논산아리랑’을 취입, 포원이었던 제1집 CD를 발표했다.
오해균 작사·작곡의 이 노래들은 템포가 빠른 트로트풍으로 인생을 긍정적으로 밝고 즐겁게 살자는 삶의 찬미를 표현했다.
‘신바람’과 ‘논산아리랑’은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가며 대전·충청지역에서는 꽤 알려진 노래로 자리잡았다.
임나경씨에게는 한 가지 꿈이 있다.
장애인시설이나 양로원 등 가난하고 소외된 불우이웃들을 위해 현재처럼 꾸준히 봉사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건강을 유지하는 게 소망이다.
아울러 돈을 벌면 장애인이나 불우노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쉼터를 만들고 싶다.
힘들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임나경씨.
봉사를 일종의 숙명이라고 여기는 그녀는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봉사라고 말하는 게 부끄럽습니다. 결국은 저를 위한 것이니까요. 기껏 저는 제가 잘하는 노래를 불러 드리지만 제가 느끼는 뿌듯함과 기쁨은 그 무엇으로도 얻을 수 없는 행복입니다. 제가 가진 건강한 육신을 이웃과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큰 축복이지요.”(다음카페 ‘가수 임나경’, 010-6407-3017) / 최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