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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반야바라밀경
金剛般若波羅蜜經
법회인유분 제일
法會因由分 第一
1. 법회를 이룬 까닭
여시아문 일시 불 재사위국기수급고독원 여대비구중천이백오십인 구
如是我聞 一時 佛 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 俱
이와 같이 나는 보고 들었다. 한 때 부처님께서 남자 스님 1,250명과 함께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었다.
여(如):~같이, 같다. 시(是):이, 여기, 이곳. 불(佛):부처님. 사위(舍衛):중부 인도 교살라(코살라)국의 서울.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중부 인도 사위성에서 남쪽 1.6 km지점에 있는 부처님이 설법한 유적지로서 여기에 기원정사(祇園精舍) 절이 있다. 이 곳은 본래 바사낙왕의 태자 “기타”가 소유한 동산이었으나 “급고독장자”가 이 땅을 사서 세존께 바치고, 태자는 그 주위의 수풀을 세존께 바쳐 이 두사람의 이름을 따라 기수급고독원이라 한다. 기원정사(祇園精舍):기수급고독원에 있는 절의 이름. 비구(比丘):불교에 귀의하여 구족계(250계:비구가 받아 지켜야 할 계율)를 받아 지키는 남자 스님. 중(衆):불도를 수행하는 단체 또는 스님. 구(俱):함께, 모두, 구비하다, 함께 가다.
이시 세존 식시 착의지발 입사위대성 걸식 어기성중 차제걸이 환지본
爾時 世尊 食時 着衣持鉢 入舍衛大城 乞食 於其城中 次第乞已 還至本
처 반사흘 수의발 세족이 부좌이좌
處 飯食迄 收衣鉢 洗足已 敷座而坐
그 때 석가모니께서는 진지 드실 때가 되자 겉옷(가사)을 입으시고, 발우를 손에 드시고 사위국의 큰 성에 들어가시어 그 성안에서 한 집씩 차례로 밥을 얻으신 후 계시던 곳으로 되돌아오셔서 진지를 드시고, 겉옷과 발우를 거두시고, 발을 씻으신 다음, 자리를 펴시고 결과부좌를 하고 앉으셨다.
이시(爾時):그 때. 세존(世尊):석가모니의 존칭. 식(食):식사를 하다, 음식. 착(着):입다. 발(鉢:발우, 바리, 바리때):나무로 대접같이 만들어 안팎을 칠한 그릇. 어(於):에, 에서. 차제(次第):순서, 차차로, ~하는 즉시. 이(已):끝나다, 이미. 흘(迄):끝내다. 환(還):돌아오다, 다시. 부(敷):펴다. 이(而):그리하고.
선현기청분 제이
善現起請分 第二
2. 수보리가 가르침을 청하다
시장로 수보리 재대중중 즉종좌기 편단우견 우슬착지 합장공경 이백
時長老 須菩提 在大衆中 卽從座起 偏袒右肩 右膝着地 合掌恭敬 而白
불언
佛言
그 때 장로이신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의 옷을 걷어내려 단정히 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여 공경한 후 부처님께 여쭈었다.
장로(長老):지혜와 덕이 높고 나이가 많은 비구. 수보리(須菩提):석가모니 부처님의 10대 제자. 종(從):부터, 따르다, 종사하다, 수행하다. 편(偏):치우치다, 한쪽. 단(袒):옷을 벗어 메다. 견(肩):어깨. 슬(膝):무릎. 우슬착지(右膝着地):존경의 뜻으로 오른 쪽 무릎을 땅에 꿇고 예배하는 자세. 합장(合掌):부처님께 반배의 절을 할 때 두 손바닥을 마주 합치는 것. 이(而):그리고, 너, 같다. 백(白):아뢰다
희유세존 여래 선호념제보살 선부촉제보살 세존 선남자 선여인 발아
希有世尊 如來 善護念諸菩薩 善付囑諸菩薩 世尊 善男子 善女人 發阿
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응운하주 운하항복기심
耨多羅三藐三菩提心 應云何住 云何降伏其心
“참으로 거룩하시옵니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모든 보살들을 잘 보살피시고 모든 보살들에게 잘 당부하여 위촉해 주시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선남자․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면 어떻게 그 마음을 닦고, 또 어떻게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하옵니까?
희유(希有):염불하는 이를 칭찬하는 말. 여래(如來):부처님의 10가지 이름 중의 하나. 호념(護念):부처님이 선행을 닦는 중생을 옹호하며, 온갖 악을 멸하고 깊이 기억하여 버리지 않는 것. 보살(菩薩):불도를 닦아 보리를 구하고 뭇 중생을 교화하여 부처님의 다음가는 지위에 있는 성인. 부촉(付囑):부처님이 설법을 한 뒤 법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줄 것을 보살이나 제자에게 부탁하는 것. 선남자선여인(善男子善女人):불법을 믿고 선을 닦는 남녀. 발(發):일으키다. 생기다, 출발하다, 쏘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부처님의 깨달음. 응(應):마땅히. 운(云):말하다. 하(何):무엇, 어찌, 왜냐하면. 주(住):머무르다. 항복(降伏):자기를 굽혀 복종함.
불언 선재선재 수보리 여여소설 여래 선호념제보살 선부촉제보살 여
佛言 善哉善哉 須菩提 如汝所說 如來 善護念諸菩薩 善付囑諸菩薩 汝
금제청 당위여설
今諦聽 當爲汝說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옳다, 옳다. 수보리야! 네 말과 같이 여래는 모든 보살들을 잘 보살피고 보살들에게 잘 당부하여 위촉하느니라. 너는 이제 잘 듣거라. 마땅히 너를 위해서 일러주리라.
선재(善哉):훌륭하다, 옳다. 여(如):같다, 같이. 여(汝):너. 제(諦):살피다, 밝히다. 당(當):마땅히, 당연히
선남자 선여인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응여시주 여시항복기심 유연
善男子 善女人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應如是住 如是降伏其心 唯然
세존 원요욕문
世尊 願樂欲聞
선남자․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면 마땅히 이와 같이 마음을 닦고 이와 같이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하느니라. 부처님이시여! 바라옵건대 기꺼이 그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선남자선여인(善男子善女人):불법을 믿고 선을 닦는 남녀. 유(唯):대답하다 연(然):그와 같이, 그렇게 여기다. 요(樂):즐기다, 즐거움, 쾌락. 욕(欲):원하다, 하고자 하다, 욕심.
대승정종분 제삼
大乘正宗分 第三
3. 대승불교의 바른 뜻
불고수보리 제보살마하살 응여시항복기심
佛告須菩提 諸菩薩摩訶薩 應如是降伏其心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되려면 마땅히 다음과 같이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하느니라.
고(告):알리다. 제(諸):모든. 보살(菩薩):불도를 닦아 보리를 구하고 뭇 중생을 교화하여 부처님의 다음가는 지위에 있는 성인. 마하살(摩訶薩):큰 성인, 큰 보살, 큰 법.
소유일체중생지류 약난생 약태생 약습생 약화생 약유색 약무색 약유
所有一切衆生之類 若卵生 若胎生 若濕生 若化生 若有色 若無色 若有
상 약무상 약비유상비무상
想 若無想 若非有想 非無想
모든 중생 무리에는 알에서 까는 것, 태내에서 나는 것, 습한 곳에서 나는 것, 화하여 생기는 것, 형상이 있는 것, 형상이 없는 것, 생각이 있는 것, 생각이 없는 것,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것이 있는 바,
류(類):무리. 약(若):만약, 너, 같다, 어리다. 습생(濕生):습기로 나는 생물(모기, 귀뚜라미 등). 화생(化生):홀연히 생겨나는 생물. 색(色):물질. 상(想):생각하는 정신작용.
아개영입무여열반 이멸도지 여시멸도무량무수무변중생 실무중생 득멸
我皆令入無餘涅槃 而滅度之 如是滅度無量無數無邊衆生 實無衆生 得滅
도자
度者
내가 이를 모두 제도하여 무여열반에 들도록 할 것이니라” 이와 같이 한량없고, 셀 수도 없고, 끝이 없이 많은 중생을 열반에 들도록 제도하였으나 실제는 한 중생도 제도 받은 자가 없느니라.
개(皆):모두, 두루 미치다. 영(令):명령, 법령. 무여열반(無餘涅槃):생사의 모든 괴로움을 여읜 것. 멸도(滅度:열반):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고 생사를 초월해서 불생불멸(不生不滅)의 법을 체득한 경지. 무량(無量):한량없는. 무수(無數):셀 수 없는. 무변(無邊):끝이 없는. 실(實):실제, 참, 열매. 득(得):얻다, 깨닫다.
하이고 수보리 약보살 유아상인상 중생상 수자상 즉비보살
何以故 須菩提 若菩薩 有我相人相 衆生相 壽者相 卽非菩薩
왜냐하면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아상과 인상과 중생상과 수자상에 집착하면 이는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아상(我相):나라는 상. 인상(人相):우리는 사람이니 축생과 다르다고 집착하는 견해. 중생상(衆生相):자기 몸은 오온(五蘊)이 화합하여 생겨난 것이라고 고집하는 견해. 수자상(壽者相):선천적으로 일정한 목숨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견해. 즉(卽):곧, 바로. 비(非):아니다, ~하지 않다, 그르다.
묘행무주분 제사
妙行無住分 第四
4. 머무름 없이 실천하라
부차수보리 보살 어법응무소주 행어보시 소위부주색보시 부주성향미
復次須菩提 菩薩 於法應無所住 行於布施 所謂不住色布施 不住聲香味
촉법보시
觸法布施
또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법에 집착하지 말고 보시를 해야 하느니라. 이른바 물질에 집착하지 말고 보시를 하여야 하며, 성향미촉법에도 집착하지 말고 보시를 하여야 하느니라.
부(復):다시, 아뢰다. 차(次):다음, 순서. 어(於):에서, 있다. 응(應):마땅히. 주(住):머무르다. 보시(布施):보시는 재시(財施), 법시(法施) 및 무외시(無畏施)를 말한다. 여기서 재시는 자비심으로 다른 이에게 조건 없이 물건을 주는 것, 법시는 다른 이에게 교법을 전하여 선근을 자라게 하는 것, 무외시는 계를 지니어 남을 침해하지 아니하고 또한 두려운 마음을 없게 하는 것을 말하며, 지금은 흔히 신도가 독경 또는 불사를 위한 보수로 금전이나 물품을 스님에게 주는 것을 보시라 한다. 색(色):물질. 성향미촉법(聲香味觸法):소리, 냄새, 맛, 촉감과 법.
수보리 보살 응여시보시 부주어상 하이고 약보살 부주상보시 기복덕 불
須菩提 菩薩 應如是布施 不住於相 何以故 若菩薩 不住相布施 其福德 不
가사량
可思量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보시하여 형상에 집착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만약 보살이 형상에 집착하지 않고 보시하면 그 복덕을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니라
응(應):마땅히. 상(相):형상. 하(何):왜냐하면. 하고(何故):무슨 까닭. 이(以):을, 으로서. 고(故):까닭, 이유. 사량(思量):생각하여 헤아림. 부(不):아니다, 아님, 아닌가 의문의 미정사(未定辭).
수보리 어의운하 동방허공 가사량부 불야 세존 수보리 남서북방사유
須菩提 於意云何 東方虛空 可思量不 佛也 世尊 須菩提 南西北方四維
상하허공 가사량부 불야 세존
上下虛空 可思量不 佛也 世尊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동쪽 하늘의 허공이 얼마나 큰지 헤아릴 수 있겠느냐? “헤아릴 수 없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그렇다면 수보리야! 남, 서, 북과 서북, 서남, 동북, 동남과 상하의 허공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 “헤아릴 수 없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어(於):어조사, 있다. 의(意):생각, 뜻. 운(云):말하다. 하(何):어찌, 왜냐하면. 야(也):이름을 부를 때 이름 끝에 붙이는 조사. 사유(四維):서북, 서남, 동북, 동남의 네 방향(건곤간손:乾坤艮巽)
수보리 보살 무주상 보시복덕 역부여시 불가사량 수보리 보살 단응여
須菩提 菩薩 無住相 布施福德 亦復如是 不可思量 須菩提 菩薩 但應如
소교주
所敎住
수보리야! 보살이 형상에 집착하지 않고 보시하는 복덕도 또한 이와 같아서 헤아릴 수 없느니라. 따라서 수보리야! 보살은 당연히 내가 가르친 바와 같이 행하여야 하느니라.
단(但):다만. 역(亦):또한, 모두
여리실견분 제오
如理實見分 第五
5. 바른도리를 참답게 보라
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신상 견여래부 불야 세존 불가이신상 득견여래
須菩提 於意云何 可以身相 見如來不 不也 世尊 不可以身相 得見如來
하이고 여래소설신상 즉비신상
何以故 如來所說身相 卽非身相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몸매로 부처님을 볼 수 있느냐? 못하옵니다. 부처님이시여! 몸매로 부처님을 볼 수 없사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몸매는 몸매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된 몸매이기 때문이옵니다.
여(如):따르다, 같다. 실(實):착실한, 참, 진실. 신상(身相):몸매(부처님의 32상).
불고수보리
佛告須菩提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 사구게 >
범소유상
凡所有相 이 세상에 있는 형상은
개시허망
皆是虛妄 모두가 허망한 것이니
약견제상비상
若見諸相非相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 아닌 것으로 보면
즉견여래
卽見如來 곧 여래를 보리라.
범(凡):이 세상, 속계. 소유(所有):가지고 있는.
정신희유분 제육
正信希有分 第六
6. 올바른 믿음은 드물다
수보리 백불언 세존 파유중생 득문여시언설장구 생실신부
須菩提 白佛言 世尊 頗有衆生 得聞如是言說章句 生實信不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편견을 가진 중생이 이 글귀의 말씀을 듣고 참다운 믿음을 낼 자가 있겠사옵니까?”
파(頗):치우치다, 자못. 차(此):이, 이것. 장구(章句):글의 장과 구. 이(以):~을, ~으로서.
불고수보리 막작시설 여래멸후 후오백세 유지계수복자 어차장구 능생
佛告須菩提 莫作是說 如來滅後 後五百歲 有持戒修福者 於此章句 能生
신심 이차위실
信心 以此爲實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었다. 그런 말을 하지 말지니라. 여래가 열반에 든지 오백년 뒤에도 계율을 지키고 복을 닦는 사람들이 있어서 능히 이 글귀에 믿는 마음이 생기고 이를 참답게 여길 것이니라.
막(莫):하지 마라. 위(爲):하다, 만들다.
당지시인 불어일불이불삼사오불 이종선근 이어무량천만불소 종제선
當知是人 佛於一佛二佛三四五佛 而種善根 已於無量千萬佛所 種諸善
근 문시장구 내지일념 생정신자
根 聞是章句 乃至一念 生淨信者
명심하거라. 이런 사람은 한, 두 부처님이나 셋, 넷, 다섯 부처님에게만 착한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이미 한량없이 많은 백, 천만의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 온갖 착한 일을 하였으므로 이 글귀를 듣고 전심으로 깨끗한 믿음이 생기는 것이니라.
종(種):씨, 식물을 심다, 뿌리다. 선근(善根):좋은 일이 생기게 하는 인연. 내지(乃至):또는, 혹은.
수보리 여래 실지실견 시제중생 득여시무량복덕
須菩提 如來 悉知悉見 是諸衆生 得如是無量福德
수보리야! 여래는 이 모든 중생이 이와 같이 한량없는 복덕을 얻는 것을 다 알고 다 보시느니라.
실(悉):모두
하이고 시제중생 무부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 무법상 역무비법상
何以故 是諸衆生 無復我相 人相 衆生相 壽者相 無法相 亦無非法相
왜냐하면 이 모든 중생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하지 않고 법상 또한 법이 아닌 상에도 짐착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부(復):다시, 아뢰다. 아상(我相):나라는 상. 인상(人相):우리는 사람이니 축생과 다르다고 집착하는 견해. 중생상(衆生相):자기 몸은 오온이 화합하여 생겨난 것이라고 고집하는 견해. 수자상(壽者相):선천적으로 일정한 목숨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견해. 법상(法相):모든 법의 모양.
하이고 시제중생 약심취상 즉위착아인중생수자
何以故 時制衆生 若心取相 卽爲着我人衆生壽者
왜 그런가 하면 이 모든 중생이 만약 마음에 형상을 취하면 이는 곧 아상과 인상과 중생상과 수자상에 집착하기 때문이니라.
하이고 약취법상 즉착아인중생수자 약취비법상 즉착아인중생수자
何以故 若取法相 卽着我人衆生壽者 若取非法相 卽着我人衆生壽者
무슨 까닭인가? 만약 법의 형상에 집착하더라도 곧 아상과 인상과 중생상과 수자상에 집착하게 되며, 또한 법이 아닌 상에 집착하더라도 이는 곧 아상과 인상과 중생상과 수자상에 집착하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시고 불응취법 불응취비법 이시의고 여래상설 여등비구 지아설법 여
是故 不應取法 不應取非法 以是義故 如來常說 汝等比丘 知我說法 如
벌유자 법상응사 하황비법
筏喩者 法尙應捨 何況非法
이런 까닭에 당연히 법에 집착하지 말아야 하며, 법 아닌 것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이러한 뜻인 고로 여래는 항상 “너희 비구는 내 설법을 뗏목과 같다고 하는 자는 법도 당연히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법이 아닌 것은 말할 나위가 있겠느냐”라고 말하느니라.
등(等):무리, 따위, 등급, 같다. 여(汝):너. 벌(筏):뗏목. 유(喩):비유하다. 상(尙):오히려. 사(舍):버리다, 베풀다. 하황(何況):하물며.
무득무설분 제칠
無得無說分 第七
7. 얻을 것도, 말할 것도 없다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득 아뇩다라삼먁삼보리야 여래유소설법야
須菩提 於意云何 如來得 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 如來有所說法耶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법을 말한 적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부처님의 깨달음. 야(耶):그런가. 해(解):풀다, 알다, 해답.
수보리언 여아해불소설의 무유정법 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 역무유정법
須菩提言 如我解佛所說義 無有定法 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 亦無有定法
여래가설
如來可說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알기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으시며, 또한 여래께서 법을 말씀하셨다는 생각도 하지 않으시옵니다.
정(定):정하다, 바로잡다, 안정시키다.
하이고 여래소설법 개불가취 불가설 비법 비비법 소이자하 일체현성
何以故 如來所說法 皆不可取 不可說 非法 非非法 所以者何 一切賢聖
개이무위법 이유차별
皆以無爲法 以有差別
왜냐 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은 모두 취할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고, 법도 아니고 법 아님도 아니기 때문이옵니다. 왜 그런가 하면 모든 성현은 무위법으로 차별이 있기 때문이옵니다.
무위법(無爲法):우주만물의 생김과 없어짐(生滅)에 변화가 없는 법. 취(取):취하다, 잡다. 차별(差別):차등(差等)이 있게 구별함.
의법출생분 제팔
依法出生分 第八
8. 법에 의하여 나온다
수보리 어의운하 약인 만삼천대천세계칠보 이용보시 시인 소득복덕
須菩提 於意云何 若人 滿三千大千世界七寶 利用布施 是人 所得福德
영위다부
寧爲多不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를 가득채울 수 있을 만큼 많은 칠보를 보시한다면 그 사람이 얻는 복덕이 많겠느냐?
만(滿):(가득)차다, 충분하다. 삼천대천세계[또는 일대삼천세계(一大三千世界)]:불교 천문학으로 수미산을 중심으로 하여 4방에 4대주(大洲)가 있고 그 주위를 둘러싼 대철위산(大鐵圍山)을 포함하여 일세계(一世界)로 하고 이 1세계 천개 합한 것을 일소천세계(一小千世界), 소천세계 천개 합한 것을 중천세계(中千世界), 중천세계 천개 합한 것을 일대천세계라 하는데 여기에는 소천, 중천, 대천 3종의 천(千)이 있으므로 삼천대천세계(일대삼천세계)라 한다. 이 뜻에 의하면 1세계 10억개를 말한다. 칠보(七寶):금, 은, 유리(瑠璃:검푸른 보석), 수정, 백산호, 붉은진주, 마노(碼瑙:짙은녹색 보석). 소득(所得):얻는 것. 영(寧):편안, 차라리, 어찌 의문부사. 위(爲)하다, 만들다.
수보리언 심다세존 하이고 시복덕 즉 비복덕성 시고 여래설복덕다
須菩提言 甚多世尊 何以故 是福德 卽 非福德性 是故 如來說福德多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매우 많겠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왜냐하면 복덕에 집착하지 말아야 복덕이 많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이 복덕은 그러하기 때문이옵니다”
심(深):심히, 깊다. 다(多):많다, 뛰어나다.
약부유인 어차경중 수지내지사구게등 위타일설 기복승피
若復有人 於此經中 受持乃至四句偈等 爲他人說 其福 勝彼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 가운데서 다만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남에게 전해준다면 그 사람의 복은 저 칠보를 보시한 복덕보다 훨씬 더 많으니라.
부(復):다시. 사구게(四句偈):“여리실견분 제오” 참조. 승(勝):이기다, 뛰어나다. 피(彼):저, 그
하이고 수보리 일체제불 급제불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 개종차경출
何以故 須菩提 一切諸佛 及諸佛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 皆從此經出
수보리 소위불법자 즉비불법
須菩提 所謂佛法者 卽非佛法
왜냐하면 수보리야! 모든 부처님들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이 모두 이 경에서 나왔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부처님의 법(法)도 부처님의 법이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급(及):미치다, 및. 개(皆):모두, 두루 미치다. 종(從):~부터, 따르다, 종사하다. 차(此):이, 이것. 소위(所謂):이른바
일상무상분 제구
一相無相分 第九
9. 하나의 상은 상이 아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수다원 능작시념 아득수다원과부
須菩提 於意云何 須陀洹 能作是念 我得須陀洹果不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수다원이 생각하기를 내가 능히 수다원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겠느냐?
수다원(須陀洹):성문사과(聲聞四果:성문들이 깨닫는 4계급)의 하나로서 처음 성인의 축에 들어간 지위. 성문(聲聞):석존의 음성을 들은 불제자. 성문사과(聲聞四果):수다원(입류), 사다함(일왕래), 아나함(불래), 아라한(응공). 능(能):일 잘하는 재주, 능히 하다. 작(作):짓다, 만들다, 일으키다, 일하다. 시(是):이것, 옳다. 념(念):생각, 외다.
수보리언 불야 세존 하이고 수다원 명위입류 이무소입불입 색성향미
須菩提言 不也 世尊 何以故 須陀洹 名爲入流 而無所入不入 色聲香味
촉법 시명수다원
觸法 是名須陀洹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왜냐하면 수다원이란“경지에 들어간 것”을 가리키는 말이오나 이에 집착하지 않고 또한 색성향미촉법에도 집착하지 않아야 참된 수다원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사다함 능작시념 아득사다함과부
須菩提 於意云何 斯陀含 能作是念 我得斯陀含果不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사다함이 생각하기를 내가 능히 사다함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겠느냐?
사다함(斯陀含:수다함,일왕래):성문 4과의 하나로서 욕계를 모두 끊지 못하여 인간과 천상에 각각 한번 왕래하여 생(生)을 받은 후 열반을 깨닫는 지위.
수보리언 불야 세존 하이고 사다함 명일왕래 이실무왕래 시명 사다함
須菩提言 不也 世尊 何以故 斯陀含 名一往來 而實無往來 是名 斯陀含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왜냐하면 사다함이란 “한번 갔다 온다”는 뜻이지만 실은 이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된 사다함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일왕래(一往來):사다함과 같은 뜻으로서 욕계를 모두 끊지 못하여 인간과 천상에 각각 한번 왕래하여 생(生)을 받은 후 열반을 깨닫는 지위
수보리 어의운하 아나함 능작시념 아득아라한도부
須菩提 於意云何 阿那含 能作是念 我得阿那含果不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나함이 생각하기를 내가 능히 아나함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겠느냐?
아나함(阿那含:불래):욕계에 다시 태어나지 않는 지위 즉, 욕계에서 죽어 색계, 무색계에서 태어나고는 번뇌가 없어져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다는 뜻.
수보리언 불야 세존 하이고 아나함 명위불래 이실무불래 시고 명아나
須菩提言 不也 世尊 何以故 阿那含 名爲不來 而實無不來 是故 名阿那
함
含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왜냐하면 아나함이란 “다시 세상에 오지 않는다”는 뜻이지만 실은 이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된 아나함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아라한 능작시념 아득아라한도부
須菩提 於意云何 阿羅漢 能作是念 我得阿羅漢道不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라한이 생각하기를 내가 능히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겠느냐?
아라한(阿羅漢:응공):성문4과중 가장 윗자리, 3계의 유혹을 끊고 수행이 완성되어 존경과 공양을 받을 수 있는 성인의 지위
수보리언 불야 세존 하이고 실무유법 명아라한
須菩提言 不也 世尊 何以故 實無有法 名阿羅漢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왜냐하면 실은 그러한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된 아라한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세존 약아라한 작시념 아득아라한도 즉위착아인중생수자
世尊 若阿羅漢 作是念 我得阿羅漢道 卽爲着我人衆生壽者
부처님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생각하기를 “내가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면 이는 바로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하는 것이옵니다.
세존 불설아득무쟁삼매인중 최위제일 시제일이용아라한
世尊 佛說我得無諍三昧人中 最爲第一 是第一離欲阿羅漢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 저를 “무쟁삼매를 얻은 사람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 말씀하신 것은 첫째로 “욕심을 여읜 아라한”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무쟁(無諍):다투는 일이 없는 것. 삼매(三昧):마음을 바르게 하여 헛된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 최(最):가장, 제일. 이(離):떠나다, 헤어지다. 욕(欲):바라다, 욕심
세존 아부작시념 아시이욕아라한 세존 아약작시념 아득아라한도
世尊 我不作是念 我是離欲阿羅漢 世尊 我若作是念 我得阿羅漢道
부처님이시여! 저는 “제가 욕심을 여읜 아라한”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제가 만약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면
세존 즉불설수보리 시요아란나행자 이수보리 실무소행 이명수보리 시
世尊 則不說須菩提 是樂阿蘭那行者 以須菩提 實無所行 而名須菩提 是
요아란나행
樂阿蘭那行
부처님께서는 곧 제가 아란나행을 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지 않았을 것이옵니다. 하오나 저는 그러한 생각을 한 바 없으므로 제가 아란나행을 하고 있다고 하시는 것이옵니다.
아란나행(阿蘭那行):탐진치(탐냄, 성냄, 어리석음)를 없애고 의식주를 간편하게 하여 수도(修道)정진하는 수행. 요(樂):즐기다, 즐거움, 쾌락.
장엄정토분 제십
莊嚴淨土分 第十
10. 정토를 장엄하다.
불고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석재연등불소 어법 유소득부
佛告須菩提 於意云何 如來昔在燃燈佛所 於法 有所得不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옛날에 연등불이 계신 곳에서 법을 깨달았다는 생각을 하였겠느냐?
정토(淨土):부처님이 사시는 깨끗한 국토. 장엄(莊嚴):좋고 아름답게 국토를 꾸미고 훌륭한 공덕을 쌓아 몸을 장식하고 향, 꽃을 부처님께 올려 장식하는 것들. 석(昔):옛, 옛날, 연등불(燃燈佛):석가모니에게 “미래에 성불하리라”라고 예언한 부처님.
불야 세존 여래재연등불소 어법 실무소득
不也 世尊 如來在燃燈佛所 於法 實無所得
없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연등불이 계신 곳에서 실로 법을 깨달았다는 생각을 하시지 않았을 것이 옵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보살 장엄불토부 불야 세존 하이고 장엄불토자 즉비
須菩提 於意云何 菩薩 莊嚴佛土不 不也 世尊 何以故 莊嚴佛土者 卽非
장엄 시명장엄시고
莊嚴 是名莊嚴是故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하였느냐? 아니하였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왜냐하면 불국토를 장엄하면 바로 장엄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아야 참으로 불국토를 장엄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장엄(莊嚴):좋고 아름답게 국토를 꾸미고 훌륭한 공덕을 쌓아 몸을 장식하고 향, 꽃을 부처님께 올려 장식하는 것들.
수보리 제보살마하살 응여시생청정심 불응주 색생심 불응주성향미촉
須菩提 諸菩薩摩訶薩 應如是生淸淨心 不應住 色生心 不應住聲香味觸
법생심 응무수주 이생기심
法生心 應無所住 而生其心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이 되려면 마땅히 이와 같이 깨끗한 마음을 가져야 하나니 물질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성향미촉법에도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며, 당연히 집착하는데 없는 마음을 가져야 하느니라.
수보리 비여유인 신여수미산왕 어의운하 시신 위대부 수보리언 심대
須菩提 譬如有人 身如須彌山王 於意云何 是身 爲大不 須菩提言 甚大
세존 하이고 불설비신 시명대신
世尊 何以故 佛說非身 是名大身
수보리야! 가령 어떤 사람의 몸이 마치 수미산만큼 크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몸을 크다고 하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매우 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큰몸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으로 큰몸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비(譬):비유하다, 깨닫다. 수미산(須彌山):불교의 세계관인 4주세계의 중앙에 우뚝 솟은 높은 산. 사주(四州):수미산 사방에 있는 4개의 큰 주(州)
무위복승분 제십일
無爲福勝分 第十一
11. 무위복이 더 크다
수보리 여항하중소유사수 여시사등항하 어의운하 시제항하사 영위다
須菩提 如恒河中所有沙數 如是沙等恒河 於意云何 是諸恒河沙 寧爲多
부 수보리언 심다 세존 단제항하 상다무수 하황기사
不 須菩提言 甚多 世尊 但諸恒河 尙多無數 何況其沙
수보리야! 저 갠지스강에 있는 모래알 수만큼 갠지스강이 있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모든 갠지스강의 모래알 수가 많다고 하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매우 많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단지 갠지스강의 수만도 헤아릴 수 없이 많사온데 하물며 그 모래알 수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무위(無爲):변화가 없는 진리. 항하(恒河):갠지스강. 사(沙):모래. 단(但):단지, 다만. 상(尙):오히려, 높게하다, 더하다. 하황(何況):하물며.
수보리 아금실언고여 약유선남자서여인 이칠보 만이소항하사수삼천대
須菩提 我今實言告汝 若有善男子善女人 以七寶 滿爾所恒河沙數三千大
천세계 이용보시 득복 다부
千世界 以用布施 得福 多不
수보리야! 내가 이제 진실한 말로 너에게 이르나니 만약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저 갠지스강의 모래알 수 만큼 많은 삼천대천세계를 가득 채울 수 있는 많은 칠보로 보시한다면 얻는 복이 많다고 하겠느냐?
이(爾):그, 너. 소(所):곳, 거처, 위치, ~한 바.
수보리언 심다 세존 불고수보리 약선남자선여인 어차경중 내지 수지
須菩提言 甚多 世尊 佛告須菩提 若善男子善女人 於此經中 乃至 受持
사구게등 위타인설 이차복덕 승전복덕
四句偈等 爲他人說 而此福德 勝前福德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매우 많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셨다.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이 경 가운데서 다만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남에게 전해준다면 이 복덕은 앞서 칠보로 보시한 복덕보다 훨씬 더 많으니라.
존중정교분 제십이
尊重正敎分 第十二
12. 바른 가르침을 존중하라
부차수보리 수설시경 내지 사구게등 당지차처 일체세간천인아수라
復次須菩提 隨說是經 乃至 四句偈等 當知此處 一切世間天人阿修羅
개응공양 여불탑묘 하황유인 진능수지독송
皆應供養 如佛塔廟 何況有人 盡能受持讀誦
또 수보리야! 이 경에서 다만 사구게만이라도 들려준다면 그 곳은 온 세상의 하늘인간, 아수라가 모두 부처님의 탑에 공양하듯이 할 것이니 하물며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모두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운다면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느냐!
수(隨):수행하다, 따라서. 차처(此處):이 곳. 아수라(阿修羅):고대 인도 귀신의 하나. 탑묘(塔廟):탑은 탑파(塔婆)의 준 말, 묘는 그의 번역문 즉, 범어와 한문을 함께 쓴 것으로 탐을 말한다. 진(盡):모두, 다하다, 죄가 없어지다. 수지(受持):경전을 받아 항상 잊지 않고 머리에 새겨 가짐. 독송(讀誦):불경을 소리내어 읽음, 외워 읽음. 존중(尊重):높이고 중히 여김.
수보리당지시인 성취최상제일희유지법 약시경전소재지처 즉위유불
須菩提當知是人 成就最上第一希有之法 若是經典所在之處 則爲有佛
약존중제자
若尊重弟子
수보리야! 명심하거라. 이러한 사람들은 거룩한 법을 이루게 될 것이며, 이 경전을 전하는 곳에는 부처님이나 훌륭하신 부처님의 제자께서 항상 함께 계실 것이니라.
여법수지분 제십삼
如法受持分 第十三
13. 법대로 받아 지니라
이시 수보리 백불언 세존 당하명차경 아등 운하봉지
爾時 須菩提 白佛言 世尊 當何名此經 我等 云何奉持
그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경을 무엇이라 불러야 하오며, 저희들이 어떻게 받들어 모셔야 하옵니까?
봉(奉):받들다, 바치다. 지(持):지니다, 보존하다, 버티다.
불고수보리 시경 명위금강반야바라밀 이시명자 여당봉지
佛告須菩提 是經 名爲金剛般若波羅蜜 以是名字 汝當奉持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셨다. “이 경의 이름은 금강반야바라밀이니 이 이름으로 너희들은 받들고 지녀야 하느니라”.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석가모니께서 사위국에서 수보리 등을 위하여 처음에 경계가 비었음을 말하고, 다음 혜(慧)가 비었음을 보이고 뒤에 보살공(菩薩空)을 밝힌 경.
소이자하 수보리 불설반야바라밀 즉비반야바라밀 시명반야바라밀
所以者何 須菩提 佛說般若波羅蜜 卽非般若波羅蜜 是名般若波羅蜜
왜냐하면 수보리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반야바라밀은 반야바라밀이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다운 반야바라밀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니라.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소설법부 수보리 백불언 세존 여래무소설
須菩提 於意云何 如來有所說法不 須菩提 白佛言 世尊 如來無所說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법을 말한다”는 생각을 하겠느냐? 수보리가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법을 말하신다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으실 것이 옵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삼천대천세계 소유미진 시위다부
須菩提 於意云何 三千大千世界 所有微塵 是爲多不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먼지가 많다고 하겠느냐?
미진(微塵):미세한 먼지
수보리언 심다 세존 수보리 제미진 여래설비미진 시명미진 여래설세
須菩提言 甚多 世尊 須菩提 諸微塵 如來說非微塵 是名微塵 如來說世
계 비세계 시명세계
界 非世界 是名世界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매우 많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수보리야! 여래가 말한 모든 먼지는 먼지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제대로 먼지를 본다고 할 수 있으며, 여래가 말한 세계도 세계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제대로 세계를 본다고 할 수 있느니라.
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삼십이상 견여래부 불야 세존 불가이삼십이상
須菩提 於意云何 可以三十二相 見如來不 不也 世尊 不可以三十二相
득견여래 하이고 여래설삼십이상 즉시비상 시명삼십이상
得見如來 何以故 如來說三十二相 卽是非相 是名三十二相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32가지 몸매를 갖추고 있으면 여래로 볼 수 있겠느냐? “볼 수 없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32가지 몸매를 갖추고 있다고 해서 모두 부처님으로 볼 수 없사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32가지 몸매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이를 갖추고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으로 32가지 몸매를 갖추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삼십이상(三十二相):부처님 몸에 갖춘 32상으로서 이 상을 갖추고 속세에 있으면 전륜왕(轉輪王), 출가하면 부처님이 된다고 한다.
수보리 약유선남자선여인 이항하사등신명 보시 약부유인 어차경중
須菩提 若有善男子善女人 以恒河沙等身命 布施 若復有人 於此經中
내지수지사구게등 위타일설 기복심다
乃至受持四句偈等 爲他人說 其福甚多
수보리야! 만약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갠지스강의 모래알 수 만큼 많은 목숨을 바쳐 보시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이 경 가운데서 다만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남에게 전해준다면 이 복이 훨씬 더 많으니라.
이상적멸분 제십사
離相寂滅分 第十四
14. 상을 여의어야 적멸에 든다
이시 수보리 문설시경 심해의취 체루비읍 이백불언
爾時 須菩提 聞說是經 深解義趣 涕淚悲泣 而白佛言
이 때 수보리가 이 경의 말씀을 듣고는 그 뜻을 깊이 깨닫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적멸(寂滅):번뇌의 경지를 떠남, 열반, 죽음. 의취(義趣):뜻. 체루(涕淚):눈물을 흘리다. 비읍(悲泣):슬피 울다.
희유세존 불설여시심심경전 아종석래소득혜안 미증득문여시지경
希有世尊 佛說如是甚深經典 我從昔來所得慧眼 未曾得聞如是之經
거룩하시옵니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매우 뜻 깊은 경전의 말씀을 제가 지금까지 얻은 혜안으로는 아직까지 들어본 적이 없사옵니다.
혜안(慧眼):우주의 진리를 환히 내대보는 눈. 미증~(未曾~):지금까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세존 약부유인 득문시경 신심청정 즉생실상 당지시인 성취제일 희유
世尊 若復有人 得聞是經 信心淸淨 則生實相 當知是人 成就第一 希有
공덕 세존 시실상자 즉시비상 시고 여래설명실상
功德 世尊 是實相者 則是非相 是故 如來說名實相
부처님이시여!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믿는 마음이 깨끗해지면 곧 실상을 깨달을 것이오니 당연히 이 사람은 거룩한 공덕을 성취할 것이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실상이란 것도 실상이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다운 실상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다.
실상(實相):생멸무상(生滅無常)의 상(相)을 떠난 만유(萬有)의 진상(眞相)
세존 아금득문여시경전 신해수지 부족위난 약당내세 후오백세 기유중
世尊 我今得聞如是經典 信解受持 不足爲難 若當來世 後五百歲 其有衆
생 득문시경 신해수지 시인 즉위제일 희유
生 得聞是經 信解受持 是人 則爲第一 希有
부처님이시여! 제가 지금 이 경전을 듣고, 믿고 알고서 받아 지니기는 별로 어려울 것이 없사오나 만약 오백년 후의 세상에서 어떤 중생이 이 경을 얻어듣고, 믿어 알고 받아 지닌다면 이 사람은 곧 제일 거룩한 사람이 될 것이옵니다.
내세(來世):삼세(三世:전세, 현세, 내세)의 하나로서 죽은 뒤에 가서 사는 미래의 세상
하이고 차인 무아상 무인상 무중생상 무수자상 소이자하 아상 즉시비
何以故 此人 無我相 無人相 無衆生相 無壽者相 所以者何 我相 卽是非
상 인상중생상 수자상 즉시비상
相 人相衆生相 壽者相 卽是非相
왜냐하면 이 사람은 아상이 없고, 인상도 없으며, 중생상 수자상도 없기 때문이옵니다. 무슨 까닭이냐 하면 이는 아상을 아상이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고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도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옵니다.
하이고 이일체제상 즉명제불 불고수보리 여시여시 약부유인 득문시경
何以故 離一切諸相 則名諸佛 佛告須菩提 如是如是 若復有人 得聞是經
불경불포불외 당지시인 심위희유
不驚不怖不畏 當知是人 甚爲希有
왜냐하면 일체의 모든 상을 여읜 사람을 곧 부처님이라 부르기 때문이옵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무서워하지도 않는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매우 거룩한 사람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경(驚):놀라다. 포(怖):두려워하다. 외(畏):두려워(무서워)하다.
하이고 수보리 여래설제일바라밀 즉비제일바라밀 시명제일바라밀
何以故 須菩提 如來說第一波羅蜜 卽非第一波羅蜜 是名第一波羅蜜
수보리 인욕바라밀 여래설비인욕바라밀 시명인욕바라밀
須菩提 忍辱波羅蜜 如來說非忍辱波羅蜜 是名忍辱波羅蜜
왜냐하면 수보리야! 여래가 말하는 제일바라밀은 제일바라밀이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된 제일바라밀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며, 또한 인욕바라밀도 인욕바라밀이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된 인욕바라밀이라 할 수 있느니라.
인욕(忍辱):모욕을 받고도 원망하려는 마음 없이 마음을 편안히 머무르는 것.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모욕을 받고도 원망하려는 마음 없이 마음을 편안히 머무르게 하는 수행.
하이고 수보리 여아석위가리왕 할절신체 아어이시 무아상 무인상 무
何以故 須菩提 如我昔爲歌利王 割截身體 我於爾時 無我相 無人相 無
중생상 무수자상
衆生相 無壽者相
왜냐하면 수보리야! 내가 옛적 가리왕에게 몸을 갈기갈기 끊길 때도 아상이 없었고, 인상도 없었으며, 중생상도, 수자상도 없었기 때문이니라.
가리왕(歌利王):부처님이 옛적에 인욕선인으로 수행할 때 부처님의 팔다리를 끊은 포악한 임금. 할(割):베다, 가르다, 나누다. 절(截):끊다.
하이고 아어왕석절절지해시 약유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응생진한
何以故 我於往昔節節支解時 若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 應生嗔恨
그 이유는 내가 옛적 팔다리를 마디마디 잘리는 형벌을 당할 때 만약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하였다면 성을 내고 원한을 품었을 것이기 때문이니라.
절절(節節):뼈의 마디마디 모두. 지해(支解):팔다리를 떼어내는 형벌. 한(恨):원한을 품다.
수보리 우념과거어오백세 작인욕선인 어이소세 무아상 무인상 무중생
須菩提 又念過去於五百世 作忍辱仙人 於爾所世 無我相 無人相 無衆生
상 무수자상
相 無壽者相
수보리야! 또 생각해보니 전생의 오백세에 인욕선인이 되어 인욕바라밀을 수행할 때도 아상이 없었고, 인상도 없었으며, 중생상도, 수자상도 없었느니라.
선인(仙人):도를 닦는 사람(수행자로서 신통력이 있는 사람).
시고 수보리 보살 응리일체상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불응주색생심
是故 須菩提 菩薩 應離一切相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不應住色生心
불응주성향미촉법생심 응생무소주심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 應生無所住心
따라서 수보리야! 보살은 당연히 일체의 상을 여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켜야 하나니 물질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성향미촉법에도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며, 아무 데도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가져야 하느니라.
약심유주 즉위비주 시고 불설보살 심불응주색보시
若心有住 則爲非住 是故 佛說菩薩 心不應住色布施
만약 마음이 집착하는 데가 있으면 안되느니라. 그러므로 여래가 “보살은 당연히 물질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으로 보시하여야 한다”고 하였느니라.
수보리 보살 위이익일체중생 응여시보시 여래설일체제상 즉시비상 우
須菩提 菩薩 爲利益一切衆生 應如是布施 如來說一切諸相 卽是非相 又
설일체중생 즉비중생
說一切衆生 卽非衆生
수보리야! 보살은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당연히 이와 같이 보시하여야 하나니 여래가 말한 대로 일체의 모든 상에 집착하지 말고 또한 중생이란 생각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하나니라.
우(又):또.
수보리 여래 시진어자 실어자 여어자 불광어자 불이어자
須菩提 如來 是眞語者 實語者 如語者 不誑語者 不異語者
수보리야! 여래는 바로 진실한 말만 하고, 참다운 말만 하며, 같은 말만 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다른 말을 하지 않느니라.
광(誑):속이다. 여(如):똑같이. 이(異):다르다.
수보리 여래소득법 차법 무실무허 수보리 약보살 심주어법 이행보시
須菩提 如來所得法 此法 無實無虛 須菩提 若菩薩 心住於法 而行布施
여인 입암 즉무소견
如人 入闇 則無所見
수보리야! 여래가 깨달은 법은 참도 없고 거짓도 없느니라.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법에 집착하는 마음으로 보시를 하면 마치 사람이 어둠 속에 들어가면 보이지 않는 것과 같으며,
허(虛):진실이 아니다, 속이 비다, 헛되다. 암(闇):어둡다.
약보살 심부주법 이행 보시 여인 유목 일광명조 견종종색
若菩薩 心不住法 而行 布施 如人 有目 日光明照 見種種色
보살이 법에 집착하지 않고 보시를 하면 이는 마치 눈 밝은 사람이 햇빛아래서 모든 물질을 보는 것과 같으니라.
조(照):비치다, 비추다. 종종(種種):가지가지, 가끔. 색(色):물질
수보리 당래지세 약유선남자선여인 능어차경 수지독송 즉위여래 이불
須菩提 當來之世 若有善男子善女人 能於此經 受持讀誦 則爲如來 以佛
지혜 실지시인 실견시인 개득성취 무량무변공덕
智慧 悉知是人 悉見是人 皆得成就 無量無邊功德
수보리야! 내세에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능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면 곧 여래가 부처님의 지혜로서 그 사람을 다 아시고 보시 나니 모두 한량없고 끝없는 공덕을 얻게 되느니라.
실(悉):모두, 다.
지경공덕분 제십오
持經功德分 第十五
15. 경을 지녀야 공덕이 있다
수보리 약유 선남자선여인 초일분 이항하사등신 보시 중일분 부이항
須菩提 若有 善男子善女人 初日分 以恒河沙等身 布施 中日分 復以恒
하사등신 보시 후일분 역이항하사등신 보시
河沙等身 布施 後日分 亦以恒河沙等身 布施
수보리야! 만약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아침마다 갠지스강의 모래알 수만큼 몸을 나투어 보시하고 또한 점심마다, 저녁마다 갠지스강의 모래알 수만큼 몸을 나투어 보시하여
여시무량백천만억겁 이신보시 약부유인 문차경전 신심불역 기복 승피
如是無量百千萬億劫 以身布施 若復有人 聞此經典 信心不逆 其福 勝彼
하황서사수지독송 위인해설
何況書寫受持讀誦 爲人解說
이와 같이 한량없는 백천만겁의 세월동안 몸을 나투어 보시하더라도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나쁜 마음 없이 믿으면 이 복은 저 복보다 더 낫거늘 하물며 이 경을 베껴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남에게 전해준다면 더 말할 나위 있겠느냐!
승(勝):낫다, 뛰어나다. 피(彼):저, 그. 하황(何況):하물며. 서사(書寫):글씨를 베낌.
수보리 이요언지 시경 유불가사의불가칭량 무변공덕 여래위발대승자
須菩提 以要言之 是經 有不可思議不可稱量 無邊功德 如來爲發大乘者
설 위발최상승자설
說 爲發最上乘者說
수보리야! 한 마디로 말해서 이 경은 상상할 수도 없고, 잴 수도 없이 끝없는 공덕이 있나니 여래는 대승의 마음을 낸 사람을 위하여 이 경을 말씀해 주시고, 가장 높은 마음을 낸 사람들을 위하여 이 경을 말씀해 주느니라.
칭량(稱量):저울로 달다, 형편을 헤아림. 대승(大乘):인간 전체의 평등과 모두 성불을 이상(理想)으로 삼고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주장하는 교리
약유인 능수지독송 광위인설 여래 실지시인 실경시인 개득성취불가량
若有人 能受持讀誦 廣爲人說 如來 悉知是人 悉見是人 皆得成就不可量
불가칭무유변불가사의공덕 여시인등 즉위하담여래아뇩다라삼먁삼보리
不可稱無有邊不可思議功德 如是人等 則爲荷擔如來阿耨多羅三藐三菩提
만약 어떤 사람이 능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널리 남에게 전해준다면 여래가 이 사람을 다 알고, 보고 계시므로 모두 헤아릴 수 없고, 말할 수 없고, 끝이 없고, 생각할 수도 없는 공덕을 얻게 될 것이니 이러한 사람들은 곧 여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되느니라.
광(廣):넓다, 널리. 하담(荷擔):짐을 어깨에 걸어 등에 짐.
하이고 수보리 약요소법자 착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 즉어차경 불능청
何以故 須菩提 若樂小法者 着我見人見衆生見壽者見 則於此經 不能聽
수독송 위인해설
受讀誦 爲人解說
왜냐하면 수보리야! 소승법을 좋아하여 아상에 집착하고, 인상에 집착하며, 중생상, 수자상에도 집착하는 사람은 이 경을 듣고, 받아 읽고, 외워서 남에게 전해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니라.
소승법:수행을 통한 개인의 해탈을 가르치는 교법
수보리 재재처처 약유차경 일체세간천인아수라 소응공양 당지차처
須菩提 在在處處 若有此經 一切世間天人阿修羅 所應供養 當知此處
즉위시탑 개응공경 작례위요 이제화향 이산기처
則爲是塔 皆應恭敬 作禮圍遶 以諸華香 而散其處
수보리야! 이 경이 있는 곳은 어느 곳이든 온갖 세상의 하늘사람, 아수라가 공양을 올릴 것이며, 당연히 이 곳을 부처님의 탑과 같이 모두가 공경하며, 예배하고, 그 둘레를 돌면서 그 곳에 꽃과 향을 올릴 것이니라.
재재처처(在在處處):이곳 저곳. 개(皆):모두, 다. 위(圍):둘러싸다. 요(遶):둘러싸다. 이(以):~을, ~으로서. 화(華):꽃, 화려하다. 향(香):향기, 향. 산(散):흩어지다, 흩뜨리다.
능정업장분 제십육
能淨業障分 第十六
업장을 깨끗이 하다
부차수보리 선남자선여인 수지독송차경 약위인경천 시인 선제죄업 응
復次須菩提 善男子善女人 受持讀誦此經 若爲人輕賤 是人 先世罪業 應
타악도 이금세인 경천고 선세죄업 즉위소멸 당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墮惡道 以今世人 輕賤故 先世罪業 則爲消滅 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또 수보리야! 선남자․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도 혹 남에게 업신여김을 받는다면 이 사람은 전생에 악도에 떨어질 죄를 지은 때문인데 금생에 이런 업신여김을 받음으로 해서 전생에 지은 죄업은 곧 소멸되고 당연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될 것이니라.
업장(業障):말, 몸 또는 마음으로 악업을 지어 올바른 도리를 방해하는 장애. 죄업(罪業):3업(몸, 입, 마음)으로 저지른 죄가 될 만한 업. 타(墮):떨어지다. 악도(惡道):지옥도, 아귀도, 축생도. 경(輕):경멸하다, 가볍다. 천(賤):천하다, 천하게 여기다. 선세(先世:전생):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태어났던 세상
수보리 아념과거무량아승지겁 어연등불전 득치팔백사천만억나유타제
須菩提 我念過去無量阿僧祗劫 於燃燈佛前 得値八百四千萬億那由他諸
불 실개공양승사 무공과자
佛 悉皆供養承事 無空過者
수보리야! 내가 과거에 한량없는 아승지겁 동안을 생각해보니 연등불을 뵙기 전에 팔백사천만억 나유타의 여러 부처님을 만나 모두 다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헛되이 보낸 적이 없었느니라.
아승지겁(阿僧祗劫):셀 수 없는 겁. 겁(劫)아득한 세월, 인간세계의 4억3천2백만년. 치(値):만나다, 값. 나유타(那由他):인도에서 아주 많은 수를 나타내는 수의 단위(천만, 천억 또는 조 등 일정치 않다). 승(承):받들다, 받다. 사(事):일, 섬기다. 공(空):헛되다, 비다, 실체가 없고 자성이 없는 것. 과(過):지나다, 지나가다.
약부유인 어후말세 능수지독송차경 소득공덕 어아소공양 제불공덕 백
若復有人 於後末世 能受持讀誦此經 所得功德 於我所供養諸佛功德 百
분불급일 천만억분 내지산수비유 소불능급
分不及一 千萬億分 乃至算數譬喩 所不能及
그렇지만 어떤 사람이 이후 말세에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서 얻은 공덕은 내가 여러 부처님에게 공양한 공덕으로는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천만억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숫자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니라.
말세(末世):여러 가지 죄악이 성행하는 시대. 비유(譬喩):사물을 설명할 때 그와 비슷한 다른 사물을 들어 표현하는 것. 급(及):및, 미치다.
수보리 약선남자선여인 어후말세 유수지독송차경 소득공덕 아약구설
須菩提 若善男子善女人 於後末世 有受持讀誦此經 所得功德 我若具說
자 혹유인 문 심즉광란 호의불신 수보리 당지 시경의 불가사의 과보
者 或有人 聞 心則狂亂 狐疑不信 須菩提 當知 是經義 不可思議 果報
역불가사의
亦不可思議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이후 말세에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서 얻는 공덕을 내가 모두 말한다면 이 말을 듣고 마음이 혼란해져 의심하고, 믿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것이니라. 수보리야! 명심하거라. 이 경은 그 뜻이 헤아릴 수 없으며, 그 과보도 또한 헤아릴 수 없느니라.
구(具):갖추다, 모두. 광란(狂亂):미처 날뜀. 호의(狐疑):깊이 의심함. 과보(果報:인과응보):착한 인에는 착한 결과, 악한 인에는 악한 결과가 나타난다는 뜻
구경무아분 제십칠
究竟無我分 第十七
마침내 나는 없다
이시 수보리 백불언 세존 선남자선여인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운하
爾時 須菩提 白佛言 世尊 善男子善女人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云何
응주 운하항복기심
應住 云何降伏其心
이때 수보리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선남자․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면 어떻게 마음을 닦고 또 어떻게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하옵니까?
구경(究竟):최상. 무아(無我):자기의 존재를 잊는 것, 일체의 존재는 무상한 것이므로 나라는 존재도 없다는 말.
불고수보리 약선남자선여인 발아녹다라삼먁삼보리심자 당생여시심
佛告須菩提 若善男子善女人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當生如是心
아응멸도일체중생 멸도일체중생이 이무유일중생 실멸도자
我應滅度一切衆生 滅度一切衆生已 而無有一衆生 實滅度者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면 당연히 이와 같은 마음이 생길 것이니 내가 모든 중생을 제도할 것이니라.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고 하지만 실은 한 중생도 제도된 자가 없느니라.
하이고 수보리 약보살 유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즉비보살 소이자하
何以故 須菩提 若菩薩 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 則非菩薩 所以者何
수보리 실무유법 발아녹다라삼먁삼보리심자
須菩提 實無有法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왜냐하면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한다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겠느냐. 수보리야! 실은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참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니라.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어연등불소 유법득 아녹다라삼먁삼보리부 불야
須菩提 於意云何 如來 於燃燈佛所 有法得 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 不也
세존 여아해불소설의 불어연등불소 무유법 득아녹다라삼약삼보리
世尊 如我解佛所說義 佛於燃燈佛所 無有法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연등불 계신 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는 생각을 하였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뜻을 알기로는 부처님이 연등불 계신 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시었을 것이옵니다.
불언 여시여시 수보리 실무유법 여래득아녹다라삼먁삼보리
佛言 如是如是 須菩提 實無有法 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느니라.
수보리 약유법 여래득아녹다라삼먁삼보리자 연등불 즉불여아수기 여
須菩提 若有法 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 燃燈佛 則不與我授記 汝
어내세 당득작불 호석가모니
於來世 當得作佛 號釋迦牟尼
수보리야! 만약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는 생각에 집착하였다면 연등불께서 나에게 수기하시기를 “네가 내세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석가모니라 부르리라”고 하지 않았으리라.
여(與):주다, 함께. 수기(授記):예언을 기록하여 받음. 호(號):이름, 부르다.
이실무유법 득아녹다라삼먁삼보리 시고 연등불 여아수기 작시언 여어
以實無有法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是故 燃燈佛 與我授記 作是言 汝於
내세 당득작불 호석가모니
來世 當得作佛 號釋迦牟尼
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등불께서 나에게 수기하시기를 “네가 내세에 당연히 부처가 되어 석가모니라 부르리라”고 하셨느니라”
하이고 여래자 즉제법여의 약유인 언여래득아녹다라삼먁삼보리 수보
何以故 如來者 卽諸法如義 若有人 言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須菩
리 실무유법 불득아녹다라삼먁삼보리
提 實無有法 佛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왜냐하면 여래라 하면 곧 모든 법이 “진여”라는 뜻이기 때문이니라. 혹 어떤 사람이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수보리야! 실로 여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느니라.
여(如):시간 공간을 초월하여 변하지 않는 자체, 모든 법의 본체. 진여(眞如):우주만유의 실체로서 현실적이고 평등 무차별한 절대의 진리
수보리 여래소득아녹다라삼먁삼보리 어시중 무실무허 시고 여래설일
須菩提 如來所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於是中 無實無虛 是故 如來說一
체법 개시불법
切法 皆是佛法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가운데는 참된 것도 없고, 헛된 것도 없느니라. 그러므로 여래께서 말씀하신 모든 법은 다 불법(佛法)이니라.
수보리 소언일체법자 즉비일체법 시고 명일체법 수보리 비여인신장대
須菩提 所言一切法者 卽非一切法 是故 名一切法 須菩提 譬如人身長大
수보리야! 모든 법을 행할 때 이를 행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아야 참으로 모든 법을 행한다고 할 수 있느니라. 수보리야! 비유하여 말하면 사람의 몸이 크다는 것과 같으니라.
수보리언 세존 여래설인신장대 즉위비대신 시명대신 수보리 보살 역
須菩提言 世尊 如來說人身長大 卽爲非大身 是名大身 須菩提 菩薩 亦
여시 약작시언 아당멸도무량중생 즉불명보살
如是 若作是言 我當滅度無量衆生 則不名菩薩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사람의 몸이 크다”는 것은 크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아야 참으로 “사람의 몸이 크다”고 할 수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보살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내가 한량없이 많은 중생을 제도하리라”라고 말하는 보살은 참된 보살이라 할 수 없느니라.
하이고 수보리 실무유법 명위보살 시고 불설일체법 무아무인무중생무
何以故 須菩提 實無有法 名爲菩薩 是故 佛說一切法 無我無人無衆生無
수자
壽者
왜냐하면 수보리야! 실로 그러한 생각에 집착하지 말아야 참된 보살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여래가 말한 법을 모두 행할 때는 아상, 인상, 중생상 및 수자상에 조금도 집착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수보리 약보살 작시언 아당장엄불토 시 불명보살 하이고 여래설장엄
須菩提 若菩薩 作是言 我當莊嚴佛土 是 不名菩薩 何以故 如來說莊嚴
불토자 즉비장엄 시명장엄
佛土者 卽非莊嚴 是名莊嚴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내가 마땅히 불국토를 장엄하리라”라고 말한다면 참된 보살이라 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여래가 말씀하시는 “불국토를 장엄한다”는 것은 곧 “장엄을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아야 참으로 “불국토를 장엄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니라.
수보리 약보살 통달무아법자 여래설명진시보살
須菩提 若菩薩 通達無我法者 如來說名眞是菩薩
수보리야! 보살이 무아의 법에 통달하면 참된 보살이라 할 수 있느니라.
무아(無我):자기의 존재를 잊는 것, 일체의 존재는 무상한 것이므로 나라는 존재도 없다는 말
통달(通達):막힘이 없이 환히 통함.
일체동관분 제십팔
一切同觀分 第十八
18. 모두를 하나로 보다.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육안부 여시 세존 여래유육안 수보리 어의운
須菩提 於意云何 如來有肉眼不 如是 世尊 如來有肉眼 須菩提 於意云
하 여래유천안부
何 如來有天眼不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육안을 가지고 있느냐? “예.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육안이 가지고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천안을 가지고 있느냐?
육안(肉眼):중생의 몸에 있는 눈. 천안(天眼):선정(禪定)을 닦아서 얻는 눈으로서 미세한 것과 넓게, 멀리 볼 수 있으며, 중생의 미래 생사모양도 미리 알 수 있다.
여시 세존 여래유천안 수보리 어의운하 유래유혜안부 여시 세존 여래
如是 世尊 如來有天眼 須菩提 於意云何 如來有慧眼不 如是 世尊 如來
유혜안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법안부
有慧眼 須菩提 於意云何 如來有法眼不
“예.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천안을 가지고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혜안을 가지고 있느냐?” “예.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혜안을 가지고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법안을 가지고 있느냐?
혜안(慧眼):우주의 진리를 환히 내다보는 눈. 법안(法眼):모든 법을 비춰보는 눈
여시 세존 여래유법안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유불안부 여시 세존 여
如是 世尊 如來有法眼 須菩提 於意云何 如來 有佛眼不 如是 世尊 如
래유불안
來有佛眼
“예.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법안을 가지고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불안을 가지고 있느냐? “예.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불안을 가지고 있사옵니다”
불안(佛眼):모든 법의 진성을 비쳐보는 부처님의 눈
수보리 어의운하 여항하중소유사 불설시사부 여시 세존 여래설시사
須菩提 於意云何 如恒河中所有沙 佛說是沙不 如是 世尊 如來說是沙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저 갠지스강에 있는 모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느냐? 예! 있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모래이야기를 한 적이 있사옵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여일항하중 소유사 유여시사등 항하 시제항하 소유
須菩提 於意云何 如一恒河中 所有沙 有如是沙等 恒河 是諸恒河 所有
사수 불세계 여시 영위다부 심다 세존
沙數 佛世界 如是 寧爲多不 甚多 世尊
그렇다면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갠지스강에 있는 모래알 수만큼의 갠지스강이 있고 이 모든 갠지스강에 있는 모래알 수와 같은 불세계가 있다면 불세계가 많다고 하겠느냐? 매우 많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불고수보리 이소국토중 소유중생 약간종심 여래실지 하이고 여래설제
佛告須菩提 爾所國土中 所有衆生 若干種心 如來悉知 何以故 如來說諸
심 개위비심 시명위심
心 皆爲非心 是名爲心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렇게 많은 세계에 있는 모든 중생의 갖가지 마음을 여래가 다 아느니라. 왜냐하면 여래가 말한 마음은 마음이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 모든 마음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니라.
소이자하 수보리 과거심 불가득 현재심 불가득 미래심 불가득
所以者何 須菩提 過去心 不可得 現在心 不可得 未來心不可得
왜 그런고 하니 수보리야! 이는 과거의 마음에도 집착하지 않고 현재의 마음에도 집착하지 않고 미래의 마음에도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법계통화분 제십구
法界通化分 第十九
19. 법계를 두루 교화하다.
수보리 어의운하 약유인 만삼천대천세계칠보 이용보시 시인 이시인연
須菩提 於意云何 若有人 滿三千大千世界七寶 以用布施 是人 以是因緣
득복다부
得福多不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를 가득 채울 수 있을 만큼 많은 칠보를 보시한다면 이 사람은 이 인연으로 복을 많이 얻겠느냐?
법계(法界): 불법의 범위로서 만유 모든 법의 본체인 진여를 말한다. 통(通):꿰뚫다, 두루 미치다, 환히 알다, 전체. 화(化):교화되다, 변이하다.
여시 세존 차인 이시인연 득복 심다 수보리 약복덕 유실 여래불설 득
如是 世尊 此人 以是因緣 得福 甚多 須菩提 若福德 有實 如來不說 得
복덕다 이복덕무고 여래설득복덕다
福德多 以福德無故 如來說得福德多
그렇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그 사람이 이 인연으로 많은 복을 얻을 것이옵니다. 수보리야! “많은 복을 얻는다”는 생각에 집착하면 여래는 “많은 복을 얻는다”고 말할 수 없지만 “많은 복을 얻는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으면 참으로 “많은 복을 얻는다”고 말할 수 있느니라.
이색이상분 제이십
離色離相分 第二十
물질과 형상을 여의다
수보리 어의운하 불 가이구족색신 견부 불야 세존 여래 불응이구족색
須菩提 於意云何 佛 可以具足色身 見不 不也 世尊 如來 不應以具足色
신 견
身 見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육신을 모두 갖추었으면 부처님으로 볼 수 있겠느냐? 없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육신을 모두 갖추었다고 부처님으로 볼 수 없사옵니다.
색신(色身):색상이 있는 몸 즉, 육신. 구족(具足):빠짐없이 모두 갖추어 있는 것.
하이고 여래설구족색신 즉비구족색신 시명구족색신 수보리 어의운하
何以故 如來說具足色身 卽非具足色身 是名具足色身 須菩提 於意云何
여래 가이구족제상 견부
如來 可以具足諸相 見不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육신을 모두 갖추었다”라고 하는 것은 “육신을 모두 갖추었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으로 “육신을 모두 갖추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거룩한 몸매를 모두 갖추면 여래로 볼 수 있겠느냐?
불야 세존 여래 불응이구족제상 견 하이고 여래설제상구족 즉비구족
不也 世尊 如來 不應以具足諸相 見 何以故 如來說諸相具足 卽非具足
시명제상구족
是名諸相具足
없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거룩한 몸매를 모두 갖추었다고 부처님으로 볼 수 없사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거룩한 몸매를 모두 갖추었다”는 것은 곧 이 “거룩한 몸매를 모두 갖추었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으로 “거룩한 몸매를 모두 갖춘 것”이 되기 때문이옵니다.
비설소설분 이십일
非說所說分 第二十一
21. 말을 하지만 말한 것이 없다
수보리 여물위여래작시념 아당유소설법 막작시념 하이고 약인언 여래
須菩提 汝勿謂如來作是念 我當有所說法 莫作是念 何以故 若人言 如來
유소설법 즉위방불 불능해아소설고
有所說法 則爲謗佛 不能解我所說故
수보리야! 너는 여래가 “내가 당연히 말한 법이 있다”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하지 말지니라. 이런 말을 하지 말지니 어떠한 까닭이냐! 만약 어떤 사람이 이르기를 “여래가 말한 법이 있다”고 한다면 이는 곧 내가 말한 뜻을 이해 못하여 여래를 헐뜯는 것이 되기 때문이니라.
막(莫):없다, 하지 마라. 물(勿):없다, 말다. 위(謂):이르다, 말하다. 방(謗):헐뜯다.
수보리 설법자 무법가설 시명설법 이시 혜명 수보리 백불언 세존 파
須菩提 說法者 無法可說 是名說法 爾時 慧命 須菩提 白佛言 世尊 頗
유중생 어미래세 문설시법 생신심부
有衆生 於未來世 聞說是法 生信心不
수보리야! 법을 말하더라도 “법을 말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아야 참으로 “법을 말한다”고 할 수 있느니라. 그 때 혜명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어떤 편견을 가진 중생이 내세에 이 법문을 듣고서 믿는 마음이 생기겠습니까?
혜명(慧命):불법의 명맥을 이어가는 비구. 파(頗):치우치다, 자못.
불언 수보리 피비중생 비불중생하이고 수보리 중생중생자 여래설비중
佛言 須菩提 彼非衆生 非不衆生何以故 須菩提 衆生衆生者 如來說非衆
생 시명중생
生 是名衆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그들을 중생이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고 중생이 아니라는 생각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여래가 말하는 “중생”은 중생에 집착하지 말아야 참된 중생이 되기 때문이니라.
무법가득분 제이십이
無法可得分 第二十二
진리는 얻을 것 없다.
수보리 백불언 세존 불 득아녹다라삼먁삼보리 위무소득야 불언
須菩提 白佛言 世尊 佛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爲無所得耶 佛言
여시여시
如是如是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녹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신 것은 얻었다는 생각에 집착을 하시지 않았기 때문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야(耶):그런가, 의문사. 법(法):달마,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예의)
수보리 아어아녹다라삼먁삼보리 내지무유소법가득 시명아녹다라삼먁
須菩提 我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 乃至無有少法可得 是名阿耨多羅三藐
삼보리
三菩提
수보리야! “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는 생각에 조금도 집착하지 않아야 참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할 수 있느니라.
정심행선분 제이십삼
淨心行善分 第二十三
23. 깨끗한 마음으로 선을 닦아라.
부차수보리 시법 평등 무유고하 시명아녹다라삼먁삼보리 이무아무인
復次須菩提 是法 平等 無有高下 是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 以無我無人
무중생 무수자 수일체선법 즉득아녹다라삼먁삼보리
無衆生 無壽者 修一切善法 則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또 수보리야! 이 법은 높고 낮은 데가 없이 평등하다고 생각해야 참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니 아상, 인상, 중생상 및 수자상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으로 아녹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할 수 있느니라.
수보리 소언선법자 여래설즉비선법 시명선법
須菩提 所言善法者 如來說卽非善法 是名善法
수보리야! 여래가 말하는 “착한 법”을 행하는 것은 “착한 법”을 행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아야 참으로 “착한 법”을 행한다고 할 수 있느니라.
선법(善法):이치에 맞고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법.
복지무비분 제이십사
福智無比分 第二十四
24. 복은 지혜와 비교할 수 없다.
수보리 약삼천대천세계중 소유제수미산왕 여시등칠보취 유인 지용보
須菩提 若三千大千世界中 所有諸須彌山王 如是等七寶聚 有人 持用布
시 약인 이차반야바라밀경 내지사구게등 수지독송 위타인설 어전복덕
施 若人 以此般若波羅蜜經 乃至四句偈等 受持讀誦 爲他人說 於前福德
백분 불급일 백천만억분 내지산수비유 소불능급
百分 不及一 百千萬億分 乃至算數譬喩 所不能及
수보리야! 만약 삼천대천세계 중에 있는 수미산만큼 큰 칠보 더미를 보시한 사람이 있더라도 어떤 사람이 이 경에서 다만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서 남에게 전해준다면 앞서의 복덕은 이 복덕의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만억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무수한 숫자로도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정도이니라.
취(聚)모으다.:
화무소화분 제이십오
化無所化分 第二十五
25. 교화해도 한 것이 없다.
수보리 어의운하 여등 물위여래작시념 아당도중생 수보리 막작시념
須菩提 於意云何 汝等 勿謂如來作是念 我當度衆生 須菩提 莫作是念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는 “여래가 당연히 중생을 제도하리라”는 생각을 한다고 여기지 말라. 수보리야! 그런 생각을 하지 말지니라.
하이고 실무유중생 여래도자 약유중생 여래도자 여래즉유아인중생수
何以故 實無有衆生 如來度者 若有衆生 如來度者 如來則有我人衆生壽
자
者
왜냐하면 실로 “여래는 중생을 제도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느니라. 만약 여래가 이러한 생각을 한다면 이는 여래가 곧 아상, 인상, 중생상 및 수자상에 집착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니라.
수보리 여래설유아자 즉비유아 이범부지인 이위유아 수보리 범부자
須菩提 如來說有我者 卽非有我 而凡夫之人 以爲有我 須菩提 凡夫者
여래설즉비범부 시명범부
如來說卽非凡夫 是名凡夫
수보리야! 여래는 “아상이 있다”라고 말해도 아상에 집착하지 않으나 범부들은 아상에 집착하느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말씀하신 범부라는 것도 범부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범부:지혜가 얕은 우둔한 중생.
법신비상분 제이십육
法身非相分 第二十六
26. 법신은 형상이 아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삼십이상 관여래부 수보리언 여시여시 이삼십이
須菩提 於意云何 可以三十二相 觀如來不 須菩提言 如是如是 以三十二
상 관여래
相 觀如來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32가지 거룩한 몸매를 갖추고 있으면 여래로 볼 수 없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예! 없사옵니다. 볼 수 없사옵니다. 32가지 거룩한 몸매를 갖추었다고 모두 여래로 볼 수 없사옵니다.
법신(法身):부처의 몸, 부처님이 말씀하신 교법, 여시(如是):이와 같다.
불언 수보리 약이삼십이상 관여래자 전륜성왕 즉시여래 수보리 백불
佛言 須菩提 若以三十二相 觀如來者 轉輪聖王 則時如來 須菩提 白佛
언 세존 여아해불소설의 불응이삼십이상 관여래
言 世尊 如我解佛所說義 不應以三十二相 觀如來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만약 32가지 거룩한 몸매를 갖추었다고 모두 여래를 본다면 전륜성왕도 곧 여래로 보아야 하느니라.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32가지 거룩한 몸매를 모두 갖추어도 부처님으로 볼 수 없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잘 알겠사옵니다.
전륜성왕(轉輪聖王:전륜왕):수미산 주위의 4개주의 세계를 통솔하는 대왕으로서 몸에 2상을 갖추었다.
이시 세존 이설게언
爾時 世尊 而說偈言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약이색견아
若以色見我 만약 색상으로 나를 보거나
이음성구아
以音聲求我 음성으로 나를 찾는다면
시인행사도
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나쁜 도를 닦는 것이니
불능견여래
不能見如來 여래를 볼 수 없느니라.
게(偈:게송):부처의 공덕과 교리를 찬탄하는 글귀. 구(求):구하다, 바라다. 사도(邪道):올바르지 목하고 요사한 길.
무단무멸분 제이십칠
無斷無滅分 第二十七
27. 끊음도, 멸함도 없다.
수보리 여약작시념 여래불이구족상고 득아녹다라삼먁삼보리 수보리
須菩提 汝若作是念 如來不以具足相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須菩提
막작시념 여래 불이구족상고 득아녹다라삼먁삼보리
莫作是念 如來 不以具足相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수보리야! 네가 만약 “여래가 모든 상을 갖추지 않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수보리야! “여래가 모든 상을 갖추지 않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는 생각을 하지 말지니라.
수보리 여약작시념 발아녹다라삼먁삼보리심자 설제법단멸 막작시념
須菩提 汝若作是念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說諸法斷滅 莫作是念
하이고 발아녹다라삼먁삼보리심자 어법 불설단멸상
何以故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於法 不說斷滅相
수보리야! 네가 만약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사람은 모든 법이 끊어지고 없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생각을 말지니라. 왜냐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사람은 법이 끊어져 없어지는 형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단멸(斷滅):끊어져 멸망함.
불수불탐분 제이십팔
不受不貪分 第二十八
28. 받지도 않고 탐하지도 않는다.
수보리 약보살 이만항하사등세계칠보 지용보시 약부유인 지일체법무
須菩提 若菩薩 以滿恒河沙等世界七寶 持用布施 若復有人 知一切法無
아 득성어인 차보살 승전보살 소득공덕
我 得成於忍 此菩薩 勝前菩薩 所得功德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갠지스강의 모래알 수 만큼 많은 세계에 가득채울 수 있는 많은 칠보를 보시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모든 법에 “내가 없다(무아)”라는 것을 알고 인욕행(忍辱行)을 이룬다면 이 보살은 앞서 말한 보살이 얻은 공덕보다 훨씬 더 많으니라.
하이고 수보리 이제보살 불수복덕고 수보리 백불언 세존 운하보살 불
何以故 須菩提 以諸菩薩不受福德故 須菩提 白佛言 世尊 云何菩薩 不
수복덕 수보리 보살 소작복덕 불응탐착 시고 설불수복덕
受福德 須菩提 菩薩 所作福德 不應貪着 是故 說不受福德
왜냐하면 수보리야! 모든 보살은 복덕을 받지 않기 때문이니라.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살이 복덕을 받지 않는다고 하시옵니까? 수보리야! 보살은 자기가 지은 복덕을 탐내거나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복덕을 받지 않는다고 말하느니라.
위의적정분 제이십구
威儀寂靜分 第二十九
29. 위의가 적정하다.
수보리 약유인 언 여래약래약거 약좌약와 시인 불해아 소설의 하이고
須菩提 若有人 言 如來若來若去 若坐若臥 是人 不解我 所說義 何以故
여래자 무소종래 역무소거 고명여래
如來者 無所從來 亦無所去 故名如來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이르기를 “여래는 오는 듯도 하고 가는 듯도 하며, 앉은 듯도 하고 눕는 듯도 하다”라고 하면 이 사람은 내가 말한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왜냐하면 여래는 어디로부터 온 적도 없고 또한 간 적도 없으므로 여래라 부르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위의(威儀):위엄있는 용모. 적정(寂靜):번뇌와 괴로움이 없는 경지. 래(來):오다. 거(去):가다. 좌(坐):앉다. 와(臥):눕다.
일합이상분 제삼십
一合理相分 第三十
30. 진리와 형상은 하나이다.
수보리 약선남자 선여인 이삼천대천세계 쇄위미진 어의운하 시미진중
須菩提 若善男子 善女人 以三千大千世界 碎爲微塵 於意云何 是微塵衆
영위다부 수보리언 심다 세존
寧爲多不 須菩提言 甚多 世尊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 먼지로 만든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먼지가 많다고 하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매우 많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쇄(碎):부수다. 중(衆):무리, (수가)많다.
하이고 약시미진중 실유자 불즉불설시미진중 소이자하 불설미진중
何以故 若是微塵衆 實有者 佛則不說是微塵衆 所以者何 佛說微塵衆
즉비미진중 시명미진중
卽非微塵衆 是名微塵衆
왜냐하면 만약 이와 같은 먼지에 집착하면 부처님이 이를 먼지라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이기 때문이옵니다. 무슨 까닭이냐 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먼지는 곧 먼지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제대로 먼지를 볼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세존 여래소설 삼천대천세계 즉비세계 시명세계 하이고 약세계 실유
世尊 如來所說 三千大千世界 卽非世界 是名世界 何以故 若世界 實有
자 즉시일합상 여래설일합상 즉비일합상 시명일합상
者 則是一合相 如來說一合相 卽非一合相 是名一合相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삼천대천세계도 곧 세계에 집착하지 않아야 제대로 세계를 본다고 할 수 있사옵니다. 왜냐하면 세계란 바로 “한 덩어리 형상”이며, 여래께서 말씀하신 “한 덩어리 형상”은 곧 “한 덩어리 형상”이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 덩어리 형상”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일합상(一合相):세계, 여러 인연으로 미세한 먼지가 모여 조성된 물질계.
수보리 일합상자 즉시불가설 단범부지인 탐착기사
須菩提 一合相者 則是不可說 但凡夫之人 貪着其事
수보리야! “한 덩어리”라는 것은 곧 실체가 아닌데도 범부들은 그것을 탐내고 집착하고 있느니라.
탐착(貪着):만족할 줄 모르고 더욱 사물에 집착함. 사(事):일, 것. 기사(其事):그 것.
지견불생분 제삼십일
知見不生分 第三十一
31. 지견을 내지 않다
수보리 약인 언 불설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 수보리 어의운하 시인 해
須菩提 若人 言 佛說我見人見衆生見壽者見 須菩提 於意云何 是人 解
아소설의부
我所說義不
수보리야!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을 실체라고 말하는 사랍이 있다고 하면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사람은 내가 말한 뜻을 안다고 하겠느냐?
지견(知見):식견(識見), 사물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
불야 세존 시인 불해여래소설의 하이고 세존 설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
不也 世尊 是人 不解如來所說義 何以故 世尊 說我見人見衆生見壽者見
즉비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 시명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
卽非我見人見衆生見壽者見 是名我見人見衆生見壽者見
그렇지 않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사람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이옵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 말씀하신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은 곧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이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 발아녹다라삼먁삼보리심자 어일체법 응여시지 여시견 여시신
須菩提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於一切法 應如是知 如是見 如是信
해 불생법상 수보리 소언법상자 여래설즉비법상 시명법상
解 不生法相 須菩提 所言法相者 如來說卽非法相 是名法相
수보리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사람은 모든 법에 대하여 당연히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며, 이와 같이 믿고, 이해하여 법상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상은 곧 법상이라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법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느니라.
법상:모든 법의 모양
응화비진분 제삼십이
應化非眞分 第三十二
32. 응화신은 참된 것이 아니다.
수보리 약유인 이만무량아승지세계칠보 지용보시 약유 선남자 선여인
須菩提 若有人 以滿無量阿僧祗世界七寶 持用布施 若有 善男子 善女人
발보살심자 지어차경 내지사구게등 수지독송 위인연설 기복 승피
發菩薩心者 持於此經 乃至四句偈等 受持讀誦 爲人演說 其福 勝彼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한량없이 많은 아승지세계를 가득 채울 수 있는 많은 칠보를 보시하더라도 어떤 선남자․선여인으로 보살의 마음을 일으킨 사람이이 경의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서 남에게 전해준다면 그 복이 저 보시보다 훨씬 더 많으니라.
응화(應化):불보살님이 미혹에 빠진 사람을 구출하려고 여러 형태로 변신하여 나타나는 것. 연설(演說):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의 주장이나 의견 등을 말하는 것.
운하위인연설 불취어상 여여부동 하이고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
云何爲人演說 不取於相 如如不動 何以故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
역여전 응작여시관
亦如電 應作如是觀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남에게 전해주는 것인가? 남에게 전해준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아야 참으로 남에게 전해준다고 할 수 있느니라. 왜냐하면 모든 유위법은 꿈과 같고, 허깨비 같고, 물거품과 그림자 같으며, 이슬과 같고, 번개와 같으므로 당연히 이렇게 보아야 하기 때문이니라.
취(取):취하다, 잡다. 유위법(有爲法):여러 인연으로 생멸에 변화가 있는 것. 몽(夢):꿈. 환(幻):허깨비. 포(泡):물거품. 영(影):그림자. 노(露):이슬. 전(電):번개
불설시경이 장로수보리 급제비구비구니 우바새우바이 일체세간천인아
佛說是經已 長老須菩提 及諸比丘比丘尼 優婆塞優婆尼 一切世間天人阿
수라 문불소설 개대환희 신수봉행
修羅 聞佛所說 皆大歡喜 信受奉行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말씀하시고 나니 장로이신 수보리와 모든 스님과 불자, 모든 세상의 하늘인간과 아수라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들 몹시 기뻐하며,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이(已):끝나다, 이미. 비구․비구니(比丘․比丘尼):불교에 귀의하여 250계율을 받아 지키는 남자 및 여자 스님. 우바새․우바이(優婆塞․優婆尼):불교를 믿는 남자와 여자. 환희(歡喜):즐겁고 기쁨, 불법을 듣고 믿는 마음을 얻어 마음이 기쁜 것. 신(信):믿다. 수(受):받다, 어조사, 바깥 경계를 마음에 받아들이는 정신작용. 봉(奉):받들다, 드리다.
참고문헌
1. 김우롱(1987):“금강반야바라밀경”, 불교출판 보련각
2. 월운 스님(1996):“금강경”, 해인사 고려대장경연구소, 천리안
3. 지광스님(1996):“능인법요집”, 도서출판 능인
4. 이승훈(1998):“금강경 모음”, 천리안
5. 대한불교 조계종 포교원 편(1998):“통일법요집 신도편”, 조계종출판사
6. 조현춘(1998):“금강경”, 불광출판부
7. 운허용하(1994):“불교사전”, 동국역경원
8. 이희승 감수(1998):“국어사전”, 민중서림
9. 민중서림 편집국 편(1998):“한한(漢韓)대사전”, 민중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