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지, 남알프스 여행기
**일본의 중부 산악지대 남쪽 남알프스와 후지산을 산행을 하고 온 여행기입니다
악천후에 고생을 제법 많이 하였는데 너무 험악한 여행기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2006년 7월 산행기이며 후지산 정상석입니다.
제1일 일본 그리고 후지 야간 산행..
여행 경비 절약을 위해 부산에서 동경으로..
미국 쪽 이동 승객 수송을 위하여 편성된 노스웨스트 항공을 이용한다!!
저렴한 가격(왕복 약 45만원)만큼 탑승객이 많다.. 만석!!!
사전 예약을 해야 확보가 가능한 항공권이기에 한국인들은 우리 일행을 제외하고는 인터넷 문화에 능통한 거의 젊은이들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기내에서 기내식은 제공하는데 알콜 음료는 사먹으란다!!
1캔이나 1잔에 5달러씩 지불하고...
바람직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하네??
나리타 공항 약 10년만에 다시 이용한다!!
큰 아들 4학년 때 일본 횡단 여행하면서 이용하고 처음이니..
그런데 공항 분위기가 그때나 지금이나 별 변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우에노 공원까지 운행되는 게이세이(京成) 스카이라이너도 그대로 운행하고..
일본 왜 이렇게 덥노?? 우리나라보다 4-5도는 더 높은 것 같다!!
땀 뻘뻘 흘리며 라면정식으로 점심 때우고 온 김에 우에노(上野) 공원 구경..
전에 왔을 때보다 적기는 하지만 거지들 만땅이다..
그래도 그늘이 있어서인지 우에노 공원 일대는 겨우 걸어 다닐만 하다!!
주마간산 식으로 구경하고 야마노테(山手)선으로 신주쿠 행..
과거에는 엄청 화려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별로 화려한 것 같지도 않네??
일본후지 고고메(五合目)행 야간버스 예약하고 유명한 회전초밥 그리고 스타벅스 커피로 마무리..
그리고 남는 시간 더운 시내 돌아다니기 싫어서 실내에서 빌빌거리다 버스로..
버스 안이 시원한 것이 오히려 천국이다!!
오늘밤 야간 등산으로 알밤을 세워야하기에 버스 안에서 토막잠..
졸다 깨다 하다 보니 벌써 후지 고고메.. 정확히 2시간 30분 만에 도착한다!!
요시다 고고메(해발 2305m)에는 더 이상 더위는 없다..
물 준비하고 도시락 없어 간단한 간식 준비하고 밤 11시가 되기 전에 출발..
육합목(2390m)까지는 금방..
그런데 10여년 전 아들과 오를 때와 달리 등반객이 그다지 많이 없다..
우리와 같이 이용한 버스 2대 이용객이 전부로 생각될 정도..
육합목에서 정상을 오르는 길은 마치 가로등이 있는 것처럼 불들이 줄줄이 도열한다..
후지산 등산로에 위치한 산장들의 불빛이다..
과거의 기억은 단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다!!
거리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각 합목 간의 거리가 보통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될 정도로 엄청 길고 자갈길로만 기억되던
등산로가 의외로 화산재로 구성된 바윗길이 엄청 많다!!
얼마 되지 않던 등산객이 고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많아진다..
간단하게 라면으로 요기한 팔합목 태자관(3020m)에서는 앉아서 쉴 자리가 없을 정도..
고도가 높으면 높아질수록 후지고쿄(五湖)를 대표하는 가와구치(河口)호와 야마나카(山中)호의 야경은 더 아름다워지더니
여명이 깃들기 시작하는 팔합목 중턱에서 부터는 호수의 자태가 완연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너무나 아름답다..
저 호수 속에 비추어진 후지산을 보는 호사를 경험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구합목(3600m) 이후 구간은 갑자기 늘어난 등산객으로 정체 현상이 심각하다..
과거의 기억과 걸음에 대한 맹신으로 우보(牛步)산행으로 일관하다보니 이제는 움직이지 않는 등산객들에게 잡혀서
일출시간까지 정상 도착이 힘들 지경이 되어 버린다..
할수 없이 등산객 사이사이와 등산로의 조금 벌어진 틈을 이용하여 추월을 시작한다!!
숨이 엄청나게 거칠어지며 다리는 더 많은 산소를 요구하며 조금씩 지쳐간다..
그래도 바삐 움직인 덕분에 일출시간(4시 40여분) 5분여 전에 정상에 도착한다..
하늘이 붉어지면 조그만 손톱 조각같던 붉은 기운이 점점 올라오며 둥근해가 되는 장엄한 일출을 타국의 산 정상에서 조망하는 영광을 가진다!!
정상의 일출장면에서는 등산객이 엄청나게 많이 늘었다!!
우리처럼 야간 산행을 처음부터 한 것이 아니라 산중턱의 산장에서 쉬다가 올라오는 등산객이 많은 모양이다..
일출 후 분화구를 구경하며 몰아치는 바람에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후지산 정상 분화구를 일주하기로 했으나 갑자기 떨어진 기온으로 더 움직이기가 싫다..
바로 하산할 것을 바랐으나 준암 형님의 고집으로 할 수없이 일주 시작..
더 이상의 체온 저하를 막기 위하여 바람막이를 하나 더 입고 나니 겨우 바람은 견딜만하다..
결과적으로 일주 산행 하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했다..
과거 등산 시에 요시다구찌(吉田口) 옆의 봉우리가 최고봉인 쓰루기봉(3776m)인줄 알았는데 걸어보니 관측소가 있는 반대편의 꼭대기가 쓰루기봉이다!!
후지산을 오르는 최단 코스로 최근에 각광받는 고텐바구찌(御前場口) 등산로도 확인하고 쓰루기봉 전망대에서 멀리보이는 북알프스, 남알프스 스카이라인을 일본인 산꾼이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을 경청하는 행운도 경험한다..
여기가 기타다케, 저기가 야리가다케 그리고 넘어서 조그맣게 보이는 것이 다테야마..
그의 설명은 그칠 줄을 모른다!!
하산전에 함께 하였던 일행이 같이 사진을 남겨 봅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남알프스 산행에서도 저런 멋진 날씨를 경험해야 되는데..
한바퀴를 돌면서 황량한 후지산의 자연과 분화구의 깊이에 감탄하다 보니 이제 하산길이다..(부산친구 표현을 빌자면 주로공장 폐기물 소각장에 온 기분이란다!!)
하산길 정말 재미없다..
화산암의 잔돌길은 내려오는데 나무그늘 하나 없는 등산로가 끝없이 이어지면서내려가는 등산객들의 발에서 얼마나 많은 먼지가 일어나는지 2시간 30분의 하산시간이 대여섯시간은 더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루함외에는 달리 표현할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올라오는 사람과의 혼잡을 피하게 하기 위하여 우회로를 택함으로 올라가는 길보다 거리도 거의 절반 이상 길어지고..
그래도 끝은 나오는지 오전 8시경 출발장소인 오합목에 도착한다..
밤 11시경 출발하였으니 거의 9시간 정도 걸은 셈이 된다!!
오합목에서 지금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산꾼들도 엄청나게 많다..
끔찍한 태양을 어디에서 피할 것인지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후지산은 야간 산행이 바람직한 산이다!!
제 2일 남알프스 출발 기점인 히로가와라(廣河原)으로..
이제 무려 4번의 교통수단을 이동하여 남알프스 등산 기점인 히로가와라로 향해야 한다..
내리자 말자 시내버스로 가와구치(河口)호 역으로..
오합목에서 버스로 무려 1시간이 소요된다!! 버스 요금도 무려 1,500엔..
가와구치에서 사철로 또 한시간 이동하여 오쯔키(大月)까지 가면서 꾸벅꾸벅..
여기서 또 내리자 말자 JR중앙본선으로 고후(甲府)역 이동.. 또 한시간 꾸벅꾸벅..
여기서 이제 해결하지 못한 일으로 하나 해결해야 한다..
후지산 하산길에서 뒷 혓바닥을 벌린 준암형님의 등산화 해결..
그런데 작은 시골도 아닌 이 고후 시내에서 등산화를 파는 곳이 거의 없다..
역 주변의 데파트와 상가에는 전무..
할 수 없이 역 입구의 택시기사에게 물어보니 전혀 해결 방법이 없다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이렇게 넓은 동네에 등산매장이 하나도 없다니 황당하다!!
한 택시기사가 약 20여분 택시로 가면 혹시 있을만한 가게를 안다고 한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준암형님과 동행하여 출발..
동네가 제법 넓고 남알프스 등산 기점으로 이용되는 동네임에도 정말로 등산 장비점 비슷한 곳이 이동 중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리저리 돌아서 도착한 곳!! 정통 등산점은 아니라도 레저 전문점으로 등산화가 다행히 여러종류가 있다..
겨우 어려운 숙제 해결.. 택시비가 무려 4,000엔..
그래도 구했다는 것에 안도한다..
이제 등산출발지인 히로가와라로 이동..
그런데 2시간 반을 간다는 버스가 허름한 마을버스.. 요금도 1,900엔!!!
역앞의 안내 표지판에 택시요금이 약 13,000엔으로 적여 있기에 버스를 포기하고 택시를 이용하기로 한다..
택시에서도 일행들은 꾸벅꾸벅..
그래도 이동하는 길을 알자는 생각에 억지로 눈을 뜨고 졸다말다....
갑부 시내를 지나자 차는 점점 계곡을 따라 산으로 산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차선도 2차선이 아니라 마주치는 차량과 조금 넓은 곳에서 양보하는 수준으로..
원숭이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서 차선이 점점 더 좁아지더니 급기야 차량이 멈춘다!!
기사 설명을 들으니 여기서 히로가와라까지 30분씩 서로 교차 통행을 한단다!!
제법 대기하다가 드디어 출발하니 교차 통행 이유가 금방 나온다..
대부분의 도로가 차 한 대 겨우 지나가는 터널로 되어 있다..
두 대가 교행하지 못하니 그냥 방치하면 통제 불능은 뻔한 일!!!
남알프스 임도에서는 더 이상 여름이 없다..
계곡에서 부는 바람은 시원... 터널을 통과할 때 느껴지는 냉기는 오싹...
히로가와라(廣河原)!!
지명처럼 흘러내리는 계곡이 너무나 넓고 시원하다..
히로가와라 산소(山莊)에 숙소 정하고 맑은 물에 어떻게 그냥 있겠노??
몽땅 벗고 알탕!! 너무 맑은 물에 비누는 사용 없이 그냥.. 엄청 시리네??
저녁은 와인까지 포함한 산장식..
좁기는 하나 편안한 잠자리에 아침, 저녁 식사 그리고 점심 도시락까지 8,600엔..
한화 7만원선인데 대부분 한국등산객들은 이 시설을 기피하고 텐트 생활..
왜 여행와서 험한 생활을 하면서 또 기초질서도 잘 지키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저녁에 간단한 안주로 내일 산행에 대한 이야기하다 취침 시간인 8시에서 조금
모자라는 시간에 잠자리로..
아침에 식사(4시 30분)하라고 깨우는 시간까지 너무나 잘 잔다...
제 3일 비로 안타까웠던 기타다케(北岳) 산행..
추위속에서도 일본 제2고봉을 오른 인증샷은 남겼습니다.
어제까지 거의 일주일이상 맑았던 날이 아침부터 비.. 속상하다!!
출발하면서 산장 주인에게 들으니 장마전선이 아래로 내려와 하루 종일 비가 올 거란다..
비 온다고 일정을 변경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바로 출발..
히로가와라(1526m)에서부터 비는 줄기차게 내림에도 반대편 호우오쯔산(鳳凰山 2840m)
능선의 조망은 너무나 좋다..
가스가 아직 아래로 내려오지 않은 것이 오후에는 갤 것 같은 징조로 보인다!!
엄청난 착각 이었지만..
비가 끊임없이 내리니 처음에는 비 옷 없이 출발했던 짐승급들도 옷을 입고..
능선 길의 백근어지소옥(白根御池小屋)에 들어서자 갑자기 가스가 심각하여 지더니 이제 더 이상 먼 산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고지가 높아질수록 이름모를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등산로를 온통 뒤엎고 있는 화원과도 같은 풍경이 끝없이 이어져
끊임없이 내리는 비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고 너무나 즐겁게 산을 오른다..
노란 나무 군락.. 수줍게 고개숙인 조그만 보라색 방울꽃, 노랑 파랑 빨강의 꽃 꽃 꽃
즐거움도 잠시 이제 수목한계선(팀버라인)이 시작되는 능선길인 2715미터의 분기점에 오르자 얌전했던 날씨가 돌변한다!!!
갑자기 몰아치는 돌풍이 끊임없이 이어지더니 겨우 얇은 바람막이에 반팔티로 겨우 비만 파하는 부실한 복장 속으로 사정없이 한기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바위나 나무등이 없어 바람 하나 피히기 힘든 환경이기에 억지로 추위를 참으며 기타다케 아래의 기타다케가타노고야(北岳肩의小屋)까지 정말 벌벌 떨면서 움직인다..
엄청난 추위가 닥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바위틈 돌틈에서 모진 바람에도 형형색색으로 꽃피우는 야생화는 너무나도 아름다워 시선을 거두기가 힘들 정도다..
입술이 덜덜 떨릴 정도의 한기속에서 이런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것이 스스로도 신기하다!!
날씨가 좋으면 한걸음 걷고 또 이름모를 꽃의 아름다움에 걸음을 멈출 정도로 한기 속에서도 남알프스의 야생화에 감탄 또 감탄한다..
살속을 파고드는 냉기를 동반한 모진 바람에서 몰려오는 추위를 억지로 참고 참으며 능선길을 오르니 산장이 보인다..
“죽은 조상을 다시 만난들 이렇게 반가울까???”
반가운 마음에 그다지 넓지 않은 산장 안으로 들어가니 완전히 시장판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추위를 피하기 위해 모인 등산객들로 발들이기도 힘든다..
산장관리인도 알아듣지 못할 일본말로 나가라고 소리치고..
아마 산장 숙박객이 아니기에 밖에서 잠시 쉬었다 가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래도 늙은이끼리 통하는지 관리인과 비슷한 연배의 준암영감이 콩저팬니쉬로 손짓발짓 섞는 여유(?)로 겨우 쫓겨나는 불상사는 면한다..
능선에 오르기 전 너무나 날씨를 과소평가한 너무나 여유있었던 복장으로 일행들 몽땅 꽁꽁 얼었다!!
노루선수는 아예 입술이 새파랗게 변할 정도로..
그렇다고 이정도 날씨에 어떻게 포기를 하겠노???
모두 조금씩 조금씩 산장 중간으로 전진하여 급기야 산장에 단 하나뿐인 산장 난로는 무지막지한 우리 일행이 점거하고 체온 유지하기 작전에 돌입한다..
가지고 온 여벌 옷 껴입고 젖은 바지는 산장 내에서 옷걸이에 걸어 조금 건조시키고 관리인 눈치 보지 않게 따뜻한 우동 주문하여 식사 해결하고 충분히 몸을 말려서 기력을 회복시킨 후 따뜻한 커피로 속까지 데우고 다시 출발한다..
어떻게 추위과 고생이 느껴지는 폼인지 모르겠습니다.
바람은 처음보다 더 강해졌으나 비는 조금 약해져 내리고 말고를 반복한다..
상대적으로 복장도 든든하게 준비하여 훨씬 더 여유가 있어졌기에 일본제2봉인 북악(北岳 3191m)를 오르면서는 여유가 생겨 비바람에도 낮은 포복으로 자라며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태를 보이는 야생화에 감탄하기도 하고 북악 정상에서 사진을
찍으면서는 너무 산행이 싱겁다고 웃는 여유도 보인다!!
날씨도 조금은 밝아지는 것 같은 기분에 산장에서 개이면 또 오르자면서 너털웃음도 웃고..
내일에 닥쳐오는 끔찍한 자연의 힘을 아직 경험하지 않았기에 일행 모두 너무나 기분이 좋게 오늘의 숙박장소인 산장으로 향한다..
나쁜 기상으로 갑자기 변경한 숙박장소인 기타다케산소(北岳山莊)에 도착하니 2시가 되기 조금 전이다..
숙박과 식사 신청하고 본격적으로 휴식 시작..
그런데 이 산장은 거의 호텔급의 난방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난로도 2개 그리고 최근의 우리 휴게소에서 볼 수있는 전기기름용 난방 보일러까지 있다!!
북 알프스 지역에서 볼수 있는 등산장비 건조실까지는 아쉽게도 없고..
당연히 배낭속의 새 옷으로 갈아입고 젖은 옷들은 건조 시작..
너무 험악한 이야기만 적는 기분이 들어서 자료 사진 한장..
2010년도 남알프스를 다시 한번 다녀왔는데 험악한 곳이 아닌 후지산의 풍광과 야생화가 너무나 아름다운 부드러운 산군입니다.
날씨는 점점 더 악화되나 산장 내 환경이 너무나 좋아 수면시간까지 산장에서 생맥주 엄청 마시고 우리가 가져온 소주 몽땅 비우고 저녁밥 먹고 또 아쉬워 일본주인
“사케”까지 한잔하자 젖은 옷이 몽땅 마른다..
내일은 맑은 날씨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꿈나라로...
제 4일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들었던 시라네 산잔(白峰三山)의 능선길..
남알프스의 키타다케(北岳, 3192m 일본 제2봉), 아이노다케(間의岳, 3189m 일본 제4봉) 그리고 노우도리다케(農鳥岳, 3025m)를 합하여 백봉삼산으로 명명하고 있다.
북알프스보다 수목한계선이 높아 무려 삼천여종이 넘는 고산식물들이 생식하고 있어 야생식물의 보고로 칭하기도 한다..
우리 일행들도 비록 험악한 날씨로 장쾌한 산악 조망은 직접 목격하지 못했으나 모진 바람에도 아름다움이 전혀 변하지 않는 아름다운 야생화에 취하여 어제의 산행을 어려운 환경에서도 즐겁게 마감할 수 있었기에 오늘은 내심 날씨가 좋아 더 멋진 경험을 하기를 기대하면서 잠자리에 들었으나 현실은 우리의 소망에 무심하기만 하다..
아침 식사가 시작된 아침 5시에도 여전히 한치 앞을 보기 힘든 안개가 창문을 넘어 보이는 경치를 차단하고 바람은 삭막함을 더한 소음까지 동반하여 우리의 어깨를 움츠리게 한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어제의 모진 경험에 의한 복장 점검과 좋은 난방 시설로 깔끔하게 마른 의복들!!!
아침 6시 내일로 예정된 항공기 시간으로 더 체류할 여유가 없기에 아이노다케로 출발..
바람은 어제보다 더 강해지고 빗방울은 더 굵어졌다!!
출발하자 말자 배낭카버는 벗겨지고 방풍 모자를 바람은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한다..
산장내에서 깔끔하게 말린 바지는 불과 오미터를 움직이지 않아 몽땅 젖어 버린다..
오버트라우저 하의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후회되는 순간이다!!
상의는 그래도 완전히 방수복으로 차단하였기에 그나마 일단은 유지가 되고..
바람이 너무 심하면 산소 조차도 부족하여 지는지 숨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거칠어 진다!!
뒤에서 일행이 말하는 소리도 전혀 들리지가 않고..
강한 바람이 소리까지 날아가게 한다는 것을 이번에 경험한다..
그래도 겨우 걷는 것을 허용하던 날씨는 우리가 억지로 산행을 감행하자 자연에 대한 도전이고 모독이라고 생각했는지 더욱 더 거세어져 가기만 한다!!
이제는 바로서서 몰아치는 옆바람을 견디기는 힘들어 할 수 없이 머리를 포함한 모든 몸무게를 바람방향으로 기울인다..
그래도 조금만 바람이 강해지면 온몸이 휘청휘청..
혹시라도 가스가 끼인 벼랑길과 마주치면 바람의 강도는 더욱 거세어져 날아가서 천길 낭떠러지에 추락하는 것을 걱정해야 된다..
추락하는 것이라고 날개가 없기에 아니 날개가 있어도 이런 바람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위험을 막기 위하여 어떤때는 둘이서 꼭 부둥켜 앉고 걷기도 하고 좋은 길을 마다하고 낭떠러지에서 멀리 떨어진 험난한 돌 위를 걷기도 하고..
또 돌길을 걸으면서 혹시라도 걸음을 움직이는 중에 몰아치는 바람에 바위에 부딪히는 사고라도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언제든지 중심을 잡기 위해 힘을 단단히 주고 용을 쓴다!!!
이렇게 걷기를 3시간 여 만에 또 하나의 휴식처인 노우도리고야(農鳥小屋)에 도착한다..
더 이상을 움직일 용기가 나지 않은지 모두들 얼굴에 자신감이 전혀 없다..
더 황당한 것은 휴식처 시설이 너무 열악하여 산장 내에는 거의 따뜻함을 느낄 수 없는 스토브 하나 뿐인 것이다!!
그것도 주인이 피우지 않으려는 것을 겨우겨우 사정하여 피우게 된 것으로..
부산에서 온 친구는 더구나 산행경험부족으로 방한 복장을 부실하게 준비하여 산장에 들어서자 사시나무 떨듯이 떨기 시작한다..
더 이상 이런 상태에서 산행을 감행하면 저체온증을 경험하게 될 것은 필연가지!!!
일단 바람이 잦아들기 기다리며 휴식..
산장 내에서 취사가 금지되어 있음에도 살아남기 위하여 염체불구하고 가스버너를 작동하여 라면과 따뜻한 국물로 떨어진 체온을 보충한다!!
너무나 고마운 산장 주인은 싫은 내색없더니 나중에는 산장 이용료도 받지 않는다!!
언제 고마움을 표할 기회를 가져야 하는데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다!!
부산 친구는 긴 휴식에도 체력이 회복되지 않는지 더 이상의 산행에 대해서 겁을 많이 낸다!!
그렇다고 기상이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고...
할수 없이 배낭 내에서 가용 가능한 옷과 내가 입었던 보온용 바람막이 등을 벗어서 다시 복장을 입히면서 점검하기 시작한다..
방수는 보온용 바람막이를 안에 입는 것으로 대체하고 바지는 반바지, 여벌바지에 등산바지를 몽땅 동원하는 방법으로..
그리고는 도저히 떨어지지 않는 나가기 힘든 발걸음을 움직여서 다시 지옥 속으로..
바람은 더 거칠어지고 비는 더 굵어졌다!!
이제는 경치나 능선에 대한 눈꼽만큼의 관심도 남지 않았다..
오로지 살아남기 위한 발걸음만이 존재할 뿐..
산장에서 니시노우도리다케(西農鳥岳), 노우도리다케(農鳥岳), 다이몬사와(大門尺)
갈림길까지의 능선 길의 바람은 상상을 초월한다..
몸을 완전히 바람쪽으로 넘어뜨려야 겨우 앞으로 전진이 가능하다..
옆으로 넘어져서 걷는 걸음이 빨라야 얼마나 빠르겠는가???
가도가도 하산길이 시작되는 다이몬사와 갈림길은 보이지 않는다..
뒤를 돌아보니 부산친구는 오직 살아남기 위해 움직이는 기색이 역력하다..
드디어 다이몬사와 갈림길..
여기서 직진길로 접어들면 능선길은 끝없이 이어질 것이고 우리들의 운명도 그것으로 끝이다..
평상시보다 몇 배의 주의력을 기울여 하산 시작..
약 10여분 정도 내려가자 드디어 더 이상 바람은 불지 않는다..
빗줄기는 바람이 없는 지는 것도 비례하여 한없이 굵어지기 시작하고..
그러나 지긋지긋한 바람이 없어지자 더 이상 이제 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굵어진 차가운 빗방울이 사정없이 방수가 부실한 부분으로 파고들어도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지며 오직 바람만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일행들의 입에서 헛웃음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제는 살았다는 확인이리라!!
생사의 갈림길에서 방황하게 했던 끔찍한 바람이 사라지자 지나치게 용을 쓴다고 피곤했던 무릎이 또 엄청난 경사의
내리막으로 아픈 것도 문제가 되지 않고 많은 비로 진흙탕으로 변한 하산길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살아남자는 생각에 노우도리(農鳥) 산장을 출발하면서는 하산길의 다이몬사와고야(大門尺小屋)까지만 산행을 하고 휴식하기로 하였으나 바람이 없어지며 심적인 여유가 생기자 예정대로 산행 마감장소인 나라다(奈良田)까지 내려가기로 한다..
나라다의 따뜻한 온천에서 몸을 회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법으로 생각되었기에..
나라다로 산행하는 길은 너무나 좋다..
엄청난 높이에서 떨어지는 계곡의 움장함도 좋고 자연에 순응하여 변변한 안전장치하나 없는 등산로도 너무나 운치있다..
그렇게 3시간!! 발전소도 지나고 너무나 어질어질한 구름다리도 지나며 우리 산행은 마감된다..
숙박 장소로 생각했던 나라다는 온천만 달랑 하나 있는 깡촌!!!
그래도 좀더 좋은 환경에서 숙박하자는 생각에 택시를 불러서 내일 이용할 열차역인 미노부(身延) 근처의 시마네(下部) 온천으로 이동..
시마네 온천은 일본 백명탕(百明湯)에 속할 정도로 유명한 온천 지역이다!!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하기 위하여 료칸(旅館)급의 유명한 온천 호텔에 투숙..
프론트에 부탁하여 젖은 옷도 세탁하고 온천에서 더운 물로 피로도 풀고 또 정통 일본음식으로 허하여진 속도 보충하고 나니 이제 상거지에서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다!!
제 5일 다시 일상으로..
끔찍하였던 산행을 추억으로 묻고 느긋하게 아침 8시 아침 식사..
그리고 열차로 신주꾸(新宿)이동 록복기(六本木)힐에서 타워에 올라 동경시내 구경하는
호사를 누리고 리무진 버스로 동경에서 무려 2시간 이동..
리무진 이용시간보다 짧은 1시간 반의 비행시간으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니 저녁 9시..
이제 또 다른 산행을 기약한다!!!
내년에는 중국 쓰구냥산(5400m) 트렉킹이나 한번 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