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마음따라 - 알콩달콩 정읍이야기
들메지기님으로부터 안내를 받고 이 카페에 가입한 지 한 달도 채 안된듯합니다.
얼마 전에 올라온 글, 알콩이와 달콩이가 버무린 정읍이야기 책이 발행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시는 바와 같이 읍소로 책을 구하는 방법으로 택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책도 아니거니와, 육칠백리 머나먼 서울이거니와
정읍에 든든한 가방이 있는 것도 아니었던 거죠.
박래철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뜻밖의 전화를 받고 무지 무지 반가웠습니다.
함자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아직 면식이 없던 터였죠.
그리고는 유철준 선생님의 이름으로 책이 배달되어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본말로는 아리가또라고 합니다.
중국말로는 쎄쎄라고 하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개콘버젼의 감사쏭이 절로 흥얼거려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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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에 대해 웬만큼 알고 있다는 자부심이 이 책앞에서
너무도 쉽게 퍼석퍼석 부서져내렸습니다. ㅎㅎㅎ
맨 뒷장을 보니 (사)둘레가 기획하고 정읍시청에서 발행한 책이더군요.
얼마 전에 인터넷으로 (사)둘레가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은 접했지만
그 내용을 알 수 없었는데 이 결과물을 보니 정읍을 고향으로 둔 사람으로서
든든하기 그지 없습니다.
정읍에 대한 역사와 환경에 대해 꼼꼼하게 살피고 있더군요.
시원시원한 사진도 정읍에 대한 추억을 새삼 더듬기에 충분했습니다.
날이 가고 해가 갈수록 느끼는 것은
정읍이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입니다.
나쁜 기억은 쉽게 묻혀버리는 곳이죠.
저한테만 그러나요?
정읍은 도시라기 보다는 그저 자연에 가깝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읍사를 비롯한 국악이 태동하고 발전한 고장이면서
최초의 가사인 정극인의 상춘곡이 있는 정읍,
근대 인간의 평등을 외친 동학과 더불어
수많은 사상들이 등장하여 새로운 종교와 기성 종교로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 외쳤던 정읍이라는 생각입니다.
근대 불교와 원불교의 사상적 거름이 되었던 곳이라는 생각입니다.
근대의 고승 중에는 정읍 출신이 유달리 많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정읍을 공부하려면 더 많은 공부를 해야겠지만
전체적으로 윤곽을 그리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단순한 관광안내책자를 벗어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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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송 스님은 부안 출신이면서 한국 불교사에 있어서 거대한 봉우리와 같은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분의 행적을 살펴보려고 했지만 마땅히 알 수 없어 포기했는데 여기에서 흔적을 보니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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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예배당,
우리 기독교사에서 귀중한 유산이라는 생각인데요.
그 시절에 천주교,교회가 들어서고, 증산교를 비롯해 많은 신흥종교가 탄생한 것은
정읍 사람들의 넉넉한 품과
모두가 평등하게 살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욕구가 강하게 작용했던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책을 기획하고 만드신 분들께 감사를 드림과 동시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마지막으로 매월당 김시습이
정읍에 들어가면서 남긴 시 한 수를 옮겨 적습니다.
井邑縣 a_013_258d
煙霞古縣小。鷄犬四隣喧。棗杮明村徑。松篁鬧垝垣。
秋深藤葉老。雨過菊花繁。蕭洒行裝淡。吾生政不煩。
연하고현소。계견사린훤。조시명촌경。송황료궤원。
추심등엽노。우과국화번。소쇄행장담。오생정부번。
연하 짙은 옛고을 작긴 하지만
계견은 사방에서 아우성치며 떠들썩하네
조시는 촌 길에 밝게 비치고
솔과 대는 무너진 담가에서 시끄럽네
가을 깊어 등 잎도 늙어가구요
비 지나니 국화 꽃도 번성하구려
깨끗한 행장은 담담도 하여서
내 인상이 그야말로 번거롭지 않네
(고전번역원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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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당이 벼슬을 내놓고 유람을 떠나며 정읍에 들르게 됩니다.
닭이 꼬끼오 울어대고 개는 멍멍 짖어대는데
대추와 감은 밝게 비춘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을이 깊었으니 나무잎은 떨어지고 대추와 감이 빨갛게 익은 감이 나무에 달려있는 모습 같습니다.
어둠이 내리는 초저녁,
마치 길을 밝히는 꼬마전구등처럼 빛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상상해봅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을 것 같습니다.
천연 데코레이션인가요? ㅎㅎㅎ
아, 어쩌면 지금의 모습이겠네요...
목 차
천년 사랑의 그리움
1. 천년의사랑, 천년의 기다림 - 정읍사
2. 천상의 음율을 듣다 - 수제천
3. 홍잔에 묻힌 분네 - 정극인의 상춘곡과 고현동 향약
4. 평사낙안 명당잡아 - 소고당 고단의 규방가사
5. 노블레스 오블리주 - 걸치기 면세마트와 박잉걸
6. 조선시대의 신데렐라 - 동이(최숙빈)
7. 물처럼 바람처럼 - 창암 이삼만
8. 입암산 갈재이 애달픈 전설 - 길장가 놀이
9. 부처님 걸어 나오시다 - 익재 의희맹의 등과 설화
10. 정읍이 배출한 큰 스님 - 벽송대사와 옷갈아입는 고개(환의고개)
11. 누가 시인을 죽였는가? - 일제시대 저항시인 박정만
12. 정읍의 역사를 기록하다 - 정읍군지를 쓴 장봉선
13. 침략국의 은사금 받을 수 없다 - 그림 속의 지사 춘우정 김영상
내몸에 들어온 피톤치드 - 생태, 산촌체험
1. 내장산 숲길과 오염되지 않는 청정자연을 찾아서
01)백팔번뇌를 벗고 걷는 행복한길 - 내장산 단풍터널
02)생태탐방코스 - 벽련암으로오르는 길
03)내장산의 희귀식물 - 내장금장초, 진노랑상사화, 백양더부살이
2. 배롱나무를 심는 사연 - 서현사 배롱나무
3. 조선의 배맛 - 두월리 청실배나무
4. 천년의 향기를 뿜다 - 정읍의 자생차
5. 작가 신경숙의 고향 - 깻다리 마을 숲
6.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 상학마을 돌담길
7. 아토피를 이기는 산촌 학교 - 칠보수곡초등학교
8. 최초 공립 대안중학교 - 전북동화중학교
9. 호남의 삼신산 - 두승산
10. 거시기 나무의 사랑 - 모충사
11. 지평선은 어디에? - 감곡 유정리 지평선 바라보기
12. 대나무의 푸른 기운을 마신다 - 조선 최고의 3대 명주 태인 죽력고
13. 옥처럼 맑은 호숫가를 걷다 - 스타 어의 대장금
14. 천년의 소나무 숲길 -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
사람이 곧 하늘이다 - 평등의 땅 정읍의 숨소리
1.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찾아서
2. 조선의 역사를 지켜라 - 용굴과 안의, 손홍록
3. 온 국민의 눈물과 애도 속의 유해 송환 - 구파 백정기 의사
4. 태산풍류의 시조 - 최치원과 무성서원, 피향정, 유상대 감운정
5. 호남성리학의 문을 연 스승 - 일재 이항
6. 개벽을 꿈꾸다 - 차천자의 꿈 보천교
7. 전국을 제패하다 - 정읍 호남우도 농악(풍물)의 힘
8. 천지공사로 후천선경을 이루자 - 증산교
9. 영원의 역사 속으로 - 영원 은선리, 지사리, 운학리 돌방무덤
10. 삶의 길을 묻다 - 천주교 신성공소,원불교 화해 제우지, 태인 매계교회
11. 삼국시대와 근대의 수리시설 - 놀제와 게보
12. 백 갈래의 물로 갈라지다 - 백파제
그대 길 위에 서다. - 정읍의 숨겨진 이야기
1. 삼남 효자 유장춘 - 조석교와 백죽교
2. 교육으로 나라를 지켜야 - 영주정사와 영양사
3. 정지된 시간 - 신태인화호 구마모토 농장
4. 부끄럽지 않은 우리의 민속 - 백암리 자지바우와 열 두 당산
5. 장군의 키는? - 소성 장군바위
6. 바람아 멈추어다오 - 두꺼비 바위
7. 천년의 성벽, 넘을 수 없는 웅장함이여 - 입암산성
8. 천년의 미소 - 보화리 석조 이불 입상
9. 전통의 혼을 이어가다 - 정읍장구와 북
10. 고래등을 타고 놀기 - 99칸 양반집 김동수 가옥
11. 고부의 운명을 좌우하다 - 군자정과 향운 설화
12. 근대 한옥 - 고부 조재홍의 집
13. 인간미 넘치는 공간 - 태인 동헌 그리고 현감 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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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독을 마치고 맨 뒷장을 보니
안도현의 글이 있다.
맨 마지막 문장
<길따라 마음따라 알콩달콩 정읍이야기>
한 권 손에 들고 얼른 정읍으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첫댓글 딩동정명성님께 책이 전달되어 다행스럽고 포스팅해주셔서 감사!감사!
차별대우!
차별대우라 하심은 어인 연유인지요?
혹시 책을 저만 주신건가요,?
그렇다면 저처럼 서울에 살면 될듯하고요 ㅎㅎㅎ
두번 죽이는 말씀
여긴 서울 변두리 인천임다.
전 차별에 상처받은 고슴도치구요... ㅎㅎㅎ
헉 정말 차별대우군요ㅎㅎ
가까운 서울에나 놀러오세요
맛있는 차로 상처를 달래봅시다 ㅎㅎ
유철준선생님!
인천 부평구 삼산동 서해그랑블 아파트 510동 1504호 입니다.
보내주셔도 꼭 반송하겠습니다.
혹시 받더라도 절대 읽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들메지기 행님! 메일 확인 잘 안하시나봐요?
딩동님...
정읍 가기 전에 꼭 들르겠습니다. 인사동...
모른체 하지 마십시오. 꾸벅!
제 메일은 ejw0255@naver.com 이래요.
박래철님이 바로 보낸답니다. 그러니 주소 알려달라고 제일 먼저 섰잖여 ...
삐진모습 보고잡다. 각시다리도 삐지드만 동격 아니랄까봐 ㅎㅎ
오늘 각시다리님에게는 제가 직접 우편함에 책 한권 꽂아드렸구요. 나머지 여분 한권은 예정대로 라오스님에게 보내겠습니다. 며칠은 걸릴 거예요. 기다려주시구요. 참 그리고 딩동님에게 저도 한권을 보냈었는데 느린 우편으로 보냈으니 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유철준샘이 보낸 줄 알았다면 보내지 않을 수도 있었겠는데 서로서로 딩동님 챙기는 맘이 겹쳤던 것 같습니다. 여분 한권은 서울에서 소중한 분에게 선물하시면 될 것 같네요. 또한 이자리를 빌려 책자발간을 위해 애쓰신 둘레모임의 이동백샘,장택수님,정승룡님에게 수고하셨단 말씀 드립니다.
박래철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책도 방금 받았습니다.^^*
사랑이 넘치니 감당하기 벅찹니다. ㅎㅎ
이 책은 소중하게 볼 사람에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혀요.. 괜이 삐치간요.. 사람이 변하면 못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