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역사와 아픈 역사가 한 곳에
목
포는 전라남도 서남쪽에 있는 가장 큰 항구도시예요. 우리나라가 근대화 된 이후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곡식을 수출하는 항구로 크게
발전했고, 지금은 서해안 시대를 여는 중심 해양도시로 발돋움하고 있지요. 목포라는 이름에는 나무가 많이 모이는 포구, 목화가 많이
생산되던 곳, 육지로 들어가는 길목의 포구여서 ‘목포’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어요.
수많은 섬이 점점이 떠 있고 볼거리와 먹을거리도 많은 목포에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슬픈 역사가 함께 깃들어 있는 역사의 고장이지요.
임진왜란의 영웅, 충무공의 얼이 서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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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597년 11월 경, 수많은 왜군들이 목포 앞바다에 모였다. 그해 봄 조선을 다시 침략해 정유재란을 일으킨 왜군은 지난
5년 동안의 전쟁(임진왜란)에서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의 본거지를 공격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조선
수군은 숫자도 얼마 되지 않고, 군량미도 거의 없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군이 바다에서 육지에 주둔한 조선 수군의 부대를
쳐다보니 먼 바다에서도 보일만큼 큰 곡식더미가 산처럼 쌓여있고, 목포 앞바다로 흘러나오는 영산강물은 희뿌옇게 쌀 씻은 물로
넘쳐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바로 두 달 전, 왜군은 300여 척의 전함을 갖고도 단 12척 밖에 없던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에게 명량해협(울돌목)에서 참패했던 왜군은 이런 어마어마한 조선 수군의 모습을 보고 지레 겁을 먹고 싸움을 걸어보지도 못한 채
도망가고 말았다.>
우리나라 5천년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전쟁이었던 임진왜란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무용담은
전설이 되었는데, 이 전설이 서린 곳이 바로 목포 유달산 앞 바위봉우리 노적봉이지요. 당시 이순신 장군은 이 노적봉을 볏짚으로
감싸서 멀리서 언뜻 보면 미처 추수하지 못한 볏짚으로 보이도록 하고, 강물에는 횟가루를 뿌려 쌀Em물로 오인하게 해서 왜군을
물리쳤어요. 이 노적봉 바로 앞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우뚝 서 있지요.
충무공은 1592년부터 1596년까지
5년 동안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충무공은 1597년 2월, 모함을 받아 갖은 고문을 받은 후 백의종군하게
되었다가, 같은 해 7월, 다시 조선수군통제사가 되었어요. 그리고 2개월 만에 단 12척의 배로 명량대첩에서 승리했고, 이후
수군을 정비하기 위해 순군 본부를 이곳 목포 앞바다의 작은 섬 고하도로 옮겼지요. 그리고 108일 동안 전열을 재정비한 조선
수군은 다시 본부를 완도로 옮겨 고금도해전과 노량해전에서 왜군을 격파하고 7년에 걸친 전쟁을 끝냈어요. 노량해전에서 패한 일본은
조선 침략의 실패를 인정하고 자기들 나라로 돌아갔지만, 이 노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은 장렬히 전사하고 말았어요.
이처럼
목포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얼이 서려 있어요. 목포의 상징인 유달산 앞에는 노적봉과 충무공의 동상이 우람하게 서 있으며, 조선
수군의 총본부였던 고하도에는 당시의 진영터와 성터의 흔적이 일부 남아 있고, 충무공을 기리는 사당인 모충각과 이충무공기념비가
세워져 있지요.
잊지 않아야 할 일제시대 압제의 흔적들
이
처럼 일본의 침략을 죽음으로 물리친 충무공의 얼이 서린 이곳 목포에는 우리나라가 일본제국주의의 압제 아래 신음했던 시절 침략의
흔적도 많이 남아 있어요. 목포는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한적한 시골 어촌이었으나 1897년 10월, 일본과의 무역을 위한 항구로
개항함으로써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맞았어요. 특히 목포는 일제시대에 호남평야에서 수확한 쌀을 비롯한 곡물을 일본으로 강제
송출하는 항구가 되면서 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도시가 되었고, 그 흔적이 시내 곳곳에 남아 있지요.
일제시대 조선농민 수탈의
중심회사였던 조선척식회사 목포지사 건물은 목포근대역사관이 되어 당시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고, 개항과 함께 일본영사관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은 목포시립도서관(휴관중)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또 유달산 정상 부근에는 당시 일본인들이 믿던 일본불교의 상징인
홍법대사상과 부동명왕상이 새겨져 있고요. 이외에도 목포 구 시가지에는 일제시대 지어진 일본풍의 가옥들이 많이 남아 있어 당시의
아픔을 느끼게 하지요. 그러나 현재 목포문화원으로 사용되는 건물은 1920년 지역 유지들의 헌금 등 순수 우리자본으로 세워진
호남은행 사옥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큰 건물이에요.
한편, 목포는 박물관의 도시에요. 지구의 신비를 담고 있는
목포자연사박물관, 일제시대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목포근대역사관, 신안과 완도 앞바다에서 발굴된 선박과 도자기·선체 등이 전시돼
있는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이 특히 유명하고, 남농기념관과 문예역사관도 둘러볼 만하지요.
★ 사진설명
1. 유달산 입구, 노적봉을 바라보고 우뚝 서 있는 충무공 동상.
2. 노적봉. 이곳을 볏짚으로 둘러싸 왜군으로 하여금 곡식으로 오인하게 해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3. 해양박물관 로비에서 바라본 목포 앞바다 다도해 전경. 점점이 더 있는 배와 섬들이 노을과 어울려 아름답다.
4. 목포시내에 남아 있는 일제시대의 모습. 근대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동양척식회사 건물.
5. 유달산 정상 부근 바위에 새겨진 일본불교의 흔적들.
6. 슬픈 효자의 전절이 서린 목포갓바위.
출처 : 어린이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