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차 세계의 인식으로 가는 길 발도르프 교육의 사상적 토대, 인지학을 영어로는 Anthroposophy라고 한다. Anthropos(인류)와 sophia(지혜)라는 두 단어의 합성어인 Anthroposophy를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인(人)자에 지혜로울 지(智)자를 사용하여 인지학(人智學)이라 부른다. 자신의 사상체계, 인지학에 관하여 슈타이너가 생전에 직접 쓴 책은 약 30권 정도가 있다. 그 30권의 책 중에 하나가 바로 “고차 세계의 인식으로 가는 길”이다. 다음은 “고차세계의 인식으로 가는 길”을 우리말로 옮긴이의 책 소개 글과 필자가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이다.
옮긴이의 말 “인지학은 무엇보다도 인간 속에 우주(초월자, 절대자 또는 신이라고 해도 좋을)가 숨 쉬고 있다는 생각, 그리하여 인간이 인간 자신을 통해 우주와 교접할 수 있다는 생각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인간의 현세적 존재를 초월해야 고차 세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사고와는 그 길을 달리한다. 그러기에 그의 사상에서는 생물학적 존재로서의 인간과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그리고 형이상학적 존재(또는 정신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한데 어울려 통일적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종의 수행법을 담고 있는 이 책에서도 우리는 그의 이러한 기본 사상을 얼마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인상 깊었던 구절들 “우리보다 고차적인 존재가 실재한다는 절실한 감정을 우리 속에서 개발하지 않는다면, 우리를 고차적인 존재로 고양시킬 힘 또한 우리 속에서 찾지 못한다. 정신계에 입문한 사람은 외경과 겸손의 깊은 경지로 마음을 끌고 갔기 때문에, 인식의 높은 경지를 향해 자신의 머리를 쳐들 힘을 얻었다. 공경의 문을 통해 갈 때에만 정신의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올바른 지식을 존중하는 것을 배웠을 때만 그대는 그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분명히 인간은 자신의 눈을 빛 쪽으로 돌릴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이 권리는 애써 획득해야만 한다.” (36쪽) ---------------------------------------------------------------------------------------------- “신비 수행자의 훈련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이다. 신비 수행자는 타인이 말할 때 자기 자신의 내면은 완전히 침묵하는 법을 몸에 익혀야 한다...예컨대, 그는 어떤 점에서 자기보다 훨씬 못한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하는데, 이때 더 잘 안다는 감정이나 우월감을 모두 억눌러야 한다. 그런 식으로 어린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은 누구에게나 유익할 수 있다...자기와는 정반대의 견해가 제시되거나 ‘말도 안 되는 견해’가 자기 앞에서 펼쳐지더라도 아무런 비판 없이 경청하는 수련을 하노라면, 그는 점차 다른 이의 존재와 완전히 혼융 일체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 그는 말을 통과해 다른 사람의 영혼 속으로 들어가 듣게 된다.” (69쪽) “깨달음의 기초적인 수행 과정 동안에 신비 수행자는 인간 세계와 동물 세계에 대한 동정심, 자연미에 대한 감각을 끊임없이 증대시키려고 애써야 한다.” (77쪽) ----------------------------------------------------------------------------------------------- “용기와 신뢰는 신비학의 길에서 꺼뜨려서는 안 되는 두 가지 불빛이다.” (81쪽) ----------------------------------------------------------------------------------------------- “자신의 직관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비밀을 추구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진정한 신비학의 기본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그 기본 규칙은 다음과 같다. 정신적 진리의 인식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면, 그와 동시에 선(善)을 위해 그대의 품성을 완성하는 일에서는 세 걸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89쪽) -----------------------------------------------------------------------------------------------“신비 수행자에게 중요한 규칙이 또 하나 있다. 그대의 정신적 면모에 관해 침묵하는 것을 배우라는 것이 그것이다. 심지어 그대 자신 앞에서도 그것에 관해 침묵하라.” (90쪽) -----------------------------------------------------------------------------------------------“정신계에 입문할 수 있는 사람이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은, 확실한 관점에서 육성된 용기와 대담성이다... 이를테면, 어떤 위험에 마주하면 즉시 힘을 내어 다음과 같이 생각해야 한다. “나의 불안은 아무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만 생각해야 한다.” (93쪽) -----------------------------------------------------------------------------------------------“인간 고유의 본성 속에는 파괴적 힘과 건설적 힘이 있다. 지자의 눈앞에 사물들은 숨김없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자신의 영혼도 마찬가지로 숨김없이 드러난다. 그러한 자기 인식과 마주하여 신비 수행자는 힘을 잃어서는 안 되는데, 그가 넘칠 정도로 충분한 힘을 갖추고 있을 때에만 힘을 잃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힘든 생활상 속에서도 내적 평정과 확신을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한다.” (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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