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곰. 오랜만에 회사에 휴가를 내고 목적지만 정해 놓고 묻지마(?) 캠핑을 시도 했다.
역시 진정한 캠핑의 묘미는 자유로움과 상황 대처능력에 있다고 본다.
2008년 5월 9일 오전
안성 과수원에서 잘 말린 참나무 화목을 준비하고, 어머니께 들러서 인사드리고 경주로 출발을 했다.
친구 상용이에게서 얻은 약간은 어설픈(이거 누구 별명이랑 비슷하다!!) 네비게이션을 이용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아주 마음에 든다. (캠핑 내내 이놈의 카리스마(?)에 백곰가족 완전 넋을 놓았다...하하하)
아~~~~~~~ 멀다!!!!
경주, 가깝다는 느낌이었는데, 가도가도 계속 간다. 하지만, 차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참 예쁘다.
이번 경주 캠핑에 대한 기대에 백곰 어느덧 혼자 콧노래를 부르면서 경주에 도착했다. (우씨.웅녀와 꼬멩이들은 실컷 잤다!!)
4시간 가량 소요 된 듯 하다.
2008년 5월 9일 저녁
원래 계획은 경주 토함산 자연 휴양림에 캠프를 꾸릴 예정 이었는데, 어허!!! 큰 낭패가 발생했다.
산불조심 기간이라 다음주 까지 야영이 제한 된다는 소리에 경주시내 한 복판 옆의 조그만 골목길 레조안에서
백곰과 웅녀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말없이!!!!
백방으로 수소문 해 봐도, 경주근처에 야영할 곳이 없다........참 난감한 상황 자칫 잘못하면 전체적인 일정에
큰 차질을 가져 오는 그리고 분위기가 극한(?) 상항으로 흐를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웅녀의 막가파식 도전의식이 빛을 발휘했다.
메타세카이어 숲으로 가잔다.. 숲자체가 사유지화 되어 캠핑이 불가능하고, 시설도 갖추어져
있는지 확실치 않은 상황인데 말이다.
대안이 없다!!!!!!(정말 절망감이.. 백곰 후회 많이 했다.)
네비의 도움으로 메타세카이어 숲을 찾아 갔다. 유원지 옆이라 어수선 하리라 예상하고 갔었는데..
아니다 정말 멋지다..조용하고. 그런데 문제는 야영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한다.
절망!!!!!하지만 백곰은 무작정 레조의 덩치(?)를 믿고 숲으로 난입(?)을 했다.
아....지성이면 감천(감동??) 숲안에서 야영을 준비하는 캠퍼를 만났는데,
그곳에서 모 캠핑 동호회 정기 야영을 하기로 했단다...계수대도 동호회에서 따로 설치도 하고...
크하하하...백곰 이곳저곳 회원 가입을 많이 해 놨둬니....이럴때 써먹어야지...
동호회 회원이라고 작지만 결연한(?) 목소리로 함께 할 것을 요구했다....하하하....(운이 좋았다!!)
동호회원은 약간 난처한듯 했지만, 이윽고 숲 가장자리에 야영지를 알아봐 준다.....
백곰은 웅녀와 상의 끝에, 장소를 잡고 캠프구축에 돌입....으헉.....으헉..
여기서도 또 백곰은 캠프구축의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었다..
바람이 엄청나다....
팩을 엄청 꽂았다..
땅이 뭐가 문제인지 팩인 다 휜다...(절대 백곰의 기술이 부족한 것이 아님을 밝힌다!!)
캠프 구축을 완료 했다고 하는 순간......
출입구가 없다....!!!
라운지를 열어보니 왠 나무가 눈앞에..!!!
하하하.....백곰 어이가 없었다.....
다시 라운지를 옮겼다...
라운지 통째로 옮기는 것 벌써 두번째다.....
딸들이 그런다.."아빠...또 옮겨요???"
백곰 딸들을 애써 무시하면서 "아..날씨 좋다. 왜이리 바람이 불까???"
딸들 "엄마 왜 옮겨??"
웅녀 백곰 눈치를 보면서 "좀더 놀기 편한곳으로 가야지...그래야 은지,혜지 재밌게 지낼수 있잖아??"
딸들 "아빠, 저쪽이 더 놀기 좋은데!!!"
백곰 한숨만 쉰다.....아!! 왜이리 시험에 들게 하는지....
우여곡절 끝에 캠프는 구축 되었다.
바람이 너무 거세어서 라운지 각이 안나온다....동호회 관계자가 와서 한마디 거든다..
"초보는 아닌 것 같은데 라운지도 있는것 보면.!! 그런데 영 각이 그렇습니다....!!!"
백곰.. 급 OTL...........!!!!
그렇게 하루가 지나 가고 있었다.
바람은 엄청나게 불었지만, 라운지 안에서 오붓하게(?)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백곰가족을
방해 하지는 못했다.
저녁으로 카레를 먹었는데, 웅녀가 만든 김치와 김과 함께 절묘한 맛이....입이 즐거웠다.
식사후에 꼬멩이들은 가볍게 일기를 쓰고, 백곰은 라운지 주변에 돌을 놓아서 바람에 대비 하는
작은 공사(?)를 진행했고, 웅녀는 내일 방문할 곳에 대한 정보 수집에 여념이 없다.
경주에서의 야영....정말 신라 천년고도의 한 복판 땅바닥에 누워있다고 생각 하니...어느덧
옛기억이 되살아 났다..크하하하......
왜 그다지도 머리의 장신구가(?) 무거웠다는 기억이 나든지...크하하하
2008년 5월 10일 오전
어제 남은 카레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설겆이를 하러 갔었는데....
확실히 경상도라 그런지 설겆이 하는 곳에 남자는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남자는 백곰 혼자 설겆이를 했는데, 옆에 있는 여자 캠퍼들이 이상한 듯이 백곰을 쳐다본다..(경상도 남자 부럽다... 나?)
첫번째 방문지 문무왕릉.
베이스 캠핑장에서 30분정도 차를 타고, 도착했다.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비도 가끔씩 오고, 기온도 뚝 떨어지고, 무엇보다 바람이 정말 거세었다.
꼬멩이들은 책에서만 읽어 왔던 문무왕릉을 직접 보고는 매우 신기해 하고,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백곰과 웅녀도 처음보는 문무왕릉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주위에 아무것도 없고, 너무 추워서
바로 철수 했다.
두번째 방문지 석굴암
이곳은 예전에(5년전에) 백곰 가족이 왔던 곳이다.
구불구불 토함한 기슭을 쉴새없이 돌아돌아 석굴암 주차장에 도착했다.
날씨는 더욱 배신(?)을 때리면서 이제는 비까지도 가끔씩 흩뿌리고 있었다. 너무 추워서 새로 사온 침낭을 겉옷처럼
둘둘 말아서 석굴암 고갯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정말 보면 볼수록 멋진 광경이다. 특히 혜지는 부처님 이마 한가운데 있는 (명칭을 모르겠다!!!) 반짝이는 것에
아주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쉴새없이 백곰에게 물어 본다....뭘로 만들었는지, 왜 못만지게 하는지, 급기야 사달라고..
불상 전체를 사달라고 졸라대기 시작했다.....크헉..
할 수 없이 백곰은 거금을 들여 석굴암 조각상을 혜지에게 선사(?)하고 말았다.
석굴암을 나와 출출함에 백곰네는 돼지국밥을 점심으로 먹기로 했다.
웅녀와 꼬멩이들은 처음 보는 돼지국밥....백곰 걱정을 했는데...아니 이럴수가...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이 먹는 가족을 보면서 역시 백곰의 가족이 위(?)대 함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세번째 방문지 불국사
석가탑과 다보탑 그리고 대웅전이 있는 불국사.
5월의 푸르름과 꽃들의 화사함......과 더불어 우중충한 날씨와 함께 불국사 경내 산책길을
거닐며 어느덧 백곰도 해탈을 하여 사람으로 변해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하하
석가탑은 보면 볼수록 세련되었다는 느낌이 난다....
다보탑은 풍만하다는 기분이 들며....
불국사 안내 가이드분을 따라 다니며, 이것 저것 재미나는 불국사 얘기를 경청해 본다.
불국사내에 복돼지가 있다는 사실을 그 누가 알았을까? (황금돼지 인가??)
기회가 있는 분은 꼭 찾아 보기 바란다...사진이 있지만, 올리지 않겠다...
네번째 방문지 천마총
꼬멩이들은 마냥 신기함과 두려움에 연신 천마총에 빨리 가자고 백곰을 보챈다...
하하하..임금의 무덤속에 들어 간다고 했더니....꼬멩이들 난리다...
하지만, 역시 배고픔에는 장사가 없다....천마총 가는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 있었다.
백곰은 경주빵이라는 것을 샀다....참으로 맛있었다.....속에 들어 있는 달콤한 단팥의 풍부함에 반해 버렸다.
주차장에 주차는 포기하고 길거리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천마총 구경에 나섰다.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던지....1시간 넘게 줄서서 기다린 듯 하다..
천마총 구경을 끝내고 나니, 저녁 식사때가 가까워 졌다.
백곰네는 경주 하나로 마트에서
햄과 삼겹살과 햄을 준비해서 베이스 캠프로 돌아 갔다.
2008년 5월 10일 저녁
베이스 캠프로 돌아 온 백곰네는 아연실색......
백곰의 라운지 텐트 입구에 다른 캠퍼의 라운지가 입구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강하게(?) 항의를 하고 싶었지만, 그냥 조용히....백곰과 웅녀는 라운지 안의 모든 구조를
바꾸기 시작했다....반대쪽 출입구를 이용 하기위해......정말....힘들었다...
이윽고 반대편 입구를 통해 출입을 하게 된 백곰은 화롯대를 이용해 불을 질렀다(?)
화롯대 주변에 앉아 삼겹살을 먹으면서 꼬멩이들의 노래를 들었는데,
역시 꼬멩이들 노래 실력이 많이 늘었다. (역시 화롯대에 굽어먹는 고구마가 최고다!!!)
웅녀와 캔맥주 한잔 하면서 이 풍요롭고 화목한 생활이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하고 내심 많이 많이 기원했다.
내일은 속리산 사내리로 갈 계획이다. 교통시간과 정리 시간등을 계산해보면
계속해서 경주에 있는것이 나아 보이는 것도 사실 이었지만, 큰형님의 추천 한방에 사내리로 결정 했다.
자는동안 바람은 점점 더 거세어지고, 빗방울도 점점 굵어지고....
백곰의 마음도 점점 더 몽롱해(?) 지고 하하하....
이렇게 경주에서의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