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회사의 부서 이동으로
회장 직분을 감당하기 어렵네요!
일터 고민
금년부터 교회 청년부에서 회장을 맡고 있었는데 두 달 전 회사의 경영기획팀으로 부서를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청년부의 규모가 커서 주말과 주일은 거의 온종일 교회 일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에 예전에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부서에서는 야근도 잦고 심지어 주일을 지키지 못하는 때도 있습니다. 청년부 임원들이나 청년부 목사님은 다른 부서로 이동하든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퇴사하라고 합니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합니까?
극복을 위하여!
교회에서 섬겨야 할 직분과 직장에서 해야 하는 일이 겹쳐 고민이 많으시겠습니다. 둘 다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해서 더욱 안타까우시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마찰과 갈등이 있을 때, 언제나 교회 일이 우선적이고 직장 일은 부업과 같다는 생각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사명을 이루며 살아야 할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일종의 편견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교회 봉사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결코 아니지만 세상에서 직업을 통해 크리스천의 역할을 다하는 것 역시 주님이 주신 사명이라는 점도 우리가 균형 있게 이해해야 합니다.
형제님의 상황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회장 직분 때문에 더욱 힘들어진 회사 일을 그만두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교회의 직분으로만 부르셨다면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옳겠지만 주님께서는 직장의 일로도 부르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직장 일을 주님께 하듯 하는 것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입니다(골 3:23). 따라서 지금 형제님에게 필요한 것은 우선순위입니다. 물론 상황과 여건에 따른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이 언제나 쉬운 것은 아닙니다. 형제님에게 있어서 그 우선순위가 어느 쪽인지 제가 판단하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형제님 자신도 마찬가지이기에 이런 고민을 말씀하시겠지요.
그러나 우선 첫 번째 방법으로 지금 옮긴 부서에서 최대한 시간을 할애하는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청년회장으로서 봉사하기 위해 더 헌신할 각오를 가지고 회사 일을 성실하게 감당한다면 길은 있을 것입니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하지 않고도 ‘승-승’하는 길을 모색하시기 바랍니다. 청년부 회장으로 섬기시는 기간이 1년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시간은 흘러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노력해도 불가능하다면 제 생각으로는 청년 회장 직분을 사임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그동안 일정한 기간 청년부 회장으로 섬기셨고 다른 사람이 이어서 할 수 있는 봉사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더 이상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더 어려운 일을 겪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선택을 하셨을 경우 회장의 직분을 다른 분이 감당하는 대신 형제님은 청년부 안에서 나름대로 봉사가 가능한 다른 역할을 찾아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직장생활과 교회 생활을 균형 있게 하면서 헌신하는 것은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아마 지금 이 결정뿐만 아니라 나중에 더욱 복잡하고 힘든 문제로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할 때가 종종 있을 것입니다. 그 때도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성도의 기본적인 정체를 이해하고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되 흑백논리 식으로 판단하지는 마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결코 쉽지는 않지만 현명한 판단을 하시기 바랍니다. (원용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