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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의 긴! 여행을 마치고 귀가한 저녁-
대충 옷만 갈아입고는 잠시 쉬고 싶다는 생각에 소파에 앉자마자, 졸기 시작했습니다.
졸다 자다 어찌어찌 대충 씻고, 옆에서 무어라 물어보는 말엔 비몽사몽 대꾸하다 또 다시 곯아떨어져서리,,
한 2~30분 잔 것 같은데, 알람소리에 깨어보니 어느덧 월욜아침^^!
느닷없이 시작된 2월 첫날도 오전엔 계속 반 비몽사몽..점심께나 되어서야 제정신이 든 것 같습니다.
나름 고단했나봐요..^^!
먼길 보성눈꽃차회에 함께 참석해주신 다우님들께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말!
금강스님, 차내, 남순언니, 임목사, 이무
현오, 백조, 단샘, 요산, 올물, 원아, 노형석기자, 박우석님, 자비수
멀리 마산서 오신 김계순, 최세랑,주미숙,이남숙
광주, 보성에서 많은 도움주신 청범, 동인.. , 현지서 합류하신 이충세, 김두섭님..
“모두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우여곡절, 에피소드가 많아야 추억이 오래 남는 법이라 했던가요..
암튼 이번 보성차회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가장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긴 차회가 될 것 같습니다.
새해 첫 눈꽃차회를 제주 ‘청재설헌’에서 하기로 계획하였으나,
주인장의 스케쥴로 인하여 부득이 후일로 미루고, 보성행을 결정한 것.
보성으로 결정하고 난 후 하나씩 준비를 하다보니, 너도나도 참석하시겠다 하여,,
서울팀, 창원팀, 현지팀 등 와우~! 전무후무한 대부대가 될 것 같더군요..
차량문제, 숙박문제, 일정문제, 식사문제, 다회장소 등 하나씩 짚어보다,,
남도마당발^^이신 차내의 고견을 따라 계획을 짜게 되었지요.
다회메인 프로그램은 자기 찻잔 그려갖기 체험을 겸하여 월송요에서 진행하기로 하고,
숙박은 옥섬워터파크라는 바닷가 호텔로,
대부대가 이동할 차량은 호남차문화연구소 동인당의 도움을 얻기로 하고,
차밭체험은 보성 노동면장이신 청범당의 도움으로,
식사는 현지 월송선생의 추천으로 정하게 되었던 것이죠.
어렵게 시간맞춰 항공권을 샀다가 반품하고..
처음 KTX동반석 3매+개인석2매를 예매하였다가,
참석예정 인원이 바뀌는 바람에 취소, 변경, 그리고 다시 발권하기를 반복하여
최종 출발인원은 서울10인 + 창원6인 + 현지3인으로 컨펌!
마지막에 불가피하게 참석 못한 다광당, 석화, 원상호, 류변, 그리고 석운당 이루 말할 수 없이 서운하고 아쉬웠다는 것^^
우여곡절끝에 출발 전날에야 인원확정, 티켓조정하고 부푼 마음으로 토욜을 기다렸던 것이었다..
그런데 흠.. 우선 출발부터 남달랐지요
저희 집에서 서울 시내(한남동)가는 버스가 주말이라 30분에 한대씩 있던 터라,
앞차를 놓친 바람에 짐도 무거운 김에 한남동에서 하차 후 용산역을 향해 택시를 탔던 것인데..
그런데 마침 운전기사가 초보였던 것! 정확한 길안내를 위해 ‘용산역KTX’로 네비게이션을 찍고 달려
도착한 곳이 뒷길로 돌아들어간 용산역사 옥상주차장. 다 왔다고 안심하며,,
층층이 광활하게 펼쳐진 주차장에 도착한 순간, 운전기사아저씨도 저도 급당황 하기 시작해서리..ㅠㅠ!
백화점에 CGV극장에,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출구가 어딘지 안내표지로도 알수가 없고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없어,
부랴부랴 내려서 물어물어 돌고돌아 승강장으로 찾아가니, 아뿔싸! 열차문이 닫히고 있는 중이었던 것!
무전기를 든 역무원과 실랑이 벌이던 중 열차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였으니..
출발부터 넘치는 스릴과 스트레스를 제공해드린데 대하여,
함께 떠난 서울팀 9인의 다우님들께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꾸벅~!
떠난 차는 떠난 차이고 남은 사람에겐 또 새로운 미래가 있는 것!^^
차내의 가시돋힌 질타와 다우님들의 농담섞인 조롱을 달게 받고서리..
보성을 향해 고고씽!^^ 머..어쩌겠습니까..^^ 스스로 자초한 일이니 감수할 밖에..^^!
40분 후에 떠나는 목포 행 KTX열차를 타고 광주송정에서 내려,
호남 차문화연구소에서 먼저 떠난 다우들과 극적으로 합류하다..^^
한국최초, 세계최초, 우주최초라는 ‘차차차’(찻속의 찻집^^) 30인승 버스에 한 가득 다우님들 타고 보니
서울팀 10명에 차내, 현오지인 이충세님, 이충세님 지인 김두섭님, 동인당 및 호남차문화연구소팀 5명 등
벌써 19명이나 되었던 것^^!
다회를 할 때 한 둘 씩 뉴페이스를 만나곤 하는데, 이 번 다회에도 새로운 다우들을 여럿 만나게 되었군요.
우리다회의 평균 연령은 낮춰주고 평균 미모는 높여주는 원아를 잇는 주자로서
자비수, 아침부터 김밥에 요구르트 셋트를 준비해오는 배려에 모두들 감동..
묵직하고 든든한 박우석님,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진국' 그자체이신 것 같다^^
얼떨결에 합류하신 현오지인 이충세님, 우리문화재와 한옥 분야에 내공이 장난 아니시란다.
친구따라 친구의 친구와 또 그 친구들을 만나게 되신 김두섭님,
한의사이시며 함평국군병원장이시라는데, 독특한 이력만큼이나 삶 자체가 보시의 연속인 듯^^
참으로 모두들 귀한 인연들이다..
‘차차차’속에서 한 순배씩 돌아간 정종 탓에 발그레하게 취기 오르신 차내,
동인당 화끈하게 모시는 찻속에서 일사천리로, 지나치는 곳마다 조목조목 설명하며
까칠하면서도 친절하게 보성 차밭까지 가이드 하시다.^^
덕분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시종일관 웃음보를 터뜨리며 차의 고장 보성으로..
‘차향 가득한 집’ 지나 국내 최초의 유기농 차재배지인 ‘몽중산다원’에 잠시 머물며 차 한 잔!
유기농 차 한 잔 씩 맛보며, 보성 차산업기획단장이시자 보성군 노동면 면장이신 청범당의
우리차 재배의 역사와 특성에 대한 간단한 강의에 귀기울이다..
청범당, 훤칠하고 수려한 용모에 중후한 바리톤 음색까지,,
남녀다우님들 넋을 잃고(ㅋㅋ..) 청범당에 매료된 듯. 흠.. 남도엔 참 없는 것이 없군요^^
청범당, 손수 일반인의 출입을 엄금한다 하는 유기농 차 밭을 안내해주시며 친절한 설명도..^^
‘홍차밭’에서 ‘녹차밭’이 되기까지 현대의 차산업이 겪은 웃지 못할 사연, 그 흥미로운 부침의 역사만큼이나
끈질긴 신념으로 오늘의 모습까지 성장시켜온 선도적인 차꾼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어, 창원팀(이무, 창원다우)5인, 금강스님, 박시인님, 임목사님 합류하여
몽중산다원에 이어 굽이굽이 작은 산자락 밑으로 잘 가꾸어진 차밭순례길에 나서다.
높다란 언덕 밑으로 바다를 향해 끝없이 이어진 광활한 차밭은 왠지 이국적이고 경건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북쪽에서 태어나 자란 나에게 차밭의 풍경이 참으로 낯설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한반도도 그리 좁지는 않은가 보다^^
산비탈 밑 소담스레 자리잡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예쁘다는, 막 빚어놓은 만두모양의 차밭도 함 구경하고..
차밭순례를 마치고 금새 어둑해진 저녁.
바닷가 갯내음 흥건한 굴구이집에서 질펀하니 앉아 바다에서 막 따올린 석화구이로 포식하다.
캄캄한 밤, 짭쪼름한 바닷바람을 마시며 왁자지껄 차차차에 올라 다회하러 가는 길..
아까부터 고무타는 냄새가 심상치 않더니.. 아뿔싸! 이거이 웬일인가!
우리의 차차차, 그만 갓길에 멈춰버린 것이었다
다같이 내려 영차영차~ 차를 밀어 제대로 예쁘게 잘 받혀놓고^^
타고 온 승용차들 총 동원하여 꾸겨서 타고.. 월송요로 출발!
드디어 월송요에 도착, 물끓이고 차내리며 슬슬 다담을 시작!
늦게 합류한 마산팀 김계순, 장민욱(담배가게 아저씨) 까지, 세어보니.. 허걱! 월송당 포함 31명이나 되었던 것!
전국 각지에서 인연 따라 모인 31명의 다우님들 월송요 차실에 빼곡이 비집고 앉아,
한 사람씩 인사 소개 나눈 후, 회주 금강스님의 첫 책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의 출판기념회를 조촐히 치르다..
다우들 모두 한마음으로 축하를 드리는 자리..
금강스님, 대표로 월송당, 청범당, 동인당께 자필서명 책 한 권씩 선사하시다.
이어, 2.1.부터 광주에서 열리는 임목사의 전시회 안내..
하나하나 정성껏 직접 그려 만든 달력 하나씩 선물로..^^
이국적 우수가 깃든 임의진 특유의 도발적 그림과 메시지로 이루어진,
매 달마다 서로 다른 독특한 이름을 붙여 매력이 넘치는 달력.
풍부한 상상력이 넘실대는,, 누가 보아도 작가가 누군지 금방 알아볼 정도로 뚜렷한 DNA를 가졌다 ^^
그리곤 이무당 송별 및 환영식에다.. 얼떨결에 카페지기가 되어버린 소녀와의 이취임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
갑작스런 울산발령으로 경황없는 틈에도 먼 길 마다 않고 참석한 이무,
한달 새 몰라보게 홀쭉해진 것을 보니 맘이 짠합니다..
턱이 뾰족해져서리 보니 종이를 갖다 대면 삭~ 베일 것만 같군요..
이무당, 어디서든 늘 건강하시고, 짬짬이 틈내어 자주 만나용~!
비좁은 월송요 차실에 꾸겨 앉아 차를 내리고 차맛을 보던 중..
남순언니 작품인 황차가 단연 다우들의 관심을 압도했다는 것! ^^
일명 ‘꼬릿꼬릿 홀아비차’에서 어느 순간 ‘상큼총각차’로 환골탈태한 사연과,
그 사연 구비구비에 담긴 남순언니의 눈물겨운^^ 정성과 손길, 낙담과 한숨
그리고 어느 순간 발견한 '홀아비차'의 기적적인^^ 변신..
그 변신의 목도순간을 회상하는 남순언니의 입가에 스미던,
보일듯 말 듯 살짝! 입꼬리 파르르 떨며 올라가던 회심의 미소.. ^^
다우들, 그 ‘총각차’ 맛이 30대다, 20대 후반이다, 아니다 꽃미남이다.. 설왕설래하며,
소박한 차꾼으로서의 남순언니 매력에 또한 흠뻑 취했던 것이었다.
12시가 가까워지자, 월송요 다실이 비좁은 탓에, 숙소로 옮겨 다담 나누자는 의견이 압도적!
숙소인 옥섬워터파크 호텔로 이동 601호 널찍한 방에서 부랴부랴, 다식 꺼내고,
곡차안주 만들어 차곡차곡(차-곡차-차-곡차..^^) 과 담소를 시작하다..
큰언니 올물혜인당께서 보기만해도 눈부신 솜씨로 다광께서 보내주신 최고급 말차를 한 잔 한 잔 손수 내어주시고,
다우들 모른체하고 옆도 안돌아보고 향긋한 차를 한 잔씩 다 드신다^^ (원래는 한 두 모금씩 맛만 보는 것이죵^^)
덕분에 혜인당, 이날 팔 떨어지는 줄 알았다네용 ㅋㅋ
그런데 아뿔싸! 단샘 준비하신 고품격 복분자주 1병으론 술고픈 다우들에겐 턱없이 곡차가 부족한 터,
곡차가 똑 떨어졌네요..ㅠㅠ
하는 수 없이 곡차를 보급해오라는 다우님들 특명을 받고,,
총무인 소녀가 춤추고 노래하며 앵벌이^^를 하여(흑! 눈물없이는 못들을 사연임..^^)
그 늦은 밤 월송요에 가 위스키 2병을 강탈해 오다..ㅋㅋ
대만서 공부하셨다는 월송당을 위해 <月亮代表我的心-달빛이 내마음을 말해주고있어요>로 한 곡조..
그 날밤 일 진정, 달빛만이 내마음을 알아줄것이네용^^
월송당, 아껴둔 위스키 두 병 벌벌 떠시며 강탈당했다는 거.^^.
월송선생님, 좋은 곡차 감샤했습니다. 꾸벅~!
다담 나누는 옆 작은 방엔 한의사 김두섭님,
이런저런 얘기 나누며 성분을 파악^^!해보니, 내공이 보통이 아닌듯 싶다..
그 간 익혀오신 인술을 몸소 실천하시며,,
여기저기 부실하고 탈 난 다우들 치료와 강의에 몰두하시다..
덕분에 체기로 아침부터 고생하던 소녀도, 단샘도 어느덧 스르르 쾌유!^^
이로 인해, 김두섭님을 앞으로 우리 다회의 주치의로 모시게 되었다는 것.^^
그로써 우리 다회는 법률고문과 주치의까지 갖춘,
명실상부한 민원자체해결시스템을 확립케 되었다는 것이 또한 이번 차회의 한 성과일 듯 싶네용^^
몇 시나 되었는지, 새벽녘께 여성팀들은 잠시라도 눈 붙이려 올라가고,
남은 다우들 차곡차곡- 담소하시며 아마도 거의 날밤 새신 듯..
어느새 불쑥 찾아온 아침, 싸아~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숙소를 떠나, 키조개 해장국으로 거나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찻잔 그리기 착수!
다우들 죽~ 둘러서서 저마다 심혈을 기울여 찻잔과 끙끙대며 씨름하신다^^
그리는 요령 대충 들었으나, 이거이 먹도 그렇고 붓도 그렇고 내 맘대로 따라주지 않는 것이 몹시 답답키만 하다.
한 번 그리고 나면 덧칠도 안 된다는 것이 마치 세상살이 같다..ㅠㅠ
게다가 이 중요한 절대절명의 순간에 갑자기 웬 수전증까지..흑흑!
매화를 그리려 하였으나 찻잔에 새겨진 그림은 매화의 고결한 자태완 거리가 먼 투박한 벚꽃이 되질 않나,
누구는 아예 포기하고 온 잔에 먹을 칠하여 흑배를 만들기도..
결국 보다 못한 월송당께서 급수정 하시기도..^^!
이 때 얻은 교훈,
여백미를 최대한 살린 단순미가 가장 아름답다는 것!
그 모든 것이 마치 우리네 인생살이를 축소해 놓은 것만 같군용..
마지막으로, 혜인당의 향긋한 내음 진동하는 말차 한 잔씩을 음미하고 나서 소설가 한승원선생댁으로 가다.
시인을 옆에 두고 한참 시 얘기, 낭송을 하시던 한승원선생님^^
소설가는 자꾸 시집을 내고, 시인은 또 그림을 그리니,
아무래도 남의 밥그릇 넘보기가 요즘 우리 문화계의 화두인 것 같다^^
여하튼 우리네 민간인은 다양하게 넘나드는 종합예술세계를 접할 수 있으니, 머 손해 볼 일은 없겠으나..
한승원선생댁 뜰에서 다우들 오롯이 모여 기념사진 한 장 박는다.
그러고 보니, 이거 이번 차회에서 스님과 함께 찍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념사진 아닌감용?^^
이거이 없었으면, 오늘의 역사도 그냥 아련한 기억 저편으로 묻힐 뻔 했다는..^^!
마지막 일정, 장흥 장터로 점심공양을 하러 가다..
가는 중 들어보니, 식당 상호가 <소몰고 불판으로>란다.. 갑작 뒷머리가 쭈뼛하다..ㅠㅠ
고기굽는 냄새와 연기에 상호까지,, 아무래도 적절치 않은 것 같아 망설이던 중..
스님께선 당신 괘념치 말고 들어가라 등떠미신다. 알아서 조용히 딴 데 가셔서 드시겠단다..
몇몇 다우들 상의끝에 그 동네를 뒤져보다, 맛깔스런 백반집 발견,
모두 백반집으로 발길을 옮겨 맛나게 점심공양을 마치다..
소 뒷걸음질치다 쥐 잡은 격이라고나 할까, 허름한 시골장터 식당이라곤 뜻밖에 맛이 제법이다.
이런 밥 매일 먹을 수 있으면 대놓고 먹겠다고 여기저기 한 마디씩 거든다^^
다들 만족스런 표정으로 막걸리를 곁들여 백반, 보리밥, 동지팥죽을 배불리 드셨다는 것.^^
마침 유쾌하게 점심을 마치긴 하였으나, 전날 굴구이에 이어 점심 계획까지,,
차회 일정을 준비하며, 우리가 큰 실수를 한 것 같아 스님께 몹시 송구스럽다..^^!
장흥장터에서 1박2일간의 지난한(^^!) 다회일정 속에서 흥건히 배어든 서로의 정을 뒤로하고 아쉬운 작별을 고하다..
광주를 향해, 창원을 향해, 각각 석별의 정을 나누며..
이충세님의 합류로 1명이 늘어난 서울팀 11인,
광주역에 도착하여 남은 30분을 겁나게 맛깔스런^^ 제육볶음과 막걸리로 마무리하다^^
서울로 돌아오는 KTX열차안,, 누구는 잠을 청하고, 또 누구는 못다한 대화를, 또 부족한 곡차를 벗하며 3시간이 훌쩍~!
여기서 한가지.. 원아와 저, 이충세님이 함께 탄 동반석 자리에서 각 십만원씩 묻어놓고 ‘내기배팅’을 하였는 바,,
원아와 제가 이기는 바람에, 낙장불입이라.. 이충세님의 피같은 돈 십만원을 가차없이 접수하였다는 것이었다^^!
잡수익으로 잡아 회비에 추가..^^! 그런데, 순식간에 십만원을 강탈당한 이충세님의 모습이 영 마음에 걸린다..
몇몇 다우들께 여쭈어보니, 문제없다는 것, 그러면 안된다는 것, 의견도 각각이다..
하여간, 이충세선생님, 지송합니다..
우리 이쁜이 원아당의 얼굴을 봐서라도 너그러이 양해해주십시오.. 꾸벅~! ^^*
용산역 도착하니, 벌써 어둠이 내려앉아 캄캄하다..
예전 같았으면, 저녁식사 하고 가자 했을 터인데, 아무도 그런 말 하는 이가 없다^^
아마도 모두들 무척 고단 한 듯..
서로 아쉬운 소회 한마디씩 나누며 사방팔방으로 헤어지다.
왁자지껄한 용산역을 빠져나오며, 보성차회를 마무리하다..
한 3박4일 여행 다녀온 기분인 것 같다는 공통적인 소감^^
. . . . . . . . .
매번 다른 컬러와 분위기로 차회가 진행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다음 차회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을 갖게 하지요.
돌이켜보니 이번 보성차회. 참으로 우여곡절도 기대도 컸던 것 같습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 기대가 크면 아쉬움도 큰 것.
좋은 벗들 만나 좋은 인연 서로 맺고, 많이 배우고 느끼고 즐긴 귀한 시간 만큼이나,,
아쉬운 부분에 대한 정리를 하고자 합니다.
이번 보성차회, 무엇보다 아쉬웠던 점은 ‘눈꽃없는 눈꽃차회’였다는 점^^!
그러나 어쩌겠습니까..천기가 따라주지 않은 것을!
아무리 우리 회주 금강스님의 덕이 높아도 이 부분에 대하여는 무력하시니..ㅎㅎ
다음으로 아쉬운 점은 ‘다회없는 다회’ 였다는 점.
그 간 우리 다회에서는 어떠한 조건에서도 각자 가져온 차를 맛보고 품평하고 또 배우고,
관련된 고전을 같이 읽으며 다담을 나누는, ‘다회’ 로서의 본질에 충실하려 노력해왔습니다.
여러 차 맛보기와 더불어 우리 다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고전읽기를 늘 차내께서 준비해오셨지요..
이번 보성차회에선 고전이고 머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휩쓸려 1박2일이 지나갔던 것 같아,
몹시 아쉬운 마음 지울 수 없군요.
세번째 아쉬운 점은, 쫌 과장하자면, ‘금당다회 없는 금당다회’였다는 점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다회는 금강스님을 비롯 차내, 박시인, 임목사, 현오 등 원년멤버가
오랫동안 정성 들여 이끌어 온 모임입니다.
그 간 우리 다회는 그 분들의 인적, 문화적 자산을 자양분으로 하여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지요.
어떤 경우에서건 그 분들이 이질감이나 소외감을 갖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번 차회에선 이유가 어찌되었던 간에 우리에게 소중한 것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하고,
다소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금당 다회를 이끄는 중심은 어떤 상황이던 금당다회의 소중한 멤버들이어야 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그가 누구이건 게스트인 것입니다.
줄기와 가지가 혼동되는 일은 없어야 하고, 또한 가지로 인해 줄기가 침해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 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네번째, 제게 가장 아쉬운 점은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데도 불구하고
차회준비를 보다 치밀하고 세밀하게,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충분히 시뮬레이션해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한 이십여명 참여하리라 대충 잡았는데, 실제론 삼십여명이 된 것.
식사장소, 예산, 다회장소, 다회진행, 차량문제 등등.. 치밀하게 파악하고 준비하지 못한 점, 저의 불찰이 큽니다.
그로 인해,, 많은 좋은 인연들을 만나고, 좋은 경험 하였지만, 한편으로 왠지 조금 불편한 듯하고,
오버되거나 어느 한 구석이 비고 결핍된 것 같은 느낌을 준 것이 아닌지, 송구스럽네요..
이상, 보성눈꽃차회를 마치고, 한 순간 한 순간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려보며..
한 편 더 나은 다음 다회와, 우리 다회의 발전을 위하여 나름 정리해보았습니다^^!
혹, 다른 의견이나 잘못된 내용 있으면 주저말고 의견 주십시오^^
근데, 글이 넘 길었나용? ^^!!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첫댓글 그때의 일들이 파노라마 처럼 눈앞에 펼쳐 집니다 ... 그래도 즐거운 날 이였다는게 중요하다 생각 힙니다 ... 고생 하셨어요 ... 앞으로도 쭈우욱 수고해 주시길 ....
잘 읽었으요. 디아나. 총무체질일세 그려.
날건달에서 살림꾼으로.. 체질 개선^^ 하려니 거 참 쉬운일이 아니군염.. 마니 부족해도 이쁘게 봐 주시삼~
호이호이~ 정말이지 애쓰셨어요. 월요일 스님출판기념회 뒷풀이까지... 다음 다회는 더 알차지겠지요.
오잉~! 이거이 뉘기야요..?! 동쪽매화-남순언니 아닌감요?^^ 카페에서 만나니 넘 반가와용.. 방가방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