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우리 삶의 유한성과 허무를 일깨움으로써 우리들에게 실존의 자각을 촉구하는 상상적이고 창조적인'언어예술이다. 이 말 속에서 우리는 문학의 요소가 정서, 상상, 사상, 형식임을 추출해낼 수 있다. 그리하여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던 해리포터 시리즈 역시 문학적 성과물임에 틀림없기에 과학과 합리화라는 눈으로 역사를 일구어가는 정보통신의 시대에 왜 이러한 판타지적 장르가 세계 어린이들을 사로잡게 되었는지 그 문학적 요소 중 상상적 측면으로는 신화적 요소와 형식적 요소 중 현저하게 나타나는 것이 대중문학적 측면이기에 이 둘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가 마법은 생존하기 위한 꿈의 전략-신화에서 뿌리내린 마법
왜 하필 상상이며 신화인가? 그것은 '사상의 미아'신세사 된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가장 원초적이었던 세계, 우리가 잠시 손놓았던 곳, 정신세계의 뿌리속에 가서 찾아야하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그래서 환상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존재해왔고 환상문학 역시 문학의 등장과 더불어 시작되었지만, 독립된 장르로서의 본격적인 환상문학은 19세기에야 자리잡는다. 즉 옥스포드대 교수였던 루이스 캐롤의 1865년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꼽는 것이다. 하얀 토기를 쫓아 지하로 들어간 앨리스가 환상적인 지하세계에서 겪는 모험을 다룬이 아동소설은 현대 서구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준 선구자적 환상문학으로 평가받게 된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환상소설은 본격적으로 그리고 다양하게 발전한다.어렸을 적, 병약한 아이였던 미국인 로버트 어빈 하워드는 <야만인 코난>을 써서 유명해졌는데, 이 환상소설은 <검과 마법>이라는 환상소설 장르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1930년대에 영국 옥스포드에서는 중세의 신화나 민담에 관심을 가진 작가들이 모여 만든 '암시(The Inklings)'라는 클럽이 결성되는데, 여기에는CS 루이스나 JRR톨킨같은 환상문학의 대가들이 참여하게 된다. 아일랜드 출신인 C.S루이스의 환상소설<사자,마녀,그리고 옷장>은 2차대전시 시골의 숙부 집으로 피신한 아이들이 숨바꼭질 놀이를 하다가 옷장 속에 숨는데 , 거기서 '나르니아'라는 환상적인 왕국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사악한 백색마녀 때문에 사철 겨울인 그 왕국은 물론 전쟁 중인 현실세계의 은유적 재현이다.
옥스포드대 영문학 교수였던 JRR톨킨은 현대 환상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영국작가이다. 톨킨은 환상문학은 현실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다루기 때문에 작가는 환상지역인 '제2의 세상'을 창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바로 해리포터는 이러한 판타지의 전통을 잇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킹슬리, 조오지 맥도날드, 루이스 케롤 등의 19세기 작가를 거쳐 J.R.R.톨킨, C.S.루이스, 필리파 피어스 등으로 이어지는 영국 판타지의 계보를 충실하게 잇고 있다. 20세기 환상문학의 대부 톨킨 역시 환상의 세계 속에서 신화를 다루었기에 해리포터에 나타난 상상의 영역에서 신화적 요소를 꼽아본다.
1.범상치 않은 출생
해리포터 이야기는 인간세계에서 보잘것 없는 존재로 살아오던 해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해리는 부모가 없는 고아, 그리고 하나뿐인 친척인 더즐리 가족의 온갖 구박을 받으면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니 불쌍하다고 표현될 만한 삶의 표본이다. 그런 그가 인간세계가 아닌 또 다른 마법의 세계에서는 '이름을 말하지 못하는 두려움의 존재인 그 살람(볼드모트)'에게서 살아남은 유일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해리의 부모는 해리를 살리려다 볼드모트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도, 해리의 이마 가운데에 있는 번개모양의 흉터는 볼드모트에게서 살아남았다는 증거로 마법세계에서는 해리의 존재가 신화가 되어 이야기 될 정도로 유명하다는 것도 또한 알게 된다.
여기서 보면 어느 누구에게도 관심이 되지 못하던 한 존재가 유명하고 신처럼 떠받들여지는 천재로 신분상승이 이루어지고 있다(영웅신화의 구조). 신데렐라의 이야기처럼 시련과 고난 뒤에 복이 온다는 기본적인 이야기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해리포터와 같은 이야기를 통해 자신게게도 어쩌면 신분상승의 길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면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범상치 않은 해리의 출생과 기억못하는 어렸을 적의 위험하고 극적인 사건은 평범한 인간과는 태어날 때부터 무언가가 다르다는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해리가 이런 비범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신화적 요소를 찾아 볼 수 있다.
2.마법사와 인간세계의 이중구조
해리포터이야기는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신과 인간세계의 구도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마법사와 인간세계로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인간을 머글이라 부르면서 인간을 자신들(마법사)보다 하위에 있는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신화들과 비슷하다.
해리포터는 자신의 숨겨졌던 비밀을 알게 되고 호그와트라는 마법학교에 진학을 하면서 현실에서 벗어나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법학교에서 덤블도어 교수, 거인족인 해그리드, 해리의 둘도 없는친구들인 론과 헤르미온느와 해리를 괴롭히는 말포이, 볼드모트, 죽음을 먹는 자 등의 선악의 구조로 나뉘면서 해르를 둘러싸고 많은 사건과 갈등이 나타난다.
마법세계에서도 인간 세계에서처럼 규범과 규칙이 있으며 그것을 지키지 않았을 때에는 벌이 따르게 된다. 대부분의 신화에서 그렇듯이 여기서도 인간들은 가질 수 없는 특별한 능력이 마법세계에 존재한다. 그리고 헤르미온느처럼 머글과의 혼합태생이지만 마법세계영역에 들오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신과 인간의 결합을 한 헤라클레스나 인간과 인간의 결합인 프쉬케와 같은 존재의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마법세계에도 나름대로 사회질서를 위한 규칙이 있다는 것은 인간세계와 마법세계는 능력상의 차이도 있지만 인간세계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통해 초현실적인 일이 아니라 비현실과 현실의 어느 정도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즉, 신화가 사실성에 바탕을 둔 이야기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독자들에게 너무 많은 신비감과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전개된다.
3. 신화적 등장물
해리포터이야기에는 신화의 등장인물도 종종 나오고 있다. 소개하자면, 먼저 반인만마인 켄타우로스인데 그는 세상일에 관심을 두지 않고 별이나 보는 몽상가로, 그리고 예언되어진 일에 관여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나와있다. 유니콘은 볼드모트의 힘을 잠시나마 강하게 만드는 희생적 존재로 나온다. 그리고 벅빅이라는 말은 해그리드가 아꼈던 동물로서 신화에서 나오는 날개달린 페가수스를 본떴다. 그리고 거인족인 해르리드, 집요정으로 나오는 도비와 윙키, 그리고 그외 집요정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볼드모트의 상징인 뱀은 신화에서 죽음의 상징으로 불멸의생명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신화적 존재물들을 찾아볼 수 잇다. 이외에도 그리이스신화에 등장하는 지하세계를 지키는 머리 셋 달린 개,나무, 용,불사조 피펫, 소리의 요정 피브스, 도깨비 등 많은 신화의 존재물들이 등장한다.
4.신화적 사건전개
어린 해리 주변에는 위험과 역경이 항상 도사리고 잇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이나 주인공 뒤에는 이런 일들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또한 그 영웅들은 도망치는 법이 없다. 아무리 죽음앞에 서 있다하더라도 용기를 가지고 모험에 맞선다. 위험을 피하기만 하는 나약한 존재라면 독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영웅의 뒤에는 케드릭 디고리와 같은 영웅대신 죽게 되는 희생양들이 반드시 나타난다.
앞의 이야기들도 다 나름대로 구성력있고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였지만 불의 잔 내용은 현대판 스포츠를 도입함으로 박진감이 넘친다. 해리가 4학년이 되고 퀴디치시합 대신 트리위저드시합이 펼쳐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해리의 번개모양의 흉터가 아파오고 꿈속에서 볼드모트와 윔펠트, 뱀이 나타나면서 해리에게 위험이 닥치게 될 거라는 암시도 신화적 전개양식에 종종 나타난다. 트리위저드 시합은 다른나라의 학교학생들과 경기를 펼치는 것으로 한 학교에서 한 명씩, 물의 잔이 학교의 챔피온을 결정한다. 그렇게 선발된 3명의 챔피온은 3가지의 시험을 보게 되는데 6학년이상만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해리는 4학년인데, 불의 잔에서 해리의 이름이 나온다. 이렇게 해서 해리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지만 시합에 임한다. 첫번째 과제는 용의 알을 가져오기. 두번째 과제는 인어에게서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가지고 나오는 것,세 번째 과제는 미로 속의 장애물을 통과해서 트로피를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해리는 마치 여러 신화적 존재처럼 두 과제를 무사히 넘기고 세 번째 과제에서 후플푸프의 케드릭 디고리와 마지막으로 남게 되고 같이 트로피를 잡아서 공동우승이 되지만 그 트로피는 그 둘을 볼드모트가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볼드모트는 해리의 피와 자가 아버지의 뼈와 살로 다시 부활하게 되고 해리는 마지막으로 볼드모트와 시합을 하게 된다. 바로 죽음의 벼랑 앞에 선다.
하지만 모든 신화에서처럼 주인공이 죽는 일은 드물다. 항상 선한 존재의 뒤에는 그것을 지켜주는 힘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도 해리는 마술지팡이에서 나오는 영혼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죽음을 모면한다. 하지만 아직 볼드모트는 죽지않았다. 그리고 볼드모트나 해리가 죽을 때까지 이 이야기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선을 상징하는 해리와 악을 상징하는 볼드모트의 대립적인 구조는 해리의 존재를 더욱 부각시키면서 신화적 존재로 생각하게 만든다. 선은 악을 이길 수밖에 없다는 권선징악적인 요소를 넣음으로써 모든 신화가 전해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5.신화적 메세지
대부분의 신화가 그렇듯 심화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알리고자하는 메시지가 있어야한다. 이러한 점에서 해리포터이야기는 충분히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신화적 마력을 지니고 있다.
비범하지 않은 해리의 탄생-고아로 버려짐-고난-고난에 맞서는 극복과정(모험)-승리(귀환)의 구조로 쓰여진 이 이야기는 많은 영웅 신화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지금까지 들어온 뻔한 이야기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이유는 편하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이다.
또한 선한 존재 옆에는 그를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덤블도어교수, 해그리드, 시리우스, 해리의 친구들등. 하지만 해리는 영웅이긴 하지만 불완전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즉, 자기혼자서 모든 역경을 헤쳐나가는 기존의 영웅과는 달리 주면의 사람들의 도움과 격려로 자기를 이겨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서 해리는 불완전한 존재에서 점차 완전한 존재로 나아간다.
해리포터이야기에는 위에서처럼 신화적 요소가 많이 등장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쳇바퀴가 돌듯 과학적이고 정확함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해리포터이야기는 마법이라는 환상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의 상상력을 넓히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옳고 그름, 선과 악, 충성과 배반사이에서 도덕적이고 실천적인 이야기를 함으로써 스스로 자유를 찾고 그 자유에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조금은 비현실적이지만 우리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되는 그런 이야기를 가진 이 해리포터 이야기에 독자들을 마약처럼 빠져들게 하는데 성공한다.
해리포터의 신화적 요소는 어린이나 성인독자에게 어러 가지 유익을 주고 있다고 한다. 우선 세계가 이성과 합리성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환상이란 것이 환영과 같이 부정적으로만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기계처럼 돌아가는 현대도시의 구조적 매카니즘에서 해방시켜 주는 유익도 있다고 말한다. 마술이라는 변신도 얼마나 매력적인가. 포켓몬스터 만화가 유행했던 이유도 마술이라는 변신이라는 응용력 덕분인 것을 기억한다면 해리포터의 마술학교, 마법의 대결, 마법 훈련등등은 고착적인 사고에 갇혀 있는 현대인들에게 하나의 탈출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무한한 상상력 속에서 사람들은 현대 도시문명의 권태에서 탈출하고 있다.
'보는 문화'에 비해 '읽는 문화'의 세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해리포터의 열풍은 가히 경이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열풍은 문학사에 남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 그렇다면, 해리포터는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 것일가?
그것은 아동의 정서가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이어서 개성적 자유와 상상 세계의 지향이 용이한 '환상적 이미지'가 어린이 '정서 세계에 가장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준다는 확신이 해리포터의 원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해리포터의 주배경인 호그와트 마법학교가 신비한 세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린이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학교세계를 다루고 있기때문이다. 또한 속도감을 다루는 운동경기나 게임이 전자오락 등에 열광해 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라도 쉽게 익숙해지고 빠져들 수 있는 특성들을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초자연적이고 신비하게만 여겨지는 마법의 세계 속에 현실이 어떤 식으로 녹아들어 있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는 한 독법이 될 수 있다 하겠다.
그러므로 물질만능사상과 몰개성의 도시화 등의 병적 현상이 만연한 산업사회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상처입은 어린 영혼의 정서적 치유 방법이 환상적 세계로 복원된 동화 속에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속도를 가지고 펼쳐질 미래사회에 대하여 많은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어린 영혼들에게 낭만적 환상으로 자신감을 회복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조앤의 환상 개념은 한국동란이후 꿈을 통한 환상을 통해 탈출과 위안과 치료의 기능을 하고자 했던 강소천의 천사동심주의적 동화와도 일맹상톨하며 서구의 낭만적 사유개념과도 밀점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보여진다.
조앤의 환상 개념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성은 독자에게 환상이 현실과 비현실의 가교의 기능으로 현실의 내면을 보다 점진적으로 이해시키는 원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녀에게 환상 개념이란 방만한 공상이 아니라 동심을 지닌 독자가 체험하지 못한 세계를 적극적으로 경험시키는 유추적 능력이자 현실을 해석하는 방법이며 이상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동문학 역시 문학적 이상을 추구하는 가치 있는 문학이라는 점, 동심을 지닌 독자로 자신의 꿈의 영역을 확대하여 가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문학 안에서의 상상력과 동일 개념으로 인식된다.
독자에게 현실의 多技多樣한 사고에 대한 가능성이 불분명하거나 혼란스러운 현상을 선명한 질서와 조화의 틀로 부합되도록 하는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 환상 개념은 또 다른 고전적 합리주의 사고체계와도 닮아 있다. 이런 환상 이론은 독자들에게 아름다운 정서를 가꾸어 주고 또 현실을 바람직하게 이해시켜 주는 방법으로 해리포터를 창출한 것이다. 이러한 상상력의 세계는 10대들의 텃밭인 학교와 기숙사를 배경으로 하면서 묘한 현실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니까 이 세계에서 선량한 아이들을 괴롭히는 사악한 교사의 괴롭힘, 아이들 사이의 묘한 경쟁과 질투심, 본능적으로 악에 저항해 가는 소년들의 정의감 등은 현실 세계의 원리들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그리하여 우유를 사줄 돈이 없어 이야기를 쓸 생각을 한 이 가난하고 겁없는 작가의 솜씨는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 한없이 이야기를 계속해야 했던 아라비안나이트의 세헤라자데를 상기시킨다. 작가는 이야기의 근원인 목소리로 돌아감으로써 문체의 예술이 되어 버린 현대 소설의 한계를 단숨에 돌파했던 것이다. 해리포터의 한 특징으로 마법학교에서는 우편물을 부엉이가 전달하게 하고 펜과 양피지를 사용하여 모든 것을 옛날식으로 사용하여 과학기술이 부재하는 듯하다. 그러나 퀴디치게임의 속도감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엄청난 속도를 가능하게 한 현대과학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즉 해리포터는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를 그리고 있지만 현실세계의 가장 친숙한 특징인 속도감을 보여줌으로 초현실세계와 현실세계가 밀접하게 얽혀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즉 루이스의 <나르니아 시리이즈>에서는 벽장이나 그림을 통해, 프랭크 바움의<오즈의 마법사>에서는 폭풍을 타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토끼굴이 앨리스를 신비한 세계로 인도한다. 해리는 킹스크로스역 4/3승강장을 통해 호그와트행 기차를 탄다. 이렇듯 마법의 세계는 지리적으로 현실세계 바로 옆에 존재하며 평범한 머글세계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해리포터로 독자들에게 쉽고 익숙하게 빠져들게 하는 요소이며 작가의 자아성취스토리가 곧 오늘날에도 계속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