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 오랜만에 인사 드리는 신나리입니다! 그간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글을 올릴 형편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 점 양해해 주시기 바라구요...^^;;
오늘은 유학생활에서 빼 놓은 수 없는, 우리 유학생들의 활기찬 건강 식생활에 관련한 짤막한 이야기 하나 올릴까 합니다. 타국에서 입맛에 맞지 않는 식단을 극복하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학업에 임하기 위해 필수 조건인 건강! 이를 위해 신나리의 경험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제가 우연히 전해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미국서 석박사 과정 밟으시던 어떤 분은, 30대 중반의 나이에 위암으로 세상과 작별을 고하셨습니다. 들은 바에 따르면, 불규칙적인 식생활과 영양부족, 그리고 유학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큰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자취하시는 분들이 젊은 나이에 위병으로 고생 많이 하시잖습니까... 제 어머니 친구 분 따님께서도 자취하시던 중 매일같이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시다가 결국 서른 남짓에 위암으로... ㅠ.ㅠ)
하여튼,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며 살던지 간에 건강이 최고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이 건강을 유지함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규칙적이고 균형잡힌 식생활일 것이구요. 이에, 미국에서 한국에서처럼 얇게 썰린 부드러운 쇠고기 구입하는 요령에 대해 말씀 드릴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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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한국에서 맛있는 소고기 부위 하면 등/안심을 꼽는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꽃)등심이라는 것은 짐작컨대, 한국 대형 백화점 지하 음식 매장 정육부 진열대에 예쁘게 동그란 형태로 진열되어 있는, 다이아몬드형의 노란 무늬들이 촘촘히 박혀 있는 꽤 고급 고기에 속한다는 것이다. (맞나?? 흠... 신나리 푸줏간 주인이 아니라 100% 확신은 못한다!! 헤헤~)
그런데, 이런 류의 고기는 안타깝게도 미국 grocery store 에서는 매우 접하기 힘든 고기라 알고 있다. 사실 신나리가 여지껏 미국에 살면서 한번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희귀한 고기인 것 같다. (헉~ 신나리만 모르는 건가?? 다 어디 갔냐고 신나리에게 따지지 마시라!! 저도 모른당! ㅋㅋ 정 궁금하시면 여러분들께서 직접 FDA(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 문의하시기를...^^)
이러다 보니, 한국인들이 정말로 사랑(?)하는 질 좋은 삼겹살이란 건 두 말 할 것도 없다. 미국 정육점/식료품점에서 한국형 삼겹살을 찾는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인 것 같다.
몇 년 전 거주하던 곳에서, 외국학생들을 비롯 동양인 고객을 꼬셔 볼려고 특별 제작하여 포장해 놓은 삼겹살을 사 먹고는, 미국을 엄청 증오할 뻔 했다. ㅎㅎ (넘 단순무식해 보인다고 욕하지 마시길... 유학생활 하다 보면 먹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이 되곤 하니~ 흑~~) 참, 그 가게에서는 닭똥집도 팔았었다. 장사 해 먹을려고 별 짓을 다하더라~ ㅎㅎ
자, 그럼 여기서 맛있는 양질의 고기 먹기를 포기해야 하느냐.. 그건 물론 아니다! 절대 안된다! 몸이 튼튼해야 공부도 머리 속에 쏙~쏙~! 절대 포기해선 안된다~~^^
이에, 신나리는 '나리나리 신나리' 나름대로의 입맛에 맞는 고기와 주문방법을 찾아내게 되었다. 하하! 고백컨대, 신나리가 삼겹살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관계로 쇠고기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삼겹살도~ 하고 기대하신 분들... 지송함다.. ㅋㅋ)
우선 일단은 조금 고급스런 grocery store 에 간다. Wal-Mart이나 Acme등은 여기서 제외된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월맛 보다 좀 더 고급이라 해 봤자, 한국의 대형 백화점 수준은 당근 아니고, 걍 같은 식료품점 중에서도 좀 더 나은 곳을 찾으시라는 거다. 예를 들어, Genuardi's, Jannson's, Giant, Shnuck's 등등이 있겠다.
좀 더 고급스런 store 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고기의 질과 종업원의 서비스가 여러분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적당히 나은 식료품점을 택하신 후, 그곳 정육부를 찾으시길 바란다. 그리고는 그 앞에 당당히 선 후에, 주머니에 두 손을 푹 찔러 넣고는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연륜이 있어 보이는) Butcher(푸주한)에게 유혹(?)의 눈길을 보낸다.
젊은(연륜이 적어 보이는) Butcher는 지금부터 여러분이 요구하실 주문을 이해하고 수행해 낼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늙은(?) 푸주한이 님에게 다가와 'Can I help you?' 라고 물었을 때, 아주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외치시라~~
"Can I have x pounds of Delmonico Steak, all chipped!?" 혹은,
"I'd like x pounds of Delmonico Steak, all chipped for sandwich."
그럼 대개의 푸주한들은 "all chipped" 라는 부분에서 조금 놀라는 표정을 지을 것이다.
왜냐하면, Delmonico Steak(DS)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안심 중에서도 꽤 고급에 속하는 육류로서,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파운드 당 가격이 $10 을 훨씬 웃도는(경우에 따라 $16을 웃돌기도 한다), 한마디로 샌드위치용 고기로서는 거의 사용될 일이 없는 고기이기 때문이다.
신나리가 알기로, 이는 대부분의 식료품점에서 가장 고가로 거래되는 고기이다. 보통 보면, 주로 크리스마스 등의 미국 명절 때 스테이크 용으로 잘 팔리는 고기인 것 같다.
일단 이렇게 주문을 하고 나면, 여러분의 그 주문에 따른 푸주한들의 반응은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를 수 있다. '정말 그렇게 하기를 바라느냐?' 에서부터, '샌드위치 용이라면 이 고기가 좋다' 라며 엉뚱한 고기를 내밀거나, 난 그런거 할 줄 모른다' 등등 다양한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대부분은 어리둥절 하고 귀찮아 하는 눈치를 준다.-_-;)
자!! 바로 이때가 중요한 고비이다!
푸주한의 어떠한 딴지나 태클, 그리고 유혹에도 굴하지 않는, 여러분들의 단호한 의지가 필요한 시기란 것이다! 하하! 이 고비를 극복 못하면 미국 가게에서 맛있는 쇠고기 사 먹기란 거의 불가능해지는 것이기 때문! (포장되어 진열대에서 팔리는 고기는 제 아무리 안/등심이라 하더라도 대체적으로 맛이 떨어진다. 직접 잘라 주는 고기가 역쉬~ 먹기에 낫다.^^)
그렇기에 아주 독하게 마음을 먹고는 뻔뻔스런 표정으로,
"Yeeeeeeeeeeeeesssssssssss" (정말이냐고 물어 볼 때)
"That's NOT what I want" (딴 고기를 권유할 때)
"Can someone else help me?" (자기는 그런 거 못한다고 할 때)
"Don't you have a big chunk of Delmonico meat inside?" (잘려져 있는 DS를
보여주며 이거 chip 하긴 힘들다는 식으로 말할 때)
라고 대답할 수 있는 유연성과 민첩성이 필요한 시기란 것이다.
여기서 푸주한의 딴지들을 극복하게 되면 푸주한은 조용히 안으로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는 두꺼운 비닐에 싸여져 있는 커다랗고 길쭉한 DS 고기를 가지고 나온다. 자세히 관찰해 보면 DS는 갈비뼈 같은 곳에 붙어 있는 살코기인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갈비뼈가 허파를 감싸고 있는 모양을 연상하시면 될 것이다.
그런 다음 푸주한들은 날카로운 칼로 뼈에서 살코기를 분리하고 지방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기 시작한다. 만일 푸주한이 너무 많은 지방을 남겨 놓는다 생각되면 지방을 좀 더 제거해 달라고 주문하시면 된다.
그런 후에 푸주한은 그 살코기를 Slicer 에 장착한 다음 얇게 Chip 한다. 여기서도 여러분이 보시기에 고기가 너무 두껍다거나 얇다고 느끼실 경우, 푸주한에게 자른 고기를 보여 달라고 하여, 고기 두께를 더 얇게 혹은 더 두껍게 바꿔 달라고 하면 된다.
즉, 고기가 포장되는 그 순간까지 여러분들이 원하는 최적화된 DS를 얻기 위한 단호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핫핫!
이렇게 포장된 고기는 파운드에 따라 계산이 되며, 이를 댁에서 최대한 제 맛에 즐기기 위해선 얼리지 않은 그대로를 불판에 직접 구워 드시면 된다.
불판은 가전기기 파는 곳에 가시면 비교적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신 경우, 이때엔 좀 싸구려 가게에 가시는 게 나을 것이다. 예를 들어 Sears 나 Wal-Mart 등...
신나리가 몇 년 동안 이용해 오고 있는 건 $3-40 짜리이다. 쫌 싸구려긴 해도, 한국 식당에서처럼 얇게 썰어진 DS를 막 사가지고 와서 구워 먹기엔, 그다지 나쁘지 않은 성능을 보여 준다. 하하~
그리고 좀 더 고급 식료품점에 가면 상추나 고추도 싱싱하고 이뿌게^^ 생긴 걸로 구입할 수 있고, 한국 가게에서 쌈장 등을 구입하여 함께 싸 드셔도 좋다. 소금+참기름에 찍어 드셔도 되고, 잘 익은 김치와 싸 드셔도 꽤 만족하실 만 할 것이다. 이 모든 걸 준비해 놓고 먹기엔 일반 유학생 수준에서 가격이 약간 버거울 수도 있으나, 가끔씩 즐기기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첫댓글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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