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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례음악 원문보기 글쓴이: 좋은소리
17세기 데까르트가 말했다.
"코지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한국 가톨릭 음악계에 울바우 같은 듬직한 남성합창단이 자생적으로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한국교회는 축복을 받은 교회이다.
1. 울바우
[우리나라에 합창단이 많고도 많지마는 남성합창단으로는 “가톨릭 남성합창단 "울바우”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 연주도 합창단원만도 44명이었고 교회합창단으로 범위를 줄이면 그 위치는 더욱 확고해 집니다. “울바우” 란 토종 이름으로 울리는 바우, 즉 노래하는 남정네들이란 뜻입니다. 이 합창단은 원래 명동성당 가톨릭합창단 출신(OB)들이 합창의 매력을 못 잊어 1979년도에 창단했고 이합창단 지휘자 출신 이상호(서울 법대 출신)님이 이끌어 오던 정통 교회 남성합창단입니다.
창단 27주년이 지난 지금 보면 일부 세대교체가 이루어 졌으나 백발이거나 빛나는 머리의 단원은 거개가 1세대 단원들 입니다. 합창이란 여러 종류가 있지요. 소년소녀 합창에서 부터 여성, 혼성 그리고 남성 합창단이 있는데 여성합창은 오래 듣기 어렵습니다. 마치 저음 스피카가 빠진 스테리오 같고 나중에는 시끄런 소리로 착각하게 됩니다. 남녀 혼성 합창이 무난한데 파트 균형이 안 맞으면 이 역시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유독 남성 합창은 아무리 들어도 물리지 않는데 교회의 소리이기도 하고 울림과 잔향이 은은하게 코 끝어 묻어나는 듯한 매력 때문이기도 합니다.
남성합창단은 귀한 존재입니다. 왜냐하면 인원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남자가 많은 곳은 남자 고등학교 인데 통상 남성 3부로 많이 부르고 아직 덜 익은 소리이고, 군대에는 남자가 많지만 체계적인 훈련이 불가능하여 도움이 안되며 교도소에도 있음직 하지만 특성상 밖으로 나오기 어렵습니다. 결국 노래 부르는 것을 제 돈 써가며 귀한 시간을 희생해야 가능할 정도로 무척 좋아하여 가히 푹 빠져야 가능한곳이 남성합창단이니 만큼 울바우의 존재는 청중 입장에서는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2004년도 울바우 연주평에서...]
울바우 합창단은 창단지휘자인 이상호님이 명예지휘자로 일선에서 물러나고 백남용신부님이 잠시 맡았다가 현 한근희 지휘자에게 지휘봉이 맡겨졌다.
2. 연주장소 KBS 홀
3. 모차르트 대관미사곡 남성합창
-젊은 모차르트가 이런 정교한 대곡을 작곡한것은 필자로서는 미스테리이다. 한국으로 치면 이제 겨우 대학 졸업하고 취직을 알아볼 나이에 썼으니...아무튼 이곡을 울바우가 연주한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독창과 혼성 4부합창, 그리도 관현악을 쓰도록 작곡된 미사곡을 남성합창에서 피아노 반주로 노래를 한다...??
- 원곡을 작곡가 엄준희 선생이 편곡을 했다. 엄청난 작업이고 화성이 복잡하지만 원리는 간단하다. 외성(제1테너와 베이스)는 악보대로 부르면 되고 제2테너가 테너음을, 그리고 바리톤파트는 앨토음으로 편곡하면 된다. 물론 기보법상 음역표시는 다르지만 별 무리가 없다. 다만 우리가 혼성4부를 들을 때보다 감칠 맛은 다르게 느껴진다. 즉 혼성합창은 고음과 저음 차이가 4옥타브에 이르지만 남성합창은 2옥타브로 음역이 좁기 때문이다.
[제1부 무대 모차르트 대관미사곡]
- 첫곡 Kyrie 에서와 Agnus Dei는 독창을 소프라노(배우선)을 기용했고 나머지 4중창은 울바우 자체에서 기용했다. 프로 성악가에 비하여 좀 못부른들 어떠랴, 직장에서는 사장님이요, 임원이고 부장이며 집에서는 할아버지 소리를 듣는 성가 매니아인데.....이런 의미에서 독창자 단원 조창수/ 유병구/ 깁준수/ 이세형 님께 경의를 표한다. 약 3천개의 눈과 귀가 쏠리는 무대에서 갈고 닦은 뾰죽한 소리가 아니고 보통소리로 독창을 한다는 것은 한국에서 대통령 노릇하기 보다 쉬운일은 아니다].
[제2부 성가와 가곡]
- 장장 2시간여....(잠시 휴식이 있었지만...) 빳빳이 서서 노래하는데 체력이 필수이다.
-주 반주자 이민선은 물 만난 고기였다. 마치 피아노 독주회인것 처럼 원없이 반주를 도 맡았다. 오케스트라 역할이다. 2부에서 부반주자(김수열)이 일부 맡기는 했지만 오케스트라를 대신하여 여러 기법을 동원하고 실력 발휘를 했다.
-첼리스트와 오보이스트 역시 솔로 기분으로 반주를 해야했다. 신경을 곤두세웠을 것으로 본다.
-발성이 많이 안정되어감을 느꼈다. 내 지르는 발성이 거의 없어졌고 ff 도 자제한 흔적이 여러곳에서 묻어난다.
4. 성가모음
- 청중 귀에 익숙한 성가 12곡(주여임하소서, 주님의 기도 387번 등)을 메들리로 편곡하여 불렀다. 좋은 시도이다. 다만 편곡이 그런지, 리듬 오류인지 ♪. 와 ♪ 를 구별하지 않은 듯한 곡(예 성가집 2번/ 주 하느님 크시도다)은 개신교 찬송가를 듣는 듯 했다. 청중들에게 잘못된 리듬을 은연중 심어줄 우려도 있다. 이 포인트는 성가대원에게 늘상 강조하는 부분인데....
[ 청중과 대화하며...]
- 성가에 따른 편곡의 적절성이다. 파트 교환을 넘어 원곡을 훼손할 정도의 편곡은 그 곡의 맛을 없애버린다. 우동을 맛있게 하려면 멸치로 국물의 맛을 낸 상태에서 다시마를 넣어야한다.
-반주의 역할이 사뭇 크다.
5. 가곡모음
-한국과 세계적인 명곡을 뽑아 12곡을 불렀다. 대관령, 남촌, 금강산....영광의 탈출....등 지휘자가 재미있게 하느라고 프로그램 순서대로 연주하지 않고 청중을 대상으로 어느 곡 부터 할까요...하고 청하며 참여를 유도하였다. 때로는 커믹한 대화법으로 이끌어 나갔는데 KBS 홀이라서 그랬는지. 다른 연주장에서도 그런 방식이 통할른지는 연구 과제이다
- 남성합창곡, 특히 베이스는 음정이 크게 뛰어야 재미있다. 즉 도약이 굵고 크면 좋다. 소프라노처럼 메리스마틱(Melismatic) 변화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6. 맺으며
- 울바우 합창단은 우리 교회의 보배이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키우고 도와줘야한다. 교구차원에서 재정지원은 인천 가톨릭 남성합창단의 예를 본받으면 좋겠다. 생활이 어렵고 힘든 때 남성합창단은 위로와 생기를 줄 수 있다.
-청중의 질이 매우 높았다. 불필요한 박수가 없었다. 사전에 멘트도 없었다.
- 연주시작을 커튼이 내려진 상태에서 입장하면서 부르는 아베마리아(성가집 274-남성 무반주 합창)는 울바우의 전통적 방법인데 아주 좋다.
- 전석 초대라는 파격적 초대는 봉사정신의 일변이다. 후원자들께 감사한다.
울바우 여러분 ,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휘자, 부반주자와 카페회원들...]
[울바우 단원이며 카페회원인 eastroot 님과...]
[울바우 동영상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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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전례음악 까페의 김건정님의 참관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