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근무를 서며 모임 카카오톡에 글을 남겼다. '내일 진천 두타산에 살짝 바람쐬러 가실분' 다들 바쁘신 와중에 후영 복지사께서 번쩍 손을 드셨다. 매번 혼자 산행을 하는 것 보다는 동행하시는 분이 계시면 훨씬 재미있고 의미있을 것 같아 번개산행을 공지한 것인데 너무 반가웠다. 다음날 아침 10시에 뵙기로 하였다. 후영샘과 나, 모두 당직근무라 조금 피곤하겠지만 재미있게 다녀오리라 생각하고 근무를 섰고, 다음날 후영샘의 아파트에서 만났다.
오늘 오르게 될 산은 '두타산'이다. 강원도에도 같은 이름의 산이 있다.
충북진천군 초평면 영구리와 괴산군 도안면, 증평에 걸쳐 있는 산으로서 이 산의 명칭은 단군이 팽우에게 높은 산과 냇물 등 산천을 다스리게 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려 온 산천이 모두 물에 잠기게 되자 팽우가 이 산으로 피해 머물게 되었다. 이 때 산꼭대기가 섬처럼 조금 남아 있었다고 하여 머리 '두(頭)'자와 섬 '타(陀)'자를 써서 두타산이라 하였다고 한다.
후영 샘은 한동안 산에 가지 못해 산행에 민폐가 되지 않을까 우려도 하셨지만 편안하게 쉬면서 다녀오자고 말씀드렸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지속적으로 가파른 경사가 이어졌다. 역시 산행 처음은 많이 힘들다. 20~30분 정도 지나면 호흡도 안정되고 좋아지니 힘을 내서 걸었다. 그런데 산을 오르며 바닥에 있는 돌들을 보니 매우 신기했다. 암석의 종류는 모르겠으나 산 전체에 있는 돌들이 약간 보라색 빛을 띄고 있었고 잘 부숴졌다.
이 곳부터 정상까지는 2.2km가 남았다. 정상까지 절반정도를 온 셈이다. 오르는 동안 인공적인 계단은 거의 없었다.
우리는 11시 10분에 출발하였는데 12시 55분쯤 도착하였다. 중간에 조금씩 쉬며 올라왔음에도 1시간 45분 정도 걸렸다. 정상에는 잠시 앉아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정자가 또 있어서 편히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면서 사온 꼬마김밥과 과자를 까먹고 13시 25분경 하산을 위해 출발하였다.
처음엔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산행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당직근무를 하고 온 터라 피곤함도 더해서인지 약간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 아래 사격장을 중심으로 사격장을 둘러싼 여러개의 봉우리와 능선을 모두 걷고 있었다. 낙엽도 많이 쌓여 하산하는 길이 조금은 위험하기도 하였다. 바닥의 돌이 눈에 보이지 않아 미끄러질 때도 여러차례 있었다. 후영샘이 괜찮으신지 몇차례 보았는데 너무 잘 걷고 계셨다. 본인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하였다. 너무 오랫만에 산행을 하여 우려가 있었음에도 이렇게 잘 걷고 있어 놀라우셨나 보다.
한참을 걷다 보니 사격장안내 간판이 보였다. 그리고 우측으로 초록색 울타리가 길게 늘어져 설치되어 있었다. 군사격장이 있음을 확인하니 목적지가 거의 임박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산길에 남자 한분이 길 옆에 앉아 쉬고 있었기에 인사하고 물으니 2km정도만 더 가면 될 것이라고 하였다.
13시 25분에 하산을 시작하였는데 16시 40분에 도착하였다. 하산까지 3시간 15분이 걸렸다. 정상등반에 1시간 45분이 걸렸으니 모두 5시간을 산행한 것이다. 물론 식사시간 빼고~~
두타산은 대부분이 흙길이고 급경사 약간에 완만한 능선길, 여러 봉우리를 오르 내리는 길이 많아 난이도로 보면 중간쯤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다른 산에 비해 조망도 별로 좋지 않고, 거리가 길다보니 조금 지루한 산이 아닌가 생각된다. 정말이지 오늘 후영샘과 같이 왔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크다. 하마터면 지루해 죽을 뻔...
길을 걸으며 그간 못했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맛있는 식사와 간식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다음엔 나의 삼순이를 데려 오고 싶지만 싫다고 할 것 같다.
오늘 대충 봐도 12~13km는 걸은 것 같다. 워크온으로는 25,000보 정도^^
끝으로 우리의 등산 코스 사진을 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