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2번째 맞는 봄이다. ㅡ,.ㅡ
봄이라고는 해도 예전처럼 새출발이니 희망이니 이런거 보다는
오십견, 노안, 관절염...치매...-.-;; 머 이런 단어들이 더 가까워진듯 한데
나는 이미 저 중에 두개를 얻어 인공눈물에 케토톱으로 연명하는 날이 늘었다...ㅠㅠ
다들 건강히 잘 살고 있재?
막 이맘때 쯤이지...
28년전 우리가 까까머리와 단발머리에 품이 커 덤벙한 교복을 입고
허허벌판 같은 교촌동, 금계동 비포장 도로를 걸어
긴장된 표정으로 금계중학교 운동장에 모여 입학을 하던 날이 말이다...
14살때 만났는데 딱 그 두배의 시간인 28년이 흘렀으니
세월 참 무심히도 빠르다...
그동안 각자 흩어져 살면서도 이렇게 인연의 끈을 맞대고 있었던거 보면
우리도 그리 각박하게는 살아오지 않았던거 같다.
소사모로 지우회로 풍기를 아우르는 소중한 친구들 모임이 있어
새삼스레 중학교 동창회라는 이름을 거론하기 생소하긴 하다만
이제 29회 동창회라는 이름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될 일이 생겨서
정겨웠던 우리 이름 오랜만에 꺼내본다.
꼬공 문디들 29회 친구들아... ^^;;
(기억 나나? 이 월계문....뒤로는 우리 다닐 때의 그 건물들...오른쪽은 1한년때 쓰던 단층 교실)
매년 8월15일 광복절 날이면
그 교정에 금계중학교 동문들이 모여서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우리는 동기 모임이 따로 결성돼있지 않아서 참석을 하지 않았고
그래서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게 사실이다.
작년에 바로 우리 윗 선배인 28회가 주최를 하고 행사를 치뤘어도
우리는 그냥 어떻게 넘어가겠지 하는 생각으로 지켜봤었다.
서울에서 만난 선배들이 가끔 "너네 기수들 어떻게 할거냐?"라고 물어오면
"저희들은 준비가 안돼서 못할거 같습니다"라고 한발 물러나곤 했었다.
사실이 그랬으니까...
모교와 고향을 떠나와 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핑계는 쉬운 이유였고
어떤 책임감이나 의무로부터도 간단히 해방될 수 있는 편한 생각이었다.
근데 말이다...
고향에 남아 있는 친구들은 이 얘기가 나올 때마다 참 난감했던 모양이더라.
나는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었지...-.-;;
뻔히 다 아는 지역 사회, 눈 뜨면 돌아다니다 선생님이나 선배들을 만날텐데
유지해온 전통을 끊어먹은 기수라는 무언의 비난에 대한 부담감은 어쩔 수 없이 컸을 것이다.
고향에 남은 친구들이 자주 느껴야할 그런 부담은
또한 떠나 있는 우리가 친구들에게 느껴야할 미안함이기도 할 것이다...
게다가 나중에 들어보니
우리를 가르치셨던 윤재풍 선생님께서 교장선생님으로 취임하셨고
하기창 선생님께서 교감선생님으로 계시는데
그 제자였던 우리가 선배들 다 해오는 사은행사 한번 못치른다는 것도 도리는 아니지 싶었다...
물론 그 전에
우리 유년의 성장과 추억을 키워준 모교에 대한 작은 보답이기도 하고 말이다...
(현재의 금중 모습...많이 달라졌재?...학교는 두배로 크고 좋아진거 같은데 올해 신입생 수는 88명이란다)
몇몇 친구들과 통화하다보니
다들 비슷한 고민에 비슷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거 같더라...
'우리 때에 행사가 끊긴다면 창피한 일이긴 해'
'우리 힘닿는대로 하면 못할 것도 없지않나?'
'크게는 못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되는거지 머'
'사는게 바빠 나서지는 못해도 내가 도울 수 있는건 도우께'
촌눔들 마음 쓰는거랑 의리 빼면 머있겠노...
친구들의 그런 격려와 지원에 힘 입어서
역시 소백산 정기 오래 받고 사는 고향의 친구들이 먼저 나섰다.
"까지꺼 한번 해보지 머"
이런 행사가 있으면 언제나 고향에 남아 있는 친구들이
남아 있다는 죄로 모든걸 뒤집어 쓰지...
준비하고, 챙기고, 뛰다니고, 모이고, 치닥거리하고, 치우고...
이번 행사 역시 마찬가지로
고향에 남아 있는 친구들이 앞장서서 준비하고 치뤄내게 될 것이다...
그럼...고향을 떠나와 있는 친구들은 멀 해야 되겠노?
친구들 저래 빠지게 준비하는데 뻐이 바라보고 구경만 해야 될라? ㅎㅎ
그래 같이 조금씩 십시일반하고 지원하자...
형편 되는대로 보태고...틈틈이 그리고 행사일에 맞춰 힘 합치면 안되겠나...
그렇게 밀어주고 도와주고 하면
누구보다 멋지게 행사 치뤄낼 능력이 있는게 우리 동기들이라 믿는다
비록 늦게 준비하고 시작하지만
이정도 출발이면 무조건 대박 확신한다....^^;;
까지꺼 덕분에 우리 동창들도 한자리에 모여 술한잔 하고 좀 좋을라...ㅎㅎㅎ
아래 관수가 올린 사진은 풍기에 있는 친구들이 모여서 만든 첫 결실이다.
친구들 고맙지 않냐?
이렇게 모양새가 갖춰졌으니 이제 힘 실어주고 계획 잡아 실행할 일만 남았다.
대략 4월쯤 29회 동창회 한번 열어서 의견 모으고 동시에 체육대회 추진위원회 발족시켜서 띄워내면
그 이후로는 쫘악~~~~ 일사천리 만고땡 아일라? ^^;;
28년전 만났던 꼬공 친구들아...
우리도 한번 해보자...
손 잡고 함 모디보자...^^;;
ps)
1) 나이 들다보니 학교 구분에 대한 개념도 사라져서 맘 편하게 올리긴 한다만
다른 학교 친구들도 편하게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물론...아낌없는 성원과 격려가 있을거라 믿는다...안하면 삐진다...^^;;
2) 게시판에 '금계중학교 체육대회 준비'란을 하나 만들어서
별도로 정보 교류를 하게 했으면 한다.
내년에는 풍기초등학교 총동창회 행사도 우리 동기들이 주관해야 할텐데
분위기상으론 이게 그 전초전쯤 되지 싶다.
첫댓글 강항돈이가 그네들의 카페인 소사모(출신학교를 초월한 그네 동기들의 모임카페)에 올린 글을 본인의 허락도 없이 옮겨 왔습니다. 이렇게 29회는 2007년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문여러분께서는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딴거 뭐 있나요. 그들이 부탁하는것 있으면 들어주고 .. 아래에 꼬리글을 많이 달아주시는것도 큰 힘이 될것입니다.
아흐...역시 상호선배님밖에 없어요 ^^;;;....이렇게 관심가져 주시고 격려해주시는 것만 해도 큰 도움이 됩니다...(압박도 되구요 ㅋㅋㅋ)
29회 여러분! 힘 내세요!! 잘 될것 같은 느낌이 팍! 오네요...
올해 29회 동기님들 수고가 많으시네 ..인생 뭐 별거 있어,,드리데면 다 할 수있어 못할거 없지 마음 팬하게 묵고 시작하면 데니께, 즐거운 마음으로 선배님들 그리고 후배님들과 같이 하루 즐겁게 논다 생각하고 시작하면 잘됩니다..29기 화이팅~~~~~~~~~~~~~~~~~~~~~~~~~~~~~~~~~~~
감사합니다. 선배님들의 응원에 힘입어 열심히 해보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