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새해 첫 등산은 두물머리의 은빛 여울을 굽어보는 운길산에서
1. 일자 : 2009. 1. 1 (신정)
2.
장소 : 운길산 (610m)
3.
행로 및 시간
[연세중학교(09:25) -> 등산로 입구(09:32) -> 수종사(10:00) -> (산신각 윗길) -> 이정표(10:34, 운길사 0.35km) -> 정상(10:50) -> 절상봉(11:28) -> 수종사(11:38) -> 연세중학교(12:05)]
4.
동행 : 강형, 성우
5.
뒤풀이 : 인덕원
대도식당
기축년 새 아침이 밝았다. 첫 산행지로 양수리 운길산을 택했다. 해돋이 산행은 여러 정황으로
보아 무리일 것 같아 포기하고, 산에서 보는 두물머리의 근사한 풍경을 기대하며 강형과 성우와 함께 차를
몰아 양수리로 향했다. 연세중학교 교정에 차를 세우고 10여
분 걸으니 운길산 등산로 안내도가 보인다. 멀리 산의 전경을 살피니 수종사까지 전봇대가 이어지고 찻길도
나있는 듯하다. 수종사 바로 위로 뾰쪽히 튀어나온 정상부근의 봉우리들이 보인다. 대략 2시간 30분의
왕복산행을 기대하며 발길을 내딛는다.
< 운길산 등산 안내도 >
인공의 흔적이 느껴지는 널찍하지만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30여분 오르니, 수종사의 일주문이 보이고 그 밑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지친 다리를 한 나그네들에게 쉬어 가라 한다. 수령이 500년이나 된 올곧게 잘 생긴 나무다. 나무 옆에서 바라보니 두물머리
일대의 풍광이 한 눈에 들어 온다. 햇살에 눈부심 너머로 은빛 여울이 어른거린다. 수종사. 절집이지만 우리나라 천주교의 태동을 제공해 준 유서깊은
곳으로, 정약용 선생의 숨결이 살아있는 곳이다. 일주문을 지나 오른 대웅전 앞에는 석탑과 범종, 전통 찻집, 산신각 등 여러 구조물이 제각기 위치를 잡고 있다. 새해를 맞아
절을 찾은 손님들을 위한 모닥불도 피워져 있다. 언 몸을 잠시나마 녹이며 내려다 보는 한강의 풍경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허접한 일출보다 값진 풍경이다. 10 여분
몸을 녹이며 절 구경을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강형 말이 산신각 옆으로 길이 있다 하여 따라 나서는데, 낙엽에 덮힌 길이 희미하고 위태롭게 이어진다.
< 두물머리 풍경 / 수종사 은행나무 >
아차, 길을 잘못 들었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 너무 많이 와 버렸다. 수북한 낙엽 길을 헤치며 길을 내어 가며 걷기를 20 여분, 어느덧 능선 안부와 만난다. 정상까지 350m가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도 있다. 500봉을 목표로 왔는데 엉뚱한 곳에 도착한 것이다. 다행히 정상이
그리 멀지 않은가 보다. 목표가 생겼으니 발걸음에 힘이 더해 진다. 불안감이
걷히자 말들의 잔치가 벌어진다. 지난해 등산 베스트 3는
어디? ‘지리산, 월악산,
사량도?’ ‘주왕산과 마니산은?’ “계룡산에
가고 싶은데”, “자연성릉이 겨울에는 위험할텐테”, “오늘
새해 첫날인데 어디서 식사할까” 등등의 이야기 꽃이 만발할 무렵 운길산의 정상임을 알리는 목재데크가
보인다. 해발 610m. 정상석 앞에 서서 새해 첫 등산을 자축한다. 사방에
막힘이 없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랑데뷰하는 두물머리의 전경이 이곳에서도 선명하다. 따듯한 음료로 목과 뱃속을 덥히니 힘이 난다. 강형, 성우. 대식과 함께 등산 오리지널 멤버인 이들과 함께하는 산행은
늘 부담이 없고 즐겁다. 마음도 맞고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고 늘 가까이 하니 여러 가지로 이물감이
적다. 함께 산에 오를 수 있어 늘 감사하다
< 운길산 정상에서 / 정성봉 아래에서 >
정상에서의 짧은 휴식을 뒤로
하고 하산길로 내려선다. 오를 때 놓쳐던 500봉을 타켓
삼아 길을 나선다. 온 길을 되짚어 20여분 내려서니 고사목과
푸른 소나무가 묘한 대조미를 주는 풍광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봉우리를 오르니 522m 절상봉이 나온다. 놓쳤으면 아쉬웠을 모습이다. 능선 길을 따라 내쳐 내려오니 다시 수종사의 지붕이 보인다. 오전에
오른 길을 다시 내려오며 다음 번 등산 스케줄은 잡는다. 1월 10일에는
태백산이나 소백산 둘 중 한곳을 오늘 멤버와 함께 오를 것이다. 오늘 뒤풀이는 승진 기념으로 내가 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