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를 높여주세요. ─────────────────── 메일주소: lovelyhasen6932@hanmail.net 불펌.도용 절대 금지입니다. ─────────────────── " 휘현이는 어떤 스타일이 어울리지... 그냥 청순한 이미지가 나은데, 어떻게 꾸며줄까? " " 몰라보게요. " " ..응? 그게 무슨.. " " .....그 누구도.. 몰라보게 꾸며주세요. " .....김준수도 날 알아보지 못하도록... 너의심장은 너의기억은 …나의눈물은 written by. 시아키스카이 #04. P호텔 앞. 북적북적. 사람들이 점점 호텔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정문 앞에 서있는 은수를 발견하자마자 풋하고 웃어 버렸다. 두 손을 허리에 올린채, 한쪽 발을 까딱 까딱거리며 핸드폰을 초조하게 바라보는 은수의 표정이 울그락불그락 거린다. 이내 허리에 올렸던 두 손을 들어 팔짱을 끼는데, 은수가 입고 있는 회색정장이 교복이라 생각하고 본다면 저 건 딱 불량스러운 여고생의 모습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 우스운지 정문쪽으로 걸어가는 동안 쿡쿡대며 웃었다. ♬♪♩♬♪♩♬♪♩♬♪♩♬♪♩♬♪♩♬♪♩ 주머니에서 요란하게 울려드는 벨소리에 핸드폰을 꺼내드는데 액정에 뜨는 번호는 은수의 번호다. 고갤 들어 은수쪽을 바라보자 여전히 발을 까딱거리며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표정도 역시나 울그락불그락이다. 약속에 늦는걸 싫어하는 우 리 두 사람 중 내가 거의 20분을 늦어버렸으니 ..저건 잔뜩 화가 난 모습이다. 웃을 상황이 아닌데도 웃음이 나온다. 불 량 여고생 같으니. 일부러 전화도 조금 늦게서야 받았다. - 어디야 이 기집애야!!!!! " 깜짝이야! 왜 소릴 질러!! " - 내가 지금 소리 안 지르게 생겼어?!! 어디냐구 기집애야!!! " 네 앞에 있잖아! " 네 앞에? 표정에 의아한듯한 구석이 가득하다. 정말 나 네 앞에 있는데. 계속 날 찾지 못하고 주위만 두리번두리번 거리 길래 답답해진 내가 하아 한숨을 내쉬어 보이고는 손을 흔들었다. 그때서야 내 쪽을 보는가 싶더니, 갑자기 두 눈이 커 진다. 제 눈을 의심하는듯, 부비적 부비적 눈을 비비는데 역시나 믿겨지지 않는지 동그랗게 눈을 크게 떴다. " 왜 그렇게 놀라? " " .....너,너 ...한휘현 맞아? " " 그럼 내가 누구로 보여? " " ...야 너 ...진짜 못알아보겠어...! " 울그락불그락 하던 표정이 어느순간에 풀렸다. 바뀌어진 내 모습에 저가 더 신났는지 환히 웃으며 방방거린다. 이어지 는 질문세례에 침이 튈까말까 두렵다. '어디서 메이크업 한거야?' '그냥 ...아는언니한테서.' '옷은 어디서 빌렸어?' '죽 는다? 이번에 내가 새로 디자인 한 옷이잖아!' '아 그러고 보니까....이야 한휘현, 옷빨 꽤 잡아주는걸?! 왜 진작에 이렇 게 안입었어 이년아!' '...어때? 이뻐?' '진짜 이뻐!!! 못 알아보겠다니까!!' '김준수는 ...어떻게 생각할까?' '뭐?' 뜬금없는 내 질문에 조금 당황한 기색을 보이는 은수였다. 호텔안으로 들어서니 바깥보다 사람들이 더 많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유난히 내 눈안에 들어오는 사람이 하나 있다. 여러 사람들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김준수. " .....아니야..그냥... " 낮은 목소리로 은수에게 말하였다. 그리고 내 시선은, 아까전부터 한 곳으로만 고정 되어있다. 아무런 시선을 느끼지 못하는듯, 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 여전히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김준수에게로. 그 어떠한, 많 고 많은 사람들 속에 있을지라도 내 눈에는 유난히 네가 튀었다. 예전도, 또 지금도. ...넌 ...알고 있니..? 허튼 기대심에 물어본다. 네가 아닌 나에게. " 휘현씨..? " " 왜 그렇게 놀라시구 그러세요~ " " 아니, 휘현씨 어쩜 ..! 자기들 이리와서 휘현씨 좀 봐! " 같은 매장에서 일하는 진해영씨의 말에 각자 멋을 부리고 있던 다른 디자이너들이 일제히 휘현씨 맞아? 라며 내 쪽으로 다가온다. 뿜어져 나오는 감탄사들. 휘현씨는 어쩜 모난 구석이 없어 어떻게, 질투나잖아. 장난섞인 칭찬사에 예의상 미 소를 지어보였지만 마음은 꽤나 불편하다. 고개를 들어 은수에게로 시선을 돌리자니 여전히 나보다 더 뿌듯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윤호만나고 올께. 입모양으로만 또박또박 말하더니 내가 뭐라 대답할 틈조차 주지 않고 잔뜩 들뜬 발 걸음으로 연회장안을 나가버린다. 단짝친구라는게 ..울상이 되어있던 나 또한 한참동안 디자이너들의 수다를 듣다가 지 루함에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연회장안을 뛰쳐나와 버렸다. 화장실로 들어와 조금 지워진 화장을 고치며 거울에 비추어진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내가 봐도, 정말 몰라볼 정도이다. 사람들의 놀란 눈초리를 생각하니 괜시리 웃음이 터져라 나온다. 당연히 놀랄거라고 예상했다. 내가 이런식으로 외모를 꾸미고 사람들 앞에 당당히 모습을 비추었던 적은 처음이었으니까. 회사에 나갈때는 크게 화장을 하지 않았다. 거의 맨얼굴로 출근하였다. 그럭저럭 피부도 좋았기에 로션조차 바르지 않 았으며 혹 패션쇼에서나 신문, 잡지에 얼굴이 비칠 경우가 생길때에도 간단한 화장을 하였다. 머리 모양도, 단 한번도 바꾼 적이 없었다. 어깨를 적당히 넘는 생머리에 염색조차 한 적이 없었다. 그랬던 내가, 오늘은 얼굴에 진한 화장을 하 였고 머리도 샤기 친 뒤에 웨이브를 주고 스프레이를 뿌려 연갈빛을 띈다. 입고 있는 정장은 내가 지난번 직접 디자인 을 한 옷인데 유난히 튀며 화려하다. 아까 뿌렸던 파우더 향의 향수가 내코를 찔러온다. 항상 꾸밈없던 내 모습에, 파격 적이라는 말이 어울릴정도로 내 스스로가 많은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내가 꾸미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도 내가 주최하는 패션쇼에 와준 많은 사람들앞에서 모습을 비출 때에, 유명한 디자이너가 된 만큼, 또 그 자리의 주인공인 만큼 예쁘게 꾸며도 보고싶었고 신문이나 잡지에 내 이름이 실리며 사진이 실릴일이 있을때에도 멋진 모습으로 등장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내 스스로 내 모습에 변화를 주지 않았던 그 이유라면, 핑계일지도 모르겠지만 김준수 때문이었다. 내 꾸미지 않는 모습은 정확히 6년전, 그와 사랑했을때에 모습과 다름이 없는 모습이다. 그때도 내 머리는 어깨를 적당 히 넘는 정도였고 얼굴에 화장을 하지 않았던 건 당연할 뿐더러 김준수가 향수를 싫어하여 향수도 쓰지 않았다. 김준수 는 있는그대로의 내 모습이 좋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김준수를 다시 만난 그 이후부터 6년전의 내 모습에서 한번도 변하지 않았다. 머리가 좀 길었다 싶으면 은수가 옆에서 머리 기르라며 악을 써도 대번 잘라버렸고 내모습 그대로를 고 이 간직하였다. 혹시나 김준수가 변하지 않는 내 모습을 보며 날 기억해낼까 하는... 그 쓸데없는 기대심 때문에. 오늘은 고모부의 생신이었다. 그 핑계로 오늘은 ...달랐다. 내 모습에 처음 변화를 주었다.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할정도 로 많은 변화를. 그래, 정말 아까도 말했던것처럼, 내가 날 못 알아 볼 정도이다. ........그래서 낯설어. ♬♪~ - 로비로 나와. 김준수의 문자였다. 이유는 알려주지도 않고서 그저 간단하게 로비로나와. 이 다섯글자 뿐인데도 나한테 문자를 해줬 다는 사실에 마냥 좋았다. 문자함이 꽈악 차는 일이 있을지라도, 이 문자를 삭제하지는 못할 것이다. 문장보관함에 까 지 저장해 버렸다. 거울에 비추어진 내 모습을 보면서 괜한 씁쓸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는데, 김준수의 문자하 나에 기분이 한층 좋아졌다. 거울속 나에게 슬며시 웃어보이고는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넌, 이런 내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로비로 나와보자니 아까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진듯, 북적북적 거리는게 산만하다. 대부분이 기업회장 혹은 사장이나 높은 직위에서 일하는 사람들. 심지어는 외국인까지 있다. 늘 내겐 다정하고 자상하진 고모부이시지만, 고모부가 이끌 어가는 그룹은 전세계의 서열 5위안에 들 정도로 대규모의 큰 기업이라는 사실과, 일을 하시다보니 발도 넓어 아는 사 람들도 많다는 사실을 이런자리에서야 뒤늦게 실감할 수가 있다. 이 자리는 고모부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기에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 마케팀장들 그 어느 누구 하나 빠짐없이 참석해야만 하였고 여러가지 기업회장들 내외가 참석하였다. 하지만 내 추측이 옳은 것이라면, 초 대받은 기업회장들은 생신을 축하하려고 온 것만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에 수 많은 그룹들은 서로 손을 잡은 기업이 아닌 경우엔 서로 경계하고, 서열을 다루기위한 경쟁을 치르기에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는것은 당연하니까. .......우리 엄마도, 아버지도 ..그 엄청난 경쟁속에 채이다가 돌아가셨고, 나 또한 죽을 뻔 한 고비를 넘겼었지. . . . . . ' ...준수야 ....저..저 사람들....왜 우리엄마 아빠 죽였어..? 왜 너랑 나랑도 죽이려 하는거야...?...왜, 도대체 왜 그런거야...? .... ' ' ........... ' ' 준수야 말 좀 해봐...응? 왜...왜 난 아무것도 모르고... 이렇게 도망가야 하는거야...? ...나 ..나 ...하나도 모르겠어... ' ' ....휘현아 나중에, 나중에 우리가 살아남게 되면... 그때 내가 다 말해줄께... ' ' ........... ' ' ....알겠지..? 꼭 살아남기다...? 자 약속.... ' . . . . .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했지. 아버지 어머니가 내 눈앞에서 죽어갔다. 그 사실에 나는 크게 충격을 먹었지만, 넌 한시 가 급해보였어.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든 간에 도망가는것이 제일 우선이었지. 난 아직도 그 이유를 몰라. 어머니와 아 버지를 죽인 까만정장 차림의 남자들이 왜 나와 너도 죽이려 들었는지. 그 네명의 남자들은 우리 집이든, 어디든 우리 두사람이 도망칠만한 곳을 모조리 찾아다녔고 우린 도망가는데에 바빴고. 넌 분명, 새끼손가락을 걸면서 나중에 내게 모든것을 말해준다고 약속했지만...내가 강물에 뛰어들고 우리가 엇갈려 버리는 바람에 결국 아무것도 모른채 지금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어.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것이라 생각했지만, 네가 기억을 잃은 이상 ...나도 역시나 그 무엇도 알 수가 없겠지. 우 리 어머니와 아버지를 죽이고 우리 두 사람을 죽이려든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잠깐 생각에 빠져있던 내가 그때서야 정신이 들었을때에는 로비 중앙에 멍하게 서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괜히 지나 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는 것만 같아 무안해져서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을때였다. 역시나, 한눈에 김준수 를 찾을 수가 있었다. 이건 병이다... 깊은 사랑이 만들어낸 병의 증상이겠지. 내 오랜친구 은수도, 사람들 많은 곳에서 찾기가 눈이 상당히 안좋은 나에게는 눈밭에서 바늘찾기인데, 넌 이토록 금방 찾을 수 있으니까. 이건 고칠 수 없는 병 이라고 볼 수 있어. 괜히 마음이 씁쓸해져 ...조금 오랫동안 김준수를 바라보다가 작게 고개를 저었다. 천천히 김준수 쪽으로 걸어갔다. 정장치마도 그렇고, 삐딱한 구두도 상당히 불편한 감이 든다. 여전히 사람들과 인사 를 나누고 있는 김준수를 보며 코웃음을 쳤다. 지겹지도 않니...전혀 달갑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런식으로 가식웃음을 지어 보인다는 거. 하긴.. 김준수는 이 자리에 두번째 주인공이나 마찬가지이다. 고모부의 양아들에 이서그룹 후계자 이니까. 일이라면 언제나 충실하다 그는. ......너도, 날 알아보지 못하겠지. 점점 김준수와 가까워져 가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날 보며 어떠한 생각을 할까. 아까까지만해도 이렇게 생각 하고 있었는데...갑자기 김준수도 남들처럼 날 알아보지 못할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당연한 일인데도. 나 자신도 그렇고, 그 누구도 날 먼저 알아본 사람이 없었으니까. 괜히 장난이 치고 싶어졌었다. 바로 김준수 앞까지 다다랐는데도 날 절대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그를 일부러 모르는척 지나쳐 가려던 ...바로 그때였다. 타악-!! " ...!!!! " " 어디가, 나 여기 있는데. " " 오, 이 아가씨는 누구신가? " " 아. 제 사촌동생입니다. 인사해. " 조금 거칠게 내 팔을 잡아당기는가 싶더니 이내 익숙하게 내 허리를 감싸안는 행동에 내가 놀랄 틈도 없이 자신과 아까 인사를 나누던 사람들을 나에게도 인사 시킨다. 얼떨결에 그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들어 올리려는 순간 몸이 휘청거려 넘어질뻔 하였으나 내 허리를 꽈악 잡는 김준수의 행동에 번뜩 놀라여 그를 올려다 보았다. 심장이 쿵쿵쿵, 미친듯이 뛰고 있었다. ...날...알아본거야... ?! " 사촌동생? 그럼 ...김 회장의 조카? " " 네. 한휘현 디자이너라고 들어보셨는지? " " .....아! 알아알아, TV에서 몇번 봐왔어. 열리는 패션쇼마다 성공한다는.. 김 회장의 조카였어? " " 집사람이 TV에서 보고 참하다며 며느리 삼고 싶어했는데! 혹시 ..우리 아들 만나볼 생각 없는가? " " ..네..? ..아... 전... " " 지금 만나는 사람 있어요. " " !!! " " 으음 그래? 장난으로 해본 말일세 껄껄껄. 실제로 보니까 더 참해보여? " " 김 회장은 참 복받은게야! 이렇게 재능있는 조카와 영리하고 똑똑한 아들을 두었으니! " 이 사람들 역시나 기업회장들 인듯 싶다. 껄껄껄 웃는 그 사람들을 따라 덩달아 미소를 짓는 김준수. 여전히 내 허리에 잡고 있는 손을 놓치 않고 있었다. 혹시나 회사 사람들 중 한명이라도 보면 안되는 일인데. 은수를 제외한 회사 사람들 은 우리가 어떠한 사이인지, 또한 내가 회장님 조카라는 사실도 모르니까. 이리저리 주위를 살폈지만 그건 아주 잠시, 내 시선은 어느 순간 김준수에게로 멈추어 버렸다. 김준수는 ..자기 자신은 느낄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그런 사람이다. 내가 절대 한 눈을 팔 수 없을정도로 나를 꼭꼭 묶어두는 사람.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사람. " 짜증나게, 영감탱이들이 왠 말이 저렇게 많은지 몰라. " " .....내가 왜 니 사촌동생이야? " " 뭐? " " 나한테 ...사촌동생이라고 소개시켰잖아. " 내 말이 어이없다는 듯, 피식하고 웃어버리더니 말한다. " 너 나보다 한참 어리잖아. " " ....그런게 어딨어. 나 만나는 사람도 없는데..네 멋대로... " " 나 있잖아. " " ....... " " 나로는 부족하냐? " " .....어. 많이. " " ........ " " 소개시켜준다고 할때 만날 생각이었거든. " " 어디 만나봐. 너도 그 새끼도 반쯤 죽여줄테니까. " 아까 김준수처럼 웃어버렸다. 이것은 비웃음도 아니고, 어이없는 웃음도 아니다. 단지 무서워서였다. 저 말은 진심이니까. " ....다음부턴 사촌동생이라고 소개하지마. " " 그럼 뭐라고 해줘? 여자친구라고 하길 바래? " " 그건 더 싫어. ....그냥...그냥.... " " 그냥 뭐. " " ......아니.. " " 뭐야, 뭐가 아닌데. " " ......아니라구, 됬어. " " 말 좀 똑바로 해. 안 그래도 짜증났는데 더 짜증나. "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니, 그 어떤 대답이든 할 수가 없었다. 우리의 관계로 말할 것 같다면 꽤나 고민해본 뒤 에도 도무지 해답을 찾을 수 없을정도로 애매모호하니까. 그러나 김준수는 나처럼 크게 고민해보지 않고서도 나를 사 촌동생이라고 태연히 소개하였다. 하지만 진짜 사촌지간이니까 그렇게 소개하는게 옳다. 사촌동생이라고 하든 사촌이 라고 하든 소개하는데 크게 다른 바는 없으니까. 연인사이? 진정 미치지 않고서야 김준수가 그렇게 소개할 수는 없다. 친구? 절대 말도 안된다. 그냥 좀 친하면 친구라고 소개하는가 뭐. 괴롭히고 괴롭힘 당하는 사이? 그게 제일 맞는답인 가 싶지만 그것도 미치지 않고서야 그렇게 소개할리는 없지. 우리사인 애매모호하다 못해 해답도 찾을 수가 없어 그저 허공에 둥둥 떠 있는사이라고 ...나는 그렇게 말할 것이다. 그게 진짜 현실이니까. " 잡생각 그만하고, 이거. " " 이게 뭐야..? " " 저번에 회장님 생신선물 사놓고 안 가져갔잖아. " 김준수가 건내준 종이봉투 안을 빼꼼히 들여다보니 지난번 내가 샀던 고모부 손목시계 선물이 예쁘게 포장 되어있었 다. 아 맞다, 그때 도망가는 바람에 못 가져갔었지. " 지금 몇시지? " " 지금? 6시 반. " " 이제 들어가야겠네. 먼저 들어가 난 회장님 만나러 갈테니까. " " ..그래 알았어. " " 오늘, " " ? " 돌아서 연회장으로 들어가려는데 무언가 또 말을 이으려는 김준수에게 다시끔 시선이 옮겨갔고, " 그렇게 입으니까 예뻐. " 씨익하니 나를 향해 의미모를 미소를 지어보였을때에 ...아까처럼 심장이 쿵쿵쿵 뛰기 시작하였다. " ㅈ...잠깐만!!! " 경직되어버린 나를 먼저 돌아서가려는 김준수를 불러 세웠고, 의아한듯 나를 바라보는 김준수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 너... 나 어떻게 ..알아봤어...? " 아까전부터 묻고 싶었던 질문. 그러나 여전히 김준수의 얼굴에는 의아한 기색이 역력하다. 잠깐 눈알을 굴리는가 싶더 니 내 질문이 어이없다는듯 피식 웃어버린다. 그리고는 ...아주 태연하게 대답한다. " 내가 왜 널 못 알아봐. " " ........ " " 좀 못 알아볼 정도로 꾸몄다해도, 널 왜 못알아봐. 한휘현이 한휘현인데. " " ........ " " 왜 그래? 다른사람들도 다 알아봤지 않나? " " ........ " " ........? " " ......응. " " 근데 왜 물어. 어쨌든, 연회장에서 보자. " 또 다시 슬쩍 입가에 미소를 띄우더니 그렇게 김준수는 ...돌아서 가버렸다. 조만간 파티가 시작될텐데도 불구하고 나 는 연회장에 들어설 생각조차 하지 못한채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추어서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만을 바라보았다. 내 가 자신있게 볼 수 있는 너의 모습을 꼽자면 ..네 뒷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옆모습을 지켜보고 있을때면 네가 언제 고 개를 돌려 나와 눈이 마주칠지 모르니까. 뒷모습은 그나마 타이밍이 길어지지. 물론 아주 짧지만. 앞모습을 마음껏 바 라볼 수 없다는 사실이 제일 아쉬워. 너와 눈이 마주칠 확률이 가장 높으니까. 그때면은 ..나보다 내 심장이 먼저 반응 을 해버리니까. 옆모습이나 뒷모습을 몰래 훔쳐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괜찮아. 그저 좋으니까. 눈물을 애써 참았다. 울면 안돼. 지은이 언니가 힘들게 해준 메이크 업이 다 지워져 버릴테니까. 하지만 눈물이 나오려 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김준수가 나를 알아봐줬다는 사실에 기쁜 것 같으면서도 ....슬프다. 왠지 모르게 슬 퍼. 모르겠어. 이유를 모르겠다. 어쨌든 또 너 때문에 울 뻔 한거니까. 내가 우는 이유는 어딜가도 너 니까. 내가 왜 널 못 알아봐. 그 말은, 쉽게 날 알아봤다는 뜻이었다. 어떤식으로 꾸며봤자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다른 사 람들도 널 알아보지 않았냐고 물었어. 그냥 ...그렇다고 대답은 했지만... 아니, 준수야.. 그 아무도 나 알아보지 못했어. 메이크 업 해준 언니조차 놀랐는데. 다들 처음에 날 보고는 ..그래, 알아 본 듯한 사람도 있는것 같았어. 하지만 그 사람들 모두 의심하는 듯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봤지. 내가 맞을까하고. 나라 는 걸 알았을때에 의심하던 눈들이 모두 놀란 눈으로 바뀌어서 날 바라봤는데.. 넌 그렇지 않았어. 너를 지나치려던 그 몇초만에 날 알아봤고 서슴치 않고 내 팔을 끌어 당겨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하였어. .......난 오늘 같은 날, 내 자신을 한번쯤은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에 꾸미긴 했었지만, 지금 다른 사람들과 다를바 없이 나를 대하는 너 또한, 날 알아보지 못할 거란 생각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서 나를 이렇게 꾸몄어. " ....준수...야.... " ....넌 가끔... 내가 괜한 기대를 하게 만든다. 아까까지만해도 자리가 많이 비어있었는데, 어느새 연회장 안이 사람들로 인하여 꽉꽉 매워져 있었다. 나는 같이 일하 는 디자이너들이 앉아있는 자리로 걸어가 은수 옆자리에 앉았다. 쿡쿡 은수의 옆구리를 찌르는데 어째 아까 나를 기다 릴때처럼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다. 어느 한곳만 눈이 빨개지도록 노려보면서. 조금 당황하여 은수가 바라보고 있는 쪽으로 시선을 옮겨가자니 우리가 앉아있는 테이블과 조금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있는 정윤호와, 정윤호에게 다가 가 싸인해 달라며 꺅꺅거리는 여자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쩐지 이은수 눈에서 살기가 느껴지는가 싶더니.. 정윤 호. 이 파티의 끝은 네 피로 물들지도...(장난장난) 짝짝짝 갑자기 터져 나오는 박수소리에 정윤호를 보며 혀를 차던 나와 정윤호를 노려보던 은수도 금새 고개를 돌렸고, 고모부, 아니 회장님께서 단상으로 걸어 나오신다. 박수를 치는 다른 기업 사람들이 하나같이 가식으로 보이는 건 나 하나 뿐일까. 하지만 늘 이렇게 삐뚤어진 생각밖에 하지 못하는 내가 바보같다는 생각에 나 또한 박수를 쳤지만 다른 사람들의 박수소리에 내 박수소리가 묻혀간다. [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 입니다. ] 마이크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회장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저 말은, 예의상하는 말이다. 회장님도 알고 있을 것 이다. 여기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다 경계심에 가득찬 눈들이라는 사실을. 나조차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회장님 이나 김준수가 그걸 모르고 있을까. 때마침 회장님에게서 시선을 돌렸을때에, 단상밑에 곧은 자세로 서있는 김준수를 발견했다. 흐트러짐 없는 모습. 웃을때면 참 예쁘게 말려 올라가는 물방울 모양의 그의 눈꼬리는, 무표정을 하고 있을 때면 상당히 날카로워 보인다. 차갑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넌 원래부터 내겐 차가웠지만.... 회장님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연설이 듣기 지루하여 언제부턴가 나는 김준수에게로 시선을 완전히 돌린지가 오래였 다. 그의 시선 또한 곧이 앞쪽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앞모습이다. 항상 뒷모습, 옆모습만을 바라보다가 이번에는 앞모 습을 볼 수가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넋놓고 바라본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그 사람을 오랫동안 기억 할 수 있으니. .....많이 사랑해 준수야... 예전 같았으면 이 말은, 너도 그렇고 나도 입에 달고 다녔던 말이었지. 많이 사랑하든 적게 사랑하든 김준수는 한휘현 을 사랑하고, 한휘현은 김준수를 사랑한다는 말. 언제부턴가 나는 가슴속에서부터 들끌어 터져나올것만 같은 이 말을 머릿속에서만 곱씹게 되었고 너에게서는 절대로 들을 수 없는 말이 되어버렸지만... . . . . . ' 사랑해 준수야. ' ' ....한휘현. 가끔은 뜬금없게 사람 당황스럽게 만든다. ' ' 뭐 어때서. ' ' 사람들 많잖아. ' ' 사랑하니까 하는 말인데 뭐 어때서.. 너는 안해줘? ' ' 난 안해. ' ' 왜에!! ' ' 우린 충분히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데, 그 말 뭣하러해. ' ' 쳇 ..괜히 핑계 대는거지? 사람들 많으니까! ' ' .......한휘현 사랑해. ' ' 어? ' ' 한휘현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존나 사랑해!!! ' ' 야, 야...! 사람들 보잖아....!! ' ' 사랑하니까 하는 말인데 뭐 어때서? ' ' 소리치라고 한 적은 없었잔아! 따라하기는... ' ' 휘현아. ' ' 왜! ' ' 말로 할 수 없을만큼 사랑해. ' ' ......... ' ' ......사랑한단 말로도 못 다할 정도로 ...많이 사랑해.. ' ' ........ ' ' .....이제 이해하지? ' ' .......김준수.. ' ' ...어? 왜 또 울먹거려! ' ' .......너 가끔은 뜬금없게 사람 감동먹여... ' . . . . . 지금도, 그때 네가 했던 그 말과 내 눈물을 닦아주던 네 손길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온다. 우린 생각 이상으로 많은 추억 을 갖고 있으니까. 나는 그 추억을 모조리 기억해. 네가 기억할 수 없으니까 ..내가 기억해. 아마 내가 죽는 날까지 기억 할것이야. 어쩌면 영영 기억을 찾지 못할지도 모르는 널 위하여서 ...난 네 심장, 네 기억 ...그 때문에 흘린 내 눈물까지 도 모두 안고 살아갈꺼야. 그러다가 ....죽겠지. 평생 널 위해 살아가고 사랑하다가... 널 위해 살아가고 널 위해 죽을것이다. 이건 주어진 내 운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 [ ....아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제 후계자 될 아들놈과, 약혼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웅성웅성. 조용히 회장님의 연설을 청취하던 사람들이 갑작스레 산만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나는 방금 전, 처음으로 내 귀를 의심하였다. 나는 눈은 썩 좋지 않더라도 귀는 꽤 밝은 편인데 ...내가 잘못들은게 아니라면... 들었어? 약혼녀래! 김 사장님한테 약혼녀가 있었어?! 여러 디자이너 들의 목소리가 선명히 귀에 들려왔다. 잘못들은게 아니었다. 그러나 믿겨지지 않는말. 아니, 믿고 싶지 않은 말. 약혼녀라니, 처음 듣는 말이었다. 고모부도 고모도 그런 말을 꺼낸 적이 없었는데, 또한 김준수도. 갑작스레 드는 불안감에 잠깐 시선을 거두었던 김준수 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는가 싶던 김준수. 이내 태연한 척. 다시 곧은 자세를 하고서 단상에 올라선다. 왜 당 황한 기색을 하였지, 설마 김준수도 ...자신의 약혼녀에 대해서 처음듣는 ...? 바로 그때, 총총 걸음으로 김준수를 따라 단상으로 뛰쳐와 자연스레 김준수의 팔에 팔짱을 끼는 여자가 있었다. 하얀 드레스에 화장을 한 것만 봐도 화려하다는 느낌이 확 드는 여자. 그리고 그 두 사람이 시선을 마주치는 것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버렸고 갑작스러운 내 행동에 놀란듯한 디자이너들과 은수의 시선을 느꼈을때 ....그때였다. 타앙-!!!!!!!!!!!! 쨍그랑!!!!!!!! (+) 이상한데서 끊은걸 알아요 흑흑 OTL... 새벽에 잠 안와서 끄적끄적 써봤어요. <-아빠한테 들키면 죽음 지난번 완결을 내느라 경황이 없어서 KBS 가요대상얘길 못했는데, <-결국은 뒷북 .....호수보고 뻐렁치는줄 알았다니깐요(호수만자) 준수..박경림씨랑 그.... 준수 너무 귀여웠어요 흑흑 ㅜ_ㅜ 하루만 네방의 침대가 되고싶어? 오베이비(..) 먹어봐유천아 작가님이랑 통화하면서 얼마나 소릴질렀는지.. 2006년입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시구 꿈이도 완결냈으니,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너의나 를 연재하겠습니다 ^ㅡ^! (나머지 받은표지랑 배경은 다음편에 올릴께룡....<-경황이 없는) (for.실크가인유천님) (for을 잘 안다는 편인데, 메일 받고 너무 감동 먹어서 바로 for을 씁니다. ^ㅡ^ 메일쓰기를 할때면 늘 오류가나는 컴퓨터 상의 문제 땜시롱 답장도 못보내 드려서 죄송할 나름입니다 OTL 그나저나 제 본명은 어찌 아시구...<-당황한 뭇튼 메일 정말 잘 봤어요. 감사드리구 앞으로도 열심히하는 시아키스카이가 되겠습니다 사랑해요♡ <-퍼억) ───────────── *추천해주신분들* 시아포인트★ 박유천날자 남장빨김재중 스타일리쉬# 꺄아히힛동방 완전유천愛 안녕믹순 얼굴보험재중 뭐해박유천♡ ♥내남편유천 실크가인유천 영웅라이더 핑크빛천재 속옷입어김준수 시아인더월드 별의요정시아 빠빠윤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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