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eh2mnpBCyto세월호 7주기, 당신의 사월 주현숙 감독을 만나다(TBS)
파트너와 세월호 다큐영화
<당신의 사월>을 CGV 압구정역(3번 출구)
아트하우스 안성기관에서 봤다.
바로 앞에 CGV 영화관이 있는데,
상영을 하지 않는다.
<당신의 사월>을 상영하는 곳이 몇 안 되고, 그것도 낮 시간대에 상영한다.
게다가 기가 막힌 것은 영화관객이 몰리는
금요일 저녁 시간대에는 또 없다.
그나마 압구정 CGV에는 토 11:00와
일 18:30이 배정되어 있어 다행이다.
"2014년 4월 16일,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사월을 기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되어버린 416 세월호 참사.
그때 난 다시 늦은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었고, 아무런 연고 없는 대구에
주말마다 KTX를 타고 내려가 일했다.
2014년 4월 16일 뉴스를 봤고,
말할 수 없는 침통함과 고통을 겪고
한 동안 "이게 나라냐?" 라며
분개한 것 같은데, 정작 자세한 기억이 없다.
사건이 일어난 안산과 서울,
청와대, 진도 팽목항과
너무 떨어져 있어 그런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뭘 했는지, 사람들과
어떤 얘기들을 나눴는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눈 것 같지는 않다.
외지였고 나를 드러낼 만한
안전한 일터도 아니었고,
마음을 터놓을 사람도 없었으니까.
영화는 당시 학부모로부터
"수학여행가던 배가 침몰했대요, 어떡해요?"
라는 문자를 받았지만
수업을 들어가야 했던 중학교 교사,
박근혜대통령을 만나러
청와대로 가는 유가족들을 위해
따뜻한 물과 컵라면을 준비했지만,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아
말 한 마디 못 건넨 청와대 앞 카페 주인,
노란리본을 접으며 힘든
유가족 곁에 조금씩 다가선 인권활동가,
사고 해역에서 흰 보자기에 쌓인
여학생의 시신을 끌어올린 기억때문에
힘들어하는 진도 어민,
고3 수업시간에 소식을 접하고
그저 뉴스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학생 등
자신의 기억 속에 담긴
2014년 4월 16일의 기억을
하나씩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파트너랑 영화보러 가기 전에
같이 글쓰는 집필공동체 모임에
같이 영화보러 가겠냐고?
넌지시 의사를 타진했다.
의외의 반응들이 나왔다.
마음이 힘들 것 같아 못 가겠다고.
아픈 영화를 보고 나면
한 동안 힘들어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며.
아~~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구나 처음 알았다.
그래요. 저도 그렇긴 한데
여성감독의 영화이고
다음 영화 찍을 용기를 주고 싶어
응원차 보러간다고.
그럼 시험공부하는 파트너 꼬드겨
퇴근시간 맞춰 압구정으로
날아가야겠어요 라는 멘트를 날렸다.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는 세월호.
영화는 아픈 상처를 헤집거나
억지 눈물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잔잔히 당시 사건을 요약 서술한 뒤에
세월호 사건을 일상 속에서
경험한 이웃들의 이야기와
절망 속에 피어난 희망을 전달한다.
잠잠히 이웃들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다 눈시울을 적시다 미소를 짓다
함께 웃다가 영화관을 나왔다.
중학교 교사의 말이 뇌리에 남는다.
"이기려면 버텨야 한다. 버텨야 이긴다"
세월호 주기가 돌아올 때마다
혼자 행사를 맡아 했는데,
몇 년 하다보니 다른 동아리 교사들이
함께 하겠다고 나서주더란다.
그래, 이기는 길은 무언가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연대하는 거다.
연대의 힘이 생기려면 버티는 수밖에 없다.
포기하지 않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보면
함께 할 동지들이 생긴다.
이것이 연대하는 법이고,
버텨서 함께 희망을 퍼올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