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7 뛰어넘는 기아의 준대형 세단 K8… ‘그랜저의 아성을 넘어’
제네시스 수준 사양 적용 및 안전 사양 적용 등 베스트셀러 도전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기아의 K8은 지난해 3월 진행됐던 사전계약에서 첫날 1만8000건을 넘겼다. 2주 동안 총 2만4000대 예약을 넘어서며 국내 세단 출시로부터 이어진 사전계약 건 가운데 최고 기록을 세웠다. 기아가 K7을 넘어, K8이라는 이름을 달아주면서 예고됐던 인기였으나 차량을 접한 이들의 칭찬이 이어지며 여전히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총 판매량은 4만6741대로 앞서 2020년 3만2200여 대를 달성한 K7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현대 그랜저와 형제카(car)로 불리며, 2009년 출시됐던 기아의 K7은 그랜저의 그늘에서 늘 2위 주자였다. 세대를 거듭하며 지난해 초 기아자동차가 사명을 ‘기아’로 변경하면서 ‘로고’ 변경 발표와 함께 출시한 첫 모델로 K8이 등장했다. K8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면서 K7의 후속이라는 수식어는 사라졌다.
시승차로 만난 K8은 기존 K7의 흔적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전면부 좌우에 있는 다이내믹 웰컴 라이트는 그랜저의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볼 수 있는 다이아몬드 형태의 패턴과 겹쳐 고급스러움을 내보였다. 내부에도 동일한 문양이 곳곳에 나타난다. 데시보드와 기어박스 주변에서도 다이아몬드 실루엣이 스며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후면 역시 K7의 흔적 없이, K9으로부터 신형 스포티지와 전기차 EV6 등으로 이어지는 디자인 특성이 잘 배어 있다.
시승을 위해 아침 일찍 도로에 차를 올렸다. 목적지는 대전광역시 유성구로, 왕복 약 350km에 이르는 구간이다. 강남순환로와 평택파주고속도로 및 세종평택로와 , 정안세종로 등을 타고 가는 코스가 가장 교통이 원활했다. 약 3시간에 이르러 고속도로와 국도 및 지방도로까지 자동차 전용도로를 오가며 다양한 구간을 달렸다.
시승했던 K8은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을 적용한 모델로 8단 자동변속기를 얹어 300마력 최고출력에 36.6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모델로, 고속도로 질주 시 차선 변경이나 추월에 탁월한 성능을 드러냈다. 핸들은 운전자의 어깨에 부담이 없을 만큼 탄력적으로 움직여 줬고, 추월 후 차선을 변경하며 앞차와의 간격을 좁힐 때 브레이크는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게 속도를 줄여냈다.
준대형 특유의 묵직함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평택파주고속도로 초입의 큰 곡선 구간에서 크게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부드럽고 묵직한 서스펜션과 코너링은 운전자와 동승자를 안정감 있게 잡아줬다. 주변에서도 K8의 핸들링을 칭찬하는 사례는 봐왔기에 이번 시승에서 충분히 인식하고 주행해볼 수 있었다.
기아는 K8에 메리디안 서라운드(MERIDIAN SURROUND) 오디오 시스템을 얹었다. 앞서 레인지로버 벨라와 재규어 F-Pace 등 영국계 차량을 시승할 때 만났던 오디오라서 반갑게 느껴졌다. 앞서 K7에는 보스(BOSE) 또는 KRELL(크렐) 등을 적용해 온 바 있다. 하지만 유럽 명차에 올라가는 메리디안 적용으로 K8은 한층 가치를 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사실 시승하면서 차량에 기본 제공된 자연의 소리 등을 듣는 경우는 거의 없다. 블루투스나 라디오 주파수를 고르다 잘못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K8로 고속도로를 달리며 메리디안 서라운드로 감상하니 다르게 들렸다. 국내 최대 글로벌 기업이 메리디안 시스템을 적용한 오디오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도 그 성능을 충분히 증명한 셈이다.
K8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기아의 기술력이 집약된 반자율주행 수준의 성능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보여줬다. 준대형 세단 특유의 2열에 대한 배려 역시 최상급. 열선과 통풍시트를 비롯해 암레스트에서 오디오 시스템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 K8의 시승을 통해 기아가 현대 그랜저의 아성을 넘을 준비가 됐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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