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시여
도 화 숙
하늘이시여!!
당신도 마음이 화창할때면
환희의 태양을 떠오르게 하시옵고
당신의 마음이 울적할때면
거침없이 비를 내리시게 하시나이까.
당신의 마음 또한, 어수수선함에
바람을 불러 일으키게 하시고
당신의 화냄에 서리를 내리게 하시나이까.
가끔, 마음이 울적할땐 백내장같은
먹구름으로 울먹이며, 참다참다 못참아
당신도 마음껏 씻을 소낙비를 내리시옵고
요지경에 물든 세상 또한 검고, 검은
마음을 덮어버린 흰눈으로 하얗케, 하얗케
보드라운 눈으로 하얀 마음을 보이게
하시나이까.
밝음의 ----- 태양으로
눈물의 ----- 비와
마음의 심란 ----- 바람과
검은마음의 ------ 하얀 눈처럼
내마음과 똑같이 닮은 하늘이시옵니다.
첫눈이 내리던 날
칼바람에 비섞인 하얀눈이 마구 내렸어요
하얀 눈송이를 보며 마냥 들떤 기분으로
어린애처럼 동구 시절로 되돌아 갔지요
밤새토록 소록소록 내리는 눈이 얼마나
많이 쌓여서 세상이 검은 물체하나 걸치지
않은 하얀 세상을 염원을 빌며 꿈꾸며
꿈나라로 갔지요
아침에 눈비비고 바같으로 나갔어요
온천지가 하얗케 되어버린 강산을 보고
어찌나 좋아서 마구 넓고 넓은 들녘으로
좇아 갔지요
촐랑되는 강아지를 데리고 폴짝되며
뜀박질을 하고 두팔을 벌리고 마구
소리를 지르고 나를 따라오는 강아지와
“쿡” “쿡” 밟히는 발자국 도장이 나를
하루종일 따라 다녀었요
햇살이 드리운 한 낮에 나무에 덮어진
눈물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녹아 내렸어요
내가 살아온 세월속에 그렇케 많이도 내린
첫눈들은 없었지요
서서히 하얀 마음은 사라지고 검은
물체들이
정체가 또록하게 드러나고, 나의 맘속에
품어진 “하얀 마음의 반 검은 물체의 반”이
깃들은 “한번 검으면 한번 하얗케 되기
힘든다“ 는 세상의 이치를 깨달았지요.
친구들과 첫눈이 내리는 날 새끼손가락
걸며 어느 시간에 만남을 기약했지요
약속한 다방에서 만나기로 하면
지하에서 올라오는 향기한 원두커피
향기의 아주 정감이 가는 공간이 아늑함과
안식처의 자리를 잡고 기다려요
올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안을때면 옆에
놓여진 성냥통에 상냥개비를 흩뜨려
놓고 손가락의 여린 기운으로 쌓아 성을
만들때면 반가운 친구의 모습으로
맞이하던 그시절이 생각나지요
음악이 흐르고 한모퉁이 공간의
음악박스 총각님이 목에다 짧은 스카프
두르고 장발 머리에 칼칼하고 또록한
목소리의 DJ오빠의 매력에 반하던 그때의
순간들 친구 생일날 노래 신청곡 한곡으로
울려 퍼지던 설레임이 상기된 얼굴의
분홍빛은 잊을수 없는 첫눈 내리던
추억이지요
따스한 커피잔의 모락김이 피어날때면
탁자위에 놓여진 프리마통의 고소함을
못잊어 주인님 눈 피해 두 숱가락의
입안에서 녹아 내리던 프리마 사랑이
웃음꽂이 피던
그 그리운 살이 묻이나네요
아지도 나는 첫눈을 보면 설레임의
그리움이 깃든 청춘인가봐요
누군가가 기억에 남아 다스한 커피잔과
맞주하고픈 창밖의 첫눈 내리는 그리움의
겨울날의 추억인가 봐요
첫눈이 내리는 겨울날의 기쁨의 날이지요.
외갓집
산속의 딸랑 외갓집 꼬부랑
할무이 갈피 모으다 불싸개 질러
모닥불 모으면 쭈그러진 얼굴엔
붉은 햇님이 된 얼굴이 되지요
방안에 퀘퀘한 냄내의 옥수수대
울타리속의 겨울날 양식고구마
귀한 대접받고, 시어빠진 김치넣어
따끈, 따끈한 고구마 국밥에 입데여요
뒷산 굴밤나무에휘오리 바람부는
피리 소리에 몸 옹골이고, 울퉁불퉁한
땅바닥에 따스한 온기에 추운 겨울날
다녹여 주지요
귀한 손자 올때면 하루 쟁일 가마솥에
물끓이고 행여나 얼어붙은 눈얼음에
미끄러질까봐 쪼그라진 세수대야에
물길어 부어 놓은 얼음위의 애틋한 사랑
골목골목에 따스한 마음으로 냉하고 시린
얼음다녹인던 외할무이지요
긴겨울날밤 무서움에 잠이 못들때면
할무이 기침소리에 무서움은 달아나고
밤새도록 소리없이 내리는 하얀눈은
깊은 산골의 온세상 하얀 세상의
하얀마음이 되어 내발자국을 눈위에
“꾹꾹” 눌러놓고 내마음의 눈꽃이
사랑이되여 녹아 가던 산골속의 외로운
겨울날였지요
아주 정겨운 외할무이 집 추억이
그립고 생각 나던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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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함양문학
도화숙- 하늘이시여 외 2편
도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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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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