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한문 독해 비결 ≫

[산과 물]

≪ 한문 독해 비결 ≫

# 한자를 많이 알 필요 없다.(漢字不多識而可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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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많이 알면 적게 아는 것보다는 한문 독해에 득이 됨은 명백하다. 그러나 한자를 많이 몰라서 한문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별로 한자를 모르더라도 한문을 공부하면서 한자를 공부해도 늦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한자 어휘를 많이 쓰므로 고등학교 수준의 어휘력만 갖고 있어도 한자의 글자 모양만 정확히 몰랐지, 암암리에 한자에 많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자급수' 시험은 조금 부질없는 시험일 수 있다.
오히려 중요하지 않은 한자를 익히기보다는 한자가 두 개 이상이 결합하여 관용적, 숙어적으로 한 단어처럼 자주 쓰이는 것이나, 의미가 많은 자주 쓰이는 한자의 의미들을 자세히 아는 것이 독해에 더 유리하다.

# 문법 공부를 깊이 하지 않아도 된다.(文法不深知而無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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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의 문법은 우리말과의 문법적인(형태론적, 통사론적)인 차이 정도만 알면 된다. 그 차이를 간단히 열거하면, 어순이 다르고, 우리말과 달리 동사나 형용사의 어미의 활용이 거의 없고, 우리말의 조사나 어미의 기능에 해당하는 어조사가 있는데 생략이 가능하고, 한 단어가 여러 품사로 쓰인다는 것 등이다.
결론적으로 의식적으로 문법적인 지식이나 분석으로는 한문 독해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문장을 자주 접하여 문법의 용어가 아닌 실질을 자연스럽게 터득하여 한문을 독해하는 데에 이런 것들이 빨리 투영되어야 한다.

# 문장을 반복해서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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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달리 말하면 글자(단어)가 아닌 문장 단위로 반복해서 공부를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문리를 빨리 터득할 수 있고, 도중에 모르는 한자가 있어도 대략적인 문장의 의미도 파악할 수 있다. 한마디로 문장에 자주 접하여 문법이나 문맥을 자연스럽게 깨쳐야 하지, 수학 공식처럼 문법을 독해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이다. 왜냐면 그렇게 하면 독해 속도도 늦고 모든 문장을 문법을 적용해 정연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문 문장을 반복해 읽는 과정에서 이른바 문리가 틔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몇년을 한문 공부를 해도, 이미 봐서 기억한 것만 독해가 되고 처음 보는 것은 잘 독해가 되지 않을 때이다. 이 때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한문 문장을 대상으로 우리말 해석 부분은 처음에는 보지 말고 스스로 의미를 해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렇게 스스로 한 해석이 처음에는 시간이 걸리고 정확한 해석과는 거리가 멀어 엉뚱한 해석이 될지라도, 꾸준히 하면 차츰차츰 해석 시간도 빨라지고 해석 내용도 정확해질 것이다.

# 맹자(孟子)를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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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한문을 안다면 맹자(책)를 권한다. 여기서 어느 정도 한문을 안다는 것은 처음 한문 문장만 봐서는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나, 그에 해당하는 우리말 해석을 보고 그 한문을 어렵지 않게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하니, 이것은 반은 한문을 아는 셈이다.
꼭 맹자가 아니어도 상관은 없지만, 확실히 문리를 터득하기 위해서는 여러면에서 맹자만한 책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 읽을 필요도 없으니, 맨 앞장의 '양혜왕상편'만 제대로 공부해도 한문을 정복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한문(漢文)을 한문으로 이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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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읽자 마자 빨리 영어로 이해한다는 '영독영해'란 말을 들어 봤을 것입니다. 한문도 한문의 고수가 되려면 한문 그 자체로 이해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굳이 우리말로 이해하지 않아도 한문의 의미를 알게 된다. 그런데 한문이 우리말처럼 익숙해져야만 이러할 수 있으니,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실현이 먼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서로 다른 언어를 완벽히 번역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하여 해석 과정에서 원문과의 어쩔 수 없는 차이가 생길 수 있으니, 원문의 의도를 완벽한 이해를 한다는 점에서도 한문을 한문으로 아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리고 한문은 우리말로 딱히 해석이 안 되는 한자나 단어가 상당히 많아 그 한자(단어) 자체나 그 한자에 토(조사, 어미)를 다는 정도로만 우선 해석해도 의미 파악이 되는 경우가 많아, 전혀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