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의 미학
흔히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야구를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어느 스포츠건 인생의 축소판이 아닌 것이 있겠느냐마는 야구만큼 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해 내는 스포츠도 드문 것 같다.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내츄럴’에서는 2:0으로 뒤진 9회말 투아웃에서 주인공이 쳐낸 역전 쓰리런 홈런은 극적인 드라마 그 자체이다. 아니 운동장에서 빚어낸 역전 홈런은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곤 한다.
[홍천군 내촌면 금강선원]
108개의 실밥을 가진 공이 투수의 손을 통과해서 포수에게 도달하는 시간은 약 0.3초 정도라고 한다. 약 0.1초 안에 구질球質을 판단하여 스윙을 해야 하니 대단한 집중력을 가지지 않으면 공을 쳐 낼 수가 없다. 홈런을 치기 위한 조건은 강인한 힘이 있어야 될 것이고, 수많은 반복적인 스윙연습과 정확히 배트에 맞히는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삼진 아웃을 많이 당해본 사람만이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다는 아이러니가 있다. 이는 끝없이 좌절을 맛본 사람만이 수많은 연습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인간 승리의 길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홈런을 치기 위해서는 약 10만 번의 스윙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될 때 스스로의 벽 너머에 홈런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불교 수행의 핵심은 ‘절’이라는 수행 방법에 그 핵심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불,법,승 삼보님을 비롯한 일체 중생을 한없이 높이고 나를 한없이 낮추는 무아無我의 실천 수행이 바로 ‘절’이기에 그런 것이다. 이처럼 절 수행은 나의 참 생명, 참 나를 찾는 수행의 출발이며 궁극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간혹 이러한 질문을 해오는 분들이 있다.
“왜, 그렇게 힘들게 절을 많이 합니까?
“ 마음을 모아서 크게 한 번만 절을 하면 될 것을…
그것도 일리가 있기는 하지만, 홈런의 감을 익히기 위해서 10만 번의 스윙연습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구경락을 맛보기 위해서는 300만 내지 3000만 번의 절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 번의 올바른 절을 위해서 이리도 많은 절이 필요한 것이리라.
홈런을 잘 치려면 강인한 힘과 기본기와 수많은 스윙연습이 필요하듯,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신심과 이론적인 체계와 함께 매일 매일 절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우리 재가불자들의 길일 것이다.
절은 삶의 강한 이모티콘이다.
성담 송기범
* 본지 주간
* 홍천읍 희망리 송이비인후과 원장